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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름다움에 대한 펄그림과 페러스의 관점.

빠와렌치(68.40) 2015.03.08 16:53:41
조회 6207 추천 3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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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ulgrim, Chapter 8


페러스 매너스가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방 안을 서성댔다. 정찰 함대가 디아스포렉스의 연료 수집기를 수색하는 동안에도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거슬려했다.


"아, 앉으라고, 페러스." 펄그림이 말했다. "대리석 바닥에 자국이 파이기 전에 말이야. 와인 같이 하지."

"어쩔 때는 말이야, 펄그림, 이 배가 전함보다는 날아다니는 미술관처럼 느껴져." 페러스 매너스가 벽에 걸린 작품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그래도 이 사진은 좋네. 누가 찍었지?"

"에우프라티 케일러(Euphrati Keeler)라는 화상가(Imagist, 사진사)야. 지금 제 63 원정 함대 소속이라던데."

"사물을 보는 눈이 날카롭군." 페러스가 평했다. "전부 좋은 사진이야.

"맞아." 펄그림이 말했다. "다른 원정 함대에도 곧 이름이 알려질거야."

"하지만 이 그림은 뭐라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페러스가 벽에 줄지어 걸려있는, 열성적인 붓자국과 총천연색 형상으로 그려진 아크릴 추상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현대 미술을 보는 눈을 더 기르셔야겠어, 형제님."  펄그림이 약간 실망한 듯 말했다. "세레나 드 앙겔루스(Serena d'Angelus)의 작품이야. 테라에 있는 귀족 가문들이 한 점 소장하려고 거금을 내놓았지."

"정말?" 페러스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그럼 가리키는 바가 뭔가?"

"가리키는 바라면..." 펄그림이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림의 형상과 색의 향연이 불러 일으키는 감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위해 잠시 끙끙대었다. 그림을 가까이서 바라본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화가가 자신의 형이상학적인 가치 판단을 바탕으로 현실을 시각인 심상으로 재구성한 거지." 펄그림이 말을 청산유수처럼 계속하였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진실을 나타내는 현실의 단면을 그림으로 옮긴 거야. 그 점을 이해하면 은하계의 근본적인 진실까지 이해할 수 있어. 드 앙겔루스 여사께서 황제의 자부심 호에 승선해계시니 자네에게 소개해주도록 하겠네."


페러스가 끙하면서 물었다. "이런 장식을 진열하겠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황제 폐하와 호루스를 향한 우리의 의무에 방해만 되지 않겠나."

펄그림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작품이야말로 엠퍼러스 칠드런이 평화를 되찾은 은하에 바치는 공헌일세. 자네 심정은 이해가 가. 아직 정복해야 할 행성과 격파해야 할 적은 많지. 하지만 인류가 이룩한 바를 되돌아보는 이가 없으면 은하가 모슨 모양새가 되겠나? 예술, 시와 음악이 무시당하고 예술을 알아보고 즐기는 사람이 없으면 제국이 얼마나 공허한 곳이 되겠어. 예술과 아름다움이야말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 순간에 가장 신성함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하네. 모두에게 일상 생활의 일환으로 예술과 아름다움을 창조할 기회가 주어져야 마땅하지. 인류제국은 시간이 지나면 그런 국가가 될 걸세. 그런 국가야말로 우리를 영원하게 만드는 거야."

"그래도 아직 방해만 된다고 생각해."

"무슨 소리, 페러스. 인류제국의 근간은 예술과 과학이잖은가. 무시하거나 쇠퇴하도록 놔두면 제국이랄 것도 없어지는데. 말을 시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제국이 예술을 따라가는 것이지 예술이 제국에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겠지. 나라면 예술로부터 단절되느니 차라리 물이나 밥을 몇주간 굶는 쪽을 택하겠네."


페러스가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을 하면서 집무실 구석에 있는 미완성 작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기 있는 건 뭔가? 별로 좋지 못한데. 무얼 나타내는 거지?"

펄그림이 화가 치미는 것을 느꼈지만, 밖으로 드러나기 전에 억눌렀다.

