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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53

토익520점(110.46) 2020.10.12 19: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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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All-in



엘사는 곧바로 오로라를 밀쳐냈다. 얼마나 손에 힘을 줬는지 오로라는 곧바로 바닥에 엎어질 정도였다.



"씨발 지금 뭐하는 짓이야?"



땅에 쓰러진 소녀가 신음을 내뱉었다. "미안해... 이래도 괜찮을 줄 알았어."



"뭐?! 방금 만난 사람한테 경고도 없이 키스를 하는게 괜찮다고? 너 개념이 있는 거야?"



오로라는 얼굴을 미칠듯이 붉히면서 말했다. "미안해... 지금은 정말... 정말 부끄러울 뿐이야."



"당연히 그래야지!" 엘사의 분노는 가라앉지를 않았다.



"그래도 이럴줄은 몰랐어. 난 네가 좋아할 줄 알았고... 같이 멋진 시간을 보낼줄 알았는데..."



"이젠 충분해. 그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게 이거랑 관계가 있니?" 확실히 오로라는 굉장히 예뻤지만, 엘사에게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왜 그러는 거야, 너도 좋았다고 말하면 되는 거잖아!" 오로라는 바닥에서 일어나서 다시 한 번 침대에 앉으려고 했다.



"당장 내 방에서 꺼져! 안 그러면 걷어차버릴거야!" 엘사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있었고, 마침내 오로라도 자신에게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황급히 방을 나가서 문을 닫았다.



왜 이런 이상한 사람이 있는 거지? 대체 뭐 때문에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이 파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끔찍해져 가고 있어. 엘사는 더이상 아무도 들이지 않기 위해 문을 잠궜지만, 그러자마자 다시 한 번 노크가 들려왔다.





----------------



안나는 파티중에 모두의 앞에서 크리스토프와 키스를 했다. 그 후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학교에서의 소문과 다르게 크리스토프가 게이가 아니어서 놀랐다는 말이 계속해서 나왔다. 그 중 몇 명은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관계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지만, 눈 앞에서 키스로 증명을 하니 아무런 반박도 못 한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크리스토프와 키스를 하는 건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어,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고 연기하는것 뿐이었으니까 말이야. 뭐, 전혀 좋지도 않았지만 말야. 솔직히 말하면 다행이야. 키스를 했다고 해서 별로 어색해지지도 않았고, 쓸 데 없이 뜨거워지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속아넘어갔잖아? 안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언니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안나의 마음 한구석에선 엘사가 이걸 보질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동시에 다른 한구석에서는 엘사를 질투하게 만들어야 했는데 실패했다는 데 낙담하고 있었다. 만약 언니가 다른 누군가와 키스를 하는 걸 본다면, 내가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도 안 돼.



안나는 기억을 되돌려서 언니가 에스메랄다와 사귀던 때를 떠올렸다. 난 그 때는 왜 내가 그렇게 질투를 하는지도 깨닫지 못 했지. 이제는 진짜 내 마음을 알고 있으니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끔찍한 기분이 들 거야.



안나는 계속해서 언니를 찾으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자신과 크리스토프의 관계를 묻는 몇몇 친구들 때문에 방해를 받았다. 이들은 몇 번이고 둘의 관계가 가짜일 거라고 말을 했고, 그럴 때 마다 안나는 크리스토프와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했다. 나 점점 거짓말에 능숙해지는 것 같아... 별로 기쁘진 않네. 안나는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봤지만 여전히 언니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순간 머리속에서 오로라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스쳐지나갔고, 가슴속에 가장 끔찍한 생각이 솟아났다. 안돼, 안돼, 안돼, 언니는 그렇게 쉽게 유혹당하지 않을 거라고! 에스메랄다는 오로라보다 섹시한데다가 몇 번이고 유혹했지만 엘사는 절대 섹스하지 않았잖아! 그래도 어쩌면 지금쯤 서로 애무하고 있을지는 몰라... 그러던 안나의 눈에, 엘사의 방에서 나오는 오로라가 들어오자 혼란에 빠져버렸다. 안 돼, 안 돼! 이럴 순 없어!



