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횽한테 1열 완전 개꿀자리를 나눔받아 보고왔어 ㅠㅜㅠㅜ

사실 마리아는 아마 10년전? 고딩때 예당에서 처음 본적이 있었어 ㅠㅜㅋㅋ
당시 혈육이 이 극이 대학로 소극장에서 이렇게 대극장까지 온거라고
엄청나게 부심을 부렸지만 난 멍청한 고등어였는지라 졸기만 하다 옴..ㅋㅋㅋ
내용도 그렇고 당시 나한텐 교회 예배의 연장선 같앗음 ㅠㅋㅋㅋㅋ
그땐 강효성, 허준호가 나왔었지

암튼 이번에 고양에서 한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극이길래 지금까지 롱런을 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서 뮤덕 시점으로 다시 한번 보고싶었지만 텅장의 압박으로 ㅠㅜㅠㅜㅠ 스킵했는데
마침 운명처럼 게다가 엄청난 꿀자리를 나눔을 받게 되어서 원정을 갔다왔어 ㅠㅜ

근데 일단 어울림누리 음향이 시망이라 ㅠㅜ
오피석이라 그런가?
넘버가 너무 구지게 들렸음 ㅠㅜ
그 영향인지 시작부터 뭔가 넘버가 굉장히 올드하게 느껴졋어
특히 리듬감있는 신나는 넘버에서..
무대가 넓고 깊은데 앙도 많지 않아서 몇몇 장면에서는 약간 학생공연처럼 느껴지기도 했음 ㅜㅠ

근데 확실히 솔로곡같은 잔잔한 곡은 역시 참 좋더라
특히 마리아의 솔로곡! 배우도 자기옷처럼 제일 잘 소화하고
가사도 구원받는 내용이라 듣는것만으로 막 힐링되고 그랬음 ㅠㅜ
그래서 그런지 개취로 1막보다 2막이 좋았어

1막은 창녀 마리아 2막은 구원받은 마리아 스토리 위주로 볼수 있는데
리듬감있는 넘버가 별로라서 그런지 2막이 더 재밌음
1막에서 뭔가 화려하게 고음으로 딱 마무리되고 암전되는 넘버가 많았는데
그럴때마다 박수가 안 나올때가 많았음... 애잔.. ㅠㅜ
그리고 상대적으로 1막은 저러다 결국 갱생하겠지 하고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것같고 오히려 2막에서 마리아라는 인물에 온전히 더 집중할 수 있더라

제일 좋았던건 엔딩부분의 연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걸 마리아 혼자 말로 묘사하고
십자가를 마주하고 무너지는 연기를 하는데 예수가 아닌 마리아한테만 집중하게 만드는게 참 좋더라고
여배우 연기랑 넘버 소화도 존잘이었음 ㅠㅜㅠㅜ



마리아 류승주

난 정명은배우 원캐인줄 알고갔는데 더블이더라ㅋ
뭔가 이국적으로 생겨서 몸도 잘쓰고 치명치명했어
근데 분명 어디서 본것 같아서 1막 내내 어디더라? 생각했었는데 인터때 알앗어
리키김 부인이란것을..ㅠㅜㅠㅜ 오마베는 가끔 본적이있는데
거기서는 맨날 쌩얼로 나와서 애들 혼내고 그런것만 보다가 무대에서는 이렇게 예쁜줄 미처 몰랏어 ㅋㅋㅋ
검은 파마 머리가 되게 잘 어울리고 음색도 시원시원해서 노래도 잘하더라
근데 처음 오프닝 넘버 어정쩡한 고음으로 마무리해서 무려 첫넘버임에도 불구하고 뜨뜨미지근한 박수를 받음 ㅠㅜ
그리고 고음을 낼때 가끔 앞니를 입술로 다 가리고 인중이 도드라지는 표정이 나오는데 이거때문에 가끔 현입 ㅠㅜ
예수 꼬실려고 막 가슴 아픈척하면서 기침하는 발연기 시전하는데 되게 졸귀임ㅋㅋㅋㅋㅋ


예수 고유진

와 나 무대에서는 처음보는데 이렇게 멋있는줄 몰랏음 ㅠㅜㅠㅜ
그동안 테레비에서만 얼핏 본 이미지로는 음색도 그렇고 뭔가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했는데 완전 상남자가 따로 없엌ㅋㅋ
머리도 짧고 옷도 그렇고 젊은 느낌이라 외모적으로는 예수 느낌이 하나도 안나는데
연기로 납득시키더라 ㅠㅜ 그냥 좀 터프하고 무뚝뚝한 예수같았음 ㅠㅜ
넘버는 역시 진짜 잘 소화하고 성악해서 그런가? 목소리에서 뭔가 깊이가 느껴지는데 완전 꿀성대 ㅠㅜ
플라워 노래의 그 느낌과는 전혀 달랐어 ㅜㅠㅜ

