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제로 EX『 학원 리제로!2교시!』
≪ 이어졌다!학원 리제로!2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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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만우절 기획의 완전 속편입니다.
우선 『 학원 리제로!1교시!』를 보시고 나서 읽어주세요.
완전 IF설정의,현대 학원물에 이식시킨 리제로입니다.
현대 설정이지만 캐릭터의 이름은 머리 색깔 등에 관해서는 위화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소녀 게임의 약속을 상당 부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에,지루하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아무도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이상의 것들을 토대로,농담 좋아하시는 분, 캐릭터가 행복해져도 용서할 수 있으신분,그냥 읽고 싶은 분들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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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교적 성대한 독백같은것도 들어있었고,이걸 게임같은걸로 치자면 오프닝이 삽입된 시기로 봐야하나.
어쨌든,현실적으로 보면 내가 어떤 충격을 받았든 말든, 조용하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기에, 전학생의 미소에 넋을 잃어 시간이 멈췄다,라고 착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나 혼자뿐이었던것 같다.
"자, 그럼 에밀리아 양에게 여러가지 궁금한게 많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쉬는시간에 해결하도록 하고……일단 자리에 앉아 주시겠습니까.에밀리아 양"
"아, 네"
"창가 자리의 가장 뒤, 그 자리가 그녀의 자리가 됩니다.일단,거기에 앉아도 괜찮겠죠?"
프레데리카 선생님이 전학생 ― ― 에밀리아에게 그렇게 말하고, 교실 창가 맨 뒤의 베스트 플레이스를 가리키고 있다.애초에,전학생이 안즞다면 거기일것이라고 주목받고 있던 장소인만큼, 확실히 기정 노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 알겠습니다.그럼,거기에……"
"― ― 이의 있소!"
"에!?"
프레데리카 선생님의 말에 따르려 하던 에밀리아를 멈추는 한 마디.
날카롭게,손을 들어올리며 그렇게 외친것은,클래스의 KY― ― 즉, 나다.
나는 망연자실한 얼굴의 전학생을 쳐다보다가,귀가 조금 뜨거워 졌기에 얼굴을 돌리고 기막혀 하는 표정을 한 프레데리카 선생님께 손가락을 "칫칫칫"하고 흔들어 보였다.
"데리카 선생님이 하면,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의견이라고 생각하는데.전학생 상대로 처음부터 응석을 받아주는 자세, 전적으로 좋지 않아!"
"응석이라니,그냥 묵과할 수 없겠는걸, 나츠키 군.내가 도대체 뭘 했기에,그런 평가로 이어진걸까?"
"당연하잖아? 그건 그게,그러니까-,그거라고!창가 맨 뒷자리! 그 좌석을 그렇게 쉽게 전학생에게 내주다니, 데리카 선생님은 저 전학생한테 뇌물이라도 받은거야? 뇌물에 굴복하다니 실망이야"
"또 바루스가 멍청한 소릴 꺼내고 있어"
오른쪽 대각선에 있는 소꿉 친구가 무언가 독설을 내뱉고 있지만, 지금의 나에겐 관계 없다.
조금 기세가 오른것 같아서,이 기세로 강행한다.
나는 기막혀하는 프레데리카 선생님과,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에밀리아에게 두 손가락을 가리키고,클래스의 전원을 둘러보면서,"
"창가의 맨 뒷자리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위치다! 그걸 이렇게 쉽게 내주면,여태까지 프레데레카 선생님의 학생을 해온 우리들은 뭐가 되는거냐! 안 그래?"
" 그런가……?"
안 된다, 나의 부르짖음에 찬성하는 의견이 생각보다 적다.준비 부족이 여기서 드러나는건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위험한데, 이대로 내가 그냥 관심종자로 마무리되는건, 여러가지 의미로 상처 투성이가 될 뿐이다.
"― ― 흐음,그 쪽의 시끄러운 우물의 말에도 일리가 있군"
" 오오?"
"그닥 시덥잖은 일이기는 하다만, 그래도 단순한 범인이 소첩보다 우대받는다고 한다면,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지 않으면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그렇지 않다면 그야말로,뇌물이라는 농담에도 현실감이 생기겠지"
"아니, 뇌물같은건 현실감 없는게 당연하잖아,무슨 말을 하는거야……"
의외의 지원 사격이 들어와,그 도움을 받아야 할 내가 딴죽을 건다.그 나의 말에 힐끗,클래스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프리실라가 노려봤다.참고로 전투력은 운동력같은게 아니라,말하자면 여성적 특징의 전투력이란 의미다.추궁하지마!
덧붙여서 수수하긴 해도 클래스 전투력 2위는 크루쉬라고 생각하고 있다구!
"나츠키·스바루와 프리실라·바리엘르의 의견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반대 의견이 나오다면 민의를 반영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어머,크루쉬 님은 생각에 잠긴 옆 모습도 멋져…… 그치만 그치만,저 두 사람에게는 그런 깊은 생각같은건 절-대로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말을 꺼냈으니 무언가 결정적인 요인이 있을것이다.순순히 흐름에 몸을 맡긴 나와는 다른,무언가 이유가 "
그리고 바로 그 크루쉬 씨 한테서 기대의 시선이 날아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까놓고 얘기해서,거의 심술이나 마찬가집니다! 프리실라 녀석이 불필요한 엄호를 해준 덕분에 더더욱 그런 느낌이 된 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음……스바루 군이었지?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거야?"
"― ― ― ―"
그저,절박한 느낌에 빠져있는 나에게 손을 내민건,의외의 의외로,상황에서 혼자 떨어져 있었던 전학생이었다.
첫 대면의 여자에게서, 갑자기 이름으로 불린 것에 조금 신선해서 놀란 나를 바라보며,에밀리아는 남 보랏빛 눈동자의 색을 진하게 하고,
"저 자리를 원하면,나랑 네 자리를 바꿀래? 그렇지만,그렇게 되면 그 쪽의 프리실라 씨의 의견을 소홀히 하게되버리고……"
"그,그렇겠지.이 일은 그렇게 쉽게 수그러들 문제가 아냐.그리고 내 말은 당연히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지.그 자리를 얻는 영광은 양보하지 못하겠지만,간단하게 손에 넣어서도 안돼"
"그럼……?"
"당연하잖아?"
되묻는 말에 대답하면서,내가 내린 결론을 어떻게든 처리한다.
그리고 숨을 삼킨 아름다운 소녀에게 손가락을 내밀며 단언한다.
"치키 치키, 일심 불란의 『자리 바꾸기 대회 』 개최다 ― ―!"
"― ―!?"
내가 주먹을 내지르며 선언하자, 그것을 들은 전원이 숨을 삼켰다.
몇초의 침묵이었지만,곧 바로 경직이 풀리고 ― ―,
"우오오오오오 ― ―!자리바꾸기다아아아아아 ― ―!"
라는, 수수께끼의 열기에 삼켜져 사라진다.
그래, 자리바꾸기다.학교 생활에서의 행사 예정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고 돌발적인 중간 규모 이벤트!
체육대회나 축제와 달리, 미리 행사 예정에 포함된 대형 이벤트와 달리, 이 중간 규모인 이벤트의 발생률은 담임 교사의 기분에 크게 좌우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후의 학교 생활을 좌우할 수도 있는 요인을 내포한 주제에, 교사의 변덕으로 발생시킬 수 있다는 『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의 천재지변같은 취급의 이벤트다.
