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지리산에서 보내고 싶어

우여곡절 끝에 25일 예약을 2.5초만에 성공하고

돈을 보내지 않은 바보같은 실수로 낙담하다

지난 여름 덕유산 종주 갔다가

저의 저질 체력으로 중간에 하산한 일이 떠올랐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climbing/14130

https://gall.dcinside.com/climbing/14131

그래 가자!

집을 나서는데 비가 옵니다.

헐~

오상무님, 마나도나, 준과 남부 터미날에서 만나 무주안성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뒤늦게 합류한 준의 표를 예약을 잘 못했는지 출발은 오후 한시 사십분인데 한표만 오전표입니다.

다행히도 한 자리가 남아 같이 출발했습니다.

가는 내내 비가 옵니다. 맘이 불안합니다.

이대로 비가 계속 온다면 산행을 포기 할지도 모릅니다.

터미날에서 식사를 했건만 휴게소에서 출출하여 간식을 먹습니다.

문득 지난번 덕유산에서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안성에 도착하여 먹거리를 사고 버스시간을 확인하니

칠연계곡 쪽으로 가는 버스가 여섯시반에 있었으나

택시비도 칠천원 안쪽으로 나온다고 하여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님이 아주 친절하십니다~

내리자마자 동네의 막걸리부터 시식합니다.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하지만 두부김치에 나온 볶은 김치는 아주 제대로 된 전라도 묵은지의 깊은 맛입니다~

닭도리탕을 시키니 뒷곁에서 닭소리가 들려옵니다. 토종닭입니다. 역시 맛있습니다. 환상입니다~

이 계절에는 민박집이 몇군데 없다더군요. 사만원에 네명이 적당히 잘만한 방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알콜을 채웁니다~

준은 늘 특이한 아이템을 싸옵니다~

일찍 잠을 자고 새벽 네시에 일어나 아침을 해 먹고~

다섯시 반경에 집을 나섭니다. 예정보다 삼십분 늦었습니다~

길에 얕게나마 눈이 쌓여있는걸 보니 밤사이에 비가 눈으로 바뀐거겠지요. 비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입니다~

동이 트지 않은데다 눈이 온 상태고 여전히 눈보라가 날리니 주변이 흑백영화 같아 보입니다~

사람이 없다면 정말 흑백 같습니다~

이게 작년 겨울 그렇게 보고 싶었던 상고대란 말입니까~

동엽령에 다 왔습니다~

능선에 오르자 엄청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이미 해는 떠 있을텐데~ 바람만이 이곳을 지배하고 있네요~

강한 바람으로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것들이 세차게 휘날립니다~

이 곳이 지난 여름 하산을 결정했던 곳입니다. 저에게는 눈물의 장소 ㅜ-ㅜ

어느 순간 구름은 모두 걷히고 하늘이 파랗게 됐습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