안나는 곧바로 방문 앞으로 다가가서 앞에 멈춰섰다. 내가 곧바로 들어가야 할까? 아냐, 일단 노크부터 해야 할 것 같아. 제발 안에 없어줘, 언니! 안나는 그런 희망을 가진채 문을 두드렸지만, 잠시 후 문이 열리면서 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나의 눈은 언니의 입술로 향했고, 거기에 묻은 어두운 빛의 립스틱 흔적에 시선이 고정됐다. 안나는 자신이 오로라를 향해서 미칠듯이 분노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정작 느껴지는 감정은 절망과 외로움 뿐이었다.



안나는 자신이 끔찍할 정도로 이기적이란 걸 알면서도, 언니를 향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엘사는 내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다고 생각하잖아, 엘사라고 그러면 안 될 이유는 없잖아?



"괜찮니, 안나?"



"아니, 안 괜찮아!" 적어도 이번에는 거짓말을 안 했네.



엘사는 여동생을 방 안으로 들인 후 문을 닫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니?"



"무슨 문제인지 알잖아... 나 너무 질투나, 언니. 왜 언니는 모든 걸 포기하고 내 게 되지 않는 거야? 난... 난 그냥 우리가 행복해지길 원할 뿐인데. 언니가 다른 여자애랑 키스하는 걸 상상도 못 하겠어. 언니를 다른 누군가와 나누고 싶지 않아. 난 언니게 되고 싶어, 언니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 안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눈가가 젖어가는걸 느꼈고,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은 울음으로 변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봤어... 아까 방에서 오로라가 나가는 걸. 걔는 언니한테 관심이 있고, 게다가, 게다가 걔 립스틱이 언니 입술에 묻어 있잖아."



엘사는 재빨리 손등으로 입술을 닦아냈다. "걔가 나한테 억지로 한 거야, 난 걔를 쫓아냈고."



"정말이야?" 안나는 깊이 안도하면서 엘사에게 달려들어서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끌어안았다.



"정말이야, 아무 일도 없었어." 엘사는 여동생의 부드럽게 두드리며 안심시켰다. "너 진짜로, 내가 처음 만난 사람이랑 뒹굴거라고 생각했니?"



"미안해... 난 그냥 너무 무서워서..."



안나가 언니의 품안에서 몇 분을 보내자 마침내 진정됐는지, 티슈를 뽑아서 눈물을 훔칠 정도의 여유가 생겨났다. 고작 몇 분 사이에 분노, 절망, 안도를 순서대로 느끼고 나니, 이번엔 다시 한 번 분노가 피어올랐다. 어떻게 감히 내 언니의 입술을 훔쳐?



"이거 정말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니? 나도 네가 크리스토프랑 키스하는 걸 봤는데 말야. 심지어 넌 당연한듯이 받아들였잖아."



"아..." 정말 미안해... 그래도 언니도 내가 왜 이랬는지를 나중에 이해해 줄 거야. "그냥... 그냥 한 마디만 해줘. 그러면 크리스토프랑 헤어질게."



엘사는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안나는 인내심있게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말해 줘, 제발 한 마디면 충분해...



"아냐, 그럴 필요 없어. 솔직히 나도 힘들지만, 네가 크리스토프와 사귀는 건 잘 된 일이야. 넌 곧 날 잊을 수 있을 거야."



젠장, 왜 언니같은 천재가 이렇게 멍청하게 구는 거야?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섰다.





-------------------





그리고 2주일이 흐르면서 안나도 깨닫기 시작했다. 언니의 마음을 바꾸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 안나는 계속해서 크리스토프와 사귀는 척을 했지만, 안나가 본 건 언니의 마음이 바뀌는 게 아니라, 언니가 상처받기만 하는 것 뿐이었다. 동시에 계속해서 언니를 유혹하려고 시도했지만, 엘사는 계속해서 감정을 닫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할 뿐이었다. 엘사가 고등학교에서 왜 얼음여왕이라고 불렸는지 이해가 돼.