하지만, 그것은 천국과 지옥을 만들어내는 도박이며,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생활에 싫증이 나있는 학생들의 기폭제로는 안성맞춤이다.
그리고,타고난 축제 광들과 이벤트 스텝을 갖춘 이 클래스에서도, 그것은 유감 없이 발휘된다― ―!
"전학생도 섞어서,누가 맨 뒤의 천국을 얻고,맨 앞줄의 지옥을 볼지 모두 함께 도박하는거다! 되물리는것도,바꾸는것도 금지된 싸움, 그것이야말로 『 자리바꾸기 』의 본질!"
"우오 오오 오오!바꾸자!바꾸자!바꾸자!"
"체육대회나 축제 때는 일치 단결해서 외적에 맞섰던 반친구가, 지금 이 순간부터는 서로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데스 매치적 전개!"
"창가. 창가. 창가!"
반의 열광은 식지 않는다.정말,이 녀석들에게 항상 도움받고 있다.
이건 이 클래스가 아니었다면,모두에게 눈총을 받아서 등교 거부하게된 세계선이 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것 같은데.
게다가,이런 클래스의 광기를 보면,필시 전학생은 동요할거라고 생각했다만.
"자리바꾸기...엄-청 재미있어보여"
양손을 가슴 앞에 모으곤, 눈을 반짝거리고 계셨다.
의외로 부정적 평가는 없는것 같아서,반대로 제가 놀랐을 정돕니다,네.
그렇게,이제 완전히 클래스가 자리바꾸기의 열광에 휩쓸려있는것을 보면서,담임이자 1교시 영어 담당인 프레데리카 선생님께서 한 마디.
"이렇게 1교시를 자리바꾸기로 날려먹는게,벌써 몇번째일까요 "
― ― 죄송합니다.이 클래스가 생긴 뒤로,벌써 3번째입니다.
△ ▼ △ ▼ △ ▼ △
결국,그렇게 잔뜩 호들갑 떤 내가 뭘 하고 싶었느냐면, 단순히 전학생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서,좀 더 친해지고 싶다-같은 속셈이었습니다.
솔직히,미소녀 투성이인 학급 안에서, 추가된 미소녀한테 마음이 떨려봤자 얼마나 떨리겠냐는 이야기가 되면,그건 나도 코멘트하기 어렵다.
아니,흔들리는거라고 해도 제각각이기는 하다만.
물론,이것이 한방에 넉다운 당해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가 되면, 그것도 좀 이야기가 달라진다.몇번이나 말하는것 같습니다만,저는 미소녀에 대해선 익숙하니까요.
그야, 소꿉 친구인 쌍둥이는 미인 자매이고, 매일 아침 깨우러 온다면 여동생은 장래가 매우 촉망되는 미소녀 후보인 미 유녀 에다가, 그 미 유녀의 친구인 미 유녀도 알고 있고, 근처의 미소녀 여섯 자매와도 친하고, 동급생도 미소녀벌이고?
뭐야 이거,미소녀가 너무 넘쳐나서 죽을것 같은데 나.어쨌든,안복,지복,행복의 감각에 관해서는 이미,일관하고 있는 이유로.
저 아이만 특별,하게 다가와지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지만,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 행동한 결과가,아까의 자리바꾸기 선언으로 이어지다니,내 머리회로도 어떻게 되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그렇게 된 이유로 복잡한 사정을 안고 시작한 자리 결과가,어떻게 됬는가 하면 ― ―.
"이렇게 맨 앞줄 제비를 뽑다니 내 운명력 대단하네 정말!!"
이제 머리 싸안고 그렇게 외치는 수밖에 없잖아,이 결과는.
멋지게 맨 앞줄,그것도 한 가운데에서 교탁을 앞에 둔 포지션이라니, 터무니 없구만! 제꾀에 제가 넘어간다는 말이 있지만,이번건 제꾀에 넘어가고 있는걸 누가 보태준듯한 느낌이다.
"모처럼 지난번 자리에서 복도 쪽이지만 뒷 쪽 자리를 확보했었는데,설마 이렇게 될줄은……"
"그 이전에,연루된것 같은 느낌으로 맨 앞줄이 된 우리들에게 할 말은 없는건가요!?"
내가 우울해져있다,왼쪽 옆에서 맨 앞줄에 당첨된 오토가 절규한다.
뭐야,이 녀석.얼마나 운이 없는거야.그리고 그걸 남탓을 하다니,인간이 덜 됬구만 이거.
"받아들여.이것이 네 행실의 결과야.신은 평소에 네 행실을 지켜보시다가,이런 결과를 내려주신거지.회개해라"
"그 말,너무 부메랑같아서 목이 날아갈것 같은 수준이네요! 애초에,바꾼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나츠키 씨가 그런 이야기를 꺼내고 나서 이런일이…… 다른 사람들도 협력해서 이런 상황이 된거죠.싫다,이 클래스!"
세상의 종말맞이한듯한 얼굴을 오토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외에 맨 앞줄을 뽑은 명예로운 전사자는 띵땡똥이었으니 실로 평소의 행실을 알기쉬운 얼굴들이다.
그것으로 여섯줄 앞쪽 가운데 오열이 남자에 의해서 묻힌 것이지만, 남은 마지막 한곳, 나의 오른쪽 옆의 자리이지만 ― ―,
"그럼,다시 한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스바루 군"
"렘의 운명력이 너무 대단해서 말이 나오질 않네.이걸로 세번 연속 내 오른쪽인데,어떻게 하면 그런 결과를 이끌어내는거야?"
"스바루 군의 말을 빌린다면,신이 평소의 행동을 보고있으니까……즉, 하느님도 렘을 응원해주고 있다는게 아닐까요.이렇게 되면,좀 더 기합을 넣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
가슴 앞에서 주먹을 쥐고,기합을 넣고있는 렘이 귀엽다.아니,귀엽지만,그 집념이 대단한걸.추첨으로 내 옆 자리를 뽑은순간, 좀처럼 볼 수 없는 렘의 세레머니를 녹화해두지 못했던게 아쉬울 정도다.
"렘 씨에겐 맨 앞자리라도,나츠키 씨 옆이라면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저는 이제 진이 빠지네요 "
"오토 군도 스바루 군의 왼쪽이라 기뻐하는것 같아 다행입니다.본심을 말하자면 렘이 대신앉고 싶을 정도에요 "
"나츠키 씨를 사이에 두고 좌우를 바꿔봤자 무슨 의미가?"
"스바루 군의 오른쪽 반신은 이미 익숙해졌으니까, 가끔은 왼쪽에서 바라보는것도 신선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
"이 사람의 생각방식도 아마 진심이다!"
평소대로 렘이 오토를 몰아놓고 있었지만,익숙해진 내 쪽에서 보면 오히려 렘에게 있어선 손대중해주고 있을 정도다.평소 렘은 이정도가 아니니까.더 기합을 넣겠다니.뭐가 그렇게 만드는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좌우가 아는 얼굴들로 채워진건 비교적 나에게 있어선 좋은일이다.띵땡똥에게는 애통한 일이겠지만,나는 수업중에 딱히 졸지도 않으니까 고생할 일도 없다.오히려 나랑 얽히게 되는 각 교과 선생님들이 불쌍하다.
