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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16

토익520점(110.46) 2020.08.21 12:07:27
조회 398 추천 41 댓글 10

원문: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16/Only-One-Year



16. Dates



종이 올리자 모든 학생들은 집을 챙겨서 교실을 떠났고, 엘사도 친구들을 따라 식당으로 가서 평소에 앉던 테이블에 음식을 들고 앉았다.



"그래서, 우리 아이스퀸께서 최근 복싱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하던데?" 그 말을 들은 엘사의 얼굴이 플린에게 홱 돌아갔다. 뭐라고...? 엘사는 라푼젤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했는지 눈빛으로 물었고, 라푼젤은 그저 부끄러워할 뿐이었다. 올라프의 얼굴을 보니 쟨 모르는 것 같네...



"플린이... 요새 왜 내가 너랑 같이 헬스장에 안 가는지 궁금해 해서 말야... 그래서 그냥, 넌 이제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헬스장에서 만난 새 친구랑 복싱을 하고 싶을 때만 헬스장에 간다고 말했어." 혹시 라푼젤이 이것 때문에 삐진건가?



"그래서, 대체 어떤 친구야? 우리한테 한 번도 안 알려줬잖아." 올라프는 짜증을 내며 물었다. 맙소사, 오늘 질투 데이라던가 뭐 그런거야?



"그냥 나한테 복싱을 가르쳐주는 20대 남자야. 당연히 복싱을 배울 때 수강료를 낼 생각도 없고 복싱체육관에 다니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까, 이렇게 배우는게 가장 좋을 것 같아서 말야."



"그래서, 그 친구 이름은 뭐야?"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에반. 사실 별로 좋은 친구 못 될 것 같아."



"그쪽 생각은 다를걸? 아마 그 이상이 되길 원할거고." 엘사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기 싫어했다. 이미 엘사에게는 고민거리가 충분히 많았다.



"맞아, 사실 하는 행동을 보면 뻔하거든. 그래도 난 걔한테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 그럴 일 없어, 애초에 걘 24살이니까 말야."



"스물넷?! 혹시 걔는, 미성년자랑 사귀는 게 불법이란 것도 몰라?"



"글쎄, 어쨌건 엘사는 몇 주 후에는 18살이되잖아." 아, 플린 고마워. 정말 도움이 되네.



"당연히 걔도 알고 있겠지만 신경 안 쓰는 것 같던데? 그래도 말야, 아까도 말했듯이 난 전혀 걔한테 관심이 없어."



"그러시겠지. 우린 이제 예전처럼 자주 대화를 나누지도 않잖아? 심지어 나한테 숨기는 것도 많아졌고. 대체 왜 아직도 복싱을 배우는 거야? 다른 꼬마라도 두들겨 패주려고?" 올라프는 거의 화를 낼 지경이었다.



이건 선을 넘었다.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젠장, 대체 얘가 왜 이러는 거야? 엘사는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하며 자신을 바라보는걸 느끼면서 식당밖으로 나갔다. 마당에 있는 벤치에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자니,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최소한 올라프한테 좆까(fuck off)라고 말해놨어야 했는데. 혼자 이렇게 나와봐야 외롭고 배고플 뿐이잖아.



엘사는 몇 분동안 머뭇거리다가, 이게 바보같은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전화를 꺼내 여동생에게 전화했다.



"안녕, 언니!"



"안녕, 안나. 벌써 점심 먹었니?"



"아니! 지금 학식 먹으러 가는 참이었어."



"혹시 오늘 같이 점심 먹지 않을래?"



"어... 난 상관없는데...? 아니, 내 말은 좋다구! 지금 당장 친구들한테 말해야 겠어. 어디서 먹을지는 문자로 알려줘!"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엘사의 가슴에는 벌써 후회가 차올랐지만, 혼자서 쓸쓸하게 점심을 먹을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자기 친구들에게로 돌아갈 수도 없었고. 애초에 안나가 너무 보고 싶은 걸... 엘사는 지하철역 근처의 레스토랑을 검색한 후 여동생에게 주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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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깜짝 놀라면서도 즐거웠지만, 동시에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언니가 이런 적은 없었는데...