특히 십자가에 매달려서 마리아한테 힘없이 부르는 넘버가 있는데 존좋 ㅠㅜ
그게 예수는 나오는 장면없이 목소리만 나오는데 목소리만으로 진짜 그런 상황에 쳐해있는것처럼 느껴졋음 ㅠㅜ
그리고 극 맨 처음과 끝 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이것도 겁나 좋앗어 ㅠㅜ
비중은 많지 않지만 오늘 완전히 반해서 파리넬리 1열 잡아놓은 나 셀프 쓰담쓰담 ㅠㅜㅠ
대학로 소극장 이런데서도 와줬으면 좋겠고 아무튼 겁나 열일하길 바래봄 ㅠㅜㅠㅜ
아 군인들 단관 온것 같던데 인터때 캐스팅 보면서
플라워인줄 뒤늦게 알고 막 탄식하면서 얘기하던데
뭔가 남자들에게 로망의 존재인가봄ㅋㅋ


바리새인 이용진

일단 바리새인이라는 무리를 한명의 인물로 표현한게 신박햇음ㅎㅎ
처음보는 배우였는데 키도 크고 연기랑 넘버 겁나 잘해서 놀랐어
솔로 넘버 끝났을때 환호도 터져나왔음ㅋ 다만..
의상에 달려있는데 꼭 프랑크 소시지 같아 보여서 그게 자꾸 거슬림 ㅠㅜㅠㅜ


소경 윤복희

비중 대박ㅋㅋㅋ 진짜 한 5분 나오나?ㅋㅋ 딱히 임팩트있는것도 못 느끼겟음
꽃신도 봤는데 거기서는 참 괜찮았는데 여기서는 소경이 아니라 그냥 윤복희라는 유명인처럼 느껴짐
그리고 되게 현입되는게.. 원래 본인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속옷 상의를 안 입고 나왔어;;;
외국에서는 안 입는 사람도 많다지만 무대잖아.. 무대에서 ㄴㅂㄹ인게 다 티나고 그러니까 연기에 집중 전혀 안됌..
그냥 왜 무대에서까지 그래야했을까? 이런 생각만 내내 들었어..
그리고 하나 더 어이없던건 비중 개쩌리인데 컷콜때 제일 마지막에 등장함ㅋㅋㅋ 레알 노어잌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명색이 마리아 마리아 뮤지컬인데 이게 말이 되나ㅋㅋㅋㅋㅋㅋ
무대에서까지 경로 우대? 뭐 이런 느낌 드니까 정말 별로더라..
근데 지금 스케쥴 보니 소경이 더블이네? 게다가 더블은 대제사장하는 남자배우인데?
그냥 오류인건지 뭔지 모르겠다...



무대는 꼭 라만차의 해바라기 씬처럼 뒤에 언덕있고 옆에 계단있는 구조가 비슷햇음
가운데에는 작게 회전무대도 있고..
근데 내용이 비슷하다보니 제자들 나올때마다 지크슈 지뢰 쩔엇음 ㅠㅜㅠㅜ
앙들은 비중없는 제자들이 대사 한두줄있는거 연기할때 국어책 읽는거 빼고 무난 무난 잘하는 편이었음


총평

어쨌든 전체적으로 좋았고 지금은 좀 올드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지만
내용이나 연출이 초연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극 전체적으론 마리아 혼자 맨발로 하드캐리하는 느낌 ㅠㅜㅋㅋㅋ
가장 신기했고 인상깊었던건 마리아 솔로곡의 힘이었어ㅋ
넘버가 겁나 좋고 노래를 겁나 잘 부른다 이것도 아닌데 그냥 부르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행복해하는 마리아보면 나까지 힐링되는 희한한 기분.. ㅠㅜ
컷콜때 다같이 떼창으로 불러주는것도 엄청 좋음 ㅠㅜㅠㅜ

후기쓰다 인터넷 검색했는데 마왕도 바리새인역을 한적이 있는걸 보고 좀 울컥해지네 ㅠㅜㅠㅜ
좋은 공연 보여준 천사횽 다시 한번 정말 고마워 ㅠㅜㅠ
복 많이 받을거야..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