"그건 그렇고,자리 바꾸기를 한 본래의 목적은……"
의자를 삐걱거리며 뒤를 돌아,나는 뒤쪽의 자리 ― ― 라고 해도, 두개 정도 거친뒤에 있는 중앙의 자리, 거기에 앉아 있는 은발의 소녀를 본다.
이 또한 당첨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클래스의 한가운데를 얻은게 전학생인 에밀리아다.포지션적으로는 미묘하다고 할 수 있는곳이지만,주위에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상태에서 중앙에 방치당하면 기분이 나쁘다.
이제 와서지만, 그것도 고려해서 마지막에 뽑게 한건가 하고,프레데리카 선생님의 배려가 엿보인것 같은 기분에 식은땀이 나지만, 그래도 저 아이는 운이 좋다.
워낙,주위의 얼굴들이 얼굴들이니까.
"저기, 전학생……에밀리아 쨩,이었나?"
"와햣!"
등뒤의 목소리에,에밀리아가 덧없는 미소녀답지 않은 목소리를 낸다.
자리 바꾸는것에 적극적이었던걸 생각해보면,의외로 활동적인 성격일지도 모른다.
놀란 에밀리아가 뒤돌아보자, 거기에 있는 것은 고양이 귀 머리띠를 하고 약은 미소를 짓는 얼굴이다.클래스,아니,학년 최고의 여자력 소유자로 알려진 페리스는,에밀리아의 은발을 뒤에서 만지작거리면서,그 촉감을 손가락으로 느낀다.
"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잡아먹거나 하지 않으니까 안심해.나는 페리스, 부담 없이 페리 쨩이라고 불러줘"
"고,고마워.응,잘부탁해,페리 쨩"
"와우,순순히 받아들이다니 신선하네.즐거워질것 같……네요,크루쉬 님"
"아아,그렇군."
페리스의 말에 이번에는 에밀리아 바로 오른 쪽의 크루쉬 씨가 수긍한다.
팔짱을 낀 여인은,이젠 관록마저 느껴지게 하는 태도로 에밀리아를 곁눈질 하다가 문득 입술을 풀고 미남의 미소를 짓는다.
"크루쉬다.이 학원의 학생 회장을 맡고 있다.페리스와 마찬가지로,무슨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지해도 좋다"
"학생 회장님! 엄-청 놀랐어.공학인데,이 학교의 학생 회장은 여자구나……"
"후, 외모로 판단하다가는 크게 데일지도 모른다.세상에는 여러가지 불가사의가 있으니까.나도 이래봬도 사실은,절벽일지도 모르지"
"…… 그런걸까"
드물게 농담을 하는 크루쉬 씨였지만,팔짱 사이로 가슴이 터져나올것 같았기에 설득력이 전무했다.
아마 본인으로선 페리스의 성별을 의미심장하게 알려준, 똑똑한 대화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본인이 자신의 매력을 객관화하지 않은탓에 완전히 엇나간 느낌이다.비교적 완벽한데도,거기가 정말 안되는 사람이다.
"그게 크루쉬 님의 가장 귀여운 부분이잖아"
"소리내지도 않았는데 생각 읽지 말라고!?"
내 속내를 어디까지 파악했던걸까,페리스가 갑자기 대꾸하자 진심으로 쫄았다.
그래도,에밀리아의 주위에 학생회의 투톱이 있다면 문제는 없을것이다.호인들이니,저 아이가 고립될 일도 없겠지.
"뭐,그것만은 다행인걸로 칠까"
"상당히 건방지구나,바루스.― ― 이번 자리바꾸기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
나의 말을 듣고 눈초리를 끌어 올린것은,별 변화없이 렘의 뒤를 확보한 람이었다.그 말도 잘못되지 않았지만,띵땡똥 이외에 곤욕을 치른 놈들은 딱히…….
"저걸 봐"
"저건 왠지 그렇게 될 것 같았어"
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복도 쪽 좌석의 맨 뒷자리다.거기에서 펠트가 책상에 엎드린채 격노중이었다.
제일 먼저 제비를 뽑고,맨 뒷자리에 당첨된건 좋았지만, 기뻐할 수 있었던 것도 잠시였다.왜냐면.
"야아,펠트.다시 네 옆자리로 와서 기쁜걸."
"신같은건 내 앞에서 뒈져버려! "
신발장에서의 우려대로, 라인하르트가 정확하게 펠트 옆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렘도 그렇지만,어쩐지 자리의 추첨은 집념에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펠트 측도,라인하르트 측도 편들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뭐어,그 두 사람의 추격전은 흐뭇하게 방관하고 있을 생각이다.
덧붙여서,진짜로 하는김에 말하는거지만.
이번 자리바꾸기의 발단이 된 맨 뒷자리 말인데, 취해야 할 인간이 취해야할 결과를 얻었다고나 할까,그런 느낌이다.
"이 세상은 역시,소첩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구나"
하고,맨 뒷자리를 마음에 들어하며 뽐내고 있는것은,프리실라 아가씨다.
역시 운이 좋다고할까,거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자리를 휼룡하게 제비로 뽑아내면,그 망언도 과장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라믄,내랑 옆자리가 된것도 그 유리하게 돌아가는기에 포함된기가?"
그 프리실라 옆에는,트집을 잡는 아나스티시아가 있었다.앙숙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지만, 자리 바꾸기 이전에는 앞뒤였던 자리가,이번에는 이웃이 되어버려서,점점 불꽃튀기는 횟수가 많아질 것 같다.
"흐음……암 여우가 시끄럽구나.그렇게까지 해서 소첩의 기분을 망치고 싶어 하다니,이 정도까지 집념이 강할줄은 몰랐구나."
"내가 노려가꼬 이 자리를 얻은것 같은 말투는 그만두지? 애초에,내가 이 자리를 얻은 다음에 니가 거 걸린거 아니가.내가 싫으면 니 자업자득이다"
"입을 한시도 다물지를 않는구나,어리석은 것 "
간단히 아나스티시아를 물리친 프리실라지만,아무래도 이번만은 승패가 반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무의미한 논쟁에 제동을 거는 역할인 율리우스가,공교롭게도 이 둘과 따로 떨어졌기 때문에 이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두 사람의 이성에 기대를 거는수 밖에.
"그렇게 됬으므로,자리 바꾸기 무사히 종료.조금 의도와 다른 형태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휼룡한 심판이었어,데리카 선생님"
"이번 자리바꾸기를 내가 주도한것 같은 말투는 그만두렴.그것보다,또 수업 시간을 다 써버렸잖아"
"안심해.비록 수업이 늦어져도 우리 반에는 자율 학습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는 사람이 있으니까.게다가,데리카 선생님의 보충 수업은 알기 쉽고!"
"보충 수업이 없는 편이,가장 좋은건데 말이지 정말,곤란한 녀석이네요 "
곤란한 얼굴로 프레데리카 선생님이 미간을 주무른다.아직 젊은 나이인데,벌써 저런 행동이 습관이 된것 같아 걱정이다.
"그거,렘도 그렇게 생각하지?"
"네,그렇습니다.이제 수업 중에 스바루 군이 졸고 있어도 침을 완벽하게 닦아드릴 수 위치에요"
"그거 확실하게 대화가 어긋나있는것 같은데요!?"
뭐라고 할까,이런 느낌으로 끝을 맺는게 평소대로의 모습이다.
오토가 너무 편리하기도 하고.
△ ▼ △ ▼ △ ▼ △
이런 저런 일이 있었던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면, 쉬는 시간은 항례의 질문 시간이다.
