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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7월 16일 DMZ 내 적 도발 사건

지크 하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0.10 19: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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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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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 북 14명 70m 「남진」­오전 10시50분/10시57분­도발행위 경고방송/11시5분­양측군 기관총사격/12시3분­월경14명 북쪽 복귀/11시2분­2백여발 경고사격/11시25분­북측 박격포 10여발/12시20분­북측 앰뷸런스출동
16일 오전 10시50분 강원 철원군 중동부전선 육군 백골부대가 맡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내 188 전방경계초소(GP).
장대비가 쏟아져 전방시계가 몹시 나빴지만 아군 초병들은 눈을 크게 뜨고 북한군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다. 대치하고 있는 북한군은 과거에도 종종 도발행위를 자행했던 북한군 25사단.
그때 소총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병사 수명(나중에 14명으로 확인됨)이 우리쪽 GP에서 1.3㎞가량 떨어진 북측의전방경계초소에서 나와 「전방추진철책」(북방 한계선과 군사분계선사이의 철책)을 넘는 모습이 감시장비에 잡혔다. 이들은 7분쯤 뒤군사분계선(MDL)마저 넘어 슬금슬금 남쪽으로 70여m 가량을 내려왔다.
아군 초병들은 K2소총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교전규칙에 따라 8분간 계속해서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경고한다. 경고한다. 너희들은 지금 군사분계선을 침범하고 있다.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너희들의 행위는 엄중한 도발행위에 해당한다. 지금 즉시 복귀하지 않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군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왔다. 아군 초병들은 오전 11시2분 역시 교전규칙에 따라 공중으로 2백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그러나 다른 때와는 달리 북한군은 돌아갈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돌아가기는 커녕 북측 561, 543 전방경계초소 군인들이 오전 11시5분 기습적으로 우리측 188, 189 GP를 정조준, 70∼80발가량 기관총을 난사했다.
아군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아군 초병들은 캘리버 50기관총으로 적군을 향해 70여발을 응사했다.
콩볶는 듯한 총성이 잠시 멈추고 피말리는 정적이 흐르던 오전 11시21분. 갑자기 아군의 두 초소 부근에 비반충포(무반동포)로추정되는 2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다행히 북한의 포공격은 188 GP 관측구(벙커구멍)와 지하벙커 입구를 부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것으로 북한군의 공격은 끝난 것은 아니었다. 4분뒤인 11시25분 북한군은 박격포탄으로 추정되는 포탄 10여발을 다시 아군측으로 발사했다. 이에 아군도 캘리버50 기관총과 57㎜ 무반동총 1발로 응사했다.
예상치 않았던 치열한 교전이 전례없이 긴 시간(23분간)동안 계속된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정적과 긴장이 흘렀다. 아군측은 오전 11시47분 경고 방송을 다시 내보냈다. 서로 사격을 중지하자는 내용이었다. 낮 12시3분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던 북한군은 모두 북측으로 되돌아갔다.
낮 12시20분에는 북한측 561초소로 앰뷸런스 1대가 긴급 출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정영무 합참 작전참모 본부장/“경계 강화… 위기상황 아니다”/“우리대응 알아 보려는 의도인듯”
정영무(육군 중장)합동참모본부 작전참모본부장은 16일 북한의 비무장지대 도발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유사한 도발행위를 할 경우 정전협정 교전규칙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중경고했다.
­군의 대응 태세는….
『경계태세와 근무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북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추가조치를 취해야 할 정도의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북한군의 의도는 뭐라고 보나.
『우리의 대응 태세를 알아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도발은 의도적인 것인가.
『북한은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과 군사분계선 월경 등 상습적으로 도발행위를 해왔다.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도발에 이은 다른 군사적 행위는 아직 없다』
­북한군이 처음 소총사격을 한 뒤 16분쯤 있다가 곡사화기로 공격했는데 그 사이에 상부 지시를 받았다고 생각하나.
『현장 지휘관 단독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군의 첫 사격이 월경한 군인들을 엄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나.
『1.3㎞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군 전방초소를 명중시키기 위해 직접 사격했다』
­북한군의 행위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근거는….
『첫째,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둘째, 아군 전방초소를 향해 조준사격을 한 것이다』
­북한군의 피해 정도는….
『교전후 적 초소에 앰뷸런스가 들어갔다 나가는 것이 관측됐다. 인명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황 관련 보복인가” 긴장/군간부 24시간 비상대기 돌입
16일 오전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과의 교전상황을 보고받은 청와대와 국방부는 아연 긴장한 가운데 사태의 추이를 살폈고 정치권은 일제히 북한을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황장엽씨 기자회견이후 처음 벌어진데다 양측간 교전강도도 종전보다 강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황장엽씨 사건 등으로 북이 무엇인가 분위기를 좋지 않은 쪽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참의 간부들은 전원 24시간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김동진 국방장관은 때마침 국회 국방위에 참석하고 있다가 보고를 받고 곧바로 국방부로 돌아왔다.
또 윤용남 합참의장은 국방부내 지하벙커로 내려가 합참 작전 및 정보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초기대응반을 가동해 대응작전을 수립토록 긴급지시했다.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은 상황을 보고받은 뒤 오후 2시부터 연합사내 지하벙커에서 수뇌부 회의를 갖고 북한의 도발의도 및 한미 양국군의 대응전략 등을 숙의했다.
○…신한국당 이윤성, 국민회의 정동영,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각각 성명을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아군 초소를향해 총격을 가해왔다는 소식에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북한은 도발 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말했다.〈이동관·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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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교전에 참가했다가 탈북한 전 민경대대 출신 주성일 씨 수기 중 교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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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경부대가 생겨나서 처음으로 피바람이 불었다.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심려의 말씀이 떨어진 것이다. 일개 민경 병사의 귀순에대해 ‘위대한 영도자’로 불리는 김정일 동지께서 친히 심려의 말을 내려 보냈으니 걸려도 잘못 걸렸다고 수군거렸다. 정말 되지않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틀린 데 없었다. 만약 김정일이 좋은 일 때문에 지나가는 소리로 한마디 던졌다면 본인은물론이고 후손까지 영광과 배려 속에 살 테지만, 별 것 아닌 나쁜 일이라도 김정일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김정일의 네 가지 ‘심려의 말씀’이 전 민경부대에 전달됐다.
“첫째, 전선규율이 문란하다. 둘째, 민경 대상자 사업을 다시 한번 철저히 하라. 셋째, 월남자가 발생한 중대를 해산하라. 넷째, 사상사업과 반미사업을 더욱 강화하라.”

