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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한 발짝 옆에 8-1 (five feet apart)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30 15:05:26
조회 621 추천 2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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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옆에 8

아니 ㅅㅂ 부제가 day17 - bellyache 였는데 이걸 벨야체라고 읽어서 뭔가 싶어서 사전 찾아봤더니 복통 (벨리에이크) ㅇㅈㄹ ㅋㅋㅋㅋㅋㅋ 내가 병신이다.


17일차 - 복통


"그래서 기대게 해줬어?"


"내가 도대체 뭘 했었어야 하는데? 그냥 밀쳐내?"


헬스장을 나가면서 물을 채우고 있었다. 다행히도 오늘은 샌드백에 나가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것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나의 현재 감정 상태를 알려줬다. 당연히도 엘사가 그날 울음을 터뜨린 이후에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날 일을 제대로 정리하고 넘어가야 했다. 정확하게 내가 운동 끝나고 전화를 한 라푼젤에게 찬사를 보낸다.


"아니 그건 아닌데. 그렇게 한 게 좋은 걸까?"


"당연히 아니지." 아 제발 아무도 안 탔으면 좋겠다. 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너가 엘사의 그 눈빛을 봤으면 이런 말 못해."


"처음엔 됐잖아?"


"하. 지랄하네."


"처음에는 좀 심했나 보지. 그래도 내가 맞다는 거 알잖아."


"아냐. 이번에는 달라."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내 뒤에 있던 두 사람이 나보다 먼저 들어가서 최대한 짜증을 내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맞지. 이번엔 돈이 걸려있으니깐."


"그것뿐만이 아니야. 그냥 설명하기가 어려워. 어제 엘사가 나한테 말한 것 중에서 계속 머릿속에서 맴도는 게 있어." 엘리베이터가 3층에서 멈춰서 2명을 더 태웠다. 아주 좋네.


"뭐가 맴도는데?"


"엘사. 아 좀 이상한데."


"너한테는 이상하지 않나 보지."


"넌 방금 내가 사람 많은 엘리베이터에서 너 욕 바가지로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 실제로 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는 것이 웃겼다. 어차피 다음 층에서 내리니까 상관은 없다.


"그래서 뭔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엘사 걱정이 돼서. 엘사가 말한 것 중에 진짜 마음에 걸리는 게 몇 개 있어. 그리고 내가 못 본 일년간 갑자기 외향적으로 변한 것 같지도 않고. 뭔가 옆에 있어 줘야만 할 거 같아."


"꼭 그래야 돼? 가족은?"


"있는데. 나랑은 거의 일년 365일 같이 살잖아. 나한테 도움을 청하기 가장 쉬울 거 아니야. 니가 여기 같이 살면 이해가 될 거야."


"오늘은 엘사한테 말 걸 거야?"


드디어 9층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서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그건 엘사의 마음에 따라 다르지. 저번에 이랬을 때는 며칠 간이고 말 안 했는데."


"아니 근데 너는 말하고 싶냐고."


"아…… 잘 모르겠어. 지금 집 문 앞이니깐 곧 알게 되겠지."


"알겠어. 조심해 안나. 지금 너하고 엘사의 관계가 불안해. 난 너 다시 상처받는 거 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건 니가 집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내가 널 부를 때마다 나한테 돈을 준다고 했던 거 하고 상관없어."


"그럴게. 그럼 들어간다. 이따 전화해."


"어케이. 들어가."


"어-어."


지금 나는 이 문 건너편에 과연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 대해 대비를 해야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귀찮았다. 일단 샤워를 하고 그 담에 생각하자. 아 엘사에게 말을 걸지 안 걸지도 거기 포함되어있다.


아 그리고 엘사가 문앞에서 내가 문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재빨리 내 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여기 온수는 내가 지금까지 알던 것 하고 차원이 달랐다. 아마 어디 섬이나 숲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따뜻한 물이 내 머리를 더 빨리 돌게 했다.


내 생각엔 어제 일에 대해서 엘사랑 얘기를 해야 했다. 뭐 그게 얼마나 어색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얘기를 해 봐야 했다. 뭐 당연히 모든 것은 엘사가 말할 기분이냐 아니냐에 달렸다.


좀 이상했다. 인정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어제 뭔가 나도 모르게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엘사에게는 엄청난 그 '단어'를 사용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엘사가 나한테 그만하라고 했던 그 목소리 톤은 아마 우리가 사귀고 있었다면 내가 반했을 목소리 톤이었다.