전학생이라고 한다면,쉬는 시간에 질문을 퍼부어 대는게 정석.그리고 전학생이 미소녀라면 남자 친구가 있는지 없는지,남성 편력인지를 궁금해 해보는건 약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호오, 에밀리아는 그 프리스텔라 여학원에서 전학온건가."
"응, 그래.가정 사정으로 이 쪽에 이사오게 되어서……아직 교복이 오지 않아서,이전학교의 교복을 입고왔어.안 좋게 볼까봐 엄-청 걱정했었는데"
"음-음.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잘 어울리고,귀여워 귀여워.그렇지만, 이런 교복도 좋은걸……크루쉬 님에게도 어울릴것 같아"
"크루쉬 씨도 그렇겠지만,페리 쨩게게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에, 정말? 그럼,나중에 잠깐 바꿔입어 볼래?"
하고,질문 공세에 끼어들고 싶었지만,거기에 있었던건 난공불락의 학생회 콤비.다른 동급생의 질문하고 싶은 분위기를 가라앉히면서,휼룡하게 차질없이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너무 부드럽게 넘어가서, 페리스와 에밀리아의 교복을 교환한다는 화제에 끼어드는것조차 잊어버렸다구.
물론,페리스에게 나쁜 속셈이 없다는건 알고있다.페리스가 그 외형을 악용해서, 여자에게 발칙한 짓을 하려는 일은 있을 수 없다.페리스의 시선은 항상 옆에 있는 크루쉬 씨에게 열중해있으니까.그래도 그 속마음이 어떻게 해서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이제 진짜 모르겠다.
"그런데,여학원에서 전학왔다는건……공학인 학교는 처음이야? 사정이 달라 당황하진 않았어?"
"조금은,그럴지도.그러니까…?"
"라인하르트 반 아스트레아.라인하르트로 불러도 괜찮아"
이렇게,거기에 아무런 주저도 없이 뛰어드는것이 우리의 라인 하르트 씨다.
산들바람이 부는듯한 상쾌함을 풍기며,라인하르트는 여자모임 ― ― 페리스가 있어서 본질적으로는 여자 모임이 아니지만, 그 여자 모임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알겠어, 라인하르트.그건 그렇고,공학이 처음인걸 잘 눈치챘구나"
"프리스테라 여학원은 초중고가 일관교육인 학원이니까.어쩌면 그동안 한번도 남자와 교실을 함께 쓴적이 한 번도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렇긴 한데,꽤 많이 알고있네"
"같은 현 내의 학교이고, 가끔 거기의 여학생이 말을 걸어오거든"
남자에게 면역이 없을 학원의 아가씨들에게 헌팅당하다니, 라인하르트 씨 역시 대단해-.
에밀리아도 놀라고 있었으므로, 여학생의 뜻밖의 적극성은 역시 자주 발휘되는건 아닌것 같다.음,꽃미남 무섭구만.
"기분은 알지만,딱히 질문 공세를 하려온건 아니야.오히려 에밀리아 쪽에서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봐줘,뭔가 있니?"
"음, 그럼 동아리 활동에 대해 듣고 싶을지도.나,저번 학교에서는 수예부 같은 곳에 다녔어서, 이 학교에서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 수예부,인가"
문득 크루쉬 씨가 에밀리아의 질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 반응에 에밀리아가 "에"하고 불안해하자, 그것을 깨달은 크루쉬 씨는 "미안하다"며 고개를 흔들고,
"여기에서 수예부의 이름이 나오는것도 참으로 기구하단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다만,가정부라고 말하는것 보다는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아, 가정부라도 좋아.그런 곳에 가입하고 싶은데……"
"잠깐,아가씨― ― 수예부와 가정부,그걸 동일시해버리면 곤란하다고."
양손을 두드리며 큰 소리를 내고, 주의를 끌면서 당당하게 끼어든다.
누가? 내가.
에밀리아가 어깨를 떨고,크루쉬 씨와 페리스가 얼굴을 마주본다.그런 와중에,평소대로인 라인하르트가 손을 들고
"확실히,그 두 동아리 활동의 문제라면 스바루에게 물어보는게 좋겠는걸"
"아아,어찌됐든간에 그 동아리들 불화의 역사에서,나란 존재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팩터(요소)니까……"
"빼놓을 수 없는 핵터-……"
외국어를 처음 들었을때 같이 이상한 에밀리아의 발음이었지만, 나는 일단 그것을 신경쓰지 않고 대화로 들어갔다.여기서 수예부의 화제가 나오다니,하늘이 나를 도와주고 있는것 같다.
왜냐면,저,수예부원 입니다....!!
"이 학교의 수예부말인데,담당하는건 우리반 담임인 프레데리카 선생님.즉,아까의 무서운 얼굴과 상냥한 눈을 가지신 선생님이지."
"그 말투는 조금 실례인게…… 하지만,그렇다면 이야기가 쉬워지니,다행일지도 "
"그러나! 그 프레데리카 선생님이 이끄는 수예부와 압도적인 대립 관계에 있는 것이,가정부를 이끄는 수학의 크린도 선생님이다!앙숙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인연은 길고 깊어서, 그것은 학내의 문화부의 판도를 바꿀수 있을 정도로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그렇구나…… 그치만,왜 그게 문제인거야? 동아리끼리 사이가 나쁜 건 조금 문제이긴 하지만, 확실히 어느 쪽에 들지 선택하면……"
"그야,선택에 따라 노골적인 사적 감정이 개입되서 대우가 달라지거든"
"사적 감정으로 판단하는거야!?"
설마하던 어른답지 못한 재정에,에밀리아가 눈을 크게 뜨고 놀란다.
그렇다.프레데리카 선생님과 크린드 선생님은 보통 때는 배려가 넘치고 인품도 좋은 선생님들인데,서로가 얽히는 일이 생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상대에게 가세할만한 자가 나타난다면,가진 권력을 전부 끌어모아서라도 때려눕히러 올것이다.
"그건 문제가 되지않아?"
"물론 큰 문제지.하지만 그걸 덮어버리고도 남을만큼의 교원력이 두 사람에겐 있어.그래서 묵인되고 있...는것 까진 아니지만,회피책은 있다고 볼 수 있지"
"무엇을 감추랴, 그 나츠키·스바루도 그걸 실행하고 있는 한 사람이야"
금호 『 프레데리카 』와 야응 『 크린도 』의 『 호응 문제 』는, 루그니카 학원에 다니는 한 피할 수 없는 문제야.그래서,대처 요법도 확립되어 있지.
그 방법은 간단해.왜냐면,나는 가정부원이기도 하거든!
"그러니까,즉 어떻게 된거야?"
"어느 한쪽에 들겠다고 비위를 건드리다가, 양쪽에 가입해서 적당히 얼버무리는거야"
"……그거,괜찮은거야?"
"제대로 활동에 참가하면 문제 없어.물론,수예부의 전시품 만들기 때에 주력할때까지는 불평같은것도 하지 않고, 수예만 잘하는것 보다는 의식주 기술이 골고루 있는 녀석이 가입하기 쉬워"
"의식주는 뭘 평가하는거야? "
수선·요리·청소라는것 아니겠습니까.
아무튼,그런 느낌으로 유들유들하게 넘어가는게 현명한 방법이다.이를 모르면 비참한 꼴을 당하니,신입생에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부분.