무력부와 총정치국, 그리고 보위사령부에서 합동으로 조직된 검열조가 내려와 부대장에게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고 월남자 손철남이 속해있던 중대를 해산한 후 동부전선 민경부대에서 인원을 뽑아 새롭게 3중대를 창설했다. 게다가 우리 부대뿐 아니라 개성시에서도동시에 온통 뒤숭숭한 소문만 돌았다. 개성시당 책임비서 김기선이 간첩으로 몰려 일가족 모두와 잡혀갔고 개성시 모든 당 기관들이사회안전부 검열을 받고 있었다. 개성시 조직부장과 선전부장도 밤중에 국가보위부 요원들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실려 갔다. 일은설상가상으로 참으로 묘하게 꼬였다. 군대가 작살나더니 사회도 작살났다.

이즘에 또다시 민경부대가 긴장하게 되었다. 이맘때면 진행되는 중앙분계선 순찰 때문이었다. 중앙분계선 순찰은 말 그대로 남북한의중앙선을 확인하는 위험천만한 순찰이다. 원래 중앙분계선 순찰은 휴전선이 생기고 난 후 인민군과 국군이 정상적으로 하던 것인데지뢰를 매설하고 고압선을 놓으면서 저절로 끊기게 되었다. 또한 많은 싸움과 희생자가 있어서 정세가 매일과 같이 극한에 치달아중단하게 됐다. 그것이 25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1997년도에 김정일은 중앙분계선 순찰을 다시 시작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 명령의 이유는 단 한 가지, ‘우리 땅을사수하라!’는 것이었다. 장교들 말에 의하면 우리가 중앙분계선 순찰을 하지 않으니까 국군들이 중앙분계선 표식물을 몰래 뽑아한국측 영역을 점점 넓혀간다고 김정일이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보고 받고 대노한 김정일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그래서 시작된 중앙분계선 순찰인데 그만 첫 방에 두들겨 맞는 사건이 벌어졌다.

