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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일과 즐거움 3-1화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9 14: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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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1화 2화

3화

엘사는 9학년 첫날은 썩 좋게 지나가지 않을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그녀는 ‘대체 뭔 상관이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조용하고 내성적이었지만, 친구들과 노는 것은 좋아했다. 하지만 애들은 엘사와 노는 것을 딱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엘사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던 애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해했고, 아님 엘사와 친구가 되기 벌칙에 걸린 애들이었다. 그녀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그녀의 목표는 살아서 졸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학을 가 이미지를 바꾸고 열심히 노력해서 어엿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냥 들어온 후, 그냥 나가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그것이 내 계획이었지만, 빨간 머리 여자애가 영어 시간에 내 앞자리에 앉은 후 모든 것이 틀어져 버렸다.


빨간 머리 여자애가 너무 빨리 몸을 돌린 탓인지 양 갈래 머리가 엘사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녀는 동요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안녕, 나는 안나 도슨이라고 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이야. 나는 커서 제빵사가 되고 싶어.”


엘사는 그 손이 자신을 공격이라도 한다는 듯이 쳐다만 봤고, 안나를 외계인이라도 보듯 쳐다봤다.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어떻게 이렇게 쉽게 자기소개를 하지?


“음, 이렇게 나를 두지 말아 줄래? 나만 내밀고 있으면 좀 어색하잖아.”


“어...” 엘사가 손을 내밀고 굉장히 기계같이 악수했다. 들어와서 그냥 나가는 거였잖아? 그게 계획이었지?


엘사는 악수를 다 마쳤지만, 안나는 아니었다. 안나가 웃으면서 반대쪽에서 반응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엘사의 팔은 그냥 축 늘어져 있었다.


“... 그럼 너는?”


맞다, 엘사도 자신을 소개해야 했다.


“난… 음, 나, 나는.” 뭔 일이야?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어를 말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너무나 급작스러운 소개와 이 귀여운 빨간 머리의 자신감, 아니면 그 둘의 조합이 그녀의 말문이 막히게 했다.


잠깐… 귀여워?


너무 뜬금없는데.


“그럼 만나서 반가워, ‘음’.” 안나가 웃었다. “나 여기 앉는 거 상관없지? 나, 이 학교에 아는 사람 하나도 없거든. 그리고 고등학교 첫해니깐, 친구를 만들고 싶어. 고등학교 때 친구가 평생 간다잖아. 그리고 네가 생긴 것도 괜찮아 보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쁜 의미로 그런 말 한 건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평생 친구? 우와, 아마 그녀를 피하라고 아무도 말을 안 해준 걸 보면, 안나는 이곳에 새로 전학 온 아이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지금 진심이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혹시 그냥 중딩들이 하는 몰래카메라 같은 것은 아닌지,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것이었다. “내, 내 이름은 엘사야.”


안나의 아름다운 초록색 눈동자가 커졌다. “우와, 예쁘다.”


그녀가 훨씬 예뻤다.


“방금 뭐라고?”


엘사가 눈을 깜빡였다. “머,뭐?”


“방금 내가 훨씬 예쁘다고 했어?”


헐, 그녀는 그것을 소리내어 말한 것이었다. 엘사는 친구가 너무 없어서 사회적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나오는 말을 조절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대로 어디 쥐구멍으로 들어가서 이 교실을 탈출하고, 이 학교를 탈출하고 싶었다, 평생, 첫날에 등교한 지 5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예쁜 여자애 앞에서 망신을 샀다.


“미, 미안해. 그러려던 건 아니야.” 이제서야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가 한 말에 대한 피해를 줄일 때다.


“그러니까… 내가 예쁘지 않다는 거야?”


아님 말고.


“뭐?! 아니! 그렇다는 게 아니고--- 내 말은 그런 말을 소리내어 하려던 게 아니라고. 그냥 나온---”


안나가 웃었다. “야, 그냥 장난 좀 친 거야. 걱정 하지 마. 나도 너 예쁘다고 생각하니까 상심하지 마.”


