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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공주와 해적 65화 - 죽음의 기술

ㅂ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14 16:58:38
조회 190 추천 15 댓글 11

링크 모음: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928443



65화 - 죽음의 기술



퍼엉


세 발째 쏘았다! 다음 장전까지 아직인가?!”


평소의 온화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맹렬히 기함하는 이두나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신무기에 불을 붙이다 움찔하는 라이더.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두나 님! 화포가 워낙 커서 재장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다급히 외친 허니마린이 서있는 곳은 척 봐도 엄청난 크기의 발사대에 노덜드라 사람들이 끝에 폭약이 잔뜩 매달린 거대한 화살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한나 녀석……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무시무시한 무기의 사용법을 익힌 거지?”


아마도 이런 거대한 무기는 처음 봤을 옐레나가 기막힌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글쎄, 듣기로는 어디 먼 동방에서 몇 백년 전에 만든 무기를 개량했다더군. 역시 크게 될 아이야.”


조금 다른 의미로 감탄하는 파비였지만, 두 사람 다 어쨌든 한나의 재능을 높게 사는 건 매한가지였다. 새삼 언제 조급했냐는 듯이 작은딸에 대한 대견함이 이두나의 가슴 속을 물씬 채웠다. 몸도 약한 아이가 언니를 따라 해적의 길에 들었을 때 걱정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아그나르 님, 놔두세요! 다리도 편찮으신 분이…… 저희가 하겠습니다!”


근처가 왠지 소란스러워진 걸 느낀 이두나가 신무기 쪽을 보자 아그나르가 불편한 다리를 어거지로 이끌고 직접 거대한 화살을 나르고 있었다. 저 양반이 또 무리를……!

내가 쉴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우리 딸들이 목숨을 걸고 우릴 위해 싸워주고 있는데……!”


힘든 게 눈에 빤히 보이면서도 이를 악물고 멈추지 않는 아그나르의 시선은 어째선지 눈앞이 아닌 저 먼 바다를 향해있었다바로 이곳 근해에서 모두를 지켜주고 있는 한나가 있는 곳을, 그리고 아득히 먼 아렌델에서 역시 싸우고 있는 엘사가 있는 곳을.


“……………….”


그렇게 생각하니 이두나의 발이 절로 떨어졌다 주저없이 남편의 곁으로 다가간 그녀가, 능숙하게 그가 힘들여 옮기고 있던 투사체를 함께 들어올렸다.


“………….. 이두나.”


같이 해요, 아그나르…… 딸들이 우리에게 복수할 기회를 준 걸 함께 감사하자구요.”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바로 저 멀리 보이는 침략자들의 깃발이 십수년 전 자신들의 왕국을 유린하고 짓밟던 모습이. 이두나가 나고 자란 나라는 사라졌고, 시아버지는 (비록 사이는 그닥 안 좋았지만) 전사했고, 사랑하는 남편은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부상을 입었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딸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겪어선 안될 일들을 겪게 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같은 깃발을 든 침략자들을 이제 성장한 그들의 딸들이 막아내려 하고 있다.


엘사와 한나는 과거에 연연하기보단 현재의 사람들을 살피며 미래로 나아가려 했고, 그런 그들이 이두나는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부모로서 이 싸움에 참가해, 그들 모두의 과거를 흉하게 얼룩지게 한 이들에게 되갚아줄 수 있는 것 또한 쉬이 얻을 수 없는 기쁨이었다.


그러니 해내고 말리라…… 저 간악한 자들에게, 그들이 지금껏 자행한 업보가 어떻게 되돌아가는지 손수 보여줄 셈이었다.


그래…… 그래야지.”


세월의 풍파가 느껴지는 아그나르의 얼굴이었지만, 이두나를 향해 미소짓는 그의 얼굴에는 예전과 똑같은 어떤 광채가 느껴졌다…… 한때 그가 언젠가 왕이 될 사람이었던 시절, 그가 성군이 될 거란 걸 믿어 의심치 않게 한 그 표정이.


그 과거를 되찾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딸들을 위한 또다른 미래의 길을 그들의 손으로 열어줄 시간이었다.


 

***

 


콰앙


-


물러나지 마라! 엘사 드레이크를 잡아라!”


이 쥐새끼들이! 우리 배에서 꺼져!”


질리지로 않고 계속 덤벼드는 위즐튼 수병들을 계속 총과 곡괭이로 쳐날리는 크리스토프. 회심의 낙석 공격으로 게일을 향해 달라붙는 적들을 상당수 차단했지만, 그래도 이미 기어올라온 적들의 숫자 또한 만만치 않았다.


-


조금만 더 버텨요! 곧 반격할 때가 옵니다!”


엘사 또한 직접 전선에 나서, 양손에 총을 하나씩 들고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잠깐, 안나가 안 보이는데……?


