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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좆같은 이웃 26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1 23:25:59
조회 717 추천 3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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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아트 받아써! 너무 행복해! 너무 예뻐! ㅠㅠㅠㅠ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맙다 ㅠㅠ



좆같은 이웃


26



00~20 21 22 23 24 25


───


※욕설주의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몸을 일으키자 허리가 날카로운 것에 찔린 것 마냥 아팠다. 어젯 밤에 내 허리를 이렇게 작살 내놓은 장본인이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게 괜히 얄미워서 그녀의 허벅지를 소리나게 때리며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했다. 다리에 느껴지는 따가움과 함께 눈을 비비며 일어난 엘사는 제일 먼저 나를 보며 잘 잤냐는 아침 인사를 건넸다.


"잘 자긴 무슨, 너 때문에 허리 아파 죽겠어."


"그건 미안해…."


내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난 엘사는 나를 붙잡으며 일으켜 세워주었다. 엘사의 부축을 받으며 주방으로 가니 부모님이 먼저 일어나 계셨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짧은 인사와 함께 테이블 앞에 앉으니 타이밍 좋게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식사시간은 말 한마디 없이 조용했다. 딱히 꺼낼만한 주제도 없었고, 어제 밤에 내가 엘사랑 했던 것이라곤 섹스말고 없었기에 말을 아끼기로 했다.


식사를 끝내고 욕실로 가려는데 엘사가 자연스럽게 뒤따라왔다. 오, 이젠 아예 대놓고? 내가 어이없어 하자, 엘사는 뭐 어떠냐는 의미로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허리 때문에 혼자 제대로 씻지 못해서 엘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씻었다. 처음 했던 날도 이정도로 힘들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엘사한테 병원비라도 받아야 할 것 같다. 우린 학교 갈 준비를 끝내고 부모님에게 다녀오겠다는 인사와 함께 밖으로 나와 버스를 기다렸다.


내내 조용하던 분위기는 버스에 올라타서 엘사가 먼저 내 허리를 만지는 것으로 부터 시작됐다. 왜 갑자기 허리를 만져? 내가 정색을 하며 징그러운 손길에서 멀어지려 하자, 엘사는 어제 너무 거칠게 해서 아프지 말라고 쓰다듬는 것이니 너무 그런 눈으로 쳐다 보지 말라고 속삭이며 허리를 다시 매만지기 시작했다. 혹여나 누가 이러는 것을 볼까봐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 그만 제인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괜히 무안해서 방긋 웃자, 그녀도 똑같이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조용히 넘어가긴 했는데, 어째 저 웃음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얘네 버스에서 스킨쉽 하더라."


어째서 내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제인이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저런 소리를 해버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거기서 끝나면 불행 중 다행이련만, 제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엘사가 내 허리를 만지고 귓속말 하는 것도 봤다고 늘어놓았다. 그냥 처음부터 다 봤구나. 내가 한숨을 쉬자 화이트는 엘사가 무슨 귓속말을 했는지 물었다. 내가 별 소리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하려던 찰나, 엘사가 먼저 껴들어 말을 했다.


"어제 너무 거칠게 해서 아프지 말라고 쓰다듬어 주는 거니까 거절하지 말라고 했어."


"뭐야, 어제 또 했어?"


"천하의 안나가 허리를 붙잡다니, 대체 얼마나 격하게 했길래?"


어째 관심은 내 허리가 아니라 내 허리를 아프게 만든 엘사의 테크닉에 쏠리는 모양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엘사를 대단하게 여기는 시선은 끊이지 않았다. 평소 학교에서 체력 좋기로 소문난 나를 무슨 판타지 만화처럼 겨우 손가락 두 개로 무너뜨려 놨으니 대단할만 하지. 그래도 그게 더 커다란 이슈로 커지는 일은 없었다. 이미 우리의 관계가 어느정도인지 전부 알고있는 애들이 굳이 더 말할게 뭐 있겠어.


