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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28-2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8 16: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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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주의] 28화는 후반부에 과거에 대한 얘기로 남캐성관계 언급 있으니 주의할 것. 본격적인 딥빡은 28-2에 있을 예정으로 파트를 구분 지을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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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통 구간************************************




“그는 자기가 고아라고 밝혔을 때, 난 그를 동정했어. 난 나 자신을 동정하고 있었거든. 그리고 스스로를 동정하는 건 정말, 정말 끔찍해. 난 그저…친구를 원했을 뿐이야, A. 너무 절박하게 원했어. 난 너무 어렸어, 얼마나 어렸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난 정말…그가 내게 집적거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고, 알아채지도 못했어. 난 그게 친구 사이에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난 강간당한 게 아냐.” 제인이 말했고, A의 눈엔 눈물이 차올랐다.


“맙소사,” A가 겨우 말했다,


“난…한편으론 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난 그를 원했던 게 아냐, 그 연결을 원했고 궤적을 그대로 따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그는 날 보살펴줄거라고, 이제 더 이상 혼자 지낼 필요가 없을 거라고 말했어. 이렇게 큰 도시에서 두 도둑이 우연히 만나다니 어쩜 이렇게 운이 좋았을까!” 제인은 냉소적으로 웃었다.


“그 때는 7월이 끝나가고 있었고, 난 그와 6주를 보냈어. 내가 여태까지 맺은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긴 기간이었고, 인간관계라는 게 이렇게 흘러가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 때 내겐 참고할만한 게 없었고, 그가 날 갖고 놀고 있다는 걸 내게 알려줄 어른도 없었고, 그가 내 도둑질 능력만을 원했다는 걸 몰랐어. 어쨌든, 어느 날 밤에 그는 나를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갔어. 심지어 돈까지 직접 냈고, 잘 차려입기까지 했지. 그는 그 뒤에 호텔로 데려갔어. 내게 와인을 조금 주더니 나를 만나게 되어서 기쁘다고, 사랑한다고, 그리고 고백하려 용기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어.”


제인의 눈이 따끔거렸다. 눈이 피곤해져서 그럴지도 모르고, 눈물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 때 난, 이게 바로 사랑일까?라고 생각했어.” 목소리는 점차 작아져 이제 목메인 소리가 되었다. “그는 괜찮은 남자였고, 같이 지낼 수 있겠다고. 자스민도 좋은 애였고, 친구가 될 수 있겠다고. 그는 매력적이긴 했지만, 내가 그에게 끌렸냐고 물어본다면 글쎄? 다시 되돌아보면, 자스민에게 더 끌렸던 것 같아…” 제인이 눈을 깜빡이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숨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난 그가 내게 줄 수 있는 것들에 끌렸지, 그가 아니었어. 그래서 난 그 날 밤에 그와 잤고 그건…이제 떠오르지도 않을정도로 시시했어. 하지만 난 이게 맞기를 바랐어. 이게 내 두번째 기회라고 생각하고 싶었어. 전기능력은 던져버리고.”


A는 제인을 보고 있지 않았다. 키가 작은 소녀의 초점은 자기 손으로 떠내려갔고, 그녀는 약지 손톱의 핑크색 매니큐어를 뜯어내고 있었다. 녹색 소파 위에 격렬한 색깔의 파편들이 떨어져 내렸다.


“근데 그때 네가…아니, 무슨 일이…일어났어?” A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힘 말이야.”


“그가…난 그때 엄청 긴장했었어. 섹스가 어떤 건지는 알고 있었지만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몰랐어. 그를 다치게 하진 않았지만, 방 안에 있던 불빛들이 깜빡거리기 시작했어. 옆에 세워져 있던 램프는 터졌고, 텔레비전 화면도 번쩍였고, 난 그를 다치게하지 않으려다 실수로 층 전체를 정전시켜 버렸어. 그는…정신없이 빠져있었고 눈치채지 못했어. 그게—” 제인은 숨을 삼켰다. “—끝날 때까지. 다칠정도는 아니었지만, 난 그를 감전시키고 말았어. 그걸로 그는 내가 한 거라고 눈치챘고, 내가 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쳐다봤어. 혐오스럽다는 듯이.”


“제인, 아니야—"

“괜찮아, A. 설령 그가 눈치채지 못했더라도 난 그가 날 원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을거야. 내가 아니었어.”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 가.”

