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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22-2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2 10:13:08
조회 583 추천 37 댓글 13


22-1 링크


* 주의: 약수위. 스트립쇼 주의. 관객에 대한 묘사는 없음. 그래도 싫은 설줌들은 22화 통째로 스킵하거나 그냥 관객없다고 자기최면 걸고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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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인의 차례다. 첫 막이 오른다.


제인은 계속해서 둥근 무대의 여백을 메우듯 맴돌면서 공전에 자전을 더하듯 제자리에서도 스핀을 더했다. 그리고 그녀가 돌면서 얇은 푸른 드레스가 떨어져 나갔다. 처음에는 두꺼운 천자락이, 그 다음에는 다른 끈이, 바나나 껍질처럼 그녀의 틀을 벗겨낸다. 그녀가 깨어나면서 얇게 비치는 천자락들이 흘러내려갔다.


부드러운 달의 흔적moondust과도 같이.


그녀는 스타킹을 신고 있지 않았다. 장대와 밧줄에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쇼가 시작되기 전에 하얀 송진가루를 다리 전체에 덕지덕지 펴발라두었다.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나니, 엉덩이에는 짧은 미니스커트가 둘러져 왼쪽편에 매듭지어져 있었다. 스커트의 옆트임 사이로 언듯 보이는 크림처럼 하얀 피부는 스트리퍼가 아니라 로션광고에나 어울릴 법했다. 치마 아래에는 미드나잇블루색 끈팬티의 매듭이 요염하게 엿보인다. 그녀의 상의, 보디스는 생기없는 청록과 남빛으로 수놓아져 빛이 딱 그곳을 비추면 폭발하듯 빛을 굴절시키며 밤하늘의 별무늬가 되어 빛났다. 그것은 디스코볼과도 같은 촌스러움이 아닌, 완벽하게 깎인 다이아몬드와 같은 반짝임이었다. 머리는 틀어 올려져 있었지만, 리본도 액세서리도 착용하지 않았다.


풀어 내려버리고 싶어. 느슨하게 풀린, 벌거벗은, 자유로워진 그녀가 보고 싶어.


제인은 그곳에서 안나가 이끄는대로 따른다.

안나의 처분에 자신을 맡긴다.


안나는 어깨를 굴렸고, 무언가가 뒤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내부적으로, 영원히, 그녀의 머릿속이, 뱃속이, 심장이, 폐가, 간장이, 신장이, 선들이. 신체 기관 그 어떤 것도, 그것이 중심 기관이든 흔적기관이든, 영향 받지 않은 곳이 없었다.


색욕.


프롤로가 변태적인 백만장자들에게 팔아넘긴 사악한, 소비적인 색욕은 무대 위의 안나를 강하게 때렸다. 예전에는 거리두기와 구분짓기가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었고, 연기하는 ‘캐릭터’와 자신을 분리하면 잃을 것도 적어져 편리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안나는 마담 로즈가 되고 싶었다. 태양이 되고 싶었다. 제인과 외설적인 행위를 하고 싶었다. 그건 제 일이니까, 망할. 그리고 제대로 하지않으면 낡아빠진 자동차 엔진이 될 때까지 노예로 전락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거라고 생각하자. 난 지금 몸짓 하나하나, 떨림 하나하나, 언듯 보이는 살갗을 즐기는 게 아니라고.


그녀는 마음 속 악마의 속삭임에 자신을 맡기기로 했다.


안나는 사라지고, 대신에 A가 떠오른다. 빌어먹을 결과 따위 내 알바 아니란 듯이.


게다가 참는 게…너무…힘들어.


A는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했고, 모든 것이 바뀌어갔다: 세상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녹아 사라지진 않았다. 그저 태양과, 달과, 그들의 사이에는 광활한 우주만이 있을 뿐이었다. 만약 태양이 그 공간을 피할 수 없고 그 거리를 극복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부터 쾌략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남아있는 힘의 티끌까지 쥐어짜낼 생각이었다. 그녀의 화려함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천체. 그녀는 달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둥근 달이 기울어 다른 은하계의 별들 사이로 물러서기 전에 기회를 잡아야만 했다.