"뭐, 가입 서류에 관해서는 두장 확보해 두는게 최선이야.수예부원 겸 가정부원으로, 나도 신입 부원을 환영하지"
"아, 스바루 군도 둘 다 가입했구나.그건……음, 의외네?"
"말을 골라서 한 느낌이 팍팍 드는걸.스바루 큥,무너지면 안돼"
"시끄러"
히죽히죽거리며 페리스가 어깨를 툭툭치자,그 손길을 밀어낸다.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취미인 건 자각하고 있으니까, 이제 지금와서 이런 반응을 받아도 아무렇지 않다.아니 진짜로.그보다는,미소녀 전학생 쨩이 같은 동아리에 들어올것 같다는게 더 중요하다.
"이 클래스에서, 같은 동아리에 든건 렘 뿐이니까."
"렘 씨의 경우, 일부러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만큼 여러가지 일을 하고있는것 같지만 말이야"
"너.....그건 짐작이 가니까 말하지마."
쓸데없는 말을 하는 라인하르트에게 충고하자, 서양화처럼 어깨를 으쓱한다.
그 뒤에선 페리스와 크루쉬가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 어쩔 수 없는 녀석이에요.한번쯤,아픈 꼴을 당해봐야 하는데"
"그런 소리하지 마, 페리스.학생의 일상 생활의 안녕을 지키는 학생회가,그래서야 본질을 해치게 되잖아.람에게 그 역할을 대신하게 하도록 하지 "
"그렇군요,역시 크루쉬 님,책사......!"
시끄러,빌어먹을 것들아.
친한티를 팍팍내는 학생회 두 명과,떫은 얼굴의 나.그러자,묘하게 반에서 따돌림당하고 있는듯한 느낌이라 에밀리아가 곤란해하는 중이다.
전입생에게 상냥하지 못한 태도라고 반성하면서,나는 문뜩 떠올렸다.
"맞다,동아리 활동도 그렇지만... 만약 괜찮다면,학교의 안내라도 해줄까? 해줄까 라기보단,받아볼래?"
전학생에게 학교안내!그래, 이것도 이른바 약속이라는 녀석이다!
쉬는 시간에 질문 공세를 받는 전학생과,방과후에 학교안내를 받는 전학생.학교 안내같은건 딱히 필요없어,그렇게 넓지도 않잖아! 라는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그런건 일단 제쳐두고.
"학교안내,해주는거야?"
"아아,당연하지!오히려 시켜줬으면 해!내 쪽에서 부탁할게!너에게 학교 안내를 해주고 싶어!그래서 오늘 이곳에 온거야!"
"미안.조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솔깃해보여서 강하게 나가봤더니,너무 나갔었나보다.
아니 그래도,나는 포기하지 않는다고.좀 더,잘 구슬려서.
"기다려, 스바루.이런 건 무리하게 권하면 안돼"
"오, 방해하는 거냐, 라인하르트.설마 네가 대신하겠다고 하진 않겠지.그런 말을 들으면 솔직히 반박할 수 없어서 속수무책인데"
"에스코트에 인색한건 아니지만 말이야.마침 오늘 방과 후에는 일이 있어.그래서,여기에선 좀 더 부담없게 여자끼리 다니는게 좋지 않을까"
"뭐, 그것도 일리가 있지만……"
라인하르트의 제안에 나는 맥없이 물러나는 자세가 되었다..기본적으로, 라인하르트는 선의로 밖에 행동하지 않고,정론만 말하기 때문에 반박하기가 어렵다.
여자가 안내,라는 흐름에도 불평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물러서는것을 보고,라인하르트는 "그렇지?"하고 윙크하면서
"그럼 펠트.너에게 부탁 하고 싶은데 어떨까?"
"알까보냐 ― ―!"
여태까지 전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데다가, 책상에 푹 엎드려 다음시간 까지 자려하던 펠트를 불렀다.
자고있는것 처럼 보였지만, 아무래도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던건지 깨어있었던것 같다.펠트는 언짢은 얼굴로 라인하르트를 노려보았다.
"내가 알게 뭐야! 무슨 관계가 있는데!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싶더니 이거였냐!너,정말로 귀찮은일만 끌어오지 말라고-!"
"무슨 관계가 있냐,같이 무정한 소린 하지 말아줘.앞으로 같은 클래스에서 공부할 친구잖아.게다가 펠트,너는 자신이 이 클래스의 학급 위원장이라는걸 잊은건 아니겠지?"
"그건,내가 롬 영감을 도와주느라 쉬는날에 멋대로 결정된거잖아!"
이로정연하게 말을 늘어놓는 라인하르트에게, 펠트의 분노도 좀 처럼 그치질 않았다.
참고로,펠트가 이 클래스의 학급 위원장인건 사실이다.학생 회장인 크루쉬 씨가 있어서 실무적으로는 거의 크루쉬 씨가 대행하고 있었지만, 직급으로는 펠트가 명실상부한 클래스의 탑이다.
"게다가 그 역할,완고하게 나한테 떠넘긴건 너라고 들었다고! 왜 이러는거야,진짜!"
"잘 된일이라고 생각하는데.확실히 너는 만사를 귀찮아하는 경우가 있지만,상응하는 역할을 주면 달라질거라고……나는 그렇게 믿어"
" 쓸데없는 참견이야! 내 부모님이냐,니가!"
"가능하다면,부모 이상으로 정이 깊어진다고 해도 마다하지 않아"
" 죽어!"
학내는커녕 현내 제일의 미남에게,이만큼 강하게 요구받고 있는것이다.펠트의 강철같은 정신력도 놀랍지만, 저런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굴하지 않는 라인하르트도 참 대단하다.
"유감이지만, 펠트에겐 거절당한것 같네.다만,그녀를 오해하진 말아줘.사실은 배려가 넘치는 아이야.오늘은 조금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네"
"그,그랬던걸까……응,알겠어.고마워"
적어도,펠트가 라인하르트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주는 장면을 본 적은 없는것 같지만,에밀리아도 그걸 파고드는건 그만두는듯한 얼굴이다.
그대로 에밀리아는 곤란한 얼굴로 크루쉬 씨 쪽으로 뒤돌아보면서
"그렇게 됬는데, 두 사람은 방과 후에 어때? 일이 있어?"
"어울려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학생회의 업무가 밀려있어서 말이다.조금 기다리게 해도 좋다면 가능하지만, 귀가가 늦어질지도 몰라"
"깜깜한 하굣길에,여자 셋밖에 없는것도 조금 무섭고 말이야"
여자 셋,이라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페리스였지만,흐름은 이제 완전히 내 방향이다.에밀리아는 "그럼 어쩔 수 없네"하고 유감스럽게 어깨를 떨어뜨리면서
"그럼,오늘 학교안내는 포기하는게……"
"잠깐 잠깐 잠깐!나!내가 있다구!내가 해줄테니까!"
어째서 후보에서 벗어난거야?
뜻밖의 스루 사태에 내가 놀라면서도 자원하자,에밀리아까지 멍한 얼굴을 하면서 놀라고 있었다.
"에,스바루 군,안내해줄거야?"
"엄청 어필하고 있었잖아!에,나 존재감 얇은거야? 대화하다 돌아서면 잊어질 정도의 인상밖에 안남은거야?"