엘사, 공주님은 어디에-“


-


크윽……!”


카산드라!”


낯익은 목소리가 낸 낯선 신음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린 크리스토프. 거기엔 다리에 총상을 당한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은 카산드라와 그런 그녀를 지나쳐 가까이 있던 안나에게 달려드는 프랜시스의 모습이……!


아렌델의 공주….. 하다못해 너를 인질로 잡아서라도……!”


어딜 감히, 이 새끼가……!”


타앙-!


거의 본능적으로 놈의 등짝을 향해 피스톨을 한 발 갈기는 크리스토프였지만, 여러 척의 배가 부딪혀 마구 흔들리는 와중에 제대로 명중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겨우 놈의 허리춤을 스치는 정도였지만, 그 정도로 저 뼛속까지 무인을 저지하는 건 무리였다.


당사자인 안나는 위즐튼 수병 하나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놈이 근거리에서 그녀의 총에 맞지 않도록 붙잡은 상태로 드잡이질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프랜시스는 수병의 뒤쪽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안나가 놈이 다가오는 걸 확인해도 수병을 넘어서 그를 공격할 수가 없어……!


안나, 위험……….!”


평소의 경칭마저 생략한 채로 크리스토프가 내달리려던 순간, 한번의 거친 몸짓으로 안나가 위즐튼 병사의 손을 떨쳐내더니


타앙


……………?”


누군가에게서 얼빠진 소리가 나왔다. 위즐튼 병사? 프랜시스? 크리스토프 자신? 그건 알 수 없었지만, 누가 낸 소리였든 거기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만약 크리스토프가 낸 소리였다면, 그건 그가 안나로부터 훨씬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총소리와 동시에 그의 얼굴에까지 피가 튀었기 때문일 거다.


만약 위즐튼 수병이었다면, 그건 단지 영거리에서 총 한 발을 맞았을 뿐인데 그의 명치 아래쪽이 전부 산산조각이 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만약 프랜시스였다면…… 분명 총을 맞은 건 자기 앞에 있던 병사였을텐데, 어째선지 그의 배때지까지 갈기갈기 찢겨있었기 때문일 거다.


………. 허억?!”


안나! 괜찮아요?”


두 남자가 피를 토하며 처참히 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자기에게 달라붙은 적을 처리한 엘사가 사색이 되어 뛰어왔다.


, 괜찮아요……”


아무리 안나가 정신력이 강하다고 해도 눈앞에서 제 손으로 사람 둘을 한꺼번에 박살내고 그 피를 뒤집어썼는데 멀쩡할 리가 없었다. 만약 엘사가 얼른 부축해주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다리가 꺾였겠지.


, 으아아….. 프랜시스 부관님이 전사하셨다…..!”


, 도망쳐~~!!!”


모름지기 지휘관이 전사하면 멀쩡한 사기도 무너지게 마련인데, 안 그래도 상황이 불리해 최후의 발악 중이던 위즐튼 병사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배를 탈출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기 바빴으니, 대부분 고기밥이 되거나 단단히 독이 오른 엘사의 선원들에게 잡히거나 죽을 밖에.


하아…… 한나한테 목숨을 빚졌네.”


아직 멍한 표정으로 한나에게 받았던 총을 쓰다듬는 안나. 그렇게 큰 충격을 받고도 저 정도로 그치고 일어서는 것도 대단하지만…….


항상 한나의 발명품은 굉장하지만, 이번 건 특히나 더 그렇네요, …… ‘산탄총이란 물건은.”



- 작가의 변 - 


* 안나의 인벤토리에 '샷건'이 추가되었습니다 ^^ *


석궁맨 전ㅋ멸ㅋ 한놈은 낙석에 뚝배기 깨지고 한놈은 샷건에 개발살나고 ㅋㅋㅋ 내가 썼지만 참 참혹하게 보냈다 ㅋㅋㅋ


전쟁씬에 들어가니까 한나의 기술력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는 것 같네. 지금까지는 거의 우월한 함포 위주로 어필을 했다면, 이번엔 다이너마이트에 신기전에 샷건까지 ㅋㅋㅋ 도대체 어디까지 공순이 속성을 부여해버린거냐 나 ㅋㅋㅋ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라는 거! 아직 한나의 발명품이 취할 목숨이 많이 남았다고 ㅋㅋㅋ


자, 다음화에선 본격적으로 엘산나도 반격에 나설 시간이야! 내일 올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예고를 보자!



- 66화 예고: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 



엘사, 바람 방향이……!”


...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돌격 개시!”


...


, 멍청한 놈들! 알아서 접근전을 벌이러 와주다니!


...


이놈들아, 아직 싸움은 끝이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이 남아있지 않은가!”



70화 완결이니까 이제 딱 5화 남았네.... 그 안에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ㅋㅋ 건필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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