A는 팔을 들어올려 팔꿈치를 구부리더니 뒷목과 승모근, 틀어올린 머리 아래로 헝클어지듯 삐져나온 머리카락과 리본을 쓸어넘겼다. 그녀는 두개골과 목을 비틀고 도닥이며 머리카락을 홱 풀어내리며 손가락으로 머릿속을 빗어냈다. 그녀가 리본 하나를 붙잡아 당기자, 머리와 피부를 감싸고 있던 실크가 그녀의 옆모습을 쓸어내리듯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봉에 몸을 기대, 팽팽하게 당겨졌던 모낭이 자유를 되찾으며 새삼 느껴진 따끔함에 신음을 흘렸다. 그녀는 머리를 한데 모아 손으로 가지고 놀면서 슬쩍 입술을 깨문 채 제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 차례야.”

“차례.”


제인이 천천히 빙빙 돌면서 제 머리도 풀기 시작하자, A는 제인의 재치에 쿡쿡 웃었다. 그녀는 복잡하게 땋은 머리를 터번처럼 풀어내렸고, 흠 잡을 데 없는 손 끝으로 아랫묶음을 풀었다. A처럼 정수리를 쓸어 넘기는 대신, 그녀는 땋은 머리를 꼼꼼하게 풀어내, 위아래로 정교하게 꼬인 가닥들이 풀려 백금발의 웨이브 진 머리만이 남게 되었다. 제인이 손가락 가득하게 앞머리를 쓸머 넘기듯이 빗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나는 아르테미스조차 시샘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인은 점잖지 못하게 그녀의 코가 무릎에 닿을 때까지 앞으로 숙이더니 이내 다시 등을 아치형으로 휘어 올리며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듯이 뒤로 넘겼다.


A의 행동은 대담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더듬었고, 제인이 스스로 만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A는 지켜보면서 손길을 서로 교환해 백금발이 제 주근깨에 닿고, 태닝된 손가락이 잔근육에 맞닿아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녀는 중앙에서 작은 원을 그리며 천천히 걸었고, 제인은 바깥쪽에서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바깥 원을 걷는 제인의 걸음걸이가 더 빨랐지만, 그것이 A의 동작 하나하나를 거울로 비추듯 따라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A는 자신들의 호흡이 맞았을 것이라 거의 확신했다.


그녀는 심장도 마차가지였기를 바랐다.


마음 한구석에서 그녀는 이제 애태우는 것을 그만두고 좀더 실속 있고 보는 눈을 즐겁게 할 만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단지 보는 것만으로 젖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 만족의 손길과 음탕한 시선이 가져올 더 이상의 고문은 무엇인가?


나의 움직임이 제멋대로인(wantonly) 건, 내가 오직 그녀만을 원하기(want/only) 때문이야.


A는 노려보듯이 타오르듯이 제인을 응시했고, 손가락을 엉덩이에서부터 허리깨를 쓸어 올리며 코르셋에 감싸인 젖가슴의 아랫부분을 감싸쥐었다. 제인의 손가락도 스팽글을 피해 올라가며 똑같이 따라했는데, A는 다른 소녀의 것이 한 손으로 쥐기 어려운 크기임을 눈치챘다.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지기를 바랬다. 손가락의 환영이 그녀의 것을 눌러와준다면, 제인이, 아름다우면서도 냉담한 제인이 자신의 가슴을 더듬고 꼬집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간 마비되는 느낌에 이어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A는 EP를 통해 제인이 헐떡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입을 벌려 달뜬 숨을 내쉬는 모습과 장갑 낀 손가락에 잡힌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저 손가락들을 원해. 저 손을 원해.


파멸로 이어지는 저 강렬하고 가공할 만한 손. 복잡한 일도, 창조도 가능한 손. 말그대로 그녀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준 손을.


A는 자기자신을 꼭 조이듯이 쥐었다. 제인의 들숨이 점차 가쁜 것으로 녹아들어갔다.


열정적인 애무 뒤에, A는 정해진 극본을 깨고 손을 가슴에서 떼어내 중앙의 봉을 휘감아 돌면서 긴 장갑의 손가락 하나하나를 이빨로 물어 당겼다. 그녀는 한쪽 장갑을 벗겨내고 다른 쪽도 똑같이 벗겨낸다. 천이 피부의 털을 스치는 느낌에 소름이 우수수 돋았다.


“장갑,” A가 숨을 몰아쉬었다.


그 명령에 제인은 망설였다. 이것은 극후반부의, 그들의 ‘큰 마무리’ 단계에서나 할 예정이었다. 불편한 상황에서는 제인의 손끝에서 불꽃이 튀곤 했다. 물론 A가 그녀와 함께 있을 때는 그런 일은 좀처럼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A는 목격한 적도 있었고 제인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도 보았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문자 그대로였지만.