그 평가, 꽤 충격이다.자신이 말하는것도 그렇지만, 내가 비교적 상당한 빈도로 사람의 마음에 안좋은 인상이 남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그런건 아니지만……"
당황하는 나를 보고,에밀리아 쪽이 떠올랐다는듯이 눈썹을 찌푸렸다.
역시,미소녀는 찌푸린 표정도 그림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나도 미소녀에 익숙해져 있기에 그 정도엔 당황하지 않는다.가끔씩 렘도 무방비한 상태를 보여줄때가 있으니까.
"― ― 응.그럼,스바루 군에게 부탁할게.방과 후,학교를 안내해주세요"
꾸벅,같은 효과음이 어울릴것 같은 느낌으로, 에밀리아가 정좌자세로 고개를 숙였다.물론,나는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 ― ― ―"
어쩐지,묘하게 에밀리아의 눈빛이 비장한 느낌인건,어째서일까요?
△ ▼ △ ▼ △ ▼ △
"방과 후에는 언니와의 약속이 있어서,아무래도……아무래도 렘은 함께 있어드리지 못하겠지만,에밀리아 씨에게 폐를 끼쳐선 안돼요, 스바루 군.평소같은 농담을 해도,렘과 오토 군은 없으니까요.그러니 제발 제발……!"
"그렇게 목줄풀린 개처럼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방과 후에 에밀리아에게 학교안내를 해주겠다고 한 순간, 렘이 당황하며 그렇게 호소해와서 쓴웃음만 나왔다.
아무래도,렘은 방과후에 람의 심부름을 하러, 소설가 로즈월 씨의 집청소를 도와주러가겠다는 얘기다.그리고 하는김에 말하는거지만, 렘의 가사 기능은 요리·재봉·청소,세탁등, 어느 분야도 이미 충분히 주부 생활을 감당할만할 실력을 지니고 있다.
가정부에서 엄격한 크린도 선생님의 면허 개전을 전 분야에서 얻은 것은 아직 렘 뿐이다.한분야 특화형에겐 밀리지만, 올 라운더로서의 렘의 실력은 학교에도 널리 알려져있다.
그렇게 된 이유로, 동생의 힘을 빌리는 것을 아무렇게도 않게 생각하는 언니인 람이,마음에 든 상대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흐름이었던 셈이다.
"이제 와서 바루스의 발정기를 어떻게 교정해볼 생각은 없지만, 렘을 슬퍼하게 할 일을 했다간 용서하지 않을거야"
"너는 나를 이성의 고삐를 풀어헤친 개취급하는것부터 그만둬!"
"바루스의 주제에 시끄러워"
"크악!"
강력한 로킥을 맞고,쓰러진 나를 내버려두고 람이 렘을 끌고간다.
끝까지 렘은 나를 걱정했지만, 내가 진땀을 흘리며 배웅해주자 미련을 남기면서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우오오,람 녀석 위험해...정확하게 무릎 뒷면을 차다니.하반신의 구조가 다른건가....?"
비교적 건강한취미를 좋아하는 람은,저래봬도 몸을 움직이는게 특기다.여자력적인 잣대로 렘에 미치지 못하자,다른 분야에서 노력한 결과가 저거라고 할까.
여자들 중에서는 현내 유수의 운동 능력을 자랑하며, 여러 동아리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자 선수다.그런 만큼 단련된 하체에서 날아들어오는 발차기는 장난이 아니다.
"제대로 싸워도 질거같은 느낌이 들어.……뭐, 여자와 싸운다는 시점에서 이미 남자로선 진거겠지만"
"누구랑 누가 싸워?"
"아니,여자랑 남자가 정면으로 싸우는건,우왓!?"
투덜투덜거리며 혼잣말 모드에 들어간 나를, 뒤에서 미소녀가 놀래킨다.황급히 돌아보자, 나의 반응에 놀라고 있는 에밀리아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가슴에 손을 모으면서,
"어머,정말.깜짝 놀랐잖아"
"깜짝 놀랐다니 요즘에 잘 못듣는 말이네……"
어쩐지 드문드문,그런 사어를 중간에 끼워넣는구나,이 아이.
나의 흐리멍텅한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에밀리아는 자신의 허리에 손을 대고,뺨을 귀엽게 부풀리며,
"말을 걸었을 뿐인데 놀라게 하지 말아줘 "
"이야,잠깐 사색에 잠겨있던 중이어서,미안해.."
"사색이라.....뭔가 뒤숭숭한걸 생각한건 아니야?"
"전혀! 뒤숭숭한것같은게 아니야.잠깐 렘의 하반신에 대한걸...."
"…… 그래"
뭔가,말을 잘못 깨낸것 같다.
그 예감의 이유는, 한발 물러서는 에밀리아와 한층 쌀쌀해진 그녀의 시선이다.
여담이지만,자리바꾸기에서 클래스 전원의 자기소개같은것도 마쳤으므로, 에미리아의 기억력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나겠지만,학급 전원의 이름과 얼굴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에,렘의 이름이 여자아이의 이름인것도 알고있다.
"그러나,그것이 향후 어떤 의미를 가져올지,아직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두 사람은 알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미안.무슨 소릴하는건지 모르겠어"
거기까지 하자, 갑자기 에밀리아가 기가 막히다는듯이 한숨을 내뱉는다.
뭐랄까,나랑 애기하는 사람들이 잘 받아줬던거였구나.
"스바루 군은 항상 그런 느낌이야?"
" 어떨까.오늘은 오늘, 어제는 어제. 그리고 내일에는 내일만의 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매일 다른 나를 보여주면서 항상 신선한 느낌을 모두에게 주고싶어"
"그럼,모처럼이니까 수예부의 부실부터 안내받아도 될까?"
"시원하게 무시당하는 이 감각,의외로 나쁘지 않은데"
모든것에 성실하게 반응해주는 렘이나,모든것에 과민반응해주는 오토의 리액션도 휼룡하지만,이건 이것대로 괜찮다는 느낌이다.
어쨌든, 요청을 받았으니 대답을 하자.
"그럼 바로, 수예부의 방....활동 장소인,피복실부터 가볼까"
― ― 이렇게,내 안내를 받으며 에밀리아의 학교탐색이 시작됐다.
그렇다고 해도,뭔가 사건이 터진다거나, 때마침 프레데리카 선생님과 쿠 린드 선생님이 격돌하면서 『 호응 전쟁 』이 시작되거나 하는건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게, 특별 교실들과 학생식당, 체육관과 도서실,구 교사같은걸 안내해주며 지체없이 임무를 수행한다.
"그래서,이 앞이 구교사야.신 교사 쪽은 석조지만,구 교사는 아직 목조부분이 남아있어서,적당히 쇼와느낌도 나는게 납량에 딱이야"
"납량이라면,무서운 이야기 같은거?"
"실제로,루그니카 학원 불가사의는 것도 약속이지만 있지.구 교사는 오래되고 목조라서 음침하니까,여름 합숙같은거에서 운동부가 숙소로 쓰기도 하니,비교적 자주 심령체험같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재미있어"
"흐-음,그렇구나.귀신,같은걸까아"
"의외,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한 시간도 걸리지 않은 에스코트였지만, 그 사이에 나눠본 대화의 느낌으로는,에밀리아는 조금 앳된 부분이 있다.
보기에는 꽤,청초계라고 할까 누님같은 부분이 있는데,내면이 어린탓인지 이상하게 배덕적인 매력이 있다.굿잡.
