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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노오력대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러 갔던 일

CN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2.31 17:00:05
조회 1812 추천 30 댓글 16


올해 1월 5일에 사귀던 사람한테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군대에 있어서,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러 바로 나갈 수가 없었다.(그리고 나는 아직도 군대에 있다.)


매일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서, 음성메시지를 매일 남겼다. 제발 전화 좀 받아달라고.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다음 휴가까지 살다가 1월 30일부터 2월 7일까지, 한꺼번에 연가를 5일 써서 8박 9일 휴가를 나갔다.


나가자마자 그 사람이 다니는 학교로 가서 무작정 기다렸다.


방학기간이었지만 그 사람이 동아리 활동을 하니까, 식사나 기타 이동하는 시간대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비록 주말이라 동아리에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전화도 카톡도 문자도 아무것도 연락이 안 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세 시간 정도 길에서 서서 기다렸는데, 만날 수 없었다.


그 다음은 그 사람의 집에 찾아갔다.


아무리 애원해도 답장은 오지 않고 만나주지도 않아서, 집 앞에서 기다렸다.


그 날의 겨울 밤은 유난히 추웠다.


복도식 아파트였던지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웠지만 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눈초리나 매서운 바람보다도 굳게 닫힌 그 사람의 마음이 더 무섭고 견딜 수 없었다.


저녁에서 거의 자정이 될 때까지, 울면서 세 시간 정도 얼음같은 콘크리트 바닥에 쭈그려 앉아 기다렸지만, 얼굴조차도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한 짓은 분명한 범죄 사유다. 차라리 그 때 경찰에 끌려가는 게 나았을 걸 그랬나.)


다음에는 다시 그 사람이 다니는 학교로 갔다.


평일 동아리 정기 연습이 끝날 때까지 해당 동아리가 있는 건물 밖에서 기다렸다.


바람이 차던 2월 초의 밤이었다.


혹시 평소 끝나는 시간과 다르게 끝나서 엇갈리지는 않을까 싶어서 두 시간정도 먼저 가서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기어코 만날 수 있었다.


나를 보고 도망가려고 해서, 달려가서 팔을 잡고 무릎을 꿇었다. 제발 한 번만이라도 말 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그 사람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는 것만이 확인되었다.


나를 보면 혹시나 마음이 흔들릴까 걱정했는데, 정작 마주쳐도 아무런 느낌이 안 든다고 그 사람은 말했다.


그 외에도 몇 가지를 이야기했지만, 대체로 비슷한 내용이었다.


(그 와중에 나는 그 사람이 전과에 성공했는지를 묻고 있었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망연자실한 나머지 그 자리에 그냥 고개숙인 채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천천히 동아리 친구들의 대열로 복귀했다.


자정 즈음에 집에 도착해서 밤새 울었다.


남은 휴가 기간동안 거의 계속 누워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한 상태로 지냈다.


더 노력할 수가 없어서.


노력하고 싶지만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지난 시간 동안, 노력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복귀하는 날, 그 사람의 집 앞에 이른 발렌타인 초콜렛들과 미안하다는 카드를 적어서 종이백에 담아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그렇게 나의 1250일의 사랑이 끝났다.


벌써 1년이 되어가지만, 아직 나는...


-------


처음엔 대회에 장작이나 넣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 이상한 내용이 되었네요.


상품은 받을 생각도 없고, 그냥 연말이라 우울한데 우울한 얘기 좀 하는거라고 생각해줘요. 미안합니다.



출처: 걸즈 앤 판처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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