“알은, 그 여름에 약혼했어. 자스민과. 그녀는 여동생이 아니었던 거야.”


A는 손을 입 위로 가져오더니, 탁자를 던져버리고 싶은 기분을 참아내듯이 볼을 문질렀다.


“그녀가 떠났던 건, 학업을 마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간 거였어.” 제인은 말을 이었다. “그녀는 실은 사우디의 왕족이었고, 현 술탄과 사촌지간이었지.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쉽게 궁전에 들어가 보석을 구경할 수 있었던 거야. 그녀의 아버지는 왕이었지만 아들이 없었기에 왕위가 다음 남자 후계인 조카에게 넘어갔던 거고. 알은…타고난 거짓말쟁이였어. 여름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그가 스무살이라는 걸 알게됐어.”

“제인, 넌 그때면 아무리 그래도 고작…열 넷, 열 다섯이었을 거 아냐?”




*******************************찌통 구간 끝***********************************







제인은 떨쳐내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왕족의 일원이 되었고 그걸로 끝났어. 그는 도둑질을 위해 내가 필요했고, 자기 미래를 위해 자스민이 필요했고, 다른 여자애도 그 여름에—"


“제인, 제발—”


“이게 내가 이렇게 망설이는 이유야—"


“나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란 걸 너도 알잖아—제인, 왜 내게 진작에—”


“A, 난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는 내 비밀을 알게 되었고, 난 도망쳤어. 내가 제일 잘하는 거였으니까. 난 미국으로 도망쳤고, 경찰로부터도 도망쳤고 내 힘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어. 근데 이거봐, 번개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네 번, 다섯 번, 몇 번이고 같은 곳을 때리더라고. 끈질겨 정말.” 제인은 장갑을 벗어 손가락을 튕기니 불꽃이 찌릿하고 튀며 아지랑이를 만들었다. “나는 어렸고, 우울했어. 다시 말하지만, 그와 헤어진 게 슬펐던 게 아냐, 당시에 그가 상징했던 것들이 아쉬웠어.”


“그는 네 기회였어,” A는 말했다. “네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고, 넌 너무 외로웠던 거야—”


“그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겠다고 했었어,” 제인은 재미없다는 듯이 웃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모든 것 이후에 난 절대로 사람들이랑 지내지 않는 게 좋다고 결론지었어. 한 때는 능력을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안된다는 걸 아는데 노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 처음엔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어. 그를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 그 날 밤은 결코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친구가 있었다는 착각이 들게 해주는 기억이었거든. 얼마가지 않아 난 완전히 잊어버리고 싶었고, 더 많이 마시기 시작했어. 그 때쯤 되니까 더 이상 멈출 수 없게 되었고, 계속 내성이 쌓여갔고 더 마시기를 반복했어. 그렇게…눈덩이처럼 불어났지. 난 한번도 자해를 시도한 적은 없었지만 술에 절어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사고가 잦았어. 한 번은 건물을 오르다 쇄골을 깨먹어서 여기 작은 흉터도 생겼어.”


제인은 점퍼를 벗어던지고는 셔츠의 넥라인을 잡아당겨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 쇄골을 보여줬다. 흉판의 왼쪽 위에 붉게 자리잡은 A의 키스마크에 작은 흉터가 보였다.


“저게 어디서 생겼는지 궁금하긴 하더라,” A가 말했다.

“언제 그걸—”

“우리가 세인트존 섬 옷가게에서 옷 입어볼 떄 있잖아? 그 예쁜 푸른색 여름 드레스 어깨끈이 어깨에서 흘러내리던 걸…” A는 제인의 손에 잡힌 천을 집어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고쳐주고 싶었어.”

“그랬지,” 제인은 손 위의 지갑을 뒤집으며 말했다. 그녀는 그걸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지갑을 A에게 건냈다. “어느 날 밤, 내가 시카고의 길거리에서 헤매고 있을 때였어. 난 술에 찌들어있었고, 반쯤 정신을 놓고는 아마, 비틀거리면서 걸어다녔을거야. 아주 늦은 시간은 아니었을테지만, 가로등이 켜져있었던 건 기억해. 모든 게 흐릿했어. 그게 스모그 탓이건 알코올 탓이건 간에. 어떤 남성이 나타나서 내 어깨를 잡았고, 난 그 순간에 그를 감전시켰어. 감전사였어…나…난 행인을 죽였어, A.”