"미안, 얘들아. 오늘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안나는 미안한듯이 미소지었다.



"응? 혹시 데이트라도 있어?" 에리얼은 언제나 이런 쪽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 했다.



"당연히 아니지! 그냥... 다른 사람이랑 먹어야될 것 같아."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안나는 자기 언니의 정체를 숨기고 싶어했다. 아마 친구들도 이런 비밀을 좋아할 거니까 말야.



"오, 이거 정말 의심스럽네. 그래도 뭐 가야한다면 어쩔 수 없지. 데이트 재밌게 보내!" 안나는 얼굴을 붉히고 빠르게 학교를 나섰다. 언니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문자로 날아온 주소로 가서 언니를 만나니, 지하철역 바로 옆의 작은 레스토랑이었다. 그녀는 언니를 껴안은 후 함께 테이블에 앉았다.



"그래서, 왜 갑자기 부른거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엘사는 부끄러운듯 목소리가 내려갔다. "응... 점심 먹으려던 중에 올라프랑 싸우고 그냥 나왔어. 물론 이게 바보같다는 건 알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떠난 후에 바로 돌아가는 건 더 부끄럽잖아?"



안나는 키득거렸다." 맞아, 그러면 진짜 우스꽝스러울 거야. 그래도 이건 약속해 줘... 만약 올라프가 언니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해도, 절대 때려눕히진 않을 것. 이번에는 절대 안 돼!"



엘사는 그걸 듣고 깔깔거렸고, 곧이어 둘은 음식을 주문했다. 엘사는 싼 메뉴를 고르려고 고민했지만, 학교식당에 비하면 하나같이 훨씬 비싼 것 뿐이었다.



"왜 싸웠던 거야?"



"24살짜리 남자가 나한테 대쉬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화난 것 같더라?"



안나 역시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남자한테 관심 없다고는 말했어?" 그렇지? 맞다고 해줘. 혹시 언니는 바이(양성애자)인가? 그렇게 연상의 남자가 언니랑 사귀는 건 정말 싫잖아...



"말했어. 그래도 계속 질투하는 것 같더라."



"올라프한테 말하는 게 어때?" 안나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속삭였다. "언니는 남자들한테는 관심이 없다고 말야."



엘사는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어쩌면 그렇게 말해서 잘 풀릴지도 모르지. 근데 헬스장의 걔한테도 똑같이 말했는데 별 효과 없더라니까? 아마 에반은 내가 마음을 바꾸거나 취향이 바뀌길 기다리는 건지도 모르지. 그보다 넌 어떻게 지냈어? 오전은 잘 보냈니?"



둘은 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했고, 안나는 이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물론 안나는 언니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좋아했지만, 단 둘이서 레스토랑에서 보내는 건 전혀 다른 느낌의 행복함이 느껴졌다. 마치 데이트 하는 것 같잖아...? 이 생각이 머리속에 스치자 안나의 뺨에 홍조가 피어났다.



식사를 끝내고 둘이 헤어질 때, 안나는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을 담아두기만 할 수 없었다. "정말 재밌었어, 언니. 나중에 또 불러줘! 습관처럼 자주 이러면 좋을 정도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어떨까?"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정말 좋았어... 그래도 매주 이러기엔 너무 비싸지 않을까?"



"그러면 좀 더 싼 곳을 찾으면 되겠네!" 안나는 어떻게 하면 엘사가 자기 부탁을 들어주게 만들지 알고 있었고, 그저 가장 귀엽게 미소짓기 시작했다.



"응, 맞아. 좀 더 싼 곳을 찾으면 되겠네." 참 쉽다니까! 안나는 학교로 돌아갈 때 까지 계속 생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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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학교에 돌아갔을 때쯤 충분히 마음을 가라앉혀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 할 마음의 준비가 끝났었다. 다음 수업까지는 10분밖에 안 남았지만 저 멀리 안뜰에 친구들이 있는게 보였다. 엘사가 친구들에게 다가가자, 처음에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지만 곧 올라프가 입을 열었다.



"저기, 엘사. 아까는 미안해.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됐어."



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냐, 괜찮아. 나도 너무 과민방응 한 것 같으니까."



플린은 낄낄댔다. "맞아, 진짜 놀랐다니까? 어디 갔던거야?"



