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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저씨네 가면 재워 주고 밥도 준대....

PinkFloy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04 02:45:15
조회 11391 추천 33 댓글 64

소문이 퍼졌나봐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저런 인연으로 어미 잃은 아깽이 삼형제를 돌보게 됬는데요
생전 처음 키워 보는 고양이인지라, 전에는 몰랐지만 보면 볼 수록 매력있는 녀석들이네...싶었습니다

아직 삼형제와 친해지기도 전인데 새로운 식구가, 또 느닷없이 생겼습니다 ^^;;
그것도 두마리나....ㅜㅜ

사연은 이렇습니다

Part.1

며칠전 작업실에서 일 좀 하다가 애기들 밥 챙겨주고 집으로 돌아가던 늦은 새벽이었습니다
좀 피곤하기도 하고 날도 추워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날카로운 고양이의 비명소리!!
니야아아아아아오오옹~~~
전같으면 무심히 갈길 가겠지만 지금은 한참 관심도가 높아져가는  초보 애묘인답게 절로 귀가 쫑끗하고 발길이 돌려지더군요
길가 분리수거함 옆에 왠 개 두마리가 으르렁 거리며 고양이를 갖고 놀고 있고,
작은 고양이는 털을 바짝 세우고 잔뜩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놈들 !!
하고 발을 굴러 개들을 쫓아버리고 보니 아직 아가티가 가득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

엄마는 어디 가셨니?
쪼그리고 앉아서 몇마디 대화를 나눴습니다
작업실에 있는 아깽이보다 조금 작은걸 보니 대충 2달 좀 지난듯한데 길냥이 치고는 상당히 깨끗해 보입니다

엄마가 찾으러 올때까지 고기 그렇게 숨어 있어...
혹시 이 놈의 개들이 계속 노리고 있나 살펴 보면서 갈 길 가는데, 이놈이 양양거리며 졸졸 따라옵니다

내게는 책임 져야할 아이가 세마리나 있어요...너는 니네 엄만테 가세요

이제는 제 신발에 부비부비를 합니다
아저씨가 재워주고 밥도 준다면서요...님하 나도 좀...
미안하지만 안됨...



걸음을 옮기니 또 양양거리며 따라 붙습니다
나란히 쓰레기통 옆에 앉아서 담배 한 대 피워물고 엄마냥이를 기다려 봅니다
안옵니다.... 
이제는 아예 제 신발을 베고 누워 골골 거리며 자고 있습니다
저도 졸립니다
일단 작업실로 데려가 큰 박스에 자리를 잡아주고 전 집으로 자러 갑니다

이놈을 어찌 처리하나...
냥갤에서 검색신공...여기저기 냥이카페에서 눈팅신공...
아직 어린 양이들이니 다툼이 있더라도 심하지 않으니 합사해도 된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근데 이녀석 좀 희한합니다
거의 한달째 밥수발에 똥수발까지 드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 발걸음소리만 나면 하악거리며 후다닥 숨기바쁜 삼형제와는 달리
이놈은 절 보자 마자 양양거리며 앵깁니다
좀 쓰다듬다 손을 멈추며 쫌만더 쫌만더..부비부비를 합니다
말로만 듣던 개냥이인가 봅니다

럭셔리 세칸짜리 궁전에 넣어주니 덜컥하니 제일 높은 대장 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낯선 곳에 왔으니 좀 불안해하고 두리번 거릴만도 한데 아주 두다리 쭉 뻗고 꼬박꼬박 졸기 시작합니다
적응력 최강입니다
저 자리는 삼형제중에 짱먹고 있는 첫째 테블 자리인데...
아니나 다를까 낯선 양이의 등장에 삼형제가 잔뜩 긴장합니다



네 놈...지켜보고 있다....

내가 여기 짱이다라는 테블과 신입의 신경전이 날카롭습니다.
아직 물리적인 충돌은 없지만 왠지 테블이 기세에 밀리고 있는 듯 합니다.
나머지 두형제는...그냥...
이기는 편 우리편...
이런 분위기입니다


Part.2

바로 어제, 유치원에서 돌아온 큰 녀석과 세 살배기 둘째, 이렇게 셋이서 오랜만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한참 누가누가 오래 매달려있나 놀이를 하고 있는데 4,5학년쯤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초딩 여학생들이 왁자지껄 놀이터옆 벤치에 앉습니다
무언가를 감싸안고 있는 여학생을 중심으로 참 요란스러운 수다를 떱니다

혹시나 싶어서 가보니 역시나 였습니다
아주 갓난 아기냥이가 수건에 싸여 오돌오돌 떨고 있습니다
불안에 떠는 눈은 커질대로 커져서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습니다
마음만은 기특하게도 어디선가 샀을 우유를 먹이려 애를 씁니다

애들아 아기고양이한테 우유 먹이면 잘못하면 죽어...
그럼 어떻해요...
줏은 곳에 다시 갖다 놓으면 어미가 찾아갈거야...

입달린 여학생들은 한마디씩 다 하는 정신없는 와중에 내용을 정리를 해보니,
어떤 친구가 고양이를 주워서 학교에 가져 왔는데 이친구 저친구 손에 옮겨다니다 보니 정작 처음의 시작은 누구인지도 모르는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그 마지막 종착점은 바로 제가 됬구요 ㅜㅜ



메이님 공지글을 보니 대충 한달 좀 넘은 듯한 진짜 아가냥이입니다
손바닥 하나에 찰만큼 작은 몸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똥을 싸고 뭉개서 궁디가 똥범벅이 되있어서 어쩔수 없이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줍니다
하루 먼저 들어온 성격좋은 개냥이와 대면을 시키니 의외로 서로 하악거립니다
그래서 격리수용...
“ㄴ"자형 궁전을 한칸 더 늘입니다
편하게 작업 좀 해보자고 마련한 작업실이 슬슬 고양이 사육장으로 변해갑니다



대바구니를 뼈대로 삼고, 나이먹어서 무릎 시려울 때 요긴하게 쓰던 무릎 담요를 잘라 포근한 휴식처를 만들어 줍니다
저야 뭐 내복 챙겨 입으면 됩니다 ㅜㅜ
안채 동생방 요키들이 아가때 쓰던 밥그릇도 급 공수 물에 불린 사료를 공급합니다
낯설고 두려울텐데도 슬금슬금 나와 오물오물 먹습니다
신퉁방퉁하게도 첨 써보는 걸텐데도 모래 화장실에 똥도 쌉니다
기특해 죽겠습니다ㅎㅎ....

세달 좀 넘은 아깽이 세 마리,
두달 좀 넘은 아깽이 한 마리,
한달 좀 넘은 아깽이 한 마리....

생전 고양이라고는 모르고 살던 인생에, 불과 한달만에 다섯 마리 작은 영혼들의 아빠가 됬습니다
마치 누가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차례 차례 고양이를 공수해 주는건 아닐까 싶을정도로 기가 막힙니다

이제 턱시도 한 마리만 있으면 길냥이 풀셑입니다 ㅎㅎ ㅠㅠ
요키를 다섯 마리나 키우는 덕분에 친해진 의사선생님이 길냥이는 선처해줄테니 한번 데려오랬다는 동생의 전언도 있고 하니
이번 주말엔 죄 데리고 미뤄왔던 병원도 다녀올 셈입니다

이번 겨울은 업둥이들 때문에라도 바쁘고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새식구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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