그래서,그 에밀리아가 귀신 이야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흐름이 의외였다.듣고 싶지 않다고 귀을 막고 새 교사로 돌아간다고,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 안 무서워하면,곤란한거야?"
"안 무서워해서 곤란할 일은 없어.여기가 유령의 집이고,내가 귀신 역할 아르바이트를 맡은데다 네가 손님 쪽이라면 겁내주는편이 좋겠지만 "
것보다, 심령 체험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내가 아는 여성들은 이런 것에 대한 저항력이 너무 강하다.
솔직히 말해서 유령이야기로 겁을 먹을만한건,베아코 정도일까.
"그리고,사실은 람도"
"에?"
"아니, 혼잣말.이걸 말했다는걸 들켰다간 그냥은 안끝날테니까 "
의외야 의외,심령 체험을 못견디는것은,그런건 전혀 신경도 쓰지 않을것같은 람 쪽이다.반대로 렘은 귀신 영화든 잔인한 영화든간에 햄버거를 먹으면서 볼 수 있을 정도다.
연애영화라고 사기친 영화를 자매들과 보러갔을 때,나에게 매달려서 두 시간을 보냈던건 람에게 있어서 가장 굴욕적인 기억이다.
"뭐,잊으라고 실컷 때리기도 했으니까……"
잊은 척을 하고있지만,기억하고 있다는게 알려지면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람의 약점을 타인에게 소문낸다는건 소꿉친구로서도 못할 짓이기도 하고.
"뭐,구 교사에는 웬만하면 볼 일이 없을거라 봐도 좋아.게다가 방과후에는 입구가 아마 닫혀있을테니까."
"아, 정말이다.벌써 잠겨있네"
신 교사에서 구 교사까지는 복도로 이어지는 하나의 길이다.
봄도 끝이 보이는 바람을 쐬면서,미닫이 문을 열려고 하는 에밀리아의 은발이 흔들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하! 안돼"
"― ―?"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에밀리아가 뒤돌아보자,내가 놀랐다.
에밀리아는 문을 등지고서 약간 나를 경계하는듯한 눈빛을 보내왔다.그렇지만,내 쪽에선 무슨 일인가 하는 느낌이라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ㅇ벗다.
"왜 그래?"
"……아,아무것도 아니야.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니,나는 듣고 싶은데.― ―과 "
어쩐지 걸리는 반응을 느끼면서,나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귀에 미끄러져 들어가는것처럼 들린것은, 새 교사의 위쪽 층에서 떨어지는 소리의 연쇄 ― ―뭐,세련된 말투를 쓰지않고 말한다면 멜로디다.
"와,누가 연주하는거야?"
나와 같이 멜로디를 눈치채고,에밀리아가 무방비 상태로 고개를 들어올린다.바람에 흔들리는 머리를 누르면서,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참으로 그림이 된다.
나는 몰래 그것을 훔쳐보면서
"지금 들리고 있는건,우리 학교 음악 교사인 리리아나 쨩의 연주야.방과후가 되면,담당하는 경음악부와 밴드부를 싸돌아다니니까"
"헤에, 음악 선생님... 리리아나 쨩?"
"외형과 평소의 태도가 너무 위엄이 없어서,학생 전원이 귀여운 동물처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어"
이름 하여, 『 이 세상에 음악이 없으면 그냥 바보로 끝난 천재 』이다.
언동,행동,태도, 생활과, 모든 일에 남다른 유감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으며,특출난 음악적 재능이 없었다면 틀림없이 객사했을 성인이다.
"학생에게 밥을 얻어먹고.수업에는 거의 지각.교장의 잉어를 낚거나,닷새 동안 같은 저지로 출근하는……그런 사람이야"
"그, 그치만,이 연주는 엄-청 휼룡한걸?"
"그래.그래서,존재가 허용되고 있는거지 "
"존재라고까지 하는 거야!?"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에밀리아는,그 존재의 위협을 모를지도 모른다.
아니 정말 진짜 완전,얼굴과 노래와 연주가 좋을뿐인 작은 동물같은 존재니까.그 재능이 없었다면 유해생물 취급당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사람이다.
"이대로는 평생 독신으로 사는게 아닐까 생각했지만,최근에 어딘가의 음악제를 강타한 어떤 후계자를 낚아챈것 같아서.……재능 한개로 먹고 사는 천재들은 다 이런느낌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
"머,멋진이야기 아니야? 봐,그러니까,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행복을 찾았다! 그런거잖아?"
"그런걸까나?"
솔직히,그것도 정확하겐 잘 모르겠다.리리아나한테 그 사건을 추궁하려 하면 도망가버리고,자칫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곡이 쓰일수도 있다.
그게 또 듣기엔 나쁘지 않은 노래라,자신의 이름이 사용된 노래가 시내에서 불러진다면 부끄러워서 죽어버릴지도 몰라.
"불모한 리리아나 쨩의 이야기는 이쯤하고…… 일단,둘러볼곳은 다 둘러봤다는 느낌이네."
"…… 그렇네"
연주에 귀를 기울이던 에밀리아가,어쩐지 쓸쓸하게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에,나는 당황스러워졌다.
왜냐면, 아까는 뭔가 좀 나를 경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이제 안내는 끝났습니다-하고 말하자마자 쓸쓸한 표정을 짓다니.
여자의 마음이란거 가을하늘같은거랑 비교도 안되잖아,너무 어렵다.
이상하다,나는 비교적 미소녀를 상대한 경험이 상당히 많았을테지만, 횟수가 많을 뿐이므로 데이터량이 적었다.
『빠야,어린애 취급은 이제 적당히좀 하는거야!』
『과연,렘은 감복했습니다.스바루 군은 멋집니다 』
『 바루스,딱 3분만 기다려주겠어 』
나의 뇌 속에서-미소녀 대인 시뮬레이션을 펼쳐봤지만, 결과는 왠지 미묘한 느낌이다.
에밀리아의 쓸쓸한 표정의 원인은 모른 채,나는 어떻게 할까하며 머리를 쥐어짜다,그 생각에 이르렀다.
"아직, 안내하지 않은곳이 있었구나"
그래, 그것은 이 학교에서 일종의 『 성역 』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 장소는 ― ―.
△ ▼ △ ▼ △ ▼ △
"여기가 루그니카 학원의 명물중 하나, 『 귀신의 화원 』이야"
"와아"
그 장소를 보여준 순간,에밀리아의 표정이 팟하고 밝아졌다.
그전까지는 어쩐지 쓸쓸한 기운을 풍기면서,공허한 빛이던 눈동자의 빛이 일변해, 눈앞에 있는 광경에 시선을 빼앗긴다.
땅거미가 다가오는 교사 뒷면, 거기에 펼쳐진 것은 꽤 규모가 큰 화단이다.
솔직히, 화단이라기 보단 꽃밭이라는 표현이 더 가깝지 않을까싶을 정도의 규모다.비닐 하우스가 있는 본격적인 곳과는 또 다른 이야기지만, 이 정도의 부지를 화단으로 확보하는것은 상당히 호화스러운 이야기다.
그리고,그 화단에는 지금 온통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 며칠간,따사로운 봄의 날씨가 이어졌던게 주효했다.개화를 맞은 꽃들은 바람에 상냥하게 흔들리며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노을의 주황색도 약간 첨가해서,조금 로맨틱하게 제공해 봤습니다"
말을 잃고 있는 에밀리아 옆에서,나는 장난스럽게 인사해보인다.