"잠깐 밖에. 바로 돌아가는 건 바보같아 보이잖아? 배도 고팠고. 그냥 안나랑 만나서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왔어." 라푼젤은 마음에 안 든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네 말도 맞는 것 같아, 올라프. 최근에는 거의 같이 놀지도 못 했잖아? 아 물론 새해 이브는 제외하고." 솔직히 말하면, 저번주 주말 이후론 안나를 돌보느라 너무 바빠서 올라프와는 이야기 할 시간도 없을 정도였다.



"아, 그러고보니까 말야!" 라푼젤이 끼어들었다. "이번주 토요일에 시내의 바(bar)에서 엄청 멋진 밴드가 공연을 한다더라? 다같이 가보는 게 어때?"



엘사는 평소에는 밴드에 관심도 없던 라푼젤의 행동을 의심스러워 했다. 맙소사, 나 혹시 피해망상에 걸린건가? "응, 괜찮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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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엘사의 의심은 틀리지 않았다. 라푼젤과 플린은 벌써 그 바에 다녀왔는지 엘사에게 드레스코드를 추천해주었고, 여지껏 엘사가 비슷한 것도 입어보지 않았던 종류의 옷들이었다. 라푼젤은 억지를 써가며 엘사에게 섹시한 옷을 입히려고 했고, 결국 엘사는 몸에 달라붙는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어야 했다. 혹시 라푼젤이 또 나를 레즈비언 바에 데려가는 건가? 아냐... 그러면 올라프랑 플린을 데려가진 않았을 거야.



그래서 엘사는 그냥 자기 친구를 믿고 친구들과 바 앞에서 만났다. 다 같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구석에서 서로 키스를 하고 있는 남녀 커플이 보였고 엘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레즈비언 바는 아니네. 그리고 적당한 테이블을 찾아 앉은 후 음료수를 주문했다. 몇 분이 지나자 작은 스테이지에 밴드가 올라왔고, 그걸 본 엘사는 왜 라푼젤이 자신을 데려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밴드의 멤버 중 한 명은 엘사가 이미 알고있는 사람이었다. 기다란 흑발, 에메랄드빛 눈을 가진 어두운 피부의 여자. 그렇겠지, 또 누가 있겠어? 물론 엘사 역시 에스메랄다에게 전화하려고 마음먹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안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뭘 못 했겠어? 여전히 그녀는 에스메랄다의 핸드폰 번호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엘사는 고개를 돌려 라푼젤을 쏘아보았지만, 라푼젤은 그냥 개구쟁이처럼 미소지으며 소리없이 '놀랐지롱!' 이라고 입모양만 만들어 보였다.



무대위의 에스메랄다는 가슴이 과할 정도로 드러나는 흰색 블라우스에, 보라색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탬버린을 들고 노래를 하는 그녀는 선정적으로 춤추기 시작했고, 그걸 본 엘사는 몇 달 전의 기억이 떠올라서 온몸에 열이 돌았다.



옆의 친구들을 돌아보자, 올라프와 플린은 멍하니 공연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라푼젤은 자신을 보며 웃음을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보였다. 젠장, 이렇게까지 해야 했어? 진작 이상하단 걸 눈치채야 했는데!



어느새 밴드는 공연을 멈추고 휴식시간을 가졌고, 어색한 조명 덕분인지 에스메랄다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 했다는 행운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젠장, 저 탬버린 든 여자 엄청 핫하잖아!" 안 됐네, 올라프. 너한테는 1%의 가능성도 없을 것 같은데 말야.



"맞아 진짜-" 플린이 뒷말을 이으려고 하자, 여자친구가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아야! 아니, 내 말은 그냥..."



"네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똑똑히 보고 있었거든?!"



"진정해, 자기야. 올라프가 먼저 마음에 든다고 말했잖아! 내가 관심이 있다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그들은 다시 한 번 음료를 시키고 몇 분 후 밴드가 다시 공연을 시작했다. 엘사는 조용히 음악을 즐기려고 하고 있다가, 우연히 에스메랄다와 눈이 마주쳤다. 몇 초간 엘사를 멍하니 바라보던 흑발의 소녀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고, 곧이어 엘사에게 윙크를 했다.