"그저 잠시 영감이 들어 건드려본 걸세. 그냥 습작일 뿐이야." 자신이 손수 만든 작품이 그렇게 무시당한 처사를 보고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페러스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은제 암포라에서 와인을 한 잔 뜬 후 커다란 나무 의자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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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grim, Chapter 19.


페러스 매너스는 그가 가장 아끼는 유물과 손수 만든 작품을 강철 대장간(Iron Forge) 안에 보관하였다. 매끄럽고 유리같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대장간의 벽에는 프라이마크가 은색 손으로 손수 만든 온갖 환상적인 무기, 갑옷과 기계가 걸려있었다. 금과 강철로 만든 거대한 모루가 대장간의 가운데에 우뚝 섰다. 오랜 옛날, 패러스 매너스는 형제 프라이마크를 제외한 누구도 자신의 성역에 들어올 수 없음을 천명했다. 펄그림 스스로도 오직 한번만 이 곳에 들어왔을 뿐이었다.


제 XVIII번 군단의 프라이마크 불칸은 이 곳을 마법과도 같은 곳이라고 감탄해하면서 고대인의 언어로 그 장엄함을 찬양하였다. 페러스의 솜씨를 기리는 의미에서 불칸은 파이어드레이크의 군기를 선물하였다. 군기는 탄창이 위에서 꽂히고 열 방출 구멍이 난 총열이 입을 쩍 벌린 용의 형상으로 성형된 아름다운 총 옆에 걸려있었다. 황동과 은색이 감도는 총몸은 펄그림이 여태 본 것 중 가낭 뛰어난 솜씨로 만들어졌다. 그가 총 앞에서 멈춰섰다. 미려한 곡선과 직선의 조화는 그저 무기라는 이름으로 불려 예술작품 이하의 취급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불칸에게 주려고 200년 전에 만들었어." 페러스가 말했다. "모르단트 성계로 군단을 이끌고 가려고 하기 전에 말이야."

"그럼 왜 아직 여기에 있지?"

"불칸의 성격 잘 알잖아. 금속 다루는 걸 너무 좋아해서 망치질이 되지 않거나 아궁이의 불에 닿지 않은 물건을 믿지 못하는 거야."

페러스가 수은처럼 번쩍이는 손을 치켜들며 말했다. "아직도 내가 불이나 망치 없이 금속을 다루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총은 한 100년 전쯤에 내게 돌려줬어. 만든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야. 녹턴 때에 배웠던 미신이 아직도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아."


펄그림이 무기를 만지려 손을 뻗었다가 금속에 닿기 전에 뒤로 빼면서 손가락을 움츠렸다. 이토록 완벽한 무기를 쏠 생각이 없이 만진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무기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욕구는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무언가를 죽이는 수단을 이토록 정성들여 꾸민다는 건... 지나친 것 같아."

"지나치다?" 페러스가 끌끌대더니 포지브레이커를 들고 펄그림의 허리에 매인 파이어블레이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우랄에서 헛고생을 한 건가?"

펄그림이 칼을 뽑고 빛을 향해 돌려서 대장간에 번쩍이는 붉은 반사광을 퍼뜨렸다.

"시합이었지." 펄그림이 미소지었다. "그 때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니까. 남한테 질 수는 없었지 않았나."

페러스가 아이언 포지를 돌면서 자신의 망치를 벽에 걸린 아름다운 작품을, 자신의 창조물을 향해 가리켰다. "무기나, 기계나, 공구가 못생겨야 한다는 법은 없어." 페러스가 말했다. "못생겼다는 건 완벽함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니까. 너라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 않겠나."

"그렇다면 자네는 완벽하게 완벽함에서 벗어났겠구만." 펄그림이 말했다. 빈정대는 말투였지만 그의 웃음 앞에 놀리는 기색이 금방 흩어졌다.

"예쁘장하게 꾸미는 건 자네나 생귀니우스에게 맡기겠네, 형제여. 난 싸움에 집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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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담이 끝나자마자 펄그림은 페러스에게 황제를 배신할 것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론: 그러니까 여러분은 예술가를 멀리하고 엔지니어를 가까이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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