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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업체 노답=only 수트? 결혼한 형이나 결혼할 형들 꼭 보세요.

ㅇㅇ(218.38) 2017.04.17 17:12:51
조회 3570 추천 49 댓글 40

안녕하십니까 백갤 닥눈오중인 회원입니다.

뭐 제 글을 얼마나 보실지는 모르겠으나 백갤하시는 회원님들 중에서 피해보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최대한 솔직하고 가감없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30대 후반의 자영업자입니다. 20대 초반까지 나름 동수저의 집안에서 걱정없이 편안하게 자라다가 군 전역 후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좋은 기회로 한복 원단을 도매로 구매한 뒤, 한복 업체에 납품하는 일을 하였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복의 수요와 마진이 높아 돈을 꽤나 만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을 살리기위한 목표로 시작한 일이었던 것만큼 5년 전, 일을 그만두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국내를 드나들며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재미로 살고있습니다. 수트에 관심은 있지만 딱히 하이엔드급 영역으로의 구매할 생각은 없는지라 멋진 분들의 착샷을 보며 말 그대로 이곳에 '놀러오는 것'을 즐기고 있는 회원입니다.


그런데 간혹 글들을 보면 김치노답과 관련된 여러 국내 업체들에 대한 비판이 참 많더군요. 저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에 걸맞지 않은 퀄리티의 제품을 구매한다면 당연히 촌철살인의 비판이 가해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를 속이고, 원단을 부풀려 가격을 판매한다면 맞춤샵이나 편집샵을 포함한 국내 클래식 시장을 짓밟는 행위와 다를게 없겠지요. 그런데 비단 이 문제가 수트에만 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글 제목에 언급한 것처럼 최근에 알게된 사자성어 '노김노딜(NKND)'은 대다수의 한복샵에도 해당이 됩니다. 


비판을 하기 전에 국내 맞춤샵도 다 걸러야할 곳은 아닌 것처럼 제가 생각하기에 비싸지만 헛돈 쓰지 않을 국내 탑4 한복집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검색해보면 너무나도 잘 아실, 영화배우 전지현씨의 시할머니 되시는 이영희 디자이너입니다. 이 분 같은 경우에는 백갤에서 좋아하는 줄 세우기로 따졌을 때 굳이 비교하자면 남성 수트샵 기준으로 빌라델 꼬레아에서 트렁크쇼로 방문하시는 유명 테일러분과 그 격을 같이 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원단 납품을 한 적이 없지만 가까웠던 몇몇 업체로부터 이영희 디자이너에게 납품을 하는데, 원단들을 따져보면 하나같이 좋은 원단을 쓰시는 탓에 납품 과정도 매우 까다로워 매번 진이 빠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빌라델 꼬레아 바로 밑이 사르토리아 인 나폴레타나 전병하씨가 맞다면 한복에서 그와 같은 줄을 서실 분은 박술녀 디자이너입니다. 이 분 역시 연예인 협찬으로 유명하긴 하나 원단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잘 살리는 한복을 만들기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일전에 뵙고 대화도 잠시 해봤고, 직접 맞춤하신 유명 연예인들의 한복도 봤었는데 사실 원단만 납품하지 한복 디자인이나 이런 쪽에는 문외한인 저도 '한복이 이럴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마지막은 한복 의상디자이너로 유명하신 김지원 디자이너입니다. 단아함을 강조하는 과거의 전통적 한복에서 벗어나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을 살리어 파티웨어러블 한복디자이너라고 불리기도 하는 분으로 역시 앞서 두 분과 같이 원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가성비와는 별개로 정말이지 투자한 금액이 아깝지 않은 한복을 만드시는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숙진 디자이너도 앞의 디자이너분들 못지않게 정말이지 훌륭한 실력과 더불어 양심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리면 위 디자이너분들이 운영하는 샵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한복집, 특히나 서울에서도 땅값 높기로 유명한 '그 곳'에 있는 한복집들은 사실 본인들이 투자한 비용에 대한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금액을 책정해놓고 한복을 판매하고 있는게 대한민국 한복 맞춤샵의 실정입니다. 특히 자수의 경우 중국의 저렴한 공장에 돌려 한복을 뽑아내기 때문에 마진율은 훨씬 올라가지만 국악인이나 특정 직업으로 인해 여러 가지의 한복을 돌려가면서 입어 한복에 대해 잘 알게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의 경우 그 차이를 구별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알 수가 없죠. 국내 한복 산업의 발전을 위해 특정 업체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너 한복 업자지?", "너 한복하다가 망해서 심술나서 글쓰지?" 