"맙소사! 방금 봤어? 쟤가 날 보고 윙크 했다니까?" 올라프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머리카락을 다듬기 시작하자 라푼젤은 웃겨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날 보고 윙크했어! 이건 나한테도 기회가 있다는 말이지? 그치? 맞다고 해줘!"



플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이쪽을 보고 윙크 하더라고. 아니, 자기야.. 내가 관심이 있다는 게 아니라..."



엘사는, 올라프의 착각을 보고 웃어야 할지, 아니면 잠시후에 밝혀진 진실을 두려워 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 라푼젤은 그저 너무나 재밌다는 듯이 웃기만 했지만 말이다.



사태를 더 악화시킨 건, 엘사와 눈이 마주친 이후로 에스메랄다의 춤이 더욱 선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탬버링을 치며 엉덩이를 흔들던 그녀가 자신과 계속해서 시선을 얽으려고 하자 엘사의 목이 타들어갔다. 갑자기 이 술집이 너무나 덥게(hot) 느껴졌다.



노래가 마침내 끝나고 밴드가 무대 뒤로 돌아가자, 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안나를 생각하면 에스메랄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거야.... 근데 그게 더 나은 게 맞긴 해? 그럴 리가 없지! 옆에서 올라프가 소리를 쳐서 고개를 돌려보니, 라푼젤이 그를 보고 히죽이는 게 보였다.



"와, 젠장! 걔가 오고 있어! 나한테 오고 있다니까! 행운을 빌어줘, 친구들." 올라프는 다시 한 번 머리를 정돈하고 어깨를 넓혔다.



어두운 피부의 미녀는, 계속 그랬던 것 처럼 엉덩이를 부드럽게 흔들면서 이쪽 테이블로 오고 있었다.



"안녕!" 그녀가 테이블에 앉은 사람 모두에게 인사를 하자 엘사는 안도감을 느꼈다. "우리 공연은 재밌게 즐겼어?"



엘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대신 올라프가 말을 받았다. "맞아, 진짜 멋졌어! 너 진짜 재능있는 것 같아. 내가 마실 걸 사줘도 될까?"



에스메랄다는 활짝 미소지었다. "당연하지! 너 정말 친절하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는 척 하더니, "아쉽게도 여기엔 남은 의자가 없네." 엘사에게 몸을 돌려서 바라보면서 "실례할게" 라고 했다.



엘사가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무릎위에 앉아서 다리를 꼬았다. "고마워." 혹시 얘는 부끄러움이란 게 없는 거야? 혹시 개인적인 거리(physical boundaries) 개념도 모르는 거야?



엘사는 올라프가 실망하는 걸 보고 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다.



그러고 있자니 무릎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 "그래서, 엘사. 내가 얼마나 네 전화를 기다렸는지 알아? 혹시 내 전화번호 잃어버렸어?"



엘사의 얼굴은 이제 불붙은 듯 타들어가고있었다. 젠장, 모두 앞에서 이러면 안 되잖아!



"오늘 널 찾아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뻐. 내가 널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상상도 못 할거야." 에스메랄다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엘사의 핸드백으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했다. "아, 그래도 다행이네. 아직 내 번호를 가지고 있잖아?" 잠시 후 에스메랄다의 핸드폰이 울리는 걸 보니, 자기도 엘사의 번호를 등록해두려는 듯 싶었다. 그 광경을 플린과 올라프는 얼이 빠진 듯 보고만 있었다.



에스메랄다가 백금발의 핸드폰을 다시 핸드백에 넣은 후 허리를 쓰다듬자, 엘사의 등에 전기가 내달렸다. "이제야 내가 전화할 수 있겠네. 난 내가 원하는 걸 포기하는 건 서툴거든." 에스메랄다는 엘사의 입술에 짧게 키스를 한 후 일어나고, 마지막으로 윙크를 하고선 자리를 떠났다. 엘사는 멍하니 엉덩이를 흔들며 떠나는 에스메랄다를 바라보고 있었고, 옆에서 미친듯이 웃는 라푼젤의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바라보자, 플린과 올라프가 여전히 입을 반쯤 벌린채 얼어붙어 있었다. 물론 라푼젤은 정반대로 배를 잡고 뒹굴고 있었고.