“뭐, 예뻐?” 엘사의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안나의 입속에서 나온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안나가 눈썹을 올렸다. “그러니까 귀엽다고. 내가 제대로 안 말했나? 아예 귀엽다고 해야 했나?”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이 예쁜 여자아이가 자신을 예쁘다고 해준 것이다. 그리고 엘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아니, 아니, 아니야. 예쁘다고 해주는 거 좋아해--- 내 말은 예쁘다고 해줘서 고맙다고, 그러니까… 하!”


진짜로 쥐구멍에 들어갈 듯이 엘사가 자신에 팔에 머리를 묻었다. 그러면 적어도 더 큰 실수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나쁜 소식은 지금 두 사람의 대화는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엘사는 팔에 손의 감촉이 느껴지길래, 영어 선생님께서 자신을 깨우려는 줄 알았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 잠을 자고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 악몽에서 곧 깨어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건 꿈이 아니었고, 이제 운명을 받아들일 시간이 되었다.


엘사가 고개를 들자, 선생님께서 아니라 안나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조금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즐겁다기보다는 내게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정말 만나서 반가워, 엘사… 네 이름이 뭐든 간에.”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


그리고 다시 그 단어가 나왔다. 친구.


엘사는 책상을 쳐다보며 손을 꼼지락거렸다. “그… 나랑 친구 돼서 별 좋을 거 없을 텐데, 안나. 아마 친구 하면 훨씬 괜찮은 사람 많을 거야.”


안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내가 진작에 옆에 앉았지.”


이상한 새로운 감정이 엘사를 드리웠다. 몸이 움찔했고, 세상이 훨씬 밝아져 보였다. 이게 뭐지? 이게… 희망인가? 그녀는 다시금 안나를 쳐다보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았다.


엘사는 이미 사람들에게 데인 적이 많아서, 딱 보면 누가 나를 등쳐먹을 사람이고, 누가 나를 상처 줄 사람인지 알았다. 얼마나 숨기려고 노력을 해도, 그런 사람들의 눈에는 항상 거짓으로 차있었다. 그런데 안나의 눈에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안나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친구?”


이번에는 다른 걸까?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믿음을 주면서, 엘사는 자신감에 넘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했다. “친구.”


===================================================================


“... 그리고 3시에 미팅이 있는데… 대표님? 괜찮으세요?”


엘사가 눈을 깜빡이고, 거슬리게 너무나도 선명한 기억 속에서 길을 잃은 자신을 책망했다. “어, 괜찮아. 그래서 뭐라고 했지?”


한나가 눈썹을 치켜세웠지만, 딱히 더 묻지는 않았다. 그녀는 태블릿을 스크롤 하더니 다시 반복해서 말했다. “드 빌 씨하고 3시에 미팅이 잡혀있다고 말했어요.”


엘사가 그 마녀의 이름을 듣자 짜증을 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래?”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미팅을 잡을 때 저한테 대표님이 뭔가 듣고 싶은 게 있다고만 말했어요. 그게 뭔 뜻이든 간에.”


“한나, 상대가 모호하게 굴지 못하게 하는 게 네 일이잖아.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뭘 준비를 하든가 하지.” 엘사가 관자놀이를 문지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미팅이 잡혀있으니까 크게 상관은 없네. 그럼 그전까지 있는 모든 일정 다 취소해줘. 버티려면 정신적으로 단단히 무장해야 하니깐.”


“정말로요?”


“당연히 정말이지. 나 다시 말하게 하지 마.” 엘사는 원래 싸가지 없게 말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빨간 머리가 다 망치고 있었다. “미안, 그냥… 내가 해달라는 것만 좀 해줘.”


한나가 씩씩댔다. “그렇게 성질을 부릴 필요는 없죠.” 엘사는 그걸 못 들은 척했다.


