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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좆같은 이웃 21

EA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2 22:27:12
조회 592 추천 4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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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같은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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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설주의



2학년 생활도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1학년 시절보다 더 정신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지낼만했다. 딱히 얼굴을 붉히고 싸울 사람도 없고, 되려 분위기는 작년보다 더 재밌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지금 나한테는 엘사가 있으니까.


"오늘은 뭐하고 놀까?"


며칠 후, 어김없이 우리 집에 놀러온 엘사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을 했다. 한참 고민을 하던 엘사는 손뼉을 치더니 저번에 하다 말았던 공포게임을 하자고 권했다. 겁도 많은게 무슨 공포게임?


"너 또 나만두고 도망가려고?"


"이번엔 안그럴게. 꼭. 약속이야."


나는 평소 무서운 것이라면 뭐든지 꺼려하는 엘사가 대뜸 내게 공포게임을 하자고 권하는게 찝찝했지만, 할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 그녀의 바람대로 저번에 하다 멈춘 공포게임을 시작했다.


"진짜, 진짜로 안 도망갈 거야?"


"안 그런다니까!"

평소보다 의기양양하고 장난끼 가득한 얼굴이 걸린다. 뭐, 그렇다고 무슨 꿍꿍이냐고 물어봤자 제대로 답도 안할테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역시나 엘사는 조금 지나서 내 품에 안겨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러고 있을 거면 대체 왜 하자고 한 거야?


"엘사, 그렇게 무서우면 그냥 다른 거 하자."


"아니야, 괜찮아."


"괜찮은 거 맞아?"


괜찮은 사람이 얼굴을 내 품에 묻고 벌벌 떨면서 있는게 말이 되나. 그래도 겁먹은 아기 고양이처럼 내 품에 안겨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애써 괜찮은 척 하는 엘사를 두고 계속 게임을 이어나갔다. 그 상태로 얼마나 게임에 집중했을까, 뭔가 낌세가 이상하다.


"엘사?"


내가 불러도 대답이 없다. 내가 집중한 사이에 도망쳐버린 거야? 이런 거짓말쟁이가 다있나.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게임은 왜 하자고 한거냐고. 나는 엘사를 찾으려고 게임을 일시중지 시켰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는데 나는 그 날 정말 무서운 경험을 했다.


"엘… 으아!"


내 옆에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쓴 무언가가 앉아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있는 게임 패드를 그대로 그 쪽을 향해 힘차게 던져버렸다. 이내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짧은 신음이 흘렀고, 이불이 천천히 소파 밑으로 흘러내렸다. 나를 놀래킨 범인, 그 이불 안에 들어있던 것은 바로 엘사였다. 엘사는 내가 던진 패드에 제대로 맞은 듯, 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뭐야, 너였어?"

"그걸 왜 사람 머리에 던져! 미쳤어?"


"야! 가뜩이나 무서운데 왜 그 지랄을 하고 있어!"


결국 나는 엘사와 자리에서 일어나 누가 잘못이다를 두고 싸우기 시작했다. 이런걸로 싸우는게 유치할 법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나름 중대한 문제의 싸움이었다. 서로 밀면서 말다툼을 하다가 내가 그만 발이 걸려서 엘사 위에 그대로 올라타 버렸다. 근데 이 상황은… 아, 너무 부끄럽다. 나는 황급히 일어서서 엘사와 멀어졌고, 엘사는 나를 보더니 왜 혼자 넘어져놓고 얼굴이 빨갛냐며 놀리기 시작했다.


"이, 이상한 소리 하지마!"


"내 위에 넘어져서 좋았어?"


으으, 저 징그러운 능구렁이 같은년. 나는 닥치고 저녁이나 먹자했고, 엘사는 요리를 또 내가 해야하냐며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 내 파스타 안 먹어봤구나."


"굳이 먹긴 싫은데."


눈치가 쓸데없이 빠르다. 엘사가 저번에 내가 만들었던 파스타 괴물을 두 눈으로 봤다면 정말 기절했을텐데. 나는 귀찮으면 간단하게 피자나 시켜먹자 했고, 엘사는 장난이니까 식탁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오늘은 무슨 요리를 만드나 궁금했는데, 엘사가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 오늘 요리는 라자냐라고 소개를 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다음에 열심히 요리에 집중하는 저 뒷 모습. 아, 시발 존나 섹시해!


"주문하신 라자냐 나왔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엘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라자냐를 완성해서 내 앞에 놓아주었다. 나는 바로 포크로 떠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했다. 맛은 뭐,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다. 나도 요리만 잘 했으면 엘사한테 보기좋게 음식을 대접했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엘사는 내가 잘 먹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며 웃음을 짓곤 했다. 우린 조용히 라자냐를 먹으며 담담한 대화를 나누었다.


"엘사, 고등학교 졸업하면 뭐하고 살 거야?"


"뭐하긴, 너랑 살아야지."


아무래도 괜히 시작한 대화같았다. 근데 이미 물을 엎질러 버려서 순식간에 트여버린 엘사의 말문은 쉽게 멈출줄 몰랐다. 갑자기 나를 보더니 나중에 캠퍼스 커플을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의 사심이 가득 담긴 소망을 얘기했다.


"꿈 깨."


대학교까지 능구렁이 엘사한테 붙잡혀 살면 내 인생은 정말 뭐라 말하기도 싫다. 내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엘사는 실실 웃으며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만들 것이라 했고, 나는 해볼테면 해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고등학교 졸업식 전까지 마음을 돌려놓겠어."