모두가 제정신을 차리기 까지는 몇 분이 더 걸렸다. 엘사의 뺨은 다시 흰색으로 돌아갔고, 올라프와 플린의 입도 닫힌 채 자기들이 본게 뭔지 이해한 듯 싶었지만, 라푼젤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후... 웃음이라도 멈춘 게 어디야?



라푼젤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미안, 엘사. 난... 이런 것 까지 예상한 건 아니었어! 그냥 네가 걜 다시 보고, 전화 할 마음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싶었지! 근데 쟤가 이렇게 까지.. 적극적으로 들이댈 줄은 몰랐어. 애초에 네가 있다는 걸 알아챌 줄도 몰랐고."



"젠장, 너희들 너무한 거 아니야?! 맙소사... 나 진짜 멍청하게 보였을 거야..." 올라프도 홍당무처럼 새빨개져서 불평을 했다.



엘사는 목을 가다듬고선 입을 열었다. "그... 이거, 다른 사람한텐 이야기하지 말아줄래?" 뭐, 더이상 얘들한테 숨길수는 없을 것 같네. 에반에 대해서도 더는 오해하지 않을 거고.



플린이 낄낄거렸다. "하하! 여자친구가 있다면 진작 말했어야지!"



"여자친구 아니거든..." 잠시동안 친구들은 엘사를 놀리면서 시간을 보냈고,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어떻게 만난거야?" 올라프는 여전히 멍해 보였지만, 플린은 이제 완전히 상황을 즐기는 듯 보였다.



"몇 달전에 라푼젤이랑 같이 레즈비언 클럽에 가서 만났어."



"뭐라고?!" 플린은 충격을 받아서 여자친구에게 몸을 돌렸고, 엘사는 짓궃게 미소지었다. 하, 이정도면 귀여운 복수지.



"미안해! 엘사의 비밀에 관한거니까, 너한테 말해줄 수 없었어. 그래도 뭐, 사실 레즈비언 클럽에 가서도 별로 성과는 없었다니까?"



"그래서, 라푼젤... 쟤가 밴드를 한다는 건 어떻게알았어?"


라푼젤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냥 인터넷으로 쟤를 검색했어. 아렌델에 에스메랄다란 이름이 얼마나 드문지 알면 놀랄 걸? 그냥 페이스북을 보니까 밴드를 하고 있더라고. 다른 글도 보니 오늘 밤에 공연을 한다는 것도 나왔고."



올라프도 마침내 입을 열었다. "후... 최근에 우리한테서 멀어진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어? 뭐, 라푼젤은 빼고 말야."



엘사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 말이 맞다고 거짓말 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적어도 여동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진실을 말할 순 없으니까.



"응... 부분적으론 그래."



"전화번호 받았다면서? 왜 진작 전화 안 했어? 나라면 바로 전화했을 건데!" 플린은 곧이어 날아오는 여자친구의 응징에서 몸을 지켜야 했다.



"잘... 모르겠어. 쟤는 좀...." 싸보이지 않아? "너무 과감하지 않아?"



"뭐 어때? 어쩌면 그게 너한테 필요한 건지도 모르잖아? 넌 항상 너무 꽉 막히고 진지하잖아. 아, 물론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야."



제발, 엘사!" 라푼젤은 거의 애원하듯이 말했다. "그냥, 시도라도 해 봐! 너한테도 도움이 될 거라니까?"



"뭐,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다시 친구들에게 잘 해주면 되겠지. 예를 들어 섹시한 여자의 전화번호를 공유한다던가?" 올라프가 말을 덧붙이자 라푼젤이 그를 째려보았다.

"그냥 농담한거야, 화내지 마! 내 생각엔 전화라도 해 보는게 좋을 것 같아, 엘사." 올라프가 덧붙이는 말에 엘사는 깜짝 놀랐다. 네가 나한테 누군가랑 사귀라고 격려해주는 건 처음 아냐?



그들은 바에서 한동안 머물면서, 얼마나 올라프가 바보같이 굴었는지 농담을 하거나, 얼마나 엘사가 부끄러워했는지를 놀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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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올라프가 전화를 걸었다. "안녕, 엘사."



