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의 궤적'으로 이제 정말 끝이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니혼팔콤의 RPG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의 첫 작품이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영웅전설 VI: 하늘의 궤적 FC'가 '하늘의 궤적 the 1st'로 리메이크되어 돌아왔다.
사실 시리즈 클라이맥스가 다가온 시점에 다시 첫 작품으로 돌아가다니, 이런 식이라면 영영 궤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리메이크가 반응이 좋다면 SC와 TC도 등장할 수 있고, 그다음에는 제로의 궤적이나 벽의 궤적 등이 계속해서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늘의 궤적 1st
죽을 때까지 궤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만나본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궤적 시리즈가 발전해 온 방향과 노하우를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에 다시 담아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늘의 궤적 시리즈를 한국어로 만날 수 있는 가장 최신 플랫폼은 PS VITA이고, 스팀 버전은 한국어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 게이머들에겐 아마 더 특별할 수 있으리라 본다.
팔콤 게임을 이야기하면서 그래픽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게 되리라 생각도 못 했지만, 이번 작품의 그래픽은 크게 나쁘지 않고 충분히 즐길 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원작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일러스트들이 한층 발전했고, 일러스트의 모습 그대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전한다. 3D 캐릭터를 2D 스프라이트화한 SD 캐릭터가 전해줬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모습과 차이가 있어 보는 맛이 있다.
전투 연출
전투 연출
또 게임이 풀 3D로 탄생하면서 게임 속 명소나 아름다운 장소들이 모두 3D로 재탄생했고, 카메라 시점도 비교적 자유로워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커맨드(턴제)와 퀵(실시간)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투의 묘사나 연출도 수준급이다. 특히 기존 팔콤 게임들의 경우 얼굴을 반으로 갈라 빛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 더 마음에 들었다.
아울러 기자의 경우는 스팀 버전을 즐겨 그래픽적으로는 아무래도 가장 만족도가 높았으리라 본다. 스위치 1 버전은 아무래도 해상도와 프레임이 떨어지지만, 스위치 1의 기기 스펙을 고려하면 인정할 수 있는 정도다. 게임의 정식 발매가 이뤄지면 업그레이드 패스를 통해 스위치 2를 지원해 해상도와 프레임이 한층 상향될 예정이니 참고하자.
퀵 배틀
커맨드 배틀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전투다. 전투는 최대 4인이 팀이 되어 진행하며, 이야기 진행에 따라 전투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변화한다. 전투는 실시간 전투와 커맨드 방식의 전투를 절묘하게 섞어서 완성했다. '계의 궤적'을 즐긴 이용자라면 익숙할 수 있는 전투 방식이다.
실시간 액션 전투에서 적의 공격을 회피해 기술을 먹일 수도 있고, 적의 스턴 게이지를 모두 채워 턴제 방식의 커맨드 전투에 돌입하면 빠르게 브레이브 어택을 실시해 팀원 모두가 공격을 퍼붓는 '버스트'나 2인 연계 공격인 '체인', 추가 공격을 퍼붓는 '추격' 등 여러 이득을 챙길 수 있다. 퀵 배틀을 통해 적을 적당히 공략한 뒤 커맨드 배틀을 통해 대미지를 폭발적으로 집어넣는 것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다.
버스트 연출
낚시도 있다.
여기에 레벨 차이가 5 이상 나면 2배의 대미지가 들어가 퀵 배틀만으로도 쉽게 적을 무찌를 수 있으며, 콤비 어택도 준비됐다. 또 퀵 배틀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를 하면 크래프트 게이지를 얻어 빠르게 크래프트 어택을 퍼부을 수 있는 등 액션 게임 못지않은 시스템도 준비됐다. 물론 퀵 배틀만으로는 대미지를 쉽게 넣을 수 없는 적도 등장하고, 주요 전투는 커맨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커맨드 전투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전투 시스템을 익히는 것이 좋다.
또 전투를 진행할 때 좌측에 자리한 순서에 다양한 힌트나 보너스 상황이 표시되며, 이용자가 어떤 전략을 통해 적을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따라 획득하는 경험치도 크게 4배 이상 얻을 수 있다. 무작정 많은 전투도 좋지만 전투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자유롭게 필드를 뛰어다닐 수 있는 만큼 중요한 전투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회피할 수 있으니 잘 활용해 보자.
게임은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1편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냈다. 리벨 왕국을 배경으로 유격사를 꿈꾸는 16세 소녀 에스텔 브라이트와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요슈아 브라이트가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요수아의 여장
하이 스피드 모드도 안먹는 연극 화면
과거 어느 날 에스텔의 아버지가 요슈아를 집으로 데리고 왔고, 둘은 남매처럼 함께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준(準) 유격사가 된 둘은 유격사로 성장하기 위해 사라진 아버지의 뒤를 쫓으며 왕국을 여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러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여기에 16세 청춘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도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들며, 원작을 즐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요슈아의 여장과 연극을 상당히 뛰어난 수준으로 완성해냈다. 특히 연극의 경우 게임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인 하이 스피드 모드마저 적용이 안 될 정도이니 팔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맵 표시도 잘되어 있다.
쿼츠 자동 장비도 있다.
20년이 넘는 과거에 등장한 작품인 만큼 JRPG 특유의 불편한 부분들도 많이 개선했다. 이제는 빠지면 아쉬운 하이 스피드 모드는 당연하고, 게임의 주요 특징인 쿼츠 세팅도 낯선 이용자가 있을 수 있어 자동 세팅을 준비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 자동 세팅을 통해 게임을 익혀가면 된다.
또 퀘스트 진행을 위한 장소도 맵에 표시해 줘 맵을 헤매지 않고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카네리아 같은 주요 수집품도 쉽게 확인해 얻을 수 있다. 또 3D로 재탄생하는 경우 맵 크기를 너무 크게 만들어 이용자들이 지칠 수도 있는데, 각 챕터마다 적절한 수준으로 완성된 듯하다.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리메이크로 등장한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궤적 시리즈를 다른 시리즈로 입문해 '영웅전설 VI 하늘의 궤적' 시리즈를 만나보지 못한 이용자나 오랜 팬이지만 최신의 감성으로 첫 모험의 설렘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기자는 오랜만에 PS VITA를 충전해 '영웅전설 VI: 하늘의 궤적 SC'를 켜봤다. 아마 많은 게이머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게 리메이크가 가진 힘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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