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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나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하나즈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8 05:11:48
조회 2341 추천 18 댓글 1
														






너와의 봄은 참 아름다웠어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던 길

문이 잠긴 역 계단에 홀로 앉아 있던 너를 처음 본 날, 난 첫 눈에 사랑에 빠졌어

용기 내어 너에게 말을 걸었고, 너는 내게 수줍게 미소지었지

그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어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고, 곧 연인이 되었어

함께 나들이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었지

돌이켜 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었지만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내 옆에 있는 네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웠어







너와의 여름은 참 재미있었어



우린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었지

기차를 타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말이야

밤늦은 시간에 너와 단둘이 모래사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지

너는 그 고운 손으로 모래를 한 움큼 쥐었다 떨어뜨리며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줬어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어

너의 눈망울 깊은 곳에 비친 두려움을

너의 아름다운 미소 뒤편의 불안을 말이야







너와의 가을은 참 이상했었어



너는 어느 순간 말수가 없어졌어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

하루 종일 불안해하고, 걱정했어

내가 일하러 나갈 때면, 너는 내 손을 꼭 붙잡고 한참 동안이나 나를 막아세웠지

나는 그런 네가 너무 걱정되어 너와 있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어

이직을 각오하고 회사엔 사직서를 냈지

이쯤 되니 너도 내 진심을 알아준 것 같아 기뻤어

어느 날, 너는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냐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게 대답했지

“당연하지.” 라고 말야.

난 그 때 내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아

다시 돌아가도 네게 몇 번이고 말해줄거야

“진심으로 너를 사랑해” 라고







너와의 겨울은 참 슬펐었어



첫눈이 오던 날, 너는 내게 말했어

너와 보낸 매 순간이 꿈만 같았다고

하지만 이제 곧 떠나야 한다고

아빠가 나를 찾아버렸다고


혹시 내가 사라지더라도


절대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나는 네게 말했어

아버지가 오시면 나도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너와의 관계를 정식으로 말씀드리고 허락받고 싶다고 말이야

너는 슬픈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어

그러곤 대답 대신 나를 꼭 안아주었지

그날 밤, 너는 내 품에 안겨 말했어

“미안해” 라고

내가 이유를 물어도 너는 계속 내게 사과를 반복할 뿐이었어



12월 31일, 네가 사라졌어.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너는 이미 사라진 후였지.

침대 옆 너의 자리에는 네가 쓴 손편지 한 장이 놓여있었어

이제 그만 모두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이야






그 날 달이 지구에 찾아왔어

아빠가 날 데리러 왔어

너는 한 줄기 빛이 되어 떠나갔지

난 이제 떠나야 해

달에서 온 공주는 순백의 은빛 계단을 타고

어쩔 수 없이 아빠의 손에 이끌려

나를 두고 사라져 버렸어

너를 두고 떠나가야 해

멍한 표정으로 TV 생중계를 보던 나는

절대 나를 찾으러 오지 마

네게 잘 가라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제발 부탁이야. 나를 잊고 너의 삶을 살아

그렇게 너를 떠나보내고 말았어

그렇지 않으면 너는... 아마...










너와의 봄은 참 아름다웠어




나는 그 봄을 아직 기억해


그 날 이후로, 난 너를 만나기 위해 평생을 바쳤어


사령선에 올라탈 자격을 얻기 위해 말이야


그리고 지금, 너에게 닿기까지 한 걸음을 남겨둔 내가 여기에 있어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난 한 순간도 너를 잊은 적 없어





조금만 기다려줘.

제발... 안돼...


나,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널 사랑해. 그러니까 오지 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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