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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단편집 8권 점포특전 : 「Poltergeist Story Extra」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19 18:00:11
조회 1997 추천 21 댓글 6

이 갤에 있는 Poltergeist Story의 뒷이야기임.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zero&no=37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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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이 인형들을 가지고 정확히 뭐를 하실 계획입니까?”

 

프레데리카가 뻑뻑한 창문을 힘껏 밀어보자, 창문이 확 열리면서 신선한 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로즈월은 뒤에서 책꽂이를 정리하고 있었다.

 

한동안 버려진 저택이었으니, 왕선 중 이동할 일이 생길 때 쓸 거점 중 하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먼저 저택 전체를 청소해야 됐다. 이 저택은 원래 메이더스 가의 본가였던 곳으로 2대 전 당주이자 수많은 마도구들을 만들어낸 당대의 천재, 로즈월 K. 메이더스가 공방으로 사용했던 곳이기도 했다. 그는 이미 한참 전에 고인이 됐지만, 그가 창조한 자동인형들은 지금까지 이 곳을 계속 지켜오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프레데리카와 인형들의 첫만남은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양쪽 다 메이더스 가문을 섬겨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떤 관점으로는 동료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 의견을 제안한 장본인—페트라—의 말에 따라 프레데리카와 람까지 셋 다 인형들의 숙원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줬다.

 

장본인이 아니라 그 후대의 인물이긴 했지만, 인형들은 메이더스 가의 당주를 환영하고 즉시 활동을 중지했다. 백십일 개의 인형들 모두 다 저택을 보호하는 용도로 배치된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평생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창고에 넣는 건 너무 불쌍하고요. 적어도 격식을 갖춰서 땅에 묻기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을 닮은 인형에는 홀로가 쉽게 자리를 잡는다는 미신이 있다.

 

이런 걸 믿는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인형들은 마도구의 일종이므로, 안에는 마나가 쉽게 순환할 수 있도록 술식들이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 사정령들을 끌어들이는 물건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인형들에게는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게다가, 페트라도 무서워하겠죠. 에밀리아랑 베아트리스 님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저 인형들을 어떻게든 해야 돼요.”

 

네 열의에 물을 끼얹어서 미안한데——, 설마 내가 그냥 없애버릴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사실은, 저들을 다시 쓸 생각이었으니까——.”

 

다시쓴다고요?”

 

로즈월의 답을 들은 프레데리카는 먼지떨이로 털다 말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뒤를 돌아봤다.

 

그래.”

 

로즈월은 먼지가 잔뜩 묻은 오래된 책장을 슬쩍 문질렀다.

 

너희들은 인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고 있더군. 확실히 세월이 많이 흘러서 상당수가 파손되어 없어졌거나 노후화된 부품들이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고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어쩌면 술식을 좀 고치거나 내부에 있는 마광석의 순도를 높이는 걸 통해 충분히 인공 게이트를 재현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잠깐만요. 처음에 물어봤을 때는 주인님…!”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지금은 주인님…?!”이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데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겠네.”

 

갑자기 인공 게이트를 재현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손에 쥐고 있던 먼지 떨이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놀라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원래, 게이트는 모든 생명체에게 내재되어 있으며, 마나를 순환하는 장기를 뜻한다. 게이트의 급이 곧 그 주인의 마법적 적성을 알린다고 볼 수 있다. 단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타고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게이트는 모든 생명체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장기라는 점이다.

 

인공 게이트를 만든다는 건 심장을 만든다는 것과 거의 똑같은 뜻이잖아요…”

 

물론 심장과 동급의 가치일 리는 없지마——안. 내가 마법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은 알 테니, 놀랄 일까지는 아니라고 보는데.”

 

심장만큼 어려운 게 아니라 하더라도, 그래도 여전히 말이 안 되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평온하게 대답을 할 수 있는 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변경백, 그리고 루그니카 왕국의 궁정마도사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로즈월 L. 메이더스는 이런 칭호에 걸맞는 행동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 천재라고 볼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자면 자신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는 자라고 볼 수 있었다.

 

쉽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하셨지만, 이건 선대 변경백님께서 만드신 것들입니다—— 그야 말로 천재 발명가셨던 분이요아무리 주인님이라도 쉬운 일은 아닐…”

 

호오, 내가 마도구에 대해 가진 지식이 내 선대보다 열등하다라고 말하는 것 같네. 예상치 못한 답변인데, 프레데리카.”

