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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12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0 07: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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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上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中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졌다가 성인된 슬리데린 안나 下





귀엽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것들이 달리 보인다는 게 거짓말은 아니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야. 둘 다 어렸지만, 저보다 조금 더 작은 손으로 무언갈 적고 있는 안나를 구경하고 있던 엘사의 눈빛이 꿀처럼 달콤했어. 지금 우리가 수업을 듣고 있으니 안나가 적고 있는 건 분명 칠판에 적혀있는 이론들일 거야. 열심히 들으며 집중하고 있는 안나와는 다르게 엘사는 턱에 손을 괴며 안나만 봤어. 어떻게 사람이 행동 하나하나 다 사랑스러운 거지? 원래 사랑은 갑자기 찾아오면서 상대방이 좋아 죽을 정도인가? 처음부터 안나가 좋았긴 했지만 마음을 자각하게 된 순간부터 모든 게 최고였어.



중간에 그런 엘사를 보면서 경고의 의미로 헛기침한 교수가 있었고, 사랑에 빠진 엘사에게 아무것도 안 들리겠지. 잘 가다가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교수를 보게 된 안나가 그 시선을 따라 제 옆에 앉아있는 엘사를 봤어.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단번에 눈이 마주치자 중간 정도 유지된 입꼬리를 끝까지 올리고는 반겨줬어.



“지금 뭐 하는 거야.”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뭐 하는 짓이냐며 말해.





-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호그와트에 있고 싶었지만, 집으로 돌아왔어. 안나를 반겨주는 이들은 오직 집 요정뿐이야. 분명 집안엔 어른이 있겠지. 교복을 입고 손에 짐을 들고 온 안나를 발견한 집요정들이 호들갑을 떨며 어서 오라고 말을 하면서 안나의 물건들을 받아냈어. 그 행동에 너무나 익숙하게 자신의 짐들을 그들에게 주었지.



“작은 주인님, 어서 오세요!”

“지금 저희는 파티를 위해 준비 중이에요!”

“정말 기대되는 거 있죠?”



파티를 꾸밀 장식들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하나둘 말을 했어. 안나는 그것들에 관심 따위 없었어. 누가 이곳에 오는지,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신이 가주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 게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일 테니까. 지금, 이 상황도 아버지가 원하는 걸 거야. 기념일을 준비하는 가문은 많이 있지만 다른 가문을 초대하는 집안은 별로 없어. 아렌델은 다른 가문을 초대하기 위해 지금 이 준비를 하는 거겠지. 제 앞에서 신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집요정을 툭 밀치고 2층으로 올라갔어. 안나의 예의 없는 행동에도 집요정은 아무렇지 않을 거야. 그들은 가문을 위해 충성하는 존재였으니.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탈 때면 특유의 목재 냄새가 났어. 오래됨의 상징인 쾨쾨함. 기분 나쁘게 코를 괴롭히는 냄새를 애써 무시하며 어느 한 문 앞에 섰어. 짧은 시간을 서 있다가 주먹을 쥐고 문을 두드렸어. 똑똑-. 문이 열렸지.



안나는 문턱을 넘어 계모의 방안으로 들어섰어. 개인의 공간이라고 생각지 못할 정도로 무척이나 넓었어. 그 방의 주인은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덧칠하고 있었지. 지독할 정도로 진한 붉은색이 입술에 칠해져. 걸음을 옮겨 계모의 뒤로 갔어. 제 쪽으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를 들은 그녀가 거울을 통해 안나를 발견했어.



“왔구나.”



화장품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 안나를 봐.



인사를 했어.



고개를 까닥이며 인사를 한 안나가 치맛자락 일부를 만지작거렸어. 어린애 같은 자신의 행동을 인지했다면 분명 하지 않았을 거야. 무의식으로 행동한 거지. 현재 안나의 심리는 별로 좋지 못했어. 계모를 보다가 그와 함께 살짝 부풀어 오른 그녀의 배를 발견했기 때문에. 절대로, 저 몸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기를 바랬지.