만약 언니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면, 계속해서 상처 입힐 필요가 없을까? 이게 전부 연극이었다는 걸 말해줘야 겠어. 언닌 절대 기뻐하지 않을거고, 어쩌면 영원히 나랑 안 보고 살지도 몰라. 그러면 우리 둘 다 외로움에 고통받으며 살겠지. 하지만... 언니가 원하는 게 이거라고 하잖아? 난 벌써 내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는데...



안나는 벌써 언니에게 모든 걸 말하려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그 전에 마지막으로 라푼젤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혹시라도 라푼젤은 다른 방법을 떠올리진 않았을까? 전화벨은 고작 두 번만 울렸다.



"안녕, 라푼젤."



"안녕, 안나. 별로 좋아보이는 목소리는 아닌데."



"하... 난 이제 끝났어.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해봤는데, 아무런 진전도 없이 서로를 고통받게 했을 뿐이야."



"아...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 해 봐."



그래서 안나는 모든 일을 이야기 했다. 꼬시기, 가짜 연인관계, 파티까지.



"난 언니한테 전부 말할 생각이야. 아마 우리는 따로 떨어져서 살게 되겠지만, 적어도 내가 다른 누군가와 사귀진 않았다는 걸로 언니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을 거야."



"벌써부터 포기해서는 안 돼, 안나..."



"그래도 나한테 어쩌라는 거야? 난 벌써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니까! 이제 와서 보면, 언니는 고통 받는 걸 즐기는 건 아닐지 의심될 정도야."



"나한테 마지막 방법이 있어. 엘사가 미칠듯이 질투가 심한 건 알지? 네가 남자친구랑 섹스하러 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어때?"



"그럼 언니가 정말 상처받을 거야."



"일단... 내 말을 들어 봐. 네가 그렇게 했다가 잘 안 풀리면 전부 말하면 되는 거지. 만약 잘 된다면? 고작 몇 분 동안의 고통과 슬픔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는 있지 않아?"



"그건... 그런 것 같아. 내가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지?"



"잠깐 생각 좀 해볼게..." 안나가 몇 초를 기다리자 라푼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핸드폰으로 네 친한 친구랑 이야기하는 척을 하는 거야. 물론 엘사가 이걸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여야 해. 전화를 하면서, 오늘 밤에 섹스를 하러 가는 걸 말하는 거야. 그리고 오늘 밤에 나갈 거라고, 나중에 엘사한테 이야기 하는 거지. 그리고 엘사가 널 멈춰주길 기도해."



"어... 알았어."



"너만 괜찮다면 내가 전화 상대를 맡아줄게. 아마 혼자서 이야기하는 척 하는 것 보다는 쉬울 걸?"



"응, 좋아. 그렇게 해볼게."



"지금 엘사가 어디 있는데?"



"지금 우리 방에서 운동하는 중이야. 난 다른 침실에 있어."



"알았어, 그러면 가서 문이 열려있는지 확인해 봐, 닫혀 있으면 적당한 이유를 대면서 열어 두고. 그 다음에는 거실로 가."



안나가 둘의 방으로 가자 문은 닫혀있었고, 안나는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소파에 놓으면서 말했다. "금방 돌아올게, 라푼젤." 그리고 둘의 침실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언니, 내 공책 못 봤어? 어디 있는지 못 찾겠어."



엘사가 고개를 돌려서 안나를 보았고, 안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언니의 가슴골을 보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어... 평소처럼 침대 옆 테이블에 있지 않을까?"



"응? 아까는 안 보였는데. 고마워!" 안나는 공책을 잡은 후, 문이 닫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방을 나섰다.



그리고 거실에 놓아 둔 핸드폰을 잡고 조용히 속삭였다. "준비 됐어! 목소리만 조금 키우면 언니한테도 잘 들릴 거야."



"좋아, 잠시 후에 내가 전화를 걸게."