한나가 나가고 난 뒤, 엘사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책장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책과 기념품을 쭉 훑어봤다--- 그녀가 가장 아끼던 것은 스노우볼하고 하와이에서 찍은 그녀와 현지 가족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한 물건에 집중했다.


그 빨간 머리와의 껄끄러운 재회가 그녀를 경솔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이렇게 기억에 매달려 있으면 어떻게 부하직원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겠는가? 그녀는 뭔가 신경을 쏟을 곳이 필요했다. 아니, 그녀는 자기 자신을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누구고, 왜 여기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책들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오래된 책에 다다랐다. 『톰 소여의 모험』.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책장을 넘겼다. 톰 소여가 친구들을 이용해 자신이 벌로 하고 있던 울타리에 흰 페인트를 칠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곳에는 세로로 접힌 종이가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펼치고 미소를 지었다. 종이에는 자신이 고등학교 때 썼던 나중에 커서 CEO가 되고 싶다는 글이 있었다. 이것이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좀 더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내 인생을 바꾼 중요한 글을 쓸 때 누가 도와주었는지를 기억해내니 그녀의 미소가 사라졌다.


=================================================================


“나한테는 CEO가 된다는 건 그냥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사람들이 내게 잘 보이려고 아부를 떠는 것이 아니야. 모두가 염원하는 성공 가도의 끝이기도 하지.”


엘사가 종이를 내려놓고, 내 글을 읽고 있던 안나에게 반응을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초고치고 괜찮나?”


안나가 자신을 날개라도 생겼다는 듯이 바라봤다. “초고? 이건 그냥 저기 전문 잡지 같은데 기고할 수 있는 수준인데?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거야?”


엘사가 얼굴을 붉혔다. “아 그만해, 그렇게 잘 쓰진 않았지. 나는 그냥 내 생각나는 대로 적은 거야, 조금이라도 이상한 곳은 있겠지.”


안나가 점심을 먹던 벤치에서 엘사쪽으로 손을 뻗었다. “난-칭찬-받아드릴-수-없어요 씨, 그럼 네가 말한 만큼 못썼는지 한 번 보자.”


“내가 언제 못썼댔어? 난 그냥… 알겠어, 여기.” 엘사가 자신이 쓴 글을 건넸고, 그녀의 친구가 두 손으로 바로 낚아채겠다. 현재는 점심시간이었고, 둘이 점심을 다 먹고 엘사가 안나에게 한 번 검토해 달라고 한 것이었다. 아직 다 쓰진 않았지만, 자신이 잘 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삼자의 의견이 필요했다.


안나는 눈을 부릅뜨고 오탈자나 맞춤법 오류나, 어색한 문장을 찾았다. 그녀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고, 엘사는 그녀가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뭐 좋은 신호였다. 몇 분이 흐르고 안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너 이거 내려면 아직 한 일주일 남은 거 알지… 엘사?”


엘사가 눈을 깜빡였다. 그녀도 자기 자신만의 ‘검토’를 했나 보다. “아, 어… 알지, 알지. 그냥 미리 해두고 싶어서.”


“너 괜찮아? 지금 열나는 거 같은데?”


엘사는 그러면서 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 쓰기는 쉬웠지만, 말하기는 아직 어려웠다. “나 괜찮아. 그냥… 좀 덥네. 그나저나, 난 이거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었어. 이게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거든. 그리고 이제 이거 끝내놓고 오늘 있는 라크로스팀 입단 테스트에 집중하게.”


안나가 자랑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그냥 해보기로 한 거야? 뭐 때문에 마음이 바뀌셨을까?”


그녀 때문에.


“뭐라고 했어?”


“내, 아, 내 말은.” 잠깐만, 그건 정확히 엘사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네가 내 마음을 바뀌게 했다고. 어제 네가 늘어놓은 일장연설이 내 결정을 도왔어.”


