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뮤엘과 안톤, 이반 3인조가 어쩌다 제국군에 입대했는지 다루는 단편임.

어느 추운 겨울날 밤, 셋이 공장 근무 마치고 퇴근함. 평소에 좀 어리숙한 안톤은 자기가 신실하게 기도 빼먹지 않고 용맹하면 스마가 될지도 모른다고 진지하게 여기고 있고 나머지 둘도 그냥 공업행성인 벨리알에서 나고 자라며 오염에 찌든 하늘과 거대한 공장과 하이브만 본게 전부라 안 될것도 없지 않냐고 생각함. 이반은 나름 힘이 세고 싸움도 하는 편이라 퇴근 후에도 짬을 내서 체육관에서 운동하면서 몸을 키우는데 부유층과 귀족들이 여는 투기장에서 돈을 벌고 술집을 여는게 꿈임.

퇴근해서 바로 집에 들어간다 한들 걍 곯아떨어졌다 피로에 찌든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게 일상이라 걍 거리에서 시간을 때우며 서성이는데  바로 근처에서 누가 얻어터지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림.

처음엔 걍 지나칠까 싶었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자기들과 같은 아파트 건물에서 아픈 아내와 사는 노인이었음. 셋은 말없이 눈빛을 교환하고 결국 그리로 감. 노인을 두들겨 패는 깡패 두 명이 너희들 일이 아니니까 꺼지라고 하는걸 이반이 먼저 죽빵날리고 줘팸. 여기까진 좋은데 깡패 둘이 너희들 두고 보자며 협박하는걸 눈새인 안톤이 레오가 말리지 않았으면 너흰 다 뒈졌을거라며 이름을 까발리며 도발해버림. 

깡패들이 사라지자 얻어맞던 노인이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는 고맙긴 하지만 굳이 끼어들 일이 아니었다며 방금 그 놈들은 일대를 주름잡는 갱단인 클레버 패거리였다고 함. 

레뮤엘은 좆됐음을 직감하면서도 당신같은 사람이 그 놈들하고 무슨 연관이 있었냐고 묻자 산재로 손을 잃어서 수입이 끊겼는데 아내가 아픈 나머지 그 패거리에게 사채를 꿨다고 함. 이반이 안타까운 마음에 차라리 그럴거면 이웃들에게 부탁해보지 그랬냐고 묻지만 이미 빌릴만한 곳에선 다 빌렸고 어쩔수 없었다고 말함. 아무튼 노인을 집까지 데려다 줌.

레뮤엘이 집에 와서 아버지에게 이러저러했다고 사정을 털어놓자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고 화를 냄. 레뮤엘은 아버지가 자길 두들겨 팰거라고 생각해서 쫄았지만 오히려 본인도 젊었을때 갱 조직원이었기 때문에 아들이 진짜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깨닫고 화 낼 기력도 잃어버림. 잠이 안와서 뒤척대는데 아버지가 몰래 일어나서는 자기도 모르던 비밀 공간에서 뭔가 상자를 꺼내 확인하고는 다시 집어넣는 광경을 목격함.

아무튼 날이 밝자 셋은 평소처럼 공장으로 출근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기들을 흘끔대는 모습에 벌써 소문이 퍼지고 좆되겠음을 직감함. 심란한 분위기 속에 걸어가는데 눈새 그 자체인 안톤이 제국군 모병 포스터를 보더니 걍 군대로 튀면 어떠냐. 운 좋으면 우리도 스마 될 수 있는거 아니냐 개드립을 침. 이반도 막상 생각해보니 그렇게 나쁘진 않겠다고 말함. 공장 노동자로 지내다보면 어제의 그 노인처럼 산재로 장애인이 되거나, 끝없는 노동에 골병들어 죽는게 태반이니까. 

다만 레뮤엘은 좀 회의적이라서 선전물에서나 영웅적 업적과 명예 타령하지, 그걸 살아서 얻은 채 벨리알로 돌아온 사람 있냐고 반문함. 

아무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데 아니나다를까 작은 토베이라고 불리는 중간 보스급 인물에게 잡힘. 