"안녕! 무슨 일이야?"



"별 일 아냐. 그냥 너한테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 혹시 여지껏 커밍아웃을 못 한 이유가 나 때문인게 아닐까 싶어서 말야."



엘사는 한숨을 쉬었다. "응... 그냥, 너한테 말하면 화낼 것 같았거든."



"맞아, 솔직히 말해서 그렇긴 했지. 근데 이제는 내가 뭘 하던간에 100%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아니까 마음이 좀 낫네."



엘사는 올라프와 이런식의 대화를 하는게 거북했지만, 아마 이 대화로 둘의 사이는 더 편해질 것이다. "미안해, 최근에 네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말야. 빨리 털어내길 바랄게."



"내 걱정은 마! 금방 잊을 수 있겠지. 그리고 진심으로 말하는 건데, 이 기회를 놓치지 마. 그렇게 멋진 여자는 쉬게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말야!"



"고마워, 생각해 볼게."



그 후 며칠간 에스메랄다는 엘사에게 두 번 전화를 했지만 엘사는 받지 않았다. 그래서 에스메랄다는 다른 전화번호로 엘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엘사가 전화를 받게 만들었다.



"하! 언제까지나 날 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후... 전화 안 받아서 미안해."



"이러지 마! 왜 날 피하려고 하는 거야? 예전이랑 똑같은 거야? 또 그 베스트 프렌드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거야?"



"응." 사실은 여동생이지만 말야.



"이제 슬슬 포기할 떄도 되지 않았어? 물론 걔가 예쁘긴 하지만, 옆에서 보니 의심할 여지가 없는 스트레잇 이던데?"



"응, 나도 잘 알고 있어."



"네가 다른 사람하고 사귀지 않는다면, 평생 걜 포기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일단 나랑 데이트라도 해보자니까? 저녁을 먹거나, 뭐 그런거. 착하게 굴테니까 제발!"



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모두가 나한테 이렇게만 말할까... 물론 엘사는 육체적으로 에스메랄다에게 끌리고 있었지만, 엘사는 그녀를 좋아하진(like) 않았다. 글쎄, 적어도 에스메랄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잖아? 잘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심지어 얘는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잖아? 엘사는 자신이 떠나기 전에 남은 몇달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여덟달. 그리고 겨울방학 동안 안나에게 키스할뻔했던 사건을 생각했다. 어쩌면, 에스메랄다가 도움이 될 지도 몰라. 운동이 도움이 된 것 처럼 말야.



하지만 여전히 안나를 잊기 위한 도구로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건 끔찍하게 느껴졌다.



"에스메랄다, 내가 지금 짝사랑하는 상대를 잊을 수 있을거라곤 약속할 수 없어."



"괜찮아, 내가 뭐 너한테 프로포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데이트나 하자는 거지. 너만 괜찮다면 좀 더 진도도 나가고."



"좋아... 그러면 언제가 좋아?"



"금요일 밤? 토요일은 밴드가 있거든. 내가 널 데리러 갈 테니까 나중에 주소 알려줘!"



엘사는 에스메랄다가 자기보다 연상이란 걸 깜빡 잊고 있었다. "응, 나중에 문자 보내줄게. 그럼 금요일 날 봐."



"나중에 봐, 예쁜아!"



그리고 몇 분 후 안나가 방으로 들어왔다. "안녕, 언니! 내가 뭘 했는지 알아? 우리가 매주 데이트 할 장소를 찾아냈지롱!"



엘사는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데이트라고 하지 말아줘, 제발...



"학교 식당이랑 거의 가격도 차이 안 나고, 가깝기까지 해. 화요일마다 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언닌 어떻게 생각해?"