“일장연설?” 안나가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 “나는 그냥 만약에 내가 이제 팀에 들어가면 지금처럼 자주 붙어 다니지는 못한다고 말한 것뿐인데.”


그러니까. 만약에 더는 그녀의 유일한 친구이자 그녀의 머릿속에는 학교에서 가장 귀여운 여자인 안나를 보지 못한다면, 진짜로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엘사는 그렇게 몸치도 아니었다. 그녀가 노력을 쏟아붓는다면 입단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잠깐만, 넌 어제 ‘만약에’ 라는 말은 안 했잖아.”


안나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이걸 알기 전이지.” 그녀가 엘사를 가리켰다. “엘사, 우리는 체육 시간이 같잖아. 만약에… 네가 입단 테스트를 본다면, 내게 진정한 경쟁자가 생기는 거지. 솔직히 떨어질 수도 있어.”


어차피 안나를 뽑지 않는 코치는 바보와 다름없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최악의 상황을 듣자 엘사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술수가 뛰어난 빨간 머리도 운동신경이 보통은 아니었다.


안나는 부 활동을 제빵 관련된 것으로 할 수도 있었지만, 제 삶이 전부 제빵과 관련되고 싶지는 않았다. 엘사도 수긍했지만, 지금 안나에게 말하기 전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운동부에서 배울 수 있는 협동심은 아마 인생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둘은 점심시간 종이 울릴 때까지 다른 것에 관해 얘기를 했다.


안나가 다른 방향으로 가기 전에 살짝 말을 덧붙였다. “그럼 이따 운동장에서 보자구.”


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기 힘들었다.


=================================================================


엘사가 색이 바랜 빨간 고무공을 공중에 던지고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지난 30분간 반복하고 있었다. 정신을 똑바로 잡고 있지 못 할 때나, 어려운 사업이 연관될 때면 의자에 기대어 앉아 공을 허공에 던졌다.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릴 때면 또 제어를 잃었고 카타르시스를 방해했다. 그녀는 공을 책상에 두고 짜증을 냈다. “한나? 뭔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대표님. 근데 아까… 아까 오시면 전화하라고 하셨잖아요.”


엘사가 핸드폰을 스윽 쳐다봤다. 어떻게 벌써 3시지? 엘사는 마음속을 욕을 하고 대답했다. “알겠어, 들여보내.” 전화를 끊자마자, 적갈색 문이 활짝 열리고…


크루엘라 드 빌* 씨였다. 아주 유명하고 기운이 넘치는 패션업계의 Für 101의 CEO였다. 그리고 총 매출액은 거의 한 나라와 맞먹었다. 움라우트*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그냥 회사의 겉멋을 위한 것이었다.


* 크루엘라 드 빌은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에 나오는 메인빌런이다. 원작에서의 모피광 이라는 설정을 기대로 이어서 패션기업의 대표라고 설정해둔 듯 하다.

** 움라우트는 독일어에서 모음 위에 있는 점 두 개를 칭한다. 예시로 München [뮌휀]이 있다.


온 몸을 둘러싼 모피가 그녀의 앙상한 몸을 숨기지 못하듯이, 짙은 화장은 그녀가 이제 50대 후반이라는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사무실에 거만함을 맘껏 풍기며 환영이라도 받는다는 듯 두 손을 벌리면서 들어왔다.


“누가 돌아왔는지 알아, 자기야? 지금 이거 너무 잘 어울려요.” 크루엘라가 거만하게 말했다.


그 둘이 만날 때마다, 엘사는 5분도 지나지 않아 구역질이 났다. 둘의 회사가 근접해 있기도 했고, 아렌델도 이제 패션업계로 뛰어들려고 하고 있어서, 그 둘은 ‘적대적 매수’ 를 할 계획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리인을 보냈다.


음, 아렌델은 항상 대리인을 보냈지만, 크루엘라는 자신이 아렌델로 가기를 자원했다.