A는 손 위의 지갑을 열었다. 지폐와 명함들을 세다가 신용카드에 적힌 이름을 읽었다. A가 사진들을 찾은 것 같은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A의 얼굴에 몇 년전의 자신의 표정이 비춰졌다: 인지, 깨달음 그리고 비통함. 그녀는 손가락으로 작은 남자아이의 머리를 쓸고는, 과부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입은 살짝 열려 있었고, 제인은 숨이 턱이 막히는 감각을 느꼈다. 화상을 입은 것 같으면서도 커다란 돌덩어리가 기도를 막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난 고무 타는 냄새가 싫어.” 제인이 속삭였다. “왜냐면 내가 그의 로퍼의 밑창을 태워버렸거든.”


이 장면에서 그녀는 이제 도망갈거야. 그녀가 내가 어떤 건지, 그녀에게, 모두에게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알게되는 장면이야.


하지만 놀랍고 놀랍게도, A는 지갑을 옆에 내려놓고는 다시 제인에게 기어갔다. 눈물 자국이 안개 속을 비집고 나온 햇살에 비춰졌고, 라디에이터를 키지 않았기에 팔엔 소름이 우수수 솟아나있었다. A가 손을 뻗어와 오른 팔로 망연자실하게 겁에 질린 제인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백금발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도록 이끌었다. 제인은 움직이지 않았고, A가 이끄는 대로 했다.


그리고 A가 사랑과도 같이 부드럽게 말을 하자, 제인은 작은 소녀의 소매에 소리죽여 울었다.


“내 말을 들어줘,” A가 말했다. “네 사정은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어. 넌 절대로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니야, 알겠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건 잘못된 게 아냐, 제인. 넌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난 그걸 네 표정에서 읽을 수 있어. 그리고 널 보면, 네가 매일매일 그의 가족에 대해 떠올리고 있을 거라는 것도 알아. 절대로 통제할 수 없는 걸로 인해 생긴 사고를 평생 되갚기 위해 살 거라는 것도.”


“난 무모했어.” 제인이 항변했다.


“넌 상처입었고, 네게 조언해줄 이는 한 명도 없었어. 넌 스스로 단련하고, 자기자신을 속여왔어. 넌 문을 닫아걸고, 네 힘이 네게 지운 짐을 지고 싶지 않았던 거야. 이제야 모든 게 이해되는 것 같아.” A는 쓸쓸하게 껄껄 웃었다.


뜨거워진 뺨 위로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제인은 톡쏘는 소금 맛이 느껴졌고, 위스키 향이 나는 A의 숨결이나 자신의 민트향보다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눈물이 따갑게 새긴 길에 얼굴을 찡그렸고, 후회의 맛이 났다. 슬픔은 달콤하지 않고, 쓰고도 신맛이 나며 독살스럽기까지 했다.


A는 계속했다. “내 고백을 들어줘. 난 전기소녀한테 반한 게 아냐. 처음으로 날 버리지 않은 사람에게 반한거야. 넌 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그 해변에서 그대로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잖아. 난 집안에서 약골이라고 무시당하고 억압받는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사람에게 반했어. 난 다른 아이들이 자기처럼 되지 않기를 절실하게 바라면서 전세계의 고아들에게 수백만이고 수억이고 기부하는 사람에게 반했어. 내가 반한 여자는 자기가 아는 것보다도 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귀여운 디지털 조수를 만들어낼 수 있었겠어? 제인…” A는 흘러내리는 금발머리 한 가닥을 쓸어넘기고는 이마를 서로 마주 댔다. 제인은 장난기 가득한 손가락이 자기 목 아래에서 노는 게 느껴졌지만 눈을 뜨지 않았다.


“날 봐,” A가 애원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동안 날 봐줘.”


제인은 그대로 따랐다.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이타적인 인간을 사랑하게 되었어. 넌 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훔치는 게 아냐. 넌 타인에게서 떨어지려고 도둑질을 하고 있어. 넌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려고 훔치지. 부정하지마. 행동을 분석하는 건 내 특기거든.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베풂이야 말로 유일하게 너와 이 세계를 잇는 연결고리인 셈이지. 넌 세상을 너 자신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과 정서적 안정을 포기한 거야.”


