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올라프는 먹는게 아니야 4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175.193) 2019.12.30 22:10:02
조회 1761 추천 106 댓글 15


1편   https://m.dcinside.com/board/snowpiercer2013/762687?recommend=1

2편   https://m.dcinside.com/board/snowpiercer2013/763129?headid=&recommend=&s_type=all&serval=%EC%98%AC%EB%9D%BC%ED%94%84%EB%8A%94

3편   https://m.dcinside.com/board/snowpiercer2013/766192?headid=&recommend=1&s_type=all&serval=%EC%98%AC%EB%9D%BC%ED%94%84%EB%8A%94




마법의 숲을 다시 되찾은 가을의 아렌델은 여느때 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작년의 겨울의 한파와는 비교도 안되는 추위에 아렌델의 성 또한 꽁꽁 얼어있었다. 엘사가 아렌델에서 떠난지 세 달 째되는 날이였다.


"안-나."


"........."


집무실 밖 복도에서 올라프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안나는 대답 없이 발코니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살이 애릴 듯한 추위에도 안나의 시선은 멍하니 아렌델 저 끝의 숲을 향해 있었다. 입김이 나올 때마다 시아가 뿌옇게 가려졌다.


"안나?"


올라프가 결국 집무실에 있는 안나를 찾아냈다. 보라색 스카프를 목도리처럼 두른 올라프가 집무실로 살그머니 들어왔다.


"올라프."


안나가 고개를 돌려 올라프를 보았다. 목에 두른 스카프의 끝자락이 바닥에 조금 끌리고 있었다.


"오, 올라프. 이건 목도리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 안나는 무릎을 굽혀서 올라프의 목에 단단히 스카프를 다시 둘러주었다.


"목도리처럼 생겼는데? 엘사 방에서 찾... 웁?"


재잘거리던 올라프가 당황해서 제 입을 틀어막았다. 꺼내면 안되는 이름을 또 꺼내버렸다. 올라프가 슬그머니 안나의 눈치를 살폈다. 잠시 입을 다물었던 안나는 올라프가 멘 스카프 끝자락을 만지작 거렸다.


"이건... 우리 엄마꺼야."


"안나와 엘사의?"


웁쓰. 다시 올라프는 제 입을 틀어막았다.


"안나. 나 또 초콜렛 먹어?"


"초콜렛 먹기 싫어?"


"아니. 난 초콜렛 좋아해. 안나도 먹을래?"


"아니. 난 초콜렛이 싫어 올라프."


그렇게 말하며 안나가 쓰게 웃었다. 올라프는 짐짓 시무룩한 얼굴로 허리 춤에서 초콜렛을 꺼내 입에 넣었다. 아렌델의 최고의 쉐프가 만든 초콜렛은 기가 막히도록 달콤했다. 이런 달콤한 게 싫어졌다니. 안나는 분명 어딘가 크게 아픈게 분명했다.


"안나. 안 추워? 스벤이랑 크리스토퍼는 추워서 하루종일 벽난로 앞에만 있어."


"같이 가서 놀아. 이제는 녹지 않잖아..."


엘사의 마법이 강해졌으니까. 의식적으로 그 뒷말을 삼키는 안나의 입안이 썼다.


"안나도 같이 놀자."


"나는 바빠서 안돼. 올라프."


"왜 안나는 맨날 바빠? 일만하고 놀지도 않잖아. 일이 많아? 내가 도와줄까?"


"... 내가 해야되는 일이야 올라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게 아니야."


올라프는 슬쩍 안나의 눈치를 한번 보고는 다시 허리춤에서 초콜렛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초콜렛을 먹었으니까. 다시 올라프가 말했다.


"엘사한테 도와달라고 해. 안나."