토베이는 니들이 감히 우리 조직의 일에 끼어들었으니 시범 케이스로 조져야겠지만, 뭐 어쩌다 실수할 수도 있는 일 아니겠냐며, 전날의 노인에게서 돈을 받아오고 대신 손 보라고 함. 가령 엘리베이터 통로에 던져버린다던가~ 란 식으로 운을 띄움. 그리고 내일 아침까지 해결하라며 시간을 줌.

멘탈이 나간 안톤이 우리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어쩌면 이 기회에 우리도 클레버 갱 조직원 되는거 아니냐며 행복회로를 태우자 이반은 난 그렇게 못하겠다며 위대한 스마님들이 그렇게 찌질하게 행동할 거냐고 반문하니까 안톤도 정신을 차림. 레뮤엘은 생각을 정리해보고 이건 우리로 하여금 그 노인을 죽이게 한다음 자기들은 시치미 뚝 떼고 우리 셋을 살인 혐의로 아르비테스에게 잡혀가게 만들어 조지려는 의도가 아닐까 추측함.

하지만 그걸 알았다고 마땅한 수가 있는것도 아니라 전전긍긍하는데 이반은 난 그 놈들 말에 안 따르겠다며 혼자 집으로 감. 결국 안톤과 레뮤엘은 노인의 집으로 찾아감. 하지만 병색이 완연해 오래 살지 못할것 같은 아내와 손을 잃은 노인을 본 둘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음. 어쩌면 저 노부인의 고통을 우리가 덜어주는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노부인이 강도를 물리쳐줘서 고맙다고 힘들게 말하자 레뮤엘은 양심의 가책을 느낌. 만약 남편이 자기를 위해 클레버 갱에게 사채를 썼고, 눈 앞의 두 사람이 거기에 얽혔다는걸 알았다면 임종까지 온갖 걱정과 불안에 고통받다 죽을테니까.

그 와중에 노부부가 얼마 남지 않은 음식을 자기들에게 대접하면서 그 놈들과 얽혔는데 괜찮겠냐고 묻자 결국 잘 계신지 보러 왔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옴.

레뮤엘은 이젠 정말 입대 말고는 살아남을 재간이 없다고 확신함.

집에 와 보니 아버지가 없어서 전날 보았던 아버지의 비밀 상자를 꺼내자 놀랍게도 잘 관리된 라스 피스톨 한 자루가 나옴. 아버지가 젊었을때 갱단에서도 나름 힘 좀 쓰는 조직원이었다는 드립이 완전히 구라는 아니었던거임.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와 이별의 인사도 못하게 되었다는게 마음에 걸렸지만 출력을 최소치로 맞춘다음 집 안의 바퀴벌레를 표적삼아 간단히 사격 연습을 해 봄. 

간단히 눈을 붙였지만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는건지 돌아오지 않았고, 작별 인사도 못하게 되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어서 안톤, 이반과 합류함. 이반이 정말 이것 말곤 다른 수가 없냐고 묻지만 본인도 어쩔수 없다는걸 암. 아파트 건물 밖으로 나서자 당연히 빡친 갱단원들이 기다리고 있었음. 너희들이 그리 똘똘하진 않았던 모양이라며 토베이가 느물대자 몽둥이나 너클 따위로 무장한 갱단원들이 다굴 놓으려고 다가옴. 그런데 레뮤엘이 안주머니에서 라스 피스톨을 꺼내자 설마 총을 꺼내리라곤 전혀 예상 못한 갱단원들이 바로 얼어붙음. 그나마 배짱있는 갱단원이 너 총은 쏠 줄이나 아냐? 라고 드립치자 바로 라스 피스톨 쏨. 광선이 상대를 스치며 옷에 불이 붙고 허둥대며 나뒹굴자 태도가 싹 변함.

결국 토베이를 인질로 삼아 갱단원들이 타고 온 차에 탐. 너희들 지금 무슨 미친 짓을 하는건지 아냐고 어이없어 하는 상대에게 임가 모병소로 가라고 하니까 정색하더니 기왕 이렇게 된거 행운을 빈다면서 다시는 보지 말자며 그냥 태워다주고 보내 줌. 셋이 모병소 안으로 들어서고 문이 닫히는 가운데 새겨진 문구가 눈에 비침. 

"군인이 되기 위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