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e Anzirenus, Rex Girl gall

두체께서는 사람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라오는 사람들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 안치오 복음서 9장 23절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안치오 복음서 13장 34절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사실 성화전 시작했을 때부터 두체로 조각을 하겠다고 생각했어.

재료는 간단하게 지점토로 정했지만

조소는 처음해보는 입장이라서 처음부터 막막했어.

일단 걸갤럼의 의견을 따라서 철사로 기본적인 뼈대를 세우고 사이사이 지점토를 붙히는 형식으로 만들기로 했어.

목부분과 어깨도 만들고싶었지만 시간과 재료가 부족했고 실력도 부족해서 일단은 머리만 만들기로 했어.

말리고 덧대고 깍고 누르고 그야말로 여러가지 시도를 다 했어.

지점토가 좋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기본적인 형태는 금방나왔어.

정면으로 찍어서 안보이겠지만 석고상처럼 안을 비우는 식으로 만들어서 지점토로 만든것 치고는 가볍고 단단하다.

최대한 신성함과 거룩함을 표현하려고 예수님 얼굴을 살짝 참고했는데 두체같지가 않아서 도중에 후회했어.

머리카락을 붙히고 대충 만든 가시관을 씌웠어. 의외로 멋져서 놀랬다.

눈썹과 속눈썹은 인조속눈썹과 화장품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어울리지 않아서 그냥 색연필로 쓱쓱 만들었어.

결국 여자 가득한 화장품 코너에서 부끄럼을 이겨내고 겨우 구매한 인조속눈썹은 지금 쓰레기통에나 있어.ㅎ

사포로 일그러지거나 어색한 부분을 갈아주고 미리 말려둬서 기와처럼 만든 머리장식을 붙혀줬어.

머리카락 표현을 좀더 세심하게 하려고 했는데 마침 지점토가 다 떨어져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

성 두체 앞에 놓인 DARG는 예수님의 십자가에 달린 INRI(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를 패러디한거야.

뜻은 이 글의 제목과 동일해. 뭔가 풍성했으면 해서 급조해서 만들어보았어.

다음엔 조소 한번 제대로 배워서 예쁘고 거룩한 두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긴글 봐줘서 고맙고 새해에는 두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위해 기도하자!

두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