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2: 추방> 미술팀: 우리는 3D 오덕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게시일: 2022년 2월 9일

글쓴이: 九莲宝灯 (게임웹진 '게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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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진은 개발중인 화면으로, 최종 완성품이 아님.
편집자 한 줄 요약: 젊은층의 취향이 계속 변화하는 이상 오덕겜의 스타일도 변화해야 한다.
오타쿠 세계는 흔히 '2D세카이' 라 일컬어진다. 그 말 그대로, 이전에 오덕겜의 그래픽은 2D 일러스트가 주류를 이루었다. 3D를 가끔 쓴다고 해도 일부 씬에서 표현력을 높이기 위한 양념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오덕겜에 대한 유저들의 플레이스타일 차별화 요구가 폭증하면서, 점점 더 많은 개발사들이 오덕겜을 3D화하고 다양한 장르를 내놓는 시도를 시작했다.
3D로 '2D세카이' 본연의 맛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오덕 업계의 해묵은 난제 앞에, 또다른 개발사 하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선본의 <소녀전선2:추방> (이하 소전2) 은 공개 이후 퀄리티 면에서 대박의 조짐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람들이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바로 그래픽이다. 선본의 첫 풀3D 오타쿠 게임인 소전2는 NPR+PBR 하이브리드 렌더링 기술을 적용하여, 미술 디자인과 렌더링 스타일이 시중에 나온 여타 3D 오타쿠 게임들과 매우 다르다. 각 캐릭터들이 애니스러운 질감을 가짐과 동시에 의상, 장비, 배경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실적 분위기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소전2는 3D 오덕겜 그래픽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게임포도에서는 소전2 미술팀을 방문하여 소전2의 미술 디자인 과정에 대해 들어보고, 그들의 오덕겜 그래픽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01. <소전2> 의 미술 디자인 컨셉
미술팀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맨 처음엔 작업을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했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에선 미술과 기획이 각자 따로 일을 진행하여, 미술팀은 스타일을 탐색하고 초기 렌더링 기조와 시각적인 이미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 단계의 마무리로 쌍방이 각자 데모판을 만들어서 각자의 이후 방향을 정해두었다. 그런 후 두 팀이 합쳐져서 다음 제작 공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스타일 탐색 단계 중 미술팀의 작업 프로세스도 따로 세분화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상업 오덕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 디자인이다. 캐릭터 디자인의 가장 초기단계에서 소전2 제작진의 사고방식은 기본적으로 <소녀전선> (이하 소전1) 의 것을 계승하고 있었다. '택티컬' 과 '미소녀' 를 키워드로, R/SR/SSR 각 등급에 따라 기준을 세우고 나아가 소전2의 전체적인 캐릭터 디자인의 틀을 잡은 것이다.

'택티컬' 에 대한 강조는 소전 시리즈가 미술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주요 포인트이다. 미술팀은 우리에게,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택티컬' 은 '기능주의' 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택티컬한 디자인은 '전술장비' 착용의 합리성을 아주 중요시한다. 예를 들어 캐릭터는 허벅지에 수류탄이나 탄창을 수납해야 하기 때문에 허벅지에 전술 스트랩을 달아 줘야 한다.

완전히 '택티컬' 쪽으로 가려면 이상적인 디자인은 '거구' 다. 그러나 소전2의 세일즈 포인트는 '미소녀' 이기 때문에, 미술팀은 심미적인 측면도 고려해서 디자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소전IP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다 해도, 소전2 역시 자신만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소전2의 미술 스타일에도 다양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캐릭터 디자인의 제2단계에서 미술팀은 소전2 본연의 작풍에 맞춰 캐릭터 디자인을 한층 더 다듬었다.
"우리는 소전1의 원본 디자인에서 2가지 방향으로 가지를 뻗었습니다. 하나는 <소전:뉴럴 클라우드> 처럼 더 화사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추구하는 오덕겜 스타일, 다른 하나는 <소녀전선2:추방> 처럼 사실적 느낌과 합리성을 더 중요시하는 오덕겜 스타일입니다."

