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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ONCE UPON A TIME IN LUGUNICA 전편-4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9:16:51
조회 452 추천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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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리하여, 로즈월네가 유아를 만난 것과 동시각.
"……이봐, 그만 좀 기사단에 돌아와. 언제까지 비뚤어지고 있을 거야. 우리 서로 어른이 되자고."
폐허가 줄지어 선 빈민가 일각에서, 두 남자가 마주 보고 있었다.
──아니, 마주 보고 있다 함은 정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한쪽이 말을 거는 데 비해 다른 한쪽은 시선조차 까딱하지 않고 무시하듯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자, 라. 너도 참 끈질긴 놈이야. 이제 그만, 포기하는 건 어떠냐?"
하늘을 바라보던 쪽의 남자가 께느른한 투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것은 말의 내용과 말을 걸어온 상대 양쪽에게 공통된 태도였다.
그런 태도의 구석구석에서, 한눈에 상대를 업신여기고 있다는 것이 전해진다. 당연히 그건 당사자 또한 숙지하는 바 있었다.
"포기하란 말을 듣고 물러설 순 없거든. 내 복잡한 입장은 너도 알잖아. 왜 그렇게 까칠하게 굴어."
"……아까 전부터 신경 쓰였는데, 자못 친한 듯한 그 말투는 뭐냐? 나랑 네 사이가 언제부터 친구였던가?"
"그건……."
"설마, 같은 스승을 뒀다는 이유는 아니겠지? 그 논리로 따지자면, 보르도 경의 제자가 도대체 몇 명이나 있는지 알기는 하고? 그들 모두 네 친구냐?"
"──읏."
아픈 데를 찔린 듯한 얼굴로, 온화한 말을 골라 하던 남자가 입을 꾹 다문다.
불타오르는 것과 같이 밝은 적발과, 상냥함이 엿보이는 용모를 가진 미장부다. 목소리도 감미로워, 듣는 자의 마음을 끄는 요소가 풍족한 인물이지만, 공교롭게도 눈앞의 남자에게 그런 것들은 통하지 않고 있다.
대화만 들어도 두 사람의 관계가 양호하지 않다는 건 명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둘이서 대치하는 이유는──,
"──하인켈, 아무한테나 인품 좋은 낯짝으로 다가가면 다 되는 줄 아냐? 맨날 그런 태도로 있으니까, 이렇게 너랑 맞지도 않는 일까지 강요받는 거라고."
"강요받다니…… 내가 스스로 지원한 거야."
"확실하냐? 내 눈에는, 주위에서 네가 알아서 나오기 쉽게 에워싸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데 말이지."
"────."
미장부── 하인켈이라고 불린 남자의 표정이, 그 말을 듣고 굳어졌다. 정곡을 찔렸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반응으로, 뿌리가 순수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성격이 여실하게 드러나있다.
하지만, 하인켈은 그런 감정을 억누르듯이 숨을 내뱉더니, 허리에 찬 기사검── 보검을, 재빨리 뽑아들었다.
"……뽑았군."
"그래, 뽑았다. 그게 왜.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나한텐 이 의무를 다해야만 한다는 책임이 있어. 네게도 말이야. 안 그래, 마코스!"
"부정은 안 하지. 안 하지만…… 그래서 뭐 어쨌다고? 넌 어떡할 건데?"
"어?"
정면을 향해 검을 뽑아든 하인켈을 바라보던 거구의 남자── 마코스가 자신의 볼을 긁는다.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하인켈과의 거리를 한 발짝씩 좁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으로 날 데리고 가겠다? 말이 되는 소린 줄 아냐? 고작 네 실력으로?"
"──읏."
마코스의 굵고 긴 다리가, 하인켈의 검을 옆에서 차 날렸다. 그 충격에 기사검은 주인의 손을 떠나, 허전한 소리를 내며 빈민가의 땅바닥을 구른다.
그 모습을 하인켈의 푸른 눈동자가 어리둥절하게 지켜보자, 마코스는 코웃음 쳤다.
"애써 뽑은 검을 휘두르지도 않고, 넌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
"으, 큭……."
"얼른 그거 줍고 꺼져라, 오줌싸개."
내뱉은 마코스의 말에, 하인켈의 표정이 확실하게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마코스는 그런 상대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등을 돌린다.
"혹시라도 이곳에 마수가 나타난다 해도, 저번처럼 내가 구해줄 거라 생각 마라."
그 등에 절대적인 단절의 의사를 느껴, 하인켈이 고개를 숙였다. 그대로 그는 터벅터벅 다가가서 애검을 주워, 검집에 넣는다.
"네가 계속 이러고 있으면, 위대한 아버님이 슬퍼할 거야. 리케르트 공도, 널 신경 쓰고……."
"위대하신 아버님과 어머님을 둔 건 너잖아. 넌 내 걱정을 하기 전에, 먼저 너 자신의 걱정이라도 하지그래. 아들이랑, 루안나 말이다."
"──읏."
마코스가 그렇게 말한 직후였다.
"────."
비웃은 마코스의 목덜미에, 해방된 검이 날아든다. 마치 섬광이 솟아오른 것과도 흡사한 순간적인 검기, 그러나, 마코스는 등을 돌린 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대의 기량을 파악하고서 자신에게는 닿지 않으리라 숙지하고 있다는 표정이다.
"네가……."
"────."
"네가, 뭘 안단 말이냐."
"알 바 아니지. 아는 건, 지금 여기서 내 목을 못 베는 게 네 녀석의 한계란 거다."
목을 향한 검 끝을 손가락으로 뿌리치며, 마코스는 담담한 투로 단언한다. 최후의 일섬조차도 발버둥 친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아, 하인켈은 굴욕에 찬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검기도 말도, 마코스에게는 닿지 않는다.
"더 이상 오지 마라. 네 낯짝을 보고 있으면 답답해 죽겠다."
등 너머로 작별 인사를 듣고, 하인켈이 뿌리치듯이 등을 돌렸다.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적발의 기사는, 저녁놀이 가라앉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
멀어지는 기척과 발소리를 느끼면서, 마코스는 짧은 녹색 머리를 긁으며 탄식한다.
하인켈에게 말한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 기분이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쳤다. 그것은, 약자를 괴롭힌 것에 대한 자기혐오가 적잖이 있다.
그 울분에 주먹을 움켜쥐어, 마코스는 조용히 뒤돌아봤다.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지금 내 기분이 아주 언짢거든. 아까 그것 때문에 손대중해 줄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착각인 줄 알아라."
라고, 하인켈과 교체로 나타난 소년에게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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