 

“…자신감이 넘치시네요. 이런 게 전형적인 주인님의 모습이지만요.”

 

하지만 프레데리카는 로즈월이 한 말을 단순한 농담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로즈월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다시 말해, 만약 로즈월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한다면 그럴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 인형들을 별 문제 없이 재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실 자체는 매우 기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금 전의 놀라움이 가신 건 아니다.

 

사람들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그리고 그렇게 믿는다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도 언젠가는 마법으로 해낼 수 있을 거라고…”

 

“…? 당연한 얘기지. 그것이 마법을 배우는 이유니까.”

 

프레데리카는 체념하고 뭔가 있어보이는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로즈월은 그걸 듣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마법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마법은 개인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로즈월은 나이에 맞지 않게 아이 같은 웃음을 지었다.

 

저것은 로즈월 L. 메이더스가 생각한 마법의 이상적인 용도인 것일까? 아니면 로즈월의 이름을 대대로 계승해온 메이더스 가의 신념인 것일까.

 

그게 우리 가문이 대대로 이어져야 하는 가장 중대한 이유기도 하지, 프레데리카. 마찬가지로 오랜 역사를 가진 이름 있는 가문들은 가문 대대로 지혜와 신념을 물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주인님의 가문을 이어져야 하는 이유라고요? 솔직히,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충분히 납득하고 있어. 너와 가필한테 가문 대대로 무언가를 물려준다는 것이 공감이 안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니까 말이지. 남매관계라면 모를까, 부모자식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이런 민감한 얘기를 꺼낼 때는 더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구체적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일부러 프레데리카와 가필을 들먹인 게 분명했다.

 

미안, 미안.”

 

프레데리카의 항의를 들은 로즈월은 웃었지만, 어느 정도 미안한 느낌은 보였다.

 

프레데리카는 한숨을 쉬고, 다시 먼지떨이로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인공 게이트를 만든다는 것 같은 큰 실험을 여기 버려진 인형들한테 해본다니, 정말 주인님답네요. 애착이 있으시 건지, 아니면 신경조차 안 쓰신 건지, 구별하기도 힘드네요.”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너희들이 짊어진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 모든 저택에 인형들을 배치할 수 있다면 거기에 사람이 없어도 자동으로 저택의 메인테이넌스가 유지될 테니 말이야.”

 

메인테—?”

 

메인테이넌스. 수리 또는 관리를 의미한다는 군. 스바루어——야.”

 

낯선 말을 들어서 되묻은 프레데리카에게 로즈월은 별 거 아니란 듯이 설명을 했다.

 

[스바루어]는 이 진영의 일원인 나츠키 스바루가 가끔씩 사용하는, 자기 고향에서 사용된다는 말과 단어를 통틀어서 부르는 말이다.

 

로즈월과 가필은 이 말들을 특히 애용했고, 자신들이 써먹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가필은 로즈월도 이 말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진짜로 짜증을 낼 가능성이 높았지만.

 

세상에, 스바루 씨한테 한 마디를 해야겠어요. 주인님의 말을 앞으로 못 알아듣게 되면 큰일날텐데…”

 

스바루의 탓은 아니었지만, 프레데리카가 스바루에게 잔소리를 하려던 순간, 갑자기 어떤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녀는 먼지를 터는 걸 멈추고 로즈월 쪽을 바라봤다.

 

혹시, 그 인공 게이트를 스바루와 베아트리스에게 재현할 수는없는 건가요?”

 

“───”

 

스바루 씨의 게이트는 망가졌고, 베아트리스 님이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잖아요. 두 분은 늘 같이 다니고, 그런 모습이 보기 좋은 건 맞긴 하지만…”

 

세상은 늘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둘이 따로 떨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고, 최악의 경우,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에는

 

그래서 일부러 이런 불필요한 기술을 찾으러 다니신 게 아닌가요? 주인님의 게이트는 왕국 제일일텐데요.”