이런 기본 논리에 따라 그들은 소전2만의 디자인 스타일을 보다 뚜렷하게 구상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합리성이란 두 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하나는 기본적인 상식에 따른 합리성이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패션이 '택티컬' 이라는 키워드와 너무 어긋나지 않도록, 과하게 튀거나 전투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스토리상의 합리성이다. 소전2는 스토리를 굉장히 강조한 게임으로, 인물 설정이 비교적 철저하게 확립되어 있다. 각 캐릭터의 설정은 세계관 → 스토리 맥락 → 키 캐릭터 → 주요 관련인물 순서로 확정된다. 이러면 캐릭터 디자이너는 펜을 들기 전에 미리 비교적 완전한 인물 정보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릭터 간 각자의 관계와 행동거지 묘사 등이 인물 설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특수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소전1의 캐릭터가 소전2에 재등장하는 경우다. 이때 미술 디자이너는 해당 캐릭터가 소전1에서 겪은 이야기가 캐릭터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분석하고, 캐릭터의 성장을 표현하는 디테일을 보완한다.

실제로 소전1의 캐릭터를 소전2에 등장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캐릭터의 의상 디자인이 모션에 끼치는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미술팀은 2D게임인 소전1에선 원화가들이 캐릭터를 구상할 때 화면에 잡히는 부분의 미관만 고려하면 됐다는 점을 난점으로 꼽았다. 미술팀의 목표는 자신의 그림 기술을 살려 그 스탠딩CG의 미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3D는 2D와 다르게 360도 모든 각도를 고려해야 하는데다, 전투 화면에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뒷통수를 보는 시간이 더 길다. 이에 따라 3D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는 캐릭터 후면의 시각적 포인트를 디자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다음은 제3단계다. 이 단계에서 그들은 캐릭터의 레어도에 따라 각 캐릭터의 시각적 밀도를 통일시키고, 유저들의 기대를 모을 수 있는 각 캐릭터의 시각적 키워드를 정해야 한다. 이 3단계를 거치면 기본적인 캐릭터 디자인의 스타일과 방법론이 꽤나 명료해져 있다.
02. '사실적 애니풍' 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기본적인 개념 설계 후에도, 3D의 기술적 특성에 맞춰 씬과 캐릭터의 디자인을 조정해 줘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2D그래픽 작품은 좀더 감성적이고, 예술과의 결합을 추구하게 될 겁니다. 3D그래픽 작품은 좀더 이성적이고 산업화된 결과물이죠."
소전2 미술팀은 3D그래픽 작품이 산업화된 이상, 디자인 스타일과 구체적인 생산 등의 프로세스 표준화를 포함해서 좀더 통일된 표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표준화를 추구한다 해서 차별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택티컬' 과 '미소녀' 라는 두 키워드를 가지고, 소전2는 자신들의 렌더링 스타일 목표를 '사실적 애니풍 (写实二次元)' 으로 정했다. "우리는 유저들에게 하드코어한 전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콜오브듀티나 디비전, 배틀그라운드처럼 말이죠. 하지만 동시에 유저들이 익히 알고 친숙한 오덕겜적인 체험도 있을 거예요."
서로 물과 기름같아 보이는 두 가지 요구를 바탕으로 미술팀은 기술적인 선택과 미술적 노력, 끊임없는 시도와 반복적인 연마를 통해 NPR (비실사 카툰렌더링) 과 PBR (물리 기반 실사 렌더링) 을 결합시켜갔다.

그러나 여기엔 자연스럽게 수많은 어려움이 따라온다. 일단 NPR과 PBR은 애초부터 서로 다른 기술이다. 양자의 결합이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는 점이 이 작업의 난점이다.
소전2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래픽적 목표가 정해진 뒤, 미술팀은 그 목표를 해체해서 다음과 같이 구체화시켰다. 가능한 한 사실적인 씬, 씬과 어우러지는 사실적인 애니풍 캐릭터, 사실감 있는 조명.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PBR로 금속 재질을 구현할 때는 '반들반들한' 느낌으로 금속 질감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애니 화풍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금속 표현을 '재정의' 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미술팀은 또 한 번 대토론을 벌였다. 결국 최종적으로 그들은 의복과 장비 재질에 대해서는 물리적 합리성을 위해 사실적인 표현을 우선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천으로 만든 의복의 부드러움, 금속 재질의 단단함과 무게 등에 대한 표현 등등 말이다.