엘사는 열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엘사는 그것만으로도 전화 건너편의 상대를 속이는 것 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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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오역 지적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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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55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1 286
1123622 오후갤먹 ㅇㅇ(223.38) 12:54 6 0
1123621 잠이깬 거시애오 ㅇㅇ(223.38) 05:44 8 0
1123620 격하게 밤샌 다음날 [1] ㅇㅇ(222.233) 00:07 26 0
1123619 일요일이야 ㅇㅇ(110.47) 06.01 11 0
1123618 이거 몬가 떠난 설쥬미와 설갤 같음 [4] ㅇㅇ(110.47) 06.01 42 0
1123617 눈이 퀭~ [1] ㅇㅇ(110.47) 06.01 13 0
1123616 안줌 술버릇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6 0
1123615 엘사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0 0
1123614 오타쿠짓하다 발견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55 1
1123613 구케엘 이제 디아블로4 하냐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5 0
1123612 안나는 평생 공주하고 엘사는 여왕하자 [1] ㅇㅇ(223.38) 06.01 30 0
1123611 맨날 카멜레온 같이 아이피 바뀌더니 ㅇㅇ(223.38) 06.01 17 0
1123610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9 0
1123609 설...하... [1] ㅇㅇ(211.234) 06.01 15 0
1123608 왜 6월임 ㅇㅇ(221.143) 06.01 13 0
1123607 엘산나 언제까지 애틋할거야 ㅇㅇ(223.38) 06.01 19 0
1123606 아 미친 6월 첫글을 잊다니 ㅇㅇ(110.47) 06.01 17 0
1123605 6월첫글 차지해 ㅇㅇ(223.38) 06.01 17 0
1123604 이러다 뽀뽀할거같음 [5] ㅇㅇ(110.47) 05.31 69 11
1123603 정신 차리니까 벌써 금요일 ㅇㅇ(223.38) 05.31 16 0
1123602 엘산나갤입니다 ㅇㅇ(223.38) 05.31 17 0
1123601 맛점해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6 0
1123600 내 5월 어디감 [1] ㅇㅇ(106.101) 05.31 20 0
1123599 하 혐퀘 [1] ㅇㅇ(211.234) 05.31 20 0
1123598 5월도 안녕 ㅇㅇ(223.38) 05.31 19 0
1123597 5월 마지막의 첫글이노라 ㅇㅇ(110.47) 05.31 18 0
1123596 능력 혐오하는데 능력 없는건 싫은 엘사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9 5
1123595 아 맞다 쥬미들아 인스타펌글 올릴 때 조심해 [1] ㅇㅇ(110.47) 05.30 68 3
1123594 누가 이거 1이 안나고 2가 엘사랬는데 [2] ㅇㅇ(110.47) 05.30 57 0
1123593 설갤만큼 엘산나에 진심인 커뮤가 있냐 [1] ㅇㅇ(223.38) 05.30 40 0
1123592 모든 삶이 엘산나야 ㅇㅇ(223.38) 05.30 30 0
1123591 우중충한 날엔 빠와가 있는 노래를 들어야 해 [3]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40 0
1123590 설갤 덕분에 글도 써보고 [1] ㅇㅇ(223.38) 05.30 32 0
1123589 크으 이틀만 견뎌 ㅇㅇ(223.38) 05.30 20 0
1123588 그래서 대체 왜 목요일에는 다들 없는거임??? [2] ㅇㅇ(112.157) 05.30 38 0
1123587 핵정전의 목요일 ㅇㅇ(112.157) 05.30 20 0
1123586 설하 [1] ㅇㅇ(106.101) 05.30 21 0
1123585 소설이란걸 써본게 설갤이 처음인디 [3] 설갤러(221.145) 05.30 50 0
1123584 크윽 늦었다 [1] ㅇㅇ(223.38) 05.30 25 0
1123583 첫글접수 ㅇㅇ(110.47) 05.30 20 0
1123582 고요한밤 설갤러(118.43) 05.29 19 0
1123581 막글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20 0
1123580 코피 철철철 ㅇㅇ(110.47) 05.29 22 0
1123579 저 밑에 새의상 [1] ㅇㅇ(223.38) 05.29 34 0
1123578 후 빡센 오늘이었따 [1] ㅇㅇ(223.38) 05.29 28 0
1123577 엘사가 사라지는 꿈꾸는 안나 [2] ㅇㅇ(223.38) 05.29 46 0
1123576 설하 [1] ㅇㅇ(115.138) 05.29 18 0
1123575 오늘 유익한 악몽을 꿈 [2] ㅇㅇ(211.234) 05.29 3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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