등등의 비난을 하실게 눈에 훤하니 저격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언급한대로 이미 결혼하신 분들은 정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그에 걸맞는 퀄리티의 한복을 입고 계신지에 대한 호기심, 앞으로 혼례복 구매를 위해 한복을 구매하게 될 백갤 분들을 위해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비싼 곳에 위치해있으나 원단과 핏 등 전체적인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 훌륭한 한복샵도 있습니다. 강남구에 위치한 BDB, SHHB, JJSD, 강서구에 위치한 DSGJ과 같은 샵은 맞춤 엔트리로 꼽히는 반니-Di-라끼처럼 괜찮은 가격에 훌륭한 원단과 한복핏을 제공하는 곳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원단 납품 해본 횟수가 꽤 되는 곳들도 있는데, 몇몇 업체는 원단생산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일원화된 구조로 운영하지만 굉장히 적은 마진을 가져가는 곳들입니다. 그만큼 이익보다는 고객과의 의사소통에 중심을 두고, 신랑과 신부가 최고의 한복을 입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하는 곳들입니다. 


그런데 저런 곳들의 이익은 생각보다 엄청나진 않습니다.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국내 여성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것인지, 사람의 원초적 본능이 따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싸니까 좋은 원단을 쓸 것이고, 좋은 제단사와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한복이 완성될 것이다"라는 맹신을 하기 때문입니다. 부산의 경우를 예를 들면, 진시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요. 거기에 한복 상인들 거리가 있는데 가격이 정말 얼척이 없습니다. 좋다는 원단으로 한복 한 벌을 완성하려면 맥시멈 250만원이 발생합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그 가격에 준하는 한복 원단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눈탱이 씌우는 거죠. 개인적으로 저는 김해 사람이지만 부산 진시장은 대한민국 한복샵 거품의 최고치라고 생각되는 곳 중 한 곳입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한복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장사가 잘 될까요? 일반 의류처럼 카테고리가 넓지 않기 때문에 친척이나 주위 지인으로부터 알음알음 들은 그 곳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해 한 번 찾아왔던 손님의 지인이 다시 그 곳을 찾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모르니깐 그럴 수도 있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인데 좋은 한복 입고 싶어하는 신부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국내 김치 한복샵들은 정신 차려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엄연한 속임수니까요. 비싸게 파는 그들의 사업정책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겠지요. 중간유통을 없애지 않는 이상, 인건비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조금이지만 지속적으로 상증중이고, 공장 운임비도 적지 않을테니깐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만약 정말 그렇다면 사업체가 가져가는 마진율을 줄이더라도 퀄리티를 유지해야지 뜬금없이 드라마나 연예인 협찬을 빌미로 가격은 뻥튀기하면서 원단과 자수는 더 낮은 질의 것들을 제공하니 정작 훨씬 더 적은 마진율로 좋은 한복을 제공하는 곳들은 사라지고, 많은 돈을 쓰는 대형 브랜드만 살아남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이쪽 업계에 몸담아 충분히 알만한 사실을 지켜보는 저희들로써는 혀만 끌끌 찰 수밖에 없습니다. 즉, 중소기업을 죽이는 대기업의 횡포는 결국 한복 영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싸다고 좋은 원단을 쓰는 것이 아닌데 고객들은 '연예인이 입었으니까' 내지는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비싼 돈 주고 하고 싶어서'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자기합리화로 헛돈을 쓰게 되고, 본인은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앞으로의 한복 시장성을 내다보았을 땐 더욱 더 우려되는 마음입니다. 그 돈이면 본인이든 집안살림이든 훨씬 더 가치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말이 길어졌습니다. 특정 업체의 사업 운영방식을 비판할만한 곳에 제가 위치해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잘못된 것은 팩트를 바로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 계속 배부르게 살아남으려는 업체는 수트샵이든 한복샵이든 혹은 그 어떤 종류의 샵이든 고쳐나아가 정말 옷을 즐기고, 누리며 살 수 있는 좋은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내 어떤 한복집과도 연관 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업자니?", "배아파서 난리치네"등의 비아냥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럴 이유도, 시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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