안나는 목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만약 이번에도 잘 되지 않는다면 이걸로 정말 끝이야.



잠시 후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고, 안나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침착하자, 안나. 자신감을 가지는 거야!



"안녕, 자스민! 잘 지냈어?" 안나는 다른 방에도 들릴 정도로 목소리를 크게 냈다.



"자스민? 그건 또 어디서 나온 이름이야? 미안, 잘 지내지. 넌 어떤데?"



"쩔지."



"네 가짜 남자친구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라푼젤과 하는 연극은 굉장히 이상했지만, 어찌됐건 대화는 이어지고 있었다.



"최고지, 내 남자친구는 엄청 친절하고 배려도 잘 해주는 걸?"



"혹시 걔가 너랑 섹스하고 싶다고 말했어?"



"흠... 그렇진 않아. 그래도 최근엔 점점 나를 성적으로 만져대고 있긴 해. 게다가 오늘 밤에는 자기 집으로 초대까지 했고. 오늘 밤에는 부모님이 없다나?" 안나의 귀에는 런닝머신이 멈추면서 턱턱대는 소리가 들렸다. 좋아, 언니도 듣고 있네. 정말 미안해, 언니!



"그러면 걔가 너랑 섹스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네. 넌 어떻게 생각해? 넌 걔랑 섹스하고 싶어?"



"모르겠어... 나도 이번이 처음인걸?"



"난 엘사가 네 처음을 가져갔으면 좋겠어. 아, 유일한 상대이기도 바래." 제대로 연기하라고, 라푼젤!



"맞아, 나도 그러면 좋겠어."



"난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내 말은, 걘 엄청 상냥하잖아? 별로 나쁠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야."



"맞아, 게다가 엘사 역시 처음이잖아?" 엘사가 아니라 남자친구!



"응, 내 생각에도 걔가 처음인 것 같아."



"사실 너희 둘이 그러고 있는 걸 생각하면 정말 달아오르긴 해."



"그거 알아? 네 말이 맞아. 이번에 해봐야 겠어."



"좋았어! 일이 어떻게 됐는지 될 수 있는한 빨리 알려 줘! 이번엔 제에에에에발 엘사가 자기 감정을 받아들이게 됐으면 좋겠어."



"정말 고마워, 끊을게."



"힘 내 안나, 행운을 빌어!"



안나는 전화를 끊고 둘의 방으로 갔다. 엘사는 창백한 안색을 한 채 침대에 앉아있었다.



"언니? 나 오늘 저녁에 크리스토프 집에 갈 거야."



"들었어.



"아..."



"너 정말 그걸... 하러 갈 거니?"



엘사의 너무나 차가운 목소리는 안나를 소름돋게 만들었다. 아직 포기해선 안 돼, 몇 분만 참자.



"응... 맞아, 그러려고 해."



엘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언니도 알잖아... 내가 가길 바라지 않는다면..."



"그러면 뭐? 넌 걔를 차버리고 친언니랑 사귀겠다고?" 엘사의 차가운 목소리는 산산조각 나고 고통만이 묻어나왔다.



안나는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엘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좋아, 마지막 시도야. 올-인.(All-in.)



안나는 몸을 돌려서 천천히 방을 나갔다. 따라와 줘, 날 멈춰 줘. 뭐라도 말해 줘.



안나가 현관문을 향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발걸음을 뗄 때마다 눈물이 흘러나왔다. 언니는 나에게 오지 않았어. 이젠 끝이야.



안나는 현관문고리를 잡으면서 숨을 고르면서, 언니에게 돌아가서 모든 걸 말하기 까지 몇 초도 남지 않았을 때, 언니의 팔이 불쑥 솟아나와서 문을 꽝 하고 닫아버렸다. 안나는 희망으로 가득 찬 채 몸을 돌렸고, 엘사는 여동생의 얼굴을 섬세한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안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고, 잠시 후 언니의 입술이 다가와서 부드러운 키스가 시작되었다.



마침내(Finally).




------------------------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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