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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인공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txt

ㅇㅇ(112.151) 2015.01.15 21:30:26
조회 3423 추천 111 댓글 22
														

***긴글주의/찻내주의***

 

힐러를 보면 기존의 느꼈던 들마들과는 참 다른 점이 많아.

그 중에 한가지가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굳이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읽히고 또 공감된다는 점인데,

기존의 들마같은 경우에는 주인공들은 썸을 타는 것 같기도 하고 분명 서로 죽고 못사는 것 같은데

나는 저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시청자들을 왕따시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어.

기존 들마들이 필요한 설명은 부족하게 하고, 불필요한 설명은 부각시켜서 이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은데

힐러를 보면서는 우리가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게 어렵지 않고, 또 그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가 아래 몇가지들이라고 생각해. 

 

1.

뭐랄까..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외에 배경이 되는 것들은 비비 꼬지 않는 느낌이랄까?

예를 들면 종수가 문식이에게 사주를 받고 문호가 사들인 썸데이뉴스로 찾아왔을 때,

어지간한 기존의 한드였다면 종수가 문호의 신임을 얻어 스파이로 잠입에 성공하고,

무언가 중요한 일이 터졌을 때 종수가 스파이노릇을 톡톡히 해냄으로써 문식이에게는 희열을, 문호에게는 비극을 가져다주었겠지.

하지만 종수가 나는 스파이다,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스파이짓을 안할 수는 없다. 이렇게 미리 밝혀버리고

또 문호는 쿨하게 수락하며 극을 더 시원털털하고 새큼달큼하게 만들었달까?

이렇게 극을 이끌어나감으로써 종수라는 캐릭터도 살리고, 극 또한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일석이조인거지.

 

2.

나는 갤에도 음감님 닥찬글을 여러번 올렸던 사람 중 한명인데, 힐러의 배경음악은 마치 공격할 부분과 치고 빠질 때를 적절히 아는 느낌이랄까?

사실 12회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인 전개밸런스와 연기는 굉장히 좋았지만, 편집하는데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는지

평소처럼 음악을 자주 바꾸거나 음악에 강약조절을 하거나 음악에 효과를 주거나 하는 이런 기교는 없었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12회차는 물론 음악까지도 훌륭했고, 다른 회차는 뭐 말할필요도 없지.

음악 덕분에 웃길땐 더 웃기고, 슬픈땐 더 슬프고, 애틋할 땐 더 애틋하고, 긴장될 땐 더 긴장되게 하면서 감정을 극대화시켜주니까.

이렇게 음악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시켜주고, 또 들마 중에 음악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될 정도로 적절치 못한 배경음악을 까는 경우가 있는데

힐러에는 그런 짓이 전혀 없다는게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은채 오롯이 주인공들에게 주목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

 

3.

스포가 많지 않은 점. 이게 좋은 건지 나쁜건지 알 순 없지만ㅋㅋㅋㅋ 케사가 홍보를 많이 안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인데ㅋㅋ

스포가 많지 않아서 오히려 극에 집중하기가 더 수월함.

예를 들면 스포라도 하나 떨어지면 들마를 보면서도 내가 본 스포가 언제나올까..언제나올까.. 생각하며 보게 되서 집중이 흐뜨러지기 마련인데

어디 벙커를 지어서 남모르게 촬영을 하는지 아니면 밤심부름꾼 답게 밤에만 촬영을 하는건지 촬영스포도 별로 없고 참 좋음ㅋㅋㅋ

스포가 많이 없기에 드라마 한장면 한장면을 곱씹으면서 보게 되고 침흘리면서 보게 되고 계속 집중하게 되는 것 같음.

 

4.

통화. 힐러는 참 주인공들의 통화장면이 좋은 드라마임.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영신-정후 드레스업 씬에서 둘이 통화를 하듯이 잔잔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잖아?

잘 듣고 보면 그 말들 속에 참 많은 의미가 들어있고, 또 정후-해커줌 사이에서의 대화도 듣고 나면 참 많은 속뜻이 숨겨져 있음.

정후의 감정선을 주로 정후-해커줌의 대화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한번더 정리해주는 느낌인데,

예를 들자면 영신을 보면서 표범을 떠올렸다는 말이라던가, 나 채영신 좋아해 이정도?

또, 갤러들이 찬양해 마지않는 영신-봉수의 통화씬에서는 주로 영신의 감정선을 한번더 정리해주지.

어디선가 화면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전화통화를 통해 '해결'하는 들마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힐러같은 경우는 통화장면을 통해 화면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해결'하는게 아니라,

화면으로도 이미 설명해준 부분을 '극대화', '강조'하는 느낌이랄까?

여튼간에 통화장면을 기다리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드는 드라마라니.. 참 괜찮은 드라마임에는 틀림이 없음.

물론 이 통화장면을 통해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집중하며 따라가기 쉽게 해주기도 하고 말이야.

 

5. 정후의 나레이션도 위에 통화장면과 마찬가지로 정후의 감정선을 설명해주는 장치 중 하나인데,

그게 또 과하지 않게 적당히 담백하면서도 정후를 더 애틋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정후의 나레이션이 가장 빛을 발한 장면은 정후-영신의 첫키스 장면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는 누가 자신을 어찌 생각하든 상관없던 정후가 처음으로 오해를 풀어주고 싶은 상대가 영신이다.

이 메시지를 정말 각인시켜주고 부각시켜주고 증폭시켜주었음. 극의 감칠맛을 더해준다고나 할까?

 

그냥 당장 생각나는 몇가지들만 적어봤는데, 적어놓고보니 완전 찬양글이넼ㅋㅋㅋ

여튼 이토록 많은 장점들을 통해서 시청자인 우리가 주인공들의 감정선과, 주인공들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오롯이 집중하고, 감정을 소모하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감동을 느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오늘은 왜 목요일인거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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