그나마 새롭게 주목받은 이슈라면 점심을 먹던 중간에 나온 이번 주말에 파자마 파티를 하자는 오로라의 아이디어였다. 전부 좋다고 찬성했기에 장소랑 시간은 빠르게 정해질 수 있었다. 토요일 밤 9시, 엘사의 집에서. 정작 집주인의 의견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정하긴 했지만, 크게 거절을 하거나 싫다는 의견은 없었기에 결국 엘사 집에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가 끝난 다음엔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조용한 게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지만, 소란스러울 때를 생각하면 차라리 지금 분위기가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중간중간 떠들면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그대로 무난하게 학교가 끝나고, 하굣길도 딱히 별 다른 일은 없었다. 집 앞에 도착하자 엘사는 나한테 키스를 하며 토요일 날 재밌게 놀자고 말하더니 집으로 빠르게 들어가버렸다.


"다녀왔습니다."


집안은 고요했다. 이 시간엔 한참 부모님이 회사에 계실 시간이니까. 오늘 하루는 생각보다 너무 조용하게 넘어가서 되려 재미가 없었다. 간단히 손을 씻고 옷을 갈아 입은 다음에 TV를 틀고 얌전히 소파에 누웠다. 오늘처럼 심심한 날은 처음 있는 일 같은데. 결국 나는 부모님에게 오늘 하루는 엘사 집에서 머물겠다는 짧은 문자를 남기고 빠르게 엘사 집으로 넘어갔다. 내가 문을 가볍게 두들기자 곧바로 엘사가 나를 반겨주었다.


"놀러왔어."


"마침 잘 왔다, 나도 심심했는데. 근데 언제까지 있을 거야?"


"부모님한테 오늘 하루 너네 집에 머물겠다고 문자 보냈어."


"그래? 일단 안으로 들어와."


엘사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서니 부엌이 엉망인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해둔 것인지, 바닥은 밀가루로 하얗게 물들어 있었고, 벽과 싱크대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더러워져 있었다.


"뭐 밀가루에 화약이라도 넣고 터트렸어? 이게 뭐야?"


"그냥… 파자마 파티때 무슨 음식을 준비하는게 좋을까 싶어서 막 준비하고 만들다 보니까 이렇게 됬어."


"어… 그럼 집에 도착하자마자 여태 청소도 안하고 이랬던 거야?"


"응!"


이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꼴이 괜히 우스워서 웃음을 털어놓았다. 대체 어떻게 요리를 해야 집이 이 난리가 난담? 내가 소리내며 웃자 엘사는 그만 웃고 만든 음식의 맛이 어떤지나 평가해 달라며 내 앞에 건네주었다. 엘사가 건넨 것은 대부분 여럿이 먹기좋은 빵이나 쿠키 같은 간식류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엘사가 설명해주는 대로 하나하나 맛을 음미했다. 엘사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어때?"


"맛있어."


내 말에 엘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게 그렇게 기뻐할 일인가? 그래도 맛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간단한 시식이 끝나고 엘사는 그제야 어질러진 주방을 훝어보더니 나를 쳐다보며 청소를 도와달라했다. 싫어, 네가 어지른 걸 왜 내가 도와줘야 해? 내가 손을 저으며 정색을 하고 거절을 하자 엘사는 도와주면 진하고 진한 키스를 선물로 주겠다면서 나를 꼬셨다. 엘사도 단순하긴, 내가 그런 걸로 넘어갈거 같아 보이나?


"그리고 키스는 틈만 나면 하는 주제에 무슨 선물이 키스야?"


"그럼 뭘 원해?"


"그냥 아무 것도 원하지 않으니까 혼자 청소해."


"에이… 너무해…."


엘사는 어깨와 고개를 푹 숙이며 등을 돌렸다. 진짜 사람 마음 약하게 하는 데는 선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도와줄 테니 그만 삐쳐있으라 했고, 그 말에 엘사는 다시 고개를 돌리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능글맞게 웃기 시작했다. 정말 어이가 없다니까. 마지못해 청소를 돕게 되다니. 그래도 둘이서 치우니 청소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났다. 청소를 끝낸 다음엔 테이블 앞에 앉아 남은 빵과 쿠키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먹는 소리 외엔 집이 너무 조용해서 엘사랑 아무 대화라도 나누기로 했다.


"엘사."


"응?"

"그냥… 너무 조용해서."


"지금 이 조용함을 깨기 위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뭔데."


"알면서 뭘 물어?"