“크루엘라, 다시 보게 돼서 놀랍네요.” 엘사가 억지로 미소를 짓고 더 격식을 차려 인사하기 위해 손을 좀 더 들었다. “제 옷이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군요.”


“아, 아니, 아니, 아니야. 난 지금 당신의 그... 의문스러운 패션에 대해서 말한 게 아니에요.” 크루엘라가 비웃음 조를 띠며 대답했다. “난 책상 뒤에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그런 거에요! 난 당신이 이곳에 앉을 예쁜이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이렇게 이를 줄은 몰랐지.”


엘사가 손을 내리고 은연중의 디스를 흘려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나쁘지 않게 격식을 차려입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흰색 블라우스와 파란색 치마. 그녀는 매력을 뽐내기보다 격식을 차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녀 자신도 색의 폭을 검정, 파랑, 하양으로 넓히고 싶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해볼 문제였다. “제 승진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제가 해야 할게… 감사인사인가요?”


크루엘라가 코트를 벗고 의자 위에 걸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거의 코트를 벗지 않았다. “왜라니, 당연히 당신 축하해주러 왔죠!” 그녀가 품위 있게 앉으면서 말했다. “엘사 안데르센 씨, 세상을 바꿀만한 힘을 가진 사람들 모임에 들어오신 것을 환영해요.”


“모임이요?” 엘사가 웃었다. “그럼 이 ‘모임’ 에 가입하면 카드 혜택이라도 받나요?”


“당연히 비유적인 거지, 자기야. 뭐 말만 하면 내가 VIP 클럽에 넣어줄 수도 있어.” 이상하게도, 그건 사실이었다. 엘사는 크루엘라를 사람으로서는 혐오했지만, 이 위치에서 기업을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서는 존경했다. 마찬가지로 크루엘라도 어린 사업가를 존경했다.


엘사가 크루엘라를 존경하긴 했지만, 무조건 믿거나 좋아하지는 않았다.


까마귀색 머리를 한 여자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뭐 어쨌든, 큰 성과잖아. 오래 있을 수 있기를 바라요.”


엘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죠?”


크루엘라가 긴 은 담뱃대를 꺼내더니 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리고 자신이 진짜로 여기에 온 이유가 뭔지 모르는 엘사가 우습기라도 한 듯, 침묵 속에 담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 “자기야, 당신은 별로일 수도 있지만, 지금 세간의 시선이 다 자기를 향해 있어. 정말로 최연소 CEO가 되는 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당연히 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건 알았죠. 근데 그 말들로 동요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동요하지 않을 거에요.” 엘사가 되받아쳤다.


“그럼, 그래야지. 자기도 들어봤지? ‘펜은 칼보다 강하다’ 라는 말. 지금 위치에서는 네 성공도 주류 미디어에서 보도하지만, 반대로… 네 실패도 보도할 거야.” 크루엘라가 말을 잇기 전에 좀 끌었다. “사업이라는 게 서로 잡아먹는 거야. 네가 한 번만 잘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집요하게 파고들어서 야수들처럼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크루엘라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엘사는 계속 방어태세로 있었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게 말해야 하는 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마요, 자기. 아무나 당신이 내버려두면 당신의 왕국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크루엘라가 마지막으로 담뱃대를 들이마시고 한 단어를 말했다. “아무나.”


엘사가 이를 악물었다. 마침내 아까 보였던 미소를 잃었다. 가장 크고, 나쁜 야수 그리고 가장 큰 위험이 이빨을 드러냈다.


“서아렌델에 제과점을 하나 냈다고, 그게 첫 번째죠?”


엘사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다른 곳을 내버려두고 왜 굳이 거기를 고른지는 잘 모르겠네. 거긴 이미 너무도 많은, 어,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있는데. 제과점은 금방 묻히기 쉽지.”


아직도 엘사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크루엘라를 창문 밖으로 던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바빴다.


길어서 끊김. 3-2화에서 이어짐. 3-2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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