짧았지만 안나의 시선을 느낀 그녀가 나른하면서도 행복에 찬 미소를 지으며 한 손으로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어. 소중한 무언가를 보듬듯 조심스럽게.



“동생이 생긴걸 축하한다, 안나.”



아닐 거라 생각했던 게 현실로 다가왔어. 물론 딱 봐도 한눈에 보였을 테지만 안나를 피하고 싶었어. 계모는 언제나 충격적인 사람이야.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곧바로 자신이 새어머니라고 인사를 해오던 그녀,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안나를 배척하는듯한 말투. 그런 계모에게서 동생을 바라지 않았어. 그리고, 새로운 생명이 이 강압적인 집안에서 살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 아렌델에서 최악을 달리는 사람은 오직 안나 자신뿐이어야 했어. 다시 누군가 괴로워하는 걸 볼 수 없어.



임신 기간이 10개월이니 내년이면 태어날 거야. 그 아이는 순식간에 자라서 나름 귀여운 동생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괴물이 될 수 있을 거야. 부모 모두가 순수혈통이라는 이유 하나로. 안나가 그토록 얻어내려고 발버둥 쳤던 그 자리를.



제발, 태어날 아이가 여자이길 바랬어. 여자라면 후계자 수업을 받는 안나가 있으니. 불안감이 온몸을 지배해.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그런 불안정한 안나를 본 계모가 짧게 감탄사를 내뱉곤 안나의 손을 끌어 잡았어. 손안에서 희미하게 떨림이 느껴질 거야.



“오, 안나….”



달래주는 말투였지만 내용은 강압적이었어. 안나를 달래주다가 천천히 미래를 말해.



“남자애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여동생을 위해 가문의 길을 잘 다듬어 주렴.”



그게 앞으로 네가 해야 하는 일이란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눈앞이 캄캄해졌어. 안나는 두려움에 두 눈을 질끔 감았어. 어두워.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게, 마치 자신과 같았지. 가문의 후계자로 살아왔던 안나가 한순간에 태어날 동생의 발판이 된 것이 너무나 괴로웠어. 혹시나 했던 생각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게 정말로-.



계모와 안나가 있는 방을 제외한 밖에선 크리스마스의 캐럴이 울려 퍼졌어.





-





이번 크리스마스는 즐겁지만 살짝은…. 아니, 많이 아쉬운 날이야. 안나가 없잖아! 엘사가 다소 방정맞은 울음을 터트리며 침대에 고개를 처박고 울먹였어. 분명 이번에도 집에 안 갈 거로 생각했어. 그래서 안나와 함께 호그와트에서 같이 눈사람도 만들고, 책을 읽고, 내리는 눈송이를 구경하며 코코아도 마시려는 계획을 준비했단 말이야. 침대를 팡팡 때리며 아쉬움을 달랬어.



집으로 떠날 때 어두웠던 안나의 얼굴이 생각나서 더 슬픈 거 같아. 왜, 안나는 기분이 안 좋아 보였던 걸까. 어림잡아 생각해봐도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네가 없어서 슬퍼, 무척이나.



그렇게 방안에서 끕끕거리며 훌쩍이던 엘사에게 아버지가 찾아왔어. 집안 곳곳에서 신나는 노래가 들려왔지만 무슨 일인지 방안에만 있는 엘사가 걱정됐나 봐. 방문을 열고 들어왔어. ‘엘사! 아빠랑 같이 눈사람을 만들….’ 울고 있는 엘사를 발견한 그가 말을 멈추고 그대로 얼었지.



“오, 엘사! 왜 울고 있는 거니!”



서둘러 달려와 엘사를 껴안았어. 호그와트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니? 등을 토닥여주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다가 달래줘. 아버지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숨을 껄떡이던 엘사가 더듬으며 말했어.



“... 흡, 안나가….”

“그래그래, 안나가?”

“보고 싶어요!”

“우리 딸…. 안나가 보고 싶어서 울,”



뭐라고?



이유를 듣던 그가 어이없어했어.














*


7

하하하하하핳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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