아… 굳이 엘사가 정확히 뭐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게 뭔지 알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엘사를 노려봤다. 입에 쿠키를 물고 실실 웃는 모습이 어쩜 저리 능구렁이 같을까. 나는 괜한 소리 말고 제발 정상적인 대화는 할 수 없는 것이냐며 따졌고, 엘사는 이보다 정상적인 대화가 어딨냐면서 대체 무슨 상상을 했길레 그러냐며 되려 역으로 내게 따지기 시작했다.


"안나, 말 해봐. 대체 뭘 상상했던 거야?"


"네가 맨날 입에 달고 사는 그 단어."


"키스? 섹스?"


"그래, 그거!"


"대체 날 뭘로 보고…."


"변태. 그것도 존나 변태."


엘사는 벙찐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곧바로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웃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저럴까. 빵이랑 쿠키에 마약이라도 넣었나? 바닥에 있는게 밀가루가 아니라 사실 마약이었나? 그러는 너는 대체 뭘 상상한 거야? 내가 묻자 엘사는 고개를 살짝 까딱이며 말했다.


"네가 상상한 그대로야."


"봐, 시발! 변태 맞잖아."


"그래도 틀린 답은 아니잖아?"


아냐, 존나 틀렸어. 그러니까 더 이상 내 말에 토달지마. 하튼 무슨 말만하면 저렇다니까. 진절머리가 나서 돌아버릴 지경이다. 아니면 이미 돌아버렸을지도 모르지. 내가 아주 질린다는 듯이 행동하자 엘사는 그냥 장난으로 해본 말이니까 너무 싫어하진 말라며 남은 쿠키를 내게 건넸다. 꽤 많은 양이었는데,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그나저나, 이제 뭐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엘사, 심심한데 뭐 할 거 없어?"


"음… 게임이나 할까?"


"좋아, 무슨 게임?"


"어… 글쎄?"


그냥 게임은 관두기로 했다. 딱히 할만한 것도 없고, 내기를 걸자니 딱히 내세울 만한 것도 없어서 저녁 먹을 시간이 되기 전까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저번처럼 야하거나 무서운 것은 피하기로 했다. 그냥 평범하게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를 틀었다. 무슨 영화인지는 모르지만, 재미는 딱히 없어보였다.


"저게 뭐야?"


내 예상대로 영화는 욕나올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이 찾아왔고, 식사는 가볍게 하기로 했다. 아까 먹은 것이 여전히 배가 부른 탓이었다. 메뉴는 고기를 넣은 샌드위치로 정했다. 머리를 묶고 요리하는 엘사의 저 뒷태는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엘사랑 결혼하면 저 뒷태를 매일 아침마다 볼 수 있겠지? 그런 상상과 함께 한참동안 그 모습을 멍때리며 보다보니 엘사가 그세 완성한 샌드위치를 내 앞에 놓아주었다.


맛은 당연히 뛰어났다. 엘사도 내 옆에 앉아 식사를 하더니 자신은 굳이 샌드위치를 즐겨먹지 않지만, 그래도 같이 먹으니 이것도 나름 나쁘진 않은 것 같다며 그런 김에 빨리 학교를 졸업하고 같이 동거를 하자했다. 결혼 하자는 거야? 내 말에 엘사는 당연한 거 아니냐면서, 혹시 그게 싫으면 같이 동거만 해도 상관 없으니 원하는 대로 하라했다.


"딱히 싫다곤 안 했는데."


"그럼 결혼 할 거야?"


"음… 할까?"


"그게 뭐야, 확실하게 정해줘."


"싫어. 이따가 말해줄래."


엘사는 지금 그 모습이 얄미운 어린 말괄량이 같다면서 내 볼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기 시작했다. 내가 아픈 것도 모르고 마냥 웃자 곧 엘사도 따라 웃더니 이따가 꼭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식사 후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학교에서 종일 조용하고 심심했던 탓이었을까, 이런 여유로움 마저 재밌게 느껴졌다. 느긋한 티타임까지 끝내니 몸이 나른해졌다. 그대로 소파 위에 얌전히 누워있다가 엘사가 대뜸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


"안나, 지금 같이 씻을래?"