엘사는 굳은 다짐과 함께 식사를 끝냈고, 이어서 나도 식사를 끝냈다. 단란한 시간을 보낸 다음에 나는 소파에 앉아 TV를 봤고, 엘사는 설거지를 끝낸 다음에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머리카락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간지러운 느낌, 보드라운 그녀의 손길에서 느껴지는 감촉, 내가 고개를 돌리자 엘사의 손은 자연스럽게 내 뺨을 쓰다듬으며 내려갔다. 엘사는 그 상태로 가만히 있더니 내 뺨에 양 손을 올리더니 조용히 키스를 했다.


"맨날 나만 보면 이러는 구나."


"솔직히 좋잖아. 나도, 너도."


그리고는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진짜 너무 예쁘고 섹시하다. 기회만 되면 엘사를 데리고 이 사람이 바로 제 애인입니다! 라고 전 세계에 소리치고 다니고 싶을 정도다. 그런 소중한 나만의 엘사를 내 옆에 꼭 껴안고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 나는 늘 그래왔듯이 엘사와 함께 샤워를 했고, 언제나 당연하게 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캠퍼스 커플이라… 글쎄, 지금 생각해보면 괜찮고 좋은 것 같아. 대학교 졸업 후에 아마 결혼 반지는 엘사가 먼저 내미려나?



어느 덧, 벌써 아침이 되었다. 요즘은 알람 시계가 아니라 엘사가 다정하게 나를 깨워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엘사는 아침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간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건 당연한 소리지만, 예전에 내가 사먹었던 샌드위치보다 훨씬 속도 알차고 맛도 있었다. 식사를 끝낸 후에는 같이 욕실로 들어갔다.


"우리 이러고 있으니 부부 같아."


"음… 부부?"


"응. 한 7년 후에도 같이 이러고 있으면 좋을텐데."


생각해보니 딱히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결혼까지 한다면 지금보다 더 재미나게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그 말에 조용히 있다가 웃음으로 대답했다. 내 미소에 엘사도 웃으며 빨리 졸업하고 결혼을 하자며 이른 고백을 했다. 반지도, 드레스도 자신이 할테니 받아만 달라면서, 평생 같이 살자고 했다. 이런 고백을 받으니 기분이… 뭐라 설명을 해야할까, 일단 좋긴 좋은데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빨리 말해줘."


"음…."


갑자기 결혼 고백이라니,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사귄지 얼마나 됬다고 결혼까지 생각을 하는 거야? 엘사의 진도는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엘사의 계속되는 독촉에 나는 결국 알겠다고 대답했다. 엘사는 그러더니 나를 껴안더니 연신 내 볼에 입술을 맞추며 기쁨을 표현했다. 버스 안에서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애들도 다 보고 있잖아! 결국 학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나는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부끄러워 미치겠어, 정말로.


"우리 엘사랑 안나가 요즘 집에서 어떻게 지내길레 아침부터 손을 잡고 지랄이 났을까?"


교실에서 나랑 엘사가 손을 잡고 딱 달라붙어 있는게 메가라의 눈에는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사귀는 사인데 신경쓰지 말라며 톡 쏘아붙여 말했다. 마침 사귄다는 얘기가 나오자 이 떡밥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물은 오로라는 둘이 키스말고 더 해본 것은 없냐며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없는데 왜 그런걸 물어봐?"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런 떡밥을 물어버린 또 다른 물고기, 화이트가 너희 둘이 키스에서 멈췄을리가 절대, 죽었다 깨어나도 없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으라고 했다. 내가 말하려던 찰나, 잠시 얌전하게 앉아있던 엘사가 나를 가로채고 먼저 말을 했다.


"사실… 침대 위에서 안나를 덮쳤던 적이 있는데, 안나가 거절해서 하지 못했어."


"야!"


내가 진짜 엘사때문에 미치겠다!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엘사한테 그걸 말하면 어쩌냐며 화를 냈고, 엘사는 나를 보더니 쿡쿡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할 뻔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았다며 급히 수습에 나섰다. 그 소리를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벨은 나한테 다가오며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수습 안해도 이해할테니 걱정말아."


"내가 지금 걱정 안하게 생겼냐고…."


미치겠다. 나는 엘사를 만난 이후로 벌써 몇 번이나 미친 것일까. 메가라는 하지 않았어도 이미 선을 잔뜩 넘었다면서 나를 보고 엘사 관리 좀 잘했으면 좋겠다며 충고를 했다. 관리라니, 엘사한테 관리? 말같지도 않은 소리.


"그러려고 해도 엘사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 어쩔 수 없단 말야."


내 말에 화이트는 그럼 이왕 홧김에 시원하게 저질러 버리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제인이 그녀의 뒷통수를 치며 지금 그게 할 소리냐며 화를 냈다. 엘사는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평온함을 유지하며 자신이 알아서 잘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정말 그럴 자신 있어?"


"당연하지!"


오로라의 말에 엘사는 다부지게 말하며 자신감을 표현했고, 오로라는 딱히 믿기는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궜고, 벨은 엘사때문에 많이 피곤하겠다며 멋쩍게 웃기 시작했다.


"좀 그래…."


내 말에 엘사는 피곤하지도 않으면서 피곤한 기색 내지 말라며 나를 껴안았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젠 익숙해져서 그렇게 피곤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가끔씩 엘사가 짓궂게 행동할 때마다 약간 피곤하긴 하지만….


"엘사, 나 힘들어…."


오늘 학교 생활도 장난 아니게 정신 없었다. 점심시간동안 엘사가 그동안 나랑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 풀어놓는 바람에 더 그랬다. 집에 도착해서 나는 엘사를 껴안으며 빨리 졸업을 해야 편할 것 같다며 한탄을 했다. 엘사는 웃으면서 이제 2학년이니까 조금만 참자고 말했다. 조금이라, 글쎄? 이거 조금 맞아?


───


빨리빨리 가지고 오고 싶은데 맨날 늦네...

그래두 봐주는 쥬미들 너무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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