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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에 사표 낸 직원, 휴식하라더니 해고 통보...법원 "부당 해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10 10:23:59
조회 5158 추천 2 댓글 12

"사직 의사, 대표 조치 약속 후 철회돼...서면 통지도 없어"


[파이낸셜뉴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사직서를 낸 직원을 쉬게 한 뒤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액세서리 유통업체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사에서 상품기획자(MD)로 영업 기획 업무를 맡았던 B씨는 지난 2023년 3월 13일 회사 대표에게 "팀장과 대리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이유 없이 따돌림 당해 힘들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방법을 찾아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다음 날 B씨는 대표에게 "오전까지만 업무를 진행하고 인수인계 파일을 남긴 뒤 짐을 싸겠다. 껌을 씹는 것조차 구박받는다"며 서명 없는 사직서를 촬영해 보냈다.

이에 대표는 같은 날 오후 통화로 B씨에게 "조금 휴식을 취하라. 부장을 통해 연락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B씨는 이후 회사 부장과 다른 직원들과 업무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회사 부장은 같은 달 17일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어렵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B씨는 구제 신청을 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이를 부당해고로 판단했다.

A사는 B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만큼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이 종료된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B씨의 사직서 제출 행위는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겠다는 확정적 의사표시가 아니라 자신이 겪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사직하겠다는 의사표시"라며 "그 후 A씨는 대표이사로부터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의 사직서 제출이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해약 고지'가 아니라 합의에 따라 해지하겠다는 '청약'으로 판단했다. 회사 측이 근로계약 종료에 합의하기 전에 B씨의 사직 의사가 철회됐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또 B씨가 재택으로 업무를 담당했고, 다른 직원들도 경영진에게 B씨의 복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점도 고려했다.

아울러 "해고 통보 과정에서 회사가 B씨에게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다"며 절차적 하자도 지적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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