또다른 문제는 디자인 밀도의 조정이었다. 몸뚱이 부분은 의복과 휴대장비를 덧대서 캐릭터의 폴리곤을 증가시키고 실감나는 시각적 체험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캐릭터의 머리 부위는 애니 화풍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NPR 스타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이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평면적이고 단순하고 질감 표현이 단일하기 때문에, 질감 변화가 다양한 몸뚱이 렌더링과 쉽게 어긋나버리곤 했다.
그래서 그들은 캐릭터 의상을 디자인할 때 질감을 층층이 세분화하기로 했다. 간단히 말하면, 몸에 입힐 것을 디자인할 때 머리에 가까운 것일수록 질감을 약화시켜 무질감에 가까운 재질로 만들어서, 전체적인 스타일이 일체감을 갖도록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머리카락과 얼굴의 드로잉스러운 느낌을 줄이고 서로 다른 곳의 조명을 통일시켜 NPR 부위를 PBR 부위와 더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비로소 게임의 렌더링이 '사실적 애니풍' 이라 할만한 스타일로 완성될 수 있었다.
03. "오덕겜의 스타일은 변화해야 한다"

어떤 작품을 참고했는지 묻자, 소전2 미술팀은 절대적인 참고 작품은 없다고 했다. 굳이 따지자면 <코드 베인> 이란다.
솔직히 <코드 베인> 은 아주 의외의 대답이었다. 직접 미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코드 베인> 의 그래픽은 너무 사실감 쪽에 치우쳐 '오덕스럽지' 않다. 하지만 대중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확실히 오덕들이 많다.
"우리가 작품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저 분포입니다. 어떤 유저 집단을 가졌느냐에 따라 카테고리를 구분하고 있어요. 어떤 집단이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면, 그 게임은 그 집단의 게임인 겁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코드 베인> 은 오덕 유저층 사이에 널리 퍼진 게임이므로 오덕겜이 되는 거죠."
물론 미술팀은 그런 최종적 결과를 통해서만 문제를 탐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코드 베인> 은 좀더 깊게 파고들어 보면 그래픽적 측면에서 확실히 오덕겜들이 공유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오덕겜의 표준적인 얼굴을 갖고 있다는 게 캐릭터 미술의 두드러진 특징이죠. 그리고 <코드 베인> 은 셀 애니 스타일을 약간 변형시키긴 했지만, 물체의 테두리선이 묘사되거나 광원의 경계가 명확한 등 오덕 유저라면 익숙한 특성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시각적 체험에 더해서, 시각적 컨텐츠도 오덕겜 디자인 취향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죠. 그래서 전혀 애니풍처럼 보이지 않는 기반 위에서 애니 느낌을 낼 수 있는 거예요."
미술팀은 <코드 베인> 외에도 <파이널 판타지 14> 같은 작품 역시 전통적인 인식상의 오덕스러운 특징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오덕계 테두리 안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소전2 미술팀은 오덕겜이 하나의 스타일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오덕겜은 NPR과 동의어가 아니다' 라는 공통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시각에서 오덕문화는 젊은층의 상징 중 하나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컨텐츠와 스타일이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덕겜이란 '젊은층이 하는 게임' 의 대명사와도 같다. 젊은층의 취향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만큼, 오덕문화의 스타일도 하나로 고정되어서는 안 된다.
"오덕 미술의 발전을 돌아보면 80년대, 9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특색 있는 오덕 컨텐츠가 발전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덕문화를 하나의 젊은층의 표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술팀은 생각한다. 오덕문화는 일종의 젊은이들의 감각이다. 젊은이들은 항상 변화하며, 미적 기호의 변화 폭이 굉장히 큰 또다른 세대가 계속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미래에는 오덕 문화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결론을 통해 미술팀은 현재의 소위 '오덕겜 미술이 과잉경쟁의 늪에 빠졌다' 는 주장이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젊은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 뭡니까? 유니크함입니다. 이건 단순히 더 질 좋은 렌더링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남들보다 더 좋은 렌더링 기술을 가진다 해도, 가산점 몇 점은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젊은 유저들에게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이미지는 줄 수 없어요. 우리가 똑같은 기술과 똑같은 소재의 제약에서 벗어난다면, 늪에서 탈출해서 차별화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겁니다."
우리는 미술팀에 질문을 던졌다. "그럼 이미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는데 왜 그렇게 렌더링 기술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 거죠?"
"유저에게 더 고품질의 감상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우중 센세와 우리 팀의 이상입니다. 이 이상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큰 비용을 들인다 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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