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둘째고 위로 남자형제 한명이 있다
아빠는 직장 다니시고 엄마도 일하시는데 내가 다섯살 때부터 일다니셨다
나는 거의 부모님 케어가 없이 자랐는데 남자형제 얘기 들어보면 엄청 많이 받고 큰 거 같더라
근데 오히려 남자형제는 일다니면서 자기한테 소홀해진 엄마에게 분노를 품고 그걸 나한테 풀었다
나는 부모님 말씀 잘 들었고 사이도 좋았는데 부모님은 나를 사람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강아지 대하듯 하고 남자형제만 사람으로 대하는 것 같았다
나는 분노를 풀 대상도 없었고 분노라는 감정도 인식못했다
착하다는 말을 맨날 들었다
학교 생활도 온전치 못했고 매일 무기력하게 죽는 생각을 했었다
남자형제는 항상 불만에 차있었고 밖으로 나돌았다
그러다 공부에 맘 붙여서 고등학교 3년 기숙사 생활하다가 서울대에 갔다
여친도 사귀고 해외여행도 가고 알바도 하고 잘 산다
근데 나는 지금와서야 내 분노를 인식하고 내가 빈껍떼기 인생을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왜 아무도 나한테 말해주지 않은 걸까
나는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며 살았는데
왜 아무도 내 감정을 신경쓰지 않았을까
이제와서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정말 고아가 따로 없었다
부모님이 너무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