1997년 7월 16일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받은 북한군 제5군단 25사단 민경들이 처음으로 군사분계선 순찰을 진행했다.그들이 위치한 지역은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먹실리 비무장지대였다. 그 날은 안개가 끼어 국군에서 육안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중앙분계선 순찰은 처음부터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었다. 우선 1킬로미터가 넘는 지뢰원을 건너가는 것도 문제지만 건너가서 다시 수십미터나 되는 지뢰밭을 극복하면서 순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하는 수 없이 순찰조장은 남침을 하여 순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남쪽에는 지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몇걸음뿐,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군 순찰성원들을 본 국군은 경고 방송을 불기 시작했고전방초소에서 23분간에 걸쳐 3백여 발의 소총과 포사격이 오가는 심각한 교전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교전으로 국군초소의 관측구와지하벙커 입구가 파손되었다. 하지만 인민군 25사단 민경 순찰 성원들은 3명이 죽고 2명이 부상당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이 일로 인해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졌고 어느 때건 비무장지대에서 꼭 만회해야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민경 부대장 윤학은 자기가 중앙분계선 순찰조를 책임지고 나가겠다고 상부에 제기했다. 아마도 부대에서 일어난 월남자 발생 죄를 목숨으로 치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한 것 같았다. 상부에서도 그의 제의를 승인했다.

부대장은 1,800여명의 군인 가운데 무술과 사격, 사상정신이 투철한 자들 15명을 뽑았다. 2명의 통신병도 뽑았는데 웬일인지 내 이름이 없었다. 윤학 부대장을 찾아가서 순찰에 참여 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오랜 시간 끝에 나는 선발될 수 있었다. 선발대원들은 일주일 동안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김정일 최고사령관에게 드리는 맹세문을작성했고 무력부 희생자 명단에 우리의 이름을 적어 올렸다. 당원들은 당원증을 자기가 속한 조직에 바쳤고 고향에 보내는 최후의편지를 썼다. 윤학 부대장의 얼굴에서는 이번 기회에 기필코 자신의 죄를 씻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중앙분계선 순찰의 날이 오자 전선군단과 사단들이 전투준비를 갖추고 비무장지대를 주시했다. 우리는 얼룩무늬 위장복을 입고 평소보다5배나 많은 450발의 총탄과 4발의 수류탄, 단도 2개를 공급받고 날이 밝기 전에 비무장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순찰하는 지역은국군의 도라산 전망대 지역이었다. 부대장은 또다시 우리들에게 ‘죽어도 중앙분계선 이북에서 죽을 것’을 당부했고 ‘그렇지 못하면수류탄으로 자폭하라’고 비장하게 말했다. 우리는 결연히 남침하기로 했다. 중앙분계선 순찰 구역은 25킬로미터. 그 동안에 없어진11개의 표식물을 확인해야 했다.

155마일 휴전선에 있는 모든 부대와 전선 군단, 사단, 연대들이 전투태세에 들어갔지만 우리가 움직이는 것을 국군초소에서 눈치채지 않게 하기 위해 인민군 초소에서는 거짓 체육경기를 벌였다. 출동한 15명은 무전수 2명, 장교 4명, 공병 2명, 나머지는전투원들이었다.

한낮의 뙤약볕을 맞으며 미리 전기를 꺼놓은 고압선을 통과한 우리는 공병들이 열어놓은 지뢰밭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1시간 동안50미터도 채 못나갈 때도 있었지만 인내와 참을성을 갖고 루트를 열어나갔다. 나는 지휘부에 상황을 알리느라고 쉴 새 없이무전통화를 하고 있었다. 무전수는 마지막까지 살아 지휘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대오의 가운데에 섰다. 만약 정황이 발생하면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무전수를 보위해 보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4시간 만에 지뢰원을 극복하고 중앙분계선 표식물에 도착한 우리는 지도(地圖)로 방향을 확인하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멀리국군의 도라산 전망대에 관광 나온 사람들과 버스, 그리고 지프차 등이 보였다. “여기는 적 종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 국군의새로운 잠복호와 시설물들을 정찰하고 보고하라!”

부대장의 낮은 목소리였다. 나는 두 번째로 한국 땅을 밟는 셈이어서 그런지 처음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 “앞에 있는 지뢰들이54년도에 묻은 반탱크지뢰와 반보병지뢰여서 전진하기 힘듭니다.” 땀과 먼지로 범벅된 공병들이 부대장에게 말했다. 1954년도에묻은 지뢰라면 어느 순간 터질지 모르는 맛이 간 지뢰였다. 중공군이 묻은 지뢰여서 지도에서 선명치 않았고, 1973년도에 새지뢰를 묻었지만 중앙분계선 주변은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 예전 지뢰를 그대로 둔 채 새지뢰를 매설하곤 했다.

