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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안놔와 올라프 8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12.25 16:26:29
조회 234 추천 14 댓글 4




밤이 찾아오니 마땅한 터를 찾아서 나무 몇개를 주워다가 불을 피우겠지. 남쪽지방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라서 그런가 이미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어. 오늘은 여기에서 지낼까. 안나는 짐가방을 내려놓았어.


"우왁!" 도발하던 작은버섯은 엘쨔의 가쯤품에서 나오자마자 올라프에게 덮쳐졌어. 유연한 몸으로 말랑말랑 몸을 휘감아서 사정없이 조여대. 엘사가 올라프의 목덜미를 잡아당기며 말리지 않았으면 작은버섯은 꽈배기가 됐을거야.


안나가 부지런히 근처 숲으로 가서 나뭇가지를 모아온 사이에 소동이라도 있었는지 작은버섯 꼴이 엉망이야. 그러게 놀릴 때부터 알아봤다. 일방적으로 습격당해서 분한지 안나를 못마땅해 하는 올라프와 같은 얼굴이 돼버렸어.


능숙하게 불을 피운 안나가 엘사를 모닥불 가까이에 앉히고 옆에 앉았어. 으음... 너덜너덜한 엘사의 드레스를 보며 고개를 홱 도릴거야. 당연히 나무도마뱀 튀김을 사기 전에 옷가게 부터 들렀겠지.


근데 이게 웬걸. 마법사 용 옷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죄다 가슴만 파여서는! 두꺼운 로브는 없냐니까 그게 남쪽 지방에서 왜 필요하냐며 오히려 가게 주인이 의아해 하더라지. 안놔는 마음에 든 것 같은데도 절대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치고 옷가게를 뛰쳐나왔어.


작은 마을이라 옷가게는 그거 하나 뿐이야. 그렇다고 가슴이 거의 다 보이는... 걸 사줄순 없잖아. 왜 일상복도 하나같이 그렇게 생겼는지. 이상한 마을이야! 안나 눈에 들어온 예쁜 옷들이 전부 그런것을 어쩌겠어. 안나의 성격을 그대로 본뜬 작은 버섯이 괜히 엘쨔의 폭찐폭찐을 좋아하는게 아니라니까.


엘사에게 들어올려져 강제로 안나의 어깨에 올라가게 된 올라프는 생각보다 인내심이 많았어. 엘사의 드레스를 새로 사주기 위해 엘사의 손을 잡고 인파를 뚫고 들어가서 옷가게를 찾고, 먹어야 할 음식을 살 때까지 얌전히 안놔의 주머니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었거든. 싫은 인간이 주변에 그득그득해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 졌지만 용사님 전용 무기 거대 사시미칼도 거의 고물이 돼서 못 쓰고, 찢어진 드레스 대체용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었어. 다행히 올라프는 잘 견디고 있었어.


"힘든 건 없었니, 올라프?" 작은 레비아탄은 친절하게 묻는 안나를 쳐다볼거야. 잠깐이긴 했지만 눈을 마주쳤어. 그리고 올라프는 안나의 몸을 타고 내려가서 안놔 전용 주머니에 들어갈거야. 말은 안 했어도 정신적으로 꽤 피곤할거거든.


"거긴 안놔의 보끔좌리닷!" 작은버섯이 소리지르면 주머니에서 고개를 내밀고 샤악! 위협적인 소리를 낼거야. 나도 지금 쩔쩔매는데 너는 사이가 언제 좋아질래. 집을 뺏겨 서운한 작은버섯은 찢어진 드레스 자락을 잡고 뿌애앵 울거야.


올라프도 주머니에 들어갔겠다, 마음놓고 손을 잡을 수 있을... 찢어진 드레스 사이로 보이는 하얀다리에 차마 가깝게 앉지는 못했겠지만. 이내 더 가까이 붙어서 기대어오는 엘사에게 어깨를 내어주겠지.


"올라프에게 착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엘사는 머리를 안나의 어깨에 기댄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어. 역시 별이 많이 떠있어. 불어오는 바람은 밤이 돼도 따뜻했어. 사실 엘사가 따뜻하다 느낀건 안나의 손이야.


또 엄지손가락으로 안나의 손을 문질문질거리겠지만, 주머니속에 들어가 잠든 올라프에게 잔소리를 듣는 일은 없었어. 대신 서러운 안놔를 달래는데 시간을 좀 써야하겠지. 앞으로 얼마나 좌충우돌일지 예상되지는 않겠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잘 헤쳐나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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