“너만은 포기하지 못했어.” 제인의 목소리에 회한이 묻어났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했어…네게서 떨어졌어야 했는데. 난 네가 안전하게 나가도록 확실히 해두고 싶었어.”


A는 밝은 햇살처럼 웃었다.


“자기야, 그 점만 봐도 너도 날 사랑한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 A가 소곤거렸다.


제인은 자신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애정이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A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며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고, 그녀의 손길을 한껏 즐겼다.


7년이야. 이것 없이 산 세월이. 혼란스러운 리야드에서의 착각을 뺀다면 더 오래되었겠지. 이렇게나 안심되고 편안하고 끊임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어.


“넌 평생 내게 과분한 사람이야,” 제인이 말했다.

“이상하네.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A는 손등에 대고 하품하면서 말했다. A는 하품을 숨기려고 키스하기 위해 간격을 좁혔지만 제인이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입술이 뺨에 닿는다.


“오늘은 정말…감성적인 밤이었던 것 같아.” 제인이 말했다.

“아침이기도 하지.” A가 정정했다.

“이제 자는 게 좋을 것 같아. 피로회복에도…생각을 정리하기에도 도움이 될거야.”

“난 이제 알아야할 거는 다 아는 것 같은데. 그 밖에도 해 줄 얘기 있어?”

“이젠 나에 대해서 전부 안다고 해도 좋아. 세세한 부분까지는 아니어도 큰 골자는 전부. 난 널 믿는다고 했고, 진심이야. 이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한 건 너 뿐이야.”

“네 짐을 덜어줄 수 있어서 기뻐. 네가 날 믿어줘서 너무 고맙고, 네 관심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야.” A는 말하며, 다시 머리가 숙여들어갔다.

“너 정말 키스에 굶주린 거 아니,” 제인이 놀리면서 일어났다. 하품하면서 A의 손을 잡아끌어 침대로 이끌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챙기는거야.”

진도를 챙기는 건 아니고?”

“너도 플러팅 할 줄 알잖아!” A는 말하며 후드티를 벗었다. 둘은 신발을 벗어던졌고, A는 스커트와 타이츠를 벗고는 잠시 허리에 손을 얹더니 잠옷바지를 입었다. 제인은 그전까지 수차례 하의없이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굳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똑같이 A를 따라했다.


이젠 상황이…다르니까.


제인은 커튼을 닫았고 방 안에는 다시 어둠이 포근하게 뒤덮었다. 오로지 침대맡 테이블의 디지털 시계의 붉은 빛만이 비출 뿐이었다. 6:58이었다.


A는 이미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고, 제인도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제인은 자리를 어떻게 잡아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가깝되, 너무 가깝지는 않게, A의 바로 옆이면 될지, 조금 떨어져 있어야 될지? 한번에 소화하기에는 조금 거리를 두는 게 좋을까? 제인이 분석의 늪으로 빠지기도 전에, A는 손을 뻗어와 손을 잡아 서로의 팔이 닿는 거리까지 좁혀왔다. A는 제인에게 미소를 지었고, 제인도 A에게 미소를 되돌려주었다.


호텔방의 전화기가 둘 만의 시간을 깨뜨렸다.


A는 빙글 굴러갔다.


“여보세요?”


제인은 어둠 속에서 A의 윤곽이 겨우 보였다.


“네, 잠시만요,” A는 수화기를 어깨로 막으며 말했다. “빈 방이 하나 생겼대.” A가 말했다. “침대 두개로.”


제인의 가슴속에서 자신감이 샘솟아 A의 손을 자신의 입에 가져다댔다.


“이제 필요없을 것 같은데,” 제인이 말하면서 손가락 마디 끝에 키스를 눌렀다.


A는 활짝 웃더니 주의를 전화기로 돌렸다. “괜찮아요,” 그녀가 말했다. “여기 이대로가 좋아요,”


세기의 절제된 표현이네


제인은 A의 품 안에서 잠이 들었고 깨어날 무렵에 자기 셔츠에 침이 뚝뚝 떨어져있는 것을 보고도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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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끝.


번역쥬미는 후유증으로 Whole new world 이제 한동안 못 듣는다ㅜㅜ

알ㄹㄷ 씨발 페도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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