떨리는 손으로 제인은 진주의 단추를 풀고 장갑을 벗겼다. 그녀의 장갑은 길지 않았고 야하게 만들 목적도 아니었기 때문에 벗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 행위가 제인에겐 진정한 의미로 벗는 것임을 관람객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제인이 다른 옷을 벗어 던지는 것보다도 장갑을 벗은 것만으로 더 벌거벗은 느낌을 받을 것임을 A만이 알고 있었다. 헐벗은, 상처받기 쉽고, 저주받은 느낌을. A는 제인이 눈을 감지 않고, 신체를 가만히 유지한 채로 밧줄을 잡고 서까래를 통해 도망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위로를 원했다.


A는 눈을 감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훑어 내리며 자신의 귀 뒤로 넘겼다. 자신의 뺨에 손을 얹고 쓰다듬어, 건널 수 없는 우주 너머로 제인이 자신의 위로를 느끼기를 바랬다.


하지만, 우린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A는 눈을 떴지만 제인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주의를 끌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등을 납작하게 하고 무릎을 고정시킨 채 A는 바닥에 떨어져 두 주먹으로 판자를 내려쳤고, 이 다음에는 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가져갔다.


A는 제인이 자신을 바라봐 눈을 크게 뜨고 동공에 힘이 풀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제인은 흉내 내며 긴장한 듯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진짜 여자인 양 흉내 내는 마리오네트와 같았다.


A는 허벅지 안쪽을 가볍게 원을 그리며 문질렀고, 다시 한번 장대에 기대면서 다리를 모았다. 그녀는 한 손을 머리위로 가져와서 봉을 움켜쥐어 다른 손을 가려진 고간 쪽으로 미끄러지듯 올리는 동시에 무릎을 걸칠 수 있게 했다.


제인은 무대에 걸려 있는 검은 밧줄 중 하나를 왼손으로 움켜잡았고 다른 한 손은 손목에 치맛단을 쌓아올린 채로 다리 사이의 정점으로 사라졌다. 무릎을 구부리고 팔로 체중을 지탱하며, 짐짓 환희를 가장한 듯 몸을 비틀었다. A는 자신의 손을 다리 사이로 가져가는 연출을 내보이며, 퍼포먼스에 정신을 집중하려, 제인이 밧줄 위에서 떠는 모습을 견뎌내려고 애를 썼다. A는 신음을 흘리며 두 손으로 코르셋의 복대를 벗겨내 복부를 드러냈다. 가슴과 아래는 여전히 가려져 있었다.


음악이 구슬픈 것에서 거칠게 뛰노는 것으로 변했다. 현약이 물러나고 강한 비트의 베이스, 테크노 음악이 울려퍼지며 레이저빛이 유성들의 추락과 폭발을 표현했다. 이제 별들의 노래가 시작되었고, 태양의 플레어와 달의 광선이 떨어진 거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빛을 뽐낸다.


제인은 자신의 의상에 의식을 돌렸다. 스커트가 무대를 가로지르며 날아가 남빛의 끈팬티를 드러냈다. 그녀의 상체는 줄지어진 시냇물처럼 갈라져 부서지는 형상이었고, 제인의—달의, 솟아오른 가슴을 코발트 천이 가로질러 덮으며 그 계곡은 다이아몬드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의 별


A는 거들먹거리는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배, 가슴, 머리카락, 어깨, 목, 허벅지, 엉덩이, 고간, 입술. 그녀는 무대 중앙에서 벗어나 한 걸음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 그녀의 브래지어의 오른쪽 끈이 뚝 끊어지고, 불빛이 약간 희미해졌다. 제인은 반대로 중심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고, 금속빛의 푸른빛이 사파이어의 파랑으로 변해갔다. 그녀의 뷔스티에의 왼쪽 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A는 무대 불빛과 억눌러지지 않는 흥분으로부터 땀을 흘리며 안쪽 궤도를 계속 선회했다. A는 세인트존섬의 해변에서 제인이 자신의 가슴골에 새긴 흉터에 손톱을 박아넣으면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질렀다. 보일 듯 말듯 아주 작게 난 흉터는 정말로, 미소 짓는 초승달의 형상이었다.


A가 흉터의 형상을 이해하기까지 수 주가 걸렸었다. 루이지아나에서의 어느 날 저녁, 안나가 제인에게 매니큐어를 발라주겠다고 하면서 깨달았다. 제인은 보통 손톱을 바짝 깎았는데, 그 손톱들 중 하나였다. 밤 모래 아래에서 전기쇼크를 주었을 때, 제인은 단순하게 닿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매달리면서 피부 안으로 파고들어 상처를 새기고 충격을 준 것이었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육체적 연결이었고, 안나는 제인이 살린 것임을 새겨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흔적은 희미해도 그곳에 있었고, 타는 듯이 뜨거웠다.