 

먼저, 너가 한 말에 대해서 부정하는 건 물론, 착각을 고쳐줘야 되겠네——. 먼저, 확실히 내 게이트가 뛰어난 건 맞지만, 왕국 최고의 게이트는 아니야. 그리고, 그런 불필요한 기술을 연구한 건 내가 아니라, 내 전전대의 사람이었으니까.”

 

“2대 전의 당주분이라면…”

 

메이더스 가문의 혈통 중에서 가장 저열한 게이트를 가졌던 게 로즈월 J. 메이더스라고 들었어. 그녀는 아마 그걸 가지고 뭔가를 하고 싶어서 연구를 해왔었겠지. 자신의 대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

 

나는 그녀가 해놓은 것들을 이어나갈 뿐물론, 만약에 올바르게 작동한다면, 너가 말했던 것처럼 사용할 수도 있지마——안.”

 

로즈월은 어깨를 으쓱했다. 의도적인 무지를 보여준, —놀리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법한—, 로즈월을 보고 프레데리카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저희 진영원을 위해서라도아니, 베아트리스 님까지 합치면 두 분을 위해서라도. 주인님이 두 분을 위해서 뭔가 일을 꾸미고 계셨다면 적어도 뭘 하고 계시는 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미안하지만, 사양해야겠어, 프레데리카. 나는 내 과정과 노——력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시행착오도 없이 모든 걸 스마트하게 해내는 사람이라고 보여지고 싶거든.”

 

스마아트?”

 

이번에도 또 낯선 단어가 나왔다. 그래도 이번에는 무슨 뜻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긴 했다.

 

로즈월은 나름대로 반성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모두 다 진영을 무너트릴 정도로 엄청난 일을 저지르려 했던 것에 대해 로즈월이 반성하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로즈월을 가장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로즈월 자신이었다.

 

그래서 그는 진영원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남들한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없는 게 분명했다. 로즈월이 인공 게이트를 이미 완벽히 재현해냈고, 이걸 스바루한테 모종의 형태로 제공했어도 놀랍지 않을 것 같았다.

 

스바루의 체내에 넣을 것인지, 그의 주변 물건에 새겨넣을 지에 따라서 난이도와 효용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 하더라도 로즈월은 해낼 것이다.

 

그게 바로 프레데리카의 주인, 왕국 최고의 마법사, 로즈월 L. 메이더스니까.

 

“…알겠습니다, 주인님. 저하고는 다른 의견이실 지 모르나, 저는 결국 한낱 메이드일 뿐이니까요. 주인님의 의견에 반박할 생각은 없습니다. 불안하긴 하지만요.”

 

그래서 프레데리카는 날카롭게 대꾸하기만 했다.

 

로즈월은 재밌다는 듯이 빙긋 웃었다.

 

참으로 멋진 의견이로군. 이렇게 훌륭한 고용인들을 휘하에 둘 수 있어 정말 다행인걸지나칠 정도로 다행이지만.”

 

로즈월의 어조를 봐선 아마 인형들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게 분명했다. 확실히 저들은 편리하긴 했지만, 말투로 봐서는 자신의 선조를 섬긴 은혜를 갚고 싶다는 것 같았다. 별장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계속 기다려왔던 존재들이다. 변하지 않는 충심을 보인, 아주 소중한 자들일 것이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물론 인형들이 움직일 수 있다면 좋긴 할 거에요. 하지만 주인님이 무리하시다가 쓰러지면 의미가 없잖아요.”

 

경쟁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형들을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계속 여기서 기다려왔던 인형들이 앞으로 잘 지내길 바랬지만, 그러다가 정작 로즈월의 건강이 나빠지면 고생한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프레데리카는 인형들이 다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기로 마음먹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 말하는 동안 이미 이론은 머릿속으로 다 생각해 놓았으니까.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대략 이틀에서 사흘이면 될 것 같네──.”

 

괜히 기합을 넣었잖아요!”

 

빠를수록 좋은 게 아닌가? 이해가 안 되는데──

 

이런 표준 이하의 주인님을 모시고 살아서 굉장히 힘들긴 했다. 하지만 프레데리카는 그래도 섬길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좋은 점들도 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페트라나, 람은 저하고 의견이 갈리겠지만요.”