덧붙여서 지금의 행동은, 내가 알고 있는것 중에 가장 아니꼬운 남자의 행동을 흉내낸것이다.스스로 말하는것도 뭣하지만,꽤 잘 따라한것 같다.
"― ― ― ―"
말 없이, 에밀리아가 천천히 내 쪽을 돌아보았다.
인사하는 형태에서 고개를 숙여서,한 쪽눈을 뜨고 그녀의 모습을 엿보았다.그렇달까, 가능하면 구체적인 반응이 없자 내 눈 회로가 임계를 맞아 불 타버리는 것 같다.
수치심과 나와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그리고 마침내 폭발 ― ―,
"― ― 고마워,스바루 군"
"오"
미소지으며,에밀리아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노을에 그녀의 은발이 반짝거려서,시선을 계속 빼앗길것만 같다.
미소와,노을이 비추는 꽃밭의 미소녀.
그것은 내 가슴을, 불가사의한 충동으로 들뜨게 하는데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그럼,슬슬 시작하자"
"헤?"
경직된 내 앞에서,에밀리아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등 뒤에 끼고 있던 손을 뺴고,누가봐도 알 수 있는 파이팅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어안이 벙벙해진 나를 향해,대단히 비장한 표정으로.
"자,자아,덤벼봐!나, 지지 않을거니까!"
하고,어째서인지 리얼 파이트를 신청해왔다.
"― ― ― ―"
그 반응이 의외라고 할까,아니 의외랄것도 없다.도대체 어디에 그런 복선이 깔려있었던거야.
이 아이,그래플러야?
"아니,뭐가 어떻게 된거야,누가 이 흐름좀 알려줬으면 하는데!?"
뭔가 오해가 있는것 같지만 원인을 전혀 모르니, 나는 그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분노를 표시하며 그 자리에서 발을 구르는 수밖에 없었다.
먼 하늘에서,아직 리리아나 쨩의 연주가 살짝 들려온다 ― ―.
△ ▼ △ ▼ △ ▼ △
전투 태세를 풀지않는 에밀리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이렇게 된것같다.
"그게, HR시간이 있었잖아? 처음에 자리바꾸기같은 소릴 하면서, 내가 자리에 앉는걸 방해하거나, 그 후에도 동아리 활동으로 겁주려고 하거나 해서……틀림없이, 스바루 군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이런 완곡한 방법으로 신고식을 해주기 위해 호출했다고!? 나의 선의,그렇게 생각된거야!?"
"조,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었다구? 스바루 군,화내고 있는것 치고는 제대로 안내해줬고,이야기도 즐거웠고, 그런데도 마지막엔 싸워야 하는걸로 결정되있다는걸 생각하니 싫어져서....."
"그 비장감은 그런 것이었냐! 어쩐지 이제,지금의 상호작용에 놀라운 포인트가 잔뜩 있어서 가슴이 뛰는데!"
여학원 출신으로서,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아가씨였으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정리되나?
오히려 여학원 출신의 아이가, 남자와 싸울 각오를 다지고 뒤뜰에 나오는 쪽이 훨씬 더 어두운 발상이라고! 뭘 어떻게하면 그렇게 되는건데.
"람이라는 아이와 싸우겠다,같은 혼잣말도 했었던것 같고……"
" 그렇네! 했었지!그건 내가 나빴어!이 녀석!이 녀석!"
람에게 차인 허벅지를 두들기며, 나는 부주의한 발언을 반성한다.
과연,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착각을 조장시키는 부분이 있었을지도 모른다.있었던 것일까.
"혹시,루그니카 학원 칠대 불가사의 때도 그래서 그랬던거야?"
"……겁을 줘서,주도권을 잡으려 하는건가 해서"
"내 안의 여학원 법칙이 흔들리는데.뭐야,아가씨들 이란건 늘 그렇게 전쟁터같은 환경에 처해있는거야?"
그렇다면, 향후 베아트리스의 진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 같다.나는 베아트리스는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거든.그런 무사의 혼을 품어버린 유녀가 되버리면, 집 안의 관계가 삐걱거린다.
"어쨌든! 내 쪽에선 그럴 의사가 없었어.진짜 그냥 안내"
"…… 그럼,왜 그렇게까지 끈질기게 안내를 해주려고 한거야?"
"음,그건 그거야.말하자면,언더 마인드"
"― ―?"
무리하게 일어로 번역하자면 『 하심 』이라는 것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 본심인지는 스스로도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물론 귀여운 여자와 알게 되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은 없지만.
더 단적으로 말하자면,처음 에밀리아를 봤을 때의 두근거림, 그 정체를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에스코트로 확인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리하자면,나는 너랑 친해지고 싶었어.친해져서,어떤 아이인지 알고 싶었고, 그런 아이에게 나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다.그것뿐이야"
"― ― ― ―"
"별로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에밀리아의 대답이 없자 불안해져 물어본다.애초에 나는 짧게 정리하는게 서투르다.뭐든지 줄줄떠들다가 이야기를 정리해버리는 버릇이 있다.어떻게 정리가 되는건지는,미묘하지만.
"……응, 알겠어"
"그래, 알아 준건가"
"내가 엄-청 바보였던거랑,스바루 군이 상당한 왕 바보였다는것도 "
"나의 바보스런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반성할 점이 너무 많으니까 말이야"
무엇이 최대의 감점 포인트였는지,그것만을 논의하는것도 오래걸릴것 같다.
내가 그런 식으로 머리를 긁자,에밀리아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미소는 자연스러워서,여태까지 미묘하게 긴장되있던 그녀의 표정과는 달랐다.
뭐,마지막에는 싸움으로 끝낼 각오를 하고 온것이니,자연스러운 미소라고 해도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뭐,이런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만족해서 다행이야"
"응,엄청 만족했어.여러가지로 정말 고마웠어.스바루 군"
"신경 쓰지마.....것보다,용건이 끝났다면 빨리 여기서 떠나자"
"에?"
에밀리아의 미소도 볼 수 있었으니,이걸로 만족하고 나는 돌아가는것을 제안.그 말에 에밀리아가 놀란표정을 한다.그녀는 미묘하게 마음이 끌리는 모습으로 옆 화단을 쳐다보더니,
"저기,조금만 더 보고싶은데,안될까?"
"그렇게 졸라대면 당장이라도 허락하고 싶어지지만,그렇다고 해도 인생사가 모두 뜻대로 되는건 아냐.물론,일부러 이러는건 아니라고? 제대로 된 이유가 있어.이곳이, 『뒷편의 명물』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아,표면 명물이 아니라,뒷 명물"
그래, 일에는 안과 겉이 있는 것이지만,표면에 드러난것에 비해 감춰져있다는 이미지는 여러가지로 떳떳하지 못한 것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이 『 루그니카 학원 명물 』에 관해서도 그것은 똑같다.
"설마, 이 꽃밭에도 조금 무서운 이야기가……?"
"글쎄, 루그니카 학원 불가사의와는 전혀 다른 방면이지.아니,어떤 의미로는 무섭다고 할 수도.그래도, 그걸 말해주기전에 우선 이곳에서……"
떠나자,하고 내가 에밀리아를 끌고 가기 직전이었다.
그 목소리는 우리 두 사람의 등 뒤에서,갑작스럽게 찾아왔다.
"― ― 오야, 방과후의 이런 시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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