난 그것에 대해 전혀 부끄럽지는 않다. 왜냐면 우리가 예전에 만났을 때 내가 대부분 리드를 했기 때문에 엘사가 아주 가끔씩 리드를 하면 섹시한 선생님같이 보였다.


흠……


물론 엘사가 울기도 했으니깐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내가 병신이여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와서 속옷과 어제 입었던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오늘은 어디 갈 생각도 없으니깐 상관없었다.


침대에서 좀 쉬려고 할 때, 노크소리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나? 거기 있어?"


아 엘사다. 소심한 목소리로 눈치채지 못했다면 엘사의 그 특유의 노크하는 방식으로 알아챌 수 있다. (역주: 아마 그 똑 또도 똑 똑 그거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에 나오는거 있자너 그거 말하는건듯.)


"아, 어. 잠깐만." 이런 것은 처음인데? 적어도 엘사는 어디 사는 누구하고 다르게 남의 방을 그냥 쳐들어가진 않고 노크를 하는 예절을 갖췄다. 내가 문을 열었다. 거기엔 오버핏 티셔츠와 츄리닝을 입은 엘사가 서 있었다.


아 그 바지 밑에는 얼마나 많은 상처가 있을까?


"뭐 필요해?" 완전히 어색한 상담원 말투로 말했다.


"아 방해해서 미안해." 엘사가 손가락으로 완벽히 정리된 머리를 비비 꼬며 말했다. 엘사의 머리카락은 자고 일어나도 항상 완벽했다. 무슨 마법 같았다. "아 어제 못했던 얘기나 좀 할 수 있을까 해서."


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이 얼얼했다. 엘사의 눈빛이 나를 걱정하게 하였다. "진심이야? 정말로? 너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나 역시 대화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일단 물어봤다.


"아냐. 괜찮아. 음-음 어제 못한 말 중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어제는 좀 힘들었어. 왜냐면…..."


"나 때문에? 맞지?"


엘사가 다시 나를 바라봤다. "미안."


내가 눈썹을 추어올리며 말했다. "왜 너가 미안해하는데? 내가 너한테 이상한 말 했는데."


"야냐. 이상한 건 아니고 그냥 좀 예상치 못했다 해야 되나." 엘사가 한숨을 쉬며 내 문에 몸을 기대었다. "내가 너한테 했던 일들이 있는데 다시 그 말을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 아무리 시간이 지났지만 말이야."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너한테 이제는 악감정 없어."


"아 난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있었지. 근데 지금은 없어. 알겠어? 과거형이야." 엘사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아마 지금 내가 머리를 굴러가며 최대한 진짜 같은 거짓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것이다. 이미 생각을 읽은 시점부터 엘사는 내가 거짓말을 하는 사실을 알았을 거지만 말이다. 그래도 반은 진실이다. 난 원래 뒤끝이 엄청난 사람이다. 누가 나에게 상처를 주면 나도 똑같이 되갚아 준다. 그래서 아직 엘사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똑같이 되갚아 주지는 못하겠다.


아마 그 이유를 지금 이 대화가 끝나기 전에 찾기는 힘들 거로 보였다. 엘사가 입술을 깨물더니 인상을 썼다. 아마 내 말을 믿지 못하거나 무언가가 엘사를 거슬리게 했을 것이다. 나는 후자 일거에 십만 달러를 건다.


"그냥 이해가 안 돼서." 엘사가 답했다. "내가 너였다면 내가 했던 짓 똑같이 전부 다 되갚아 줬을 거야."


"너 자신을 그렇게 자꾸 갈구지 마. 별로 안 좋아 보여."


엘사는 상처는 표면적으로도 존재했다. 어디를 꼬집힌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움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고마워." 난 엘사가 그다음에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지만,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말은 진짜 바보 같았다. 이미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인 엘사에게 난 그냥 대놓고 그것 때문에 못 생겼다고 말한 것이다. 어떻게 나하고 2년동안 사귀었던 거지?


"아-아. 나는 그냥-"


"그냥 말하지 마."


"어, 어…… 알겠어. 미안해."


"아니야. 내가 미안해. 그렇게 니 말 끊으면 안 되는데." 엘사가 심호흡을 한 번 하더니 좀 안정을 찾았다. "나 그냥 내가 할 말만 좀 먼저 하면 안 될까? 그다음에는 너 귀찮게 안 할게."


여기서 내가 거절하면 또 뭐 사단이 일어날지 몰랐다. 그래서 일단 닥치고 있었다.


"아-알겠어. 근데 이-일단 앉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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