 

람은 주종관계보다는, 남녀의 관계로 로즈월을 바라봤다. 프레데리카와 마찬가지로 로즈월을 따랐지만, 그에 대해 품은 감정은 달랐다. 반면, 페트라는 뚜렷하게 주종관계로 인식해서 감정을 제어했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페트라의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프레데리카는 이들하고 달랐다. 로즈월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개인적으로도 깊이 감사하고 있었다. 람하고는 다른 이유겠지만,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숨을 걸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 덕분에 동생과, 할머니 같은 존재하고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까.

 

깊게 생각 속에 빠져 있던 중, 갑자기 로즈월이 끼어들었다.

 

프레데리카, 이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뭔가요?”

 

프레데리카는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로즈월이 망설이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고, ——다른 쪽의 푸른 눈을 뜬 채 프레데리카를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 가문을 잇는 의미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지? …혹시 너나 가필이 다른 친척을 만나고 싶다면 나한테 알려줘. 얼마든지 도와주지.”

 

“───”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은 프레데리카는 당황해서 가만히 서 있었다. 잠깐 생각을 마친 후, 프레데리카는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제 가족은 가프와 할머니,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 뿐인걸요.”

 

그렇다——면 가필의 경우에는?”

 

그러자마자 프레데리카는 즉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깐 망설이긴 했지만 프레데리카는 자신이 생각한 답을 얘기했다.

 

그건 가프한테 물으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주인님.”

 

“…가필한테 직접? 농담하는 걸까나? 그의 마음을 짓밟고 들어가는 것과 같을 텐데. 절대로 용서하지 못할걸.”

 

제 마음은 마음껏 짓밟고 들어오지 않았었나요!”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게 분명하다고 확신한 프레데리카는 혐오감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다.

 

당연하지만, 로즈월이 프레데리카를 괴롭히려고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로즈월 나름의, 프레데리카와 가필을 챙겨주는 방식일 것이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언젠가 마주치게 될 상황을 대비해주기 위한 배려심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 그리고 좋은 일을 하려는데 망설이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하더군요. 책장은 제가 마저 정리할 테니, 인형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인님.”

 

책을 확 채갔지만 로즈월은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책장을 정리하는 걸 마무리하고 가면 안 될까나——? 어차피 혼자서 하기에는 꽤 많아 보이고, 책을 분류할 거면 어차피 내용을 읽어야 할…”

 

안 돼요! 청소하는 도중에 책을 읽으면 시간만 낭비하는 거라고요! 그러니까, , ..!!”

 

채간 책을 한쪽 손으로 품고, 먼지떨이를 든 다른 손으로 로즈월을 반대쪽으로 아예 밀어내버렸다. 혼자서 책장을 정리하던 프레데리카는 자신이 페트라의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런.”

 

로즈월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페트라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면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겠네이러다가 내가 되살린 인형들이 적이 되버리지 않을까 모르겠네.”

 

그게 싫으시다면, 인격을 고치시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군. 좋은 방법이야. 혹시 참고할 만한—”

 

비꼰 거잖아요! 단순한 인형이라고 해도, 누군가의 성격과 행동을 바꾸려는 것은 굉장히 잔인한 일이에요.”

 

게다가 그 인형들이 오랜 세월 동안 쉬지 않고 메이더스 가문을 섬겨오고, 이 저택을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당연한 사실이었다.

 

“알겠다고, 알겠어.”

 

프레데리카의 날카로운 지적을 들은 로즈월은 건성으로 손을 흔들었다.

 

저들이 너희한테 선배가 될지, 후배가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손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도와주지. 나도 나름대로 근면한 일꾼이니까.”

 

그런 자랑은 일단 페트라와 람 앞에서 되살아난 인형들을 보여주면서 해보시죠.”

 

냉담하네——…”

 

로즈월은 항복하고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정확하게는,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참에 발걸음을 멈췄다.

 

프레데리카, 백십일 개의 이름을 준비하는 건 너희한테 맡기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훌륭한 이름들을 준비해놓도록 하겠습니다.”

 

들고 있던 먼지떨이와 책을 근처에 놔두고 프레데리카는 치맛자락을 잡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프레데리카는 문 너머로 걸어가는 로즈월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작게 쉬었다.

 

로즈월은 지나칠 정도로 이상한 점에서 배려심이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런 사람을 모시는 자신도 별다를 바 없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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