A는 이 의상을 벗어 던지고 싶었고, 이 익살극도 전부 끝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는 제인을 만지고 싶어했다.


A는 바깥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고 제인은 한 발짝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의상에 남아있던 마지막 브래지어 끈이 어깨에서 뚝 끊어졌고, 조명이 점차 어두워지며 갑자기 전구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비트에 따라 시계방향으로 혹은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서로를 향해 뻗은 손이 털끝 차이로 닿지 못할 때마다, A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그리고 제인은 칭얼대는 소리를 냈다. A는 자신의 가슴 한쪽을 열정적으로 매만지며 다른 손은 제인을 향해 뻗었고, 제인 또한 A를 향해 팔을 뻗어왔다. 그들의 손끝이 키스를 하자, 머리 위 불빛에서 수많은 불꽃이 튀며 마치 페르세우스 유성우처럼 내려왔다.


서로 접한 후로도 선회하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변화가 일었다: A가 사라져가고, 안나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괴로움이 색욕을 뒤엎었다. 사기꾼으로서 ‘A’는 아무런 감정없이 공연을 해낼 수 있었다. 해야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냈고, 거기에 못된 짓을 하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안나, 진짜 안나에겐, 아직 양심이 남아있었다. A가 이 작은 연극 안에서 쾌락을 추구하고자 했다면, 안나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다. 이런 식으로는 싫었다. 제인이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녀는 쇼가 시작되기 전부터 망설이고 있었다.


이게 모든 걸 망쳐버리면 어떻게 하지?


다음 단계에서 그녀와 제인이 드디어 접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서로를 만지며 탐미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그 무엇도 현실이 될 수는 없었다.


안나의 가슴 위의 흉터가 따끔거렸다. 그녀의 눈도 그랬다. 어쩌면 심장까지도.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마지막 발걸음을 바깥쪽으로 내딛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민활하게 성큼성큼 걸어갔고, 제인도 빠른 걸음걸이로 시계방향으로 돌며 안으로 내딛었다. 그들이 만났을 때, 서로의 손을 상대의 가슴 위에 올려 마지막 장벽을 걷어냈다. 상반신을 드러낸 두 소녀가 안으면서 노랑과 파란 불빛이 어둠 속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쇼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정적인 순간이었다. 루이지아나 호숫가의 반딧불이처럼 스파크가 주변에서 날아다녔다.


안나는 이 정도면 관객들에게 우아하고도 관능적인 이야기를 해줬다고 생각했다: 외로움에 너무 절실했던 태양은 달과 함께하기 위해 우주를 망가뜨렸다. 두 천체는 우주가 붕괴되는 동안에도 반짝이는 유성우 속에서 사랑을 완성했다. 밤도 낮도 해와 달의 분리 없이는 빛을 알 수 없었다.


안나는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반 나신의 제인이 자신의 팔 안에 안겨 있었으며 그녀의 입김에서 민트의 향을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안나가 제인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다음 부분을 비극적인 것으로 바꾸었다.


그들의 입술이 닿았고, 안나는 울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첫키스여야 했던 것이…또 다른 사기극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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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웁스...키보드에 손가락이 미끄러지더니 이런 일이 일어났어요. 어, 리뷰 환영해요?




번역노트:


1. 부제목 Fair Moon, Envious Sun

로미오와 줄리엣의 초반부 로미오가 발코니 아래에서 줄리엣을 태양에 빗대면서 읊는 대사 ‘Arise, fair sun and kill the envious moon.’에서 형용사 바꿔서 따온 듯. 그냥 표현만 가져온 게 아닐까 생각함.


2. "Sure you can, I know you can. You can do anything if you want it enough."

눈치빠른 설줌들은 단번에 알아채겠지만 FTFTiF Reprise의 가사.


3. 달의 여신 다이아나와 아르테미스

원문은 로마신화의 달의 여신 ‘다이아나’지만, ‘다이아나’와 그리스신화의 ‘아르테미스’는 거의 동일시하는 분위기라 한국인에게 익숙한 아르테미스로 번역함



구웨에에에....20분 공연이 왤케 길어..................섹텐은 번역쥬미가 지워버렸어ㅋㅋ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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