“좋아, 이제부터 남하한다. 하지만 중앙분계선에서 남쪽으로 10미터 이상은 가지 말라.” 부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우리는 안도의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 지뢰지대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국군들은 너무나 멍청해 보였다. 몇 번이나 남침을 했는 데도아무런 반응이 없는 국군은 정말 정치상학시간에 배운 대로 미국의 꼭두각시, 총알받이 괴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끌려나온국군이 근무를 서봐야 얼마나 잘 서겠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이제는 허리를 완전히 펴도 될 만큼 여유가 생겼다. 우리는 중앙분계선의 몇 줄밖에 안 되는 녹 슨 철선을 넘어서 남하하기시작했다. 그런데 30미터나 겨우 걸어갔을까. 갑자기 ‘꽝’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새까만 먼지가 눈앞에서 오르더니 또다시‘꽝’하는 폭발음이 울렸다. 이제는 완전히 먼지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꿈속 멀리에서처럼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쇠붙이 소리에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생각뿐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내장을 들어내는 듯한 비명소리가 울렸고 “사격준비!”를 연발로 외치는 부대장의 목소리에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국군지역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정보는 없었다. 그러면 우리가 당한 것이 분명하다.

점차 먼지가 사라져서야 두 명의 공병이 지뢰를 밟았다는 것을 알았다. 잘려져 나간 다리, 지혈하는 군인들, 또 한 편에는 국군초소를 향하여 격발기를 당기고 있는 순찰 성원들이 보였다.
“인민군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은 지금 중앙분계선 MDL을 넘어서 월경하고 있다.”

국군초소 쪽을 바라본 나는 또 한번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참호를 차지하고 있는 국군들이 어지럽게 보였고 대전차화기인57㎜ 무반동총과 캘리버50 기관총이 벙커 속에서 우리를 겨누고 있었다. 독 안에 든 쥐나 다름없었다. 이제 누군가 먼저 총탄을날리면 온몸이 벌 둥지가 되어 쓰러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사나워졌다. 나는 무전기를 내동댕이치고무릎을 꿇어 국군초소를 향해 무기를 겨누었다. 숨 가쁜 시간-.

그런데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윙하고 울리더니 우리측 적공국 여군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국군들은 들으라. 우리는 경애하는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으로 정상적인 중앙분계선 순찰을 진행하고 있었다. 방향 판단의 착오로 길이 어긋나 우리측의 부상이 생겼고생명이 위험하게 되었다. 국군은 우리측이 무사히 길을 밟을 수 있도록 양도하라.”

국군의 침묵이 계속되자 우리는 철수를 하기 시작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 해제된 지뢰원에 들어섰다. 발목이 잘려 나간 두 명의공병들은 의식이라도 잃었으면 좋으련만 완강한 의지로 버티고 있었다. 얼핏 국군 쪽을 바라보니 우리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빛이 반사되어 날아왔다. 공병들은 국군들 앞에서 나약함을 보이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개새끼들-.” 흥분하여 거칠게 걸음을 옮기던 나는 발밑에서 툭 하는 소리에 놀라 비칠거리던 몸을 앞으로 숙였다. 발밑에서어마어마한 전율이 올라와 순식간에 온몸으로 흘렀다. 방금 밟고 지나온 한 발자국 뒤에서는 오래돼 성능이 약해진 뇌관이 먼지 같은가느다란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땅으로 잦아드는 느낌- 사시나무 떨 듯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도저히 발걸음을 뗄 수없었다.

“야, 너 뭐해? 죽고 싶어? 빨리 따라와!” 윤학 부대장의 고함소리가 비수처럼 날아왔다. 하늘이 나를 살렸다. 내가 밟은반보병지뢰가 꿈을 꾸듯 터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지뢰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됐다면……. 하여간 어떻게 지뢰원을 통과했는지,철책선을 지났는지도 알지 못한 채 마중 나온 군인들에게 끌려가다시피 하여 막사로 들어왔다.

부상을 당한 공병 가운데 출혈이 심한 한 명은 죽고 다른 한 명은 군단 군의소로 실려 갔다. 그 날 밤 우리는 ‘주체호’를 타고개성시 남대문에 있는 ‘통일관’으로 갔다. 사흘 동안의 휴식이 주어졌다. 공급해준 술에 의존하여 버틴, 악몽 중의 악몽 같은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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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을 뛰는 부대와 훈련만 하는 부대의 차이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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