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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학]어느 멋진날1_점심시간을 틈타 그림도 그려옴

크리스토프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31 14:20:50
조회 583 추천 39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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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풍 커플 너무 달달하고 좋아서 영감이 막 솟아오른다!!! 

그림 그리다가 문학 아이디어가 떠오르기에 함께 가져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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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부신 날이었다. 

아렌델의 하늘은 예쁜 구름이 피어 올랐고, 하늘은 청량하게 푸른 빛을 띄었다. 

온 거리 구석구석 새로운 여왕님을 반기는 듯 기분좋은 울림과 냄새로 가득했다. 

상쾌함을 더하는 바람은 창밖에서부터 불어와 안나의 볼을 기분좋게 간지럽혔다. 

사방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아렌델의 온 산과 왕궁을 물들이는 9월. 온 궁전과 아렌델 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설레는 호흡으로 가득하다. 

바로 얼마 전 있었던 일이 아주 멀게만 느껴졌다. 아렌델이 위기에 빠졌던 일도, 왕국이 물 속에 잠겨 사라질 뻔했던 것도, 그리고 엘사가 다섯 번째 정령이 된 것도. 




"크리스토프에게 청혼을 받은 것도!"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고는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그래, 모든 것은 잘 마무리됐고, 3년 동안 기다린 목적도 달성했지. 

발갛게 얼굴이 달아오른 채, 안나는 크리스토프의 어리숙한 표정과 모습을 기억해 내고는 주먹을 쥐고 휘두르며 발로 바닥을 굴렀다. 

입모양으로만 환호를 지르며 잠시 그 순간의 감동을 다시금 느끼는 중이었다. 





오늘은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통합과 화합을 기리는 동상을 공개하는 날이다. 

아버지 아그나르와 어머니 이두나가 처음 만났던 그 날, 모든 문제의 시작과 실마리가 동시에 시작됐던 그 날을 기리며 엘사가 특별히 디자인해 주었다.

부드럽지만 당당한 모습의 어린 아그나르, 씩씩하고 빛나는 눈을 가진 이두나의 동상은 아렌델 왕궁 바로 앞 메인 광장에 서서 오랜기간 풀리지 않았던 과오를 되새기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모두를 일깨워 줄 것이다. 


강대한 국가의 군주가 대의를 내세우며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정치를 할 때 발생하는 위험과 불행은 

아렌델의 땅을 밟고 함께 공기를 마시는 사람 모두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을, 안나는 루나드 왕의 끔찍했던 행동을 떠올리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거울 속 안나는 위풍당당했다. 아렌델 왕가의 기품을 그대로 간직한 채였다. 

머리위에 얹어있는 왕관이 반짝, 빛난다. 안나의 표정은 다시금 단호하면서도 현명하고 여유를 가진 여왕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야."


왕관을 매만지는 손에는 안나의 머리색을 닮은 오렌지빛 보석이 반짝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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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나르와 이두아의 동상 공개 행사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코로나 왕국, 자리아, 차토 그리고 토레즈에서 온 사절 뿐 아니라 많은 아렌델 백성들이 새로운 여왕의 첫 업적을 칭찬하고 이를 기렸다. 

게일을 통해 소식을 전달받았을 엘사는 노덜랜드를 지키는 제 5 정령으로써 바쁜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이전처럼 안나와 함께 있는 것은 겨우 밤 시간, 가족게임을 하는 시간대 뿐이다. 

13년 동안 헤어져서 3년동안 가까이서 치열하게 사랑하는 가족으로 지냈지만 안나와 엘사는 다리의 끝과 끝을 지키는 서로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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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커튼에 금사를 넣어 직조한 커튼이 멋드러지게 장식된 무도회장에는 하당가피들의 경쾌하고 발랄한 음색으로 가득찼다. 

각 나라 사신들과 귀빈들이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며 반짝거리는 빗살무늬 바닥을 쉴새없이 오갔다. 

박자에 맞추어 손뼉을 치는 소리, 귀부인들의 치맛자락이 스치는 모양새는 노덜랜드의 숲속에서 게일이 단풍잎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 같았다. 





"아렌델의 여왕 안나님께서 나오십니다."



집사 카이는 정돈된 말투로 안나를 소개했다. 

안나는 엘사가 그랬듯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엘사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더욱 빛나는 미소와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에, 반지 정도일까. 

모두가 그녀를 향해 허리숙여 인사하고 공경하는 자리에서 유독 안나의 눈길을 사로 잡는 사람이 있었다. 





"폐하, 크리스토프경입니다."




세룰리안 블루색 깃을 세우고 갈색 라펠 위 금색 자수가 매우 잘 어울리는 금발머리의 주인공은 바로 크리스토프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평소 가죽옷을 입던 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복장은 아렌델의 귀족복식이지만 그의 어깨에는 특별한 견장이 올라 있다. 

여왕의 약혼자라는 표시다.