초콜렛을 먹으면 엘사의 얘기를 해도 된다가 아닌데. 어디서부터 다시 설명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던 안나는 결국 한숨을 쉬며 올라프를 꼭 안았다.
안 그래도 발코니에 오래 나가있었는데 눈사람인 올라프를 안으니 손끝이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추운 것이 더 나았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는 꽁꽁 숨기고 있는 것들이 풀어져버릴것 같았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것 같은 바보같은 짓이였지만 지금은 그렇게라도 해야 여왕의 직무와 그 밖의 것들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안나. 혹시 울고있어?"


"아니."


"그럼 웃고있어?"


"I love you Olaf."


"안나?"


"... 네가 안 녹아서 너무 다행이야."


그 말에 올라프는 안나를 마주 안아주었다. 표정에는 한가득 근심을 담은 채 저 멀리 보이는 마법의 숲을 보았다. 요근래 항상 안나는 이런식이였다.

항상 일에 치여서 함께 어울려 놀지 못하고, 잠시 숨돌릴 시간이 나면 항상 멍하니 발코니에서 대답도 없이 서있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우는건가 싶어서 말을 걸어보면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

매일 같이 자신을 안아주는 건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슬펐다.

초콜렛은 맛있지만, 안나가 더는 초콜렛이 싫다고 할 때마다 올라프는 슬펐다. 안나가 초콜렛을 다시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Some things Change. 뭔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저 숲에 있다고 올라프는 생각했다.

그날 밤. 안나는 끙끙 거리며 결국 앓아 눕고 말았다. 세 달간 이어온 과도한 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찬 바람으로 인한 독감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안나는 꼼짝없이 침대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머리는 절절 끓고 어지러운데 속은 울렁거리고, 몸이 추워서 절로 달달 떨려왔다. 중간 중간 눈을 뜰때마다 천장이 빙빙 돌고 있었다.

늘어질대로 늘어진 마음의 끈이 끊어질듯 팽팽히 잡아당겨질 때 마다 눈가가 울컥 뜨거워져서 안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머리가 당장이라도 부서져 깨질것 같아서 이불자락을 구겨지도록 붙잡았다. 아, 차라리 부서지는게 덜 괴로울까. 차라리...

그때. 차가운 손이 안나의 이마 위에 얹어졌다.


"쉬이이잇..."


".... 누... 구...."


안나는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그 눈 위로 차가운 손이 내려왔다. 가려진 손틈 사이로 그리운 얼굴이 보였다.

몇년 전, 자신이 선물했던 남색의 벨벳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한쪽으로 단정히 땋아 내린채 한쪽 머리에는 호랑가시나무 장신구를 달고 있는 엘사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엘사... 저를 떠나기 전의, 성탄절 날의 엘사였다.

꿈 속의 엘사는 저를 토닥이며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겨주었다. 안나는 이불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들어 제 눈을 가린 엘사의 손을 놓칠새로 꼭 움켜쥐었다. 눈물이 가려진 눈 너머로 흘러내렸다.


"......으 ...흑..."


"쉬이이이."


저를 달래는 그 다정한 음성에 그만 마음이 푹 꺼지는 것만 같았다. 제가 가장 행복했을 때의 엘사가 찾아왔다. 그게 아프고 몽롱한 정신인 채 보는 환영인든, 꿈이던 다 좋았다.

그냥.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꿈이라면 깨지마. 그냥. 다 상관없으니까. 그냥. 가지만 마. 나. 나...


"...엘... 사아.... 나... 으흑... 나 아...파..."


