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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 나르실리온 : 후기

통사람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26 12:49:24
조회 782 추천 8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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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르실리온은 톨킨이 만들었다는 인공어 단어 중 하나인데 '해와 달의 노래'라고 한다.
일전에 레이디안에서도 제작자들이 반지의 제왕을 참고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전작 레이디안도 '구속으로부터 해방'의 뜻을 가진 인공어라고 알고 있다.

뭐 여튼 그냥 이것만 놓고 보면 어째서 이런 제목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한장의 이미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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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상단의 글자가 흐려져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레이디안 그 20년 전... 이것은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엘렌의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르실리온의 스토리이기 때문에
엘렌에게 해와 달 같은 존재인 레이나와 엘의 서사가 해와 달의 노래인게 아닌가 싶다.

2.

보통 어떤 시리즈가 제작이 된다고 할 때
회사가 단단하거나 시리즈에 대한 확고한 계획이 있지 않은 이상에는
흥행하지 못한 작품을 가지고 후속작을 만든다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람과 바람이 씰 이후에 나르실리온을 선택한 것을 보면
상당히 이외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레이디안의 흐름을 볼 때 과연 엘렌의 부모의 이야기를 다루는 과거 이야기가
정상적인 스토리 기획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을 생각하면

굳이 레이디안의 후속작을, 그것도 설정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어져버린
레이디안의 과거 이야기를 가지고 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레이디안의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회사 내에서 기획이 있었고
레이디안에서의 여러가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나르실리온이 제작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3.

그래서 게임이 만족스러운가 물어본다면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전투도 전작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는 했지만 그 반대급부의 문제가 생겼고
인공지능은 조금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플레이어의 서포트가 되지 못한다.
게다가 파이어스트라이크를 일반 잡몹들도 난사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은 인공지능대로 활약을 할 수가 없었고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대로 패턴을 피하는게 아니라 운에 어느 정도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토리도 레이디안에서 설명하지 못한 많은 부분들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정작 왜 일루바타르가 엘렌을 원했는지 테레시아스라는 이유 이상의 진정한 목적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사실 레이디안을 플레이 한 입장에서는 다른거는 다 재껴두고 이 부분이 문제였는데
막상 '예언자'를 '테레시아스'로 바꾸게 되면
레이디안에서의 설명에서 전혀 나아가지 않은 설명이 될 뿐이었다.

게다가 나르실리온의 오리지널 스토리는 게임 구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는데
보통 게임 후반에 던전들을 많이 돌아다니는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
나르실리온은 스토리의 구성 때문에 초반에 던전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초월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코아틀들을 초반에 다 잡았기 때문에
후반에 상대하는 레이나의 동료 마도사들은 상대적으로 급이 떨어졌다.
레이나 혼자 싸워야 하는 마지막 전투의 지랄 같음은 덤이고...


그래도 국산 패키지 게임을 좀 아는 사람들이 이야기 할 때(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르실리온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게임으로 항상 회자가 된다.
이런걸 생각한다면 그래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하나의 이야기를 심어줬으니
나름대로 레이디안에서 진일보한 결과를 낸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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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거 말고 무엇이 남았는지와 무엇이 있었는지는 애매하지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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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연재는 연재의 내용이나 구성, 결과물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연재의 내용은 너무 늘어져서 예상했던 분량을 초과했고
구성도 서브이벤트를 따로 정리하겠답시고 깝치다가 오히려 불편해졌고
미처 보지 못한 서브이벤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을 해보니 결국 집착이 문제였다.


내가 게임을 잘 하는 것도, 잘 아는 것도 아니면서
어줍잖게 완벽 공략 같은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었던 욕심이 컸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자꾸 뭘 더 이야기 하려고 하고
자꾸 뭘 더 까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서 더 이야기를 하고
생략할 수 있는 내용을 생략하지 않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 같다.


차기 연재는 그냥 내가 게임 플레이 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겨둔다는 생각으로
좀 더 가볍게 진행을 해보고자 한다.




5.


그래서 일단 가람과 바람 3부작 연재의 마지막인 씰을 미뤄두고자 한다.

아무래도 또 RPG를 건드리면 병이 도져서 위에서 가볍게 하겠다는 결심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연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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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쉬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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