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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나는 그때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가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24 07:11:42
조회 23974 추천 197 댓글 16
														

우리 집은 평범하다. 아니, 평범했다. 어제까지는.

그날은 평소처럼 흘러갔어. 부모님은 안방에서 주무시고, 나는 방에서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지.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을 잊고 있었어. 정신을 차리니 3시가 넘었더라고. 내일 오전 스케줄도 있는데 참;

급히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누웠어.

근데, 이제 막 잠에 들려던 그때 안방에서 알람 소리가 들려왔어. 솔직히 엄청 이상했지. 내 부모님은 항상 아침 6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두시거든. 

해봤자 3시 30분인가? 근데 또 몸은 솔직하더라고. 우리 다들 몰래 침대에서 핸드폰 같은 거 보다가 부모님 인기척 들릴 때마다 반사적으로 자는 척하는 거 있지? 다들 공감되잖아. ㅋㅋ 나도 그때 반사적으로 그냥 자는 척을 하게 되더라고. 그걸 무조건 반사라고 하던가?

"뭐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귀를 기울였어. 알람은 곧 멈췄고, 이내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다들 가족이랑 지내면 대충 소리만 듣고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지? 

계속 눈을 감고 소리를 듣고 있는데 발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걸어 나오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그 발소리가... 익숙하지 않았어. 부모님 발소리와는 확연히 달랐지. 느리고 무거운, 마치 뭔가를 끌고 다니는 듯한 소리였어.

나는 얼어붙었어. "부모님이 일어나신 걸까?"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그 인기척, 뭔가 다른 게 분명했어. 그렇지만 겁이 나서 확인할 용기가 없었어. 

대신, 자는 척을 하기로 했지. 가슴이 쿵쿵 뛰는 걸 억누르며 몸을 돌려 눈을 감았어.

그래, 그때 나는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어.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어. 그리고 내 방 앞에서 멈췄어. 

나는 숨을 죽이고 움직이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그 발소리가 내 침대 쪽으로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내 머리맡에서 멈췄어.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머리맡에서 무언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들었지.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어. 



히힛



그리고 아주 작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 마치 고무로 만든 입술이 억지로 내는 소리 같은...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어.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어.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 했지. 

이젠 내가 자는 척을 하려고 가만히 있는 건지 가위에 눌려서 몸을 못 움직인 건지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한참을 버티다 결국 정신을 잃었어.


아침이 되었을 때 눈을 떴어. 방은 평소와 다름없었지.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밖에서는 출근길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렸지. 

부모님은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고. 하지만 나는 어젯밤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그저 한여름의, 괴담을 많이 봐서 꾼, 지독한 악몽이구나.

.

.

.

.

.

.

라고, 생각한 찰나 봐버린 거야. 왼쪽 위 모퉁이만 조금 젖어 있는 매트리스를.



꿈이었을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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