안나가 결국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추천 비추천

106

고정닉 14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55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1 286
1123621 잠이깬 거시애오 ㅇㅇ(223.38) 05:44 7 0
1123620 격하게 밤샌 다음날 [1] ㅇㅇ(222.233) 00:07 25 0
1123619 일요일이야 ㅇㅇ(110.47) 06.01 11 0
1123618 이거 몬가 떠난 설쥬미와 설갤 같음 [4] ㅇㅇ(110.47) 06.01 40 0
1123617 눈이 퀭~ [1] ㅇㅇ(110.47) 06.01 12 0
1123616 안줌 술버릇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6 0
1123615 엘사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0 0
1123614 오타쿠짓하다 발견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51 1
1123613 구케엘 이제 디아블로4 하냐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4 0
1123612 안나는 평생 공주하고 엘사는 여왕하자 [1] ㅇㅇ(223.38) 06.01 28 0
1123611 맨날 카멜레온 같이 아이피 바뀌더니 ㅇㅇ(223.38) 06.01 16 0
1123610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9 0
1123609 설...하... [1] ㅇㅇ(211.234) 06.01 15 0
1123608 왜 6월임 ㅇㅇ(221.143) 06.01 13 0
1123607 엘산나 언제까지 애틋할거야 ㅇㅇ(223.38) 06.01 19 0
1123606 아 미친 6월 첫글을 잊다니 ㅇㅇ(110.47) 06.01 17 0
1123605 6월첫글 차지해 ㅇㅇ(223.38) 06.01 17 0
1123604 이러다 뽀뽀할거같음 [5] ㅇㅇ(110.47) 05.31 65 11
1123603 정신 차리니까 벌써 금요일 ㅇㅇ(223.38) 05.31 16 0
1123602 엘산나갤입니다 ㅇㅇ(223.38) 05.31 17 0
1123601 맛점해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6 0
1123600 내 5월 어디감 [1] ㅇㅇ(106.101) 05.31 20 0
1123599 하 혐퀘 [1] ㅇㅇ(211.234) 05.31 20 0
1123598 5월도 안녕 ㅇㅇ(223.38) 05.31 19 0
1123597 5월 마지막의 첫글이노라 ㅇㅇ(110.47) 05.31 18 0
1123596 능력 혐오하는데 능력 없는건 싫은 엘사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9 5
1123595 아 맞다 쥬미들아 인스타펌글 올릴 때 조심해 [1] ㅇㅇ(110.47) 05.30 68 3
1123594 누가 이거 1이 안나고 2가 엘사랬는데 [2] ㅇㅇ(110.47) 05.30 57 0
1123593 설갤만큼 엘산나에 진심인 커뮤가 있냐 [1] ㅇㅇ(223.38) 05.30 40 0
1123592 모든 삶이 엘산나야 ㅇㅇ(223.38) 05.30 30 0
1123591 우중충한 날엔 빠와가 있는 노래를 들어야 해 [3]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40 0
1123590 설갤 덕분에 글도 써보고 [1] ㅇㅇ(223.38) 05.30 32 0
1123589 크으 이틀만 견뎌 ㅇㅇ(223.38) 05.30 20 0
1123588 그래서 대체 왜 목요일에는 다들 없는거임??? [2] ㅇㅇ(112.157) 05.30 38 0
1123587 핵정전의 목요일 ㅇㅇ(112.157) 05.30 20 0
1123586 설하 [1] ㅇㅇ(106.101) 05.30 21 0
1123585 소설이란걸 써본게 설갤이 처음인디 [3] 설갤러(221.145) 05.30 50 0
1123584 크윽 늦었다 [1] ㅇㅇ(223.38) 05.30 25 0
1123583 첫글접수 ㅇㅇ(110.47) 05.30 20 0
1123582 고요한밤 설갤러(118.43) 05.29 19 0
1123581 막글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20 0
1123580 코피 철철철 ㅇㅇ(110.47) 05.29 22 0
1123579 저 밑에 새의상 [1] ㅇㅇ(223.38) 05.29 34 0
1123578 후 빡센 오늘이었따 [1] ㅇㅇ(223.38) 05.29 28 0
1123577 엘사가 사라지는 꿈꾸는 안나 [2] ㅇㅇ(223.38) 05.29 46 0
1123576 설하 [1] ㅇㅇ(115.138) 05.29 18 0
1123575 오늘 유익한 악몽을 꿈 [2] ㅇㅇ(211.234) 05.29 33 0
1123574 설하 [1] ㅇㅇ(112.157) 05.29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