"안나, 아니 폐하, 당신의 약혼자로서 한 곡을 청합니다."

"하하, 크리스토프."



안나는 크리스토프가 내민 부탁의 손길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크리스토프의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약간 땀이 배어 나온 그의 손을 말아 잡으며 가까이 다가가 눈을 올려다 보니 순간 마주쳤던 눈빛은 금세 안나가 아닌 안나의 망토자락을 향한다. 



"왜 그래요 크리스토프, 평소같지 않아요."

그녀가 샐쭉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귀까지 빨갛게 물든 채로 안절부절하는 얼굴이 보인다.




"... 정말 아름다워요 안나."

"3년 동안 함께 지내고선 내 아름다움을 지금에서야 알았어요?"

"당연히 아니죠. 지금 이렇게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으니까 너무 어색해서 그래요."

"그럼 손을 놓을까요?"

"아, 아니요! 그러지 말아요, 안나."




개구진 안나의 대꾸에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변한 크리스토프는 의외로 능숙하게 안나를 리드했다. 

오늘 파티를 위해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춤 연습을 했는지는 게르다를 통해 몇번이나 전해 들었다. 

여왕의 약혼자로서 궁중 예절 교육을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정말로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딱 1시간만 입고 있을 거라던 정장을 지금 이 시간까지 벗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 학습의 효과가 아닐까! 

가죽옷을 입고 스벤과 함께 있는 자연스러운 크리스토프의 모습도 멋지지만, 이렇게 잘 꾸민 그는 정말로 다른 나라에서 온 왕자 같았다. 아니, 그 이상이다. 

안나는 바위거인에게서 도망칠때, 자신을 꽉 끌어안아주었던 크리스토프의 얼굴과 단단한 어깨를 살짝 쓸어내렸다. 크리스토프가 흠칫, 놀란다.



"고마워요."

안나는 크리스토프에게 살짝 몸을 기대 밀착하며 말했다. 그는 순간 다리에 힘이 빠져 안나의 드레스 자락을 밟고 말았다. 

당황하는 모습 조차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나는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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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폐하."


아렌델 국정을 운영하는 회의실에는 무거운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언제나 심각한 결단이 이루어 졌을 딱딱하고 차가운 공간에서 대신들과 함께한 안나는 아까 무도회에서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엘사도 지난 3년동안 이 감옥같은 공간에서 인상을 찌푸리고 중대사를 결정했겠지. 




"무지렁이 천애고아와 혼인하시겠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언제나 온화해 마지 않았던 집사 카이가, 힘을 주어 말했다. 

순간 안나는 호흡이 멎는 것 같았다. 지난 3년 동안, 아니 아렌델을 두 번이나 수호한 자를 그리 말하다니,그녀는 흥분과 분노로 오히려 아무말 할 수 없었다. 

까맣고 어두운 색감에 아렌델 국화인 크로커스가 금실로 놓아진 커튼과 휘장은 이곳의 모든 공기를 차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러 대신들은 카이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타까운 모습으로 안나를 바라보는 것은 메티어스 대장 뿐이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침묵이 이어졌다.





"크리스토프는 아렌델을 구한 일등공신이에요."



단호하게, 그러나 정확한 어조로 다시한번 강조해 말을 시작한 안나에, 대신들은 슬프게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던 제국의 왕자인 한스조차도 권력을 위해 야망을 품고 접근하여 왕족을, 왕을 시해하려 했던 사건은 온화하고 부드럽던 각료대신들을 매우 긴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그들의 왕은 아렌델에서 태어났는지도 확실하지 않은, 일개 얼음장수를 부군으로 들이시겠다니요. 

크리스토프가 왕궁에 들어와 지내게 됐을 때에도, 그들은 비슷한 말을 했다.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고위급 인물과 인연을 맺는 것은 금전적 보상과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인생 최대의 기회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안나에게 잘 보이려 노력했을 것이라고. 

그간 왕궁 전속 얼음제공업자로 일하며 영세업자를 도와 자립을 돕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그 때문에 상공업계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크리스토프의 지지세력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는 평민이지만, 그리고 아렌델 왕궁에 대해 관심도 없던 사람이지만, 엘사의 얼음궁전까지 안나를 안내했고, 위험한 순간에 확실한 조력을 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그 모습을 실제로 본 사람도 없거니와 선왕 엘사와 안나의 말 중 내키는 대로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 분명하다. 

언니, 엘사 언니. 언니라면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갔을까.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내던 안나의 머릿속을 가로 막은 것은 메티어스 대장이었다.






"폐하,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던 그가 과연 왕궁에서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무도회장에서 손끝으로 느꼈던 크리스토프의 따뜻한 얼굴 감촉을 겨우 기억해 내던 안나는 그만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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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괜찮으면 다음편 그림이랑 문학이랑 같이 쪄 옴

아니면 이후는 그냥 내 뇌내망상으로 남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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