마침 좋은 입욕제가 있어. 그러더니 엘사는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나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더니, 빠르게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어느새 욕조가 물로 가득 차고 수증기가 올라오자, 엘사는 콧노래를 부르며 욕조에 입욕제를 풀기 시작했다. 대체 평범한 입욕제를 푸는 게 뭐가 그리 기쁜 일인지, 엘사는 빨리 들어오라며 나를 잡아당겼다. 그 손에 이끌려 따스한 물에 가만히 몸을 담고 있으니 그래도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듯했다. 입욕제가 전부 녹아 없어질 때쯤, 욕조 위로 무언가 둥실하고 떠올랐다. 불투명한 둥근 통이었다. 그 안에는 무언가 들은 듯,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게 뭐냐고 묻자 엘사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열어봐."


"뭔줄 알고 열어?"


"그럼 이따가 열던가."


결국 샤워를 끝낸 후에 거실에 앉아 통을 열기로 했다. 내가 의심스러워서 선뜻 열지 못하자 엘사는 빨리 열어보라며 보채기 시작했다. 그 등쌀에 밀려 통을 조심스럽게 열자 그 안에서 반지가 나왔다. 반지? 안에 들어있던 것의 정체는 반지 2개였다. 커플 반지야? 내가 고개를 돌리며 묻자 엘사는 그제야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엘사는 내 손에서 반지 하나를 가져가더니 곧바로 내 약지 손가락에 끼워주기 시작했다. 반지를 껴주고 내 손가락을 매만지던 엘사는 사귀는 주제에 제대로 된 반지 하나 없는게 마음에 걸려 몰래 준비했다면서, 누군가에게 처음 해보는 선물이라서 더 설레고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


"안나, 이번엔 네가 껴줘."


"알았어."


나도 남은 반지 하나를 엘사의 약지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이런 선물은 예상도 못했는데, 정말 고마워. 나는 엘사를 꼭 껴안으며 그녀의 볼과 입술에 고마움의 키스 자국을 남겼다.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있을 수 있을까, 내 대답은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랬다. 포옹을 끝내자 엘사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갑자기 왜 그래, 엘사? 왜 우는 거야? 너무 뜬금없는 눈물에 당황스러워서 내가 어찌할바를 모르자, 엘사는 눈물을 닦으며 그냥 좋아서 우는 거니까 너무 그렇게 당황하지 말라며 역으로 나를 진정시켰다.


"근데… 좋아서 우는건 내가 그래야 하는 거 아냐?"


"꼭 선물 받은 쪽이 좋아서 울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


"그래도…."


"내가 울어서 그렇게 걱정됐어? 엄청나게 당황스러워하던데."


"그거야 물론 너가 갑자기 우니까… 그래서 그랬지."


엘사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아까 모습이 어땠는지 야냐며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하지 마!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당황스러워하던 내 흉내를 따라하며 놀리는 엘사와 결국 실랑이를 벌였다. 그만 하라니까? 실랑이를 벌이고 내가 화를 내도 엘사는 한참동안 웃더니 그제야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나 놀리는게 그렇게 재밌어?"


"응."


엘사는 눈에 맺힌 눈물을 닦고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대체 뭐가 그리 웃겨서 저러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 먹은 쿠키에 문제가 있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사람이 미칠 수가 있나? 가만 생각해보면 엘사가 원래부터 정상은 아녔지. 엘사, 대체 뭐가 그렇게 웃겨? 응? 내가 묻자 엘사는 그제야 웃음을 멈추더니 오늘 하루가 너무 즐겁고, 조금 전 내 모습도 우스꽝스러워서 그랬다며 기분 나빠하지 말라했다.


"기분은 안 나쁜데… 네가 그리 미쳐있는 거 보면 아무래도 아까 먹은 거에 마약이라도…."


"오, 들켰네! 명탐정이시네요, 안나 그라니아 씨?"


"진짜야? 아니지?"

"진짜겠어? 순진하긴."


"후…."


내가 한숨을 내쉬며 골머리를 앓자, 엘사는 나를 껴안고 키스를 하더니 아까 저녁에 말한 것은 어떻게 할 거냐 묻기 시작했다.


"아…."


"뭐야, 아직도 고민하는 거야? 이게 그렇게 고민할 일이야?"


"아냐, 결정했어."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음… 할래. 너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래."


엘사는 내 말에 화색을 띠더니 오늘 하루는 정말 행복하고 기분 좋은 날이라면서, 반드시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고 했다. 그리고 다시 입가에 느껴지는 촉촉하고 뜨거운 그녀의 감촉이 내 입술을 휘감았다. 정말 인생 최고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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