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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컬럼] 용팔이.

김유식 2010.11.08 10:55:01
조회 17914 추천 18 댓글 45


   2004년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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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유머들 중에는 “용산의 롯데리아” 이야기가 있었다. 한 아가씨가 용산의 햄버거 가게를 찾았는데 매장 직원의 능수능란한 화술에 속아 값싼 햄버거를 8천 원에, 케첩과 빨대를 별도에 구매한다는 내용이다. 매장 직원은 햄버거를 달라는 아가씨의 질문에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느냐?”고 묻고는 아가씨가 예쁘다며 햄버거를 싸게 주는 것처럼 속이는 이야기인데 많은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어 지금도 인기리에 돌고 있는 고전유머가 됐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상인들 중 일부 악덕 상인들을 보통 “용팔이”라고 부른다. 많은 선량한 상인들과는 달리 속칭 용팔이들은 호객 행위를 통해 상품을 강매하기도 하고 바가지를 씌우기도 하며, 원래 있는 부속을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며 웃돈을 요구하는 등의 몰지각한 상술을 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용팔이들에게 당했던 사례들을 서로 알려주며 주의를 당부하지만 피해를 보는 네티즌들은 꾸준히 생기고 있다. PC보급 초창기에도 마우스에 “光” 스티커를 붙여놓고 광 마우스로 속여 팔았다거나 흑백 모니터에 셀로판지를 붙여서 “세미 컬러 모니터”로 판매한 사건들이 있던 것처럼 일부 못된 용팔이들의 행각은 지금도 멈출 줄을 모른다.


  이들은 주로 용산 상가에 처음 나왔거나, 여성 또는 어린 손님들을 대상으로 호객 강매 행위를 하는데 벌이가 만만치 않은 만큼 몸값도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의 일부 용팔이들은 연봉이 억대에 이를 정도다. 이들은 만 원을 “1점”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50점 찍었다.” 라는 말은 “오늘 수익이 50만 원”이라는 뜻이다.


  용팔이들의 말로는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행색만 보면 얼마를 찍어낼 수 있는지 한 눈에 간파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아는 한 전설의 용팔이는 지난 2002년에 지나가던 여대생을 붙잡아 10만 원짜리 35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를 자그마치 230만 원에 팔았다고 자랑했다. 그는 카메라를 팔고 나서 여대생에게 고가의 카메라를 팔아줬으니 보답으로 커피 한 잔 사겠다며 상가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결국 화술을 통해 여대생을 꼬셔 여관까지 데려가는 기술을 발휘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기가 턱~ 막힐 텐데 그는 일(?)을 마친 후 담배를 피워 물며 여대생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고 자랑했다. 그는 팔았던 10만 원짜리 카메라를 들고,


  “오빠가 말야. 조금 있으면 이거 후속 기종이 나오거든? 그게 이것보다 몇 배는 더 좋은 성능을 갖고 있어. 곧 나오니까 오빠가 그거 그냥 줄게. 이건 그냥 내가 가져가고.”


  순진한 여대생은 고개를 끄덕였으니 그 여대생은 230만 원을 결제하고, 몸 빼앗기고, 카메라마저 뜯긴 꼴이 되었다. 이만하면 악덕 용팔이 중에서도 “득햏의 경지”에 오른 것이 아닐까? 매장에서 직원이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라고 묻는다면 용팔이일 확률이 높으니 조용히 자리를 뜨도록 하자. 대부분의 선량한 상인들은 정당한 가격을 먼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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