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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왕선전일담 진영결성비화 :「피에 물든 신부와 유쾌한 하인들」 1-4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1 02: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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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은 투구의 싸움은 문외한인 슐트에게 있어 굉장히 기묘하게 보였다.

 

와, 와, 와햑

 

슐트는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손가락 사이로 들여다 보듯 돌무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따금 슐트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은 그만큼 전투에 동요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쨌든 돌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검은 투구와 거한의 결투는 누구의 눈으로 봐도 검은 투구 쪽이 열세――너무 위태로워 보인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다악!? 위험해랏잠, 너무 진심 아니냐?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검은 투구는 거한이 휘두른 검격을 필사적으로 회피해나간다.

 

때로는 뛰어넘고 때로는 구르고 때로는 대단한 속도로 지면을 기고 계속해서 회피, 회피 ,회피한다. 그건 실로 위태롭고 전혀 세련되지 못해서 죽도록 가슴이 두근거리는 광경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애초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짜 싸움을 본적이 없는 슐트에게 있어서 이건 너무나 충격적인 광경의 연속이었다.

 

「―――」

 

이어지는 거한의 검격에는 일체의 미동도 없다. 즉, 맞으면 확실하게 즉사유효타다. 그것을 검은 투구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다.

 

당장, 하물며 지금 이 순간에 검은 투구의 목이 날아가더라도 이상할 것 없다.

 

또 그런……흐악!」

 

즐기는 것 같구나, 슐트

 

즈, 즐기다뇨……저 투구를 쓴 사람이, 너무 위험해 보이지 말입니다!

 

또 다시 종이 한 장 차의 방어로 살아남은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슐트에게 프리실라가 말을 걸었다. 전장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고 슐트는 고개만 저으며 대답하지만 그 대답을 받은 프리실라가 역시나하고 끄덕이는 것을 들었다.

 

프리실라 님,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무얼, 네 눈은 아름다운 것 만은 아니라고 안심했을 뿐이다. ――저것은 과연, 네가 말한대로 광대로 안성맞춤이다

 

어, 저기……」

 

관객을 열광시키는 법을 알고 있군. 아마 오랫동안 그것을 생업으로 삼았을 것이다. 게다가 저 투구는 검노왕의 모조품……이라고 친다면 그 내력도 알만하다.

 

당황하는 슐트를 내버려두고 프리실라는 혼자서 납득을 끝낸다. 그 옆얼굴에 익숙해진 슐트는 들려오는 커다란 함성에 허둥지둥 시선을 돌렸다.

 

설마 검은 투구가――하지만 그곳에는 상상과는 정반대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에 그럼 이걸로 내 승리구만. 미안하지만 승기는 다른데서 따보라고

 

말, 도안돼.…」

 

돌무대의 중앙에서 거한이 벌렁 드러누워 있다. 그 오른쪽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투구가 벗겨진 거한은 드러난 그 목덜미에 검이 닿아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죽음을 통해 맞이한 끝은 아니지만 승패가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는 명백하다.

 

네네, 다들 멍 때리지 말라고. 그야 내가 이겨버려서 복잡한 심정일지 모르겠다만, 기사가 되기 위해선 마음의 넓이도 중요하잖아?

 

결과에 입을 앙 다문 관중을 휙 둘러보고는 검을 갈무리한 검은 투구가 어깨를 으쓱하며 쏘아붙였다.

 

예상 외의 결말에 말문이 막힌 자들은 그 검은 투구의 도발적인 발언에 한순간 아연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분노한다.

 

강한 격정에 사로잡혀 돌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까지 있었다.

 

「――우쭐대지 말라고좆같은 투구 새꺄

 

 너냐. 기억해 기억한다고. 피부도 까만데다, 눈 병신이라 눈에 띄니까 말이지

 

빈 손으로 왼쪽 눈 언저리를 가리키며 검은 투구가 익살스럽게 대답한다.

 

상대는 조금 전 슐트를 사이에 두고 서로 노려봤던 안대남이다. 방금 넘어진 거한과는 동료였는지 그는 부상당한 남자를 등 위로 감싼 채 검은 투구와 대치한다.

 

한바탕 해줬구만. 광대새끼가, 지랄났네

 

……뭐어, 규칙 말인데. 여기서 나한테 베여버리면 그 규칙이란거에 반하는거 아니야? 실격당해도 좋을 정도로 가슴이 끓어오르는 전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최종적으로 우승자는 전원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이겨야만 한다고. 여기서 내가 니 새끼를 죽여버린다고 해서 뭔 문제가 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투구의 이음매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검은 투구는 안대남의 투기에 본의는 아니라는 태도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안대남은 물론이고 주위의 분위기도 두 사람의 결착을 바라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전히 검은 투구를 향한 적의는 가시지 않은 채다. 오히려 직전의 발언이 안좋은 쪽으로 자극했을지도 모른다.

 

그 분위기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고 느꼈는지 검은 투구는 탄식한다.

 

어쩔 수 없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원망하지 말아줘……」

 

「――됐다, 그럴 필요는 없어

 

아앙?」

 

단념한 검은 투구를 선명한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그 울림에 안대남이 반사적으로 목청을 높이고 누가 한 말인지 이해한 뒤 몸을 굳힌다.

 

두 번까지는 다시 말해주지. 필요 없다고, 그리 말했다. 하지만 세 번은 없다.

 

펼쳐진 부채를 팔락팔락 흔들며 개입한 프리실라가 눈 아래의 전장에 말을 건냈다.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던 전장의 열기가 그 한마디에 곧바로 식었다.

 

그 순간의 변화에 슐트가 놀라면서도 안도하고 역시 프리실라라고 마음 속으로 칭찬한다. 이걸로 검은 투구가 다치는 일 없이 원래대로의 진행으로 돌아가――

 

「――이것으로, 이번 시합의 막을 내리도록 하겠다. 거기 어릿광대여, 너로 정했다.

 

「……나 말이야?」

 

――!?」

 

그렇게 말하고 프리실라의 부채 끝이 향한 것은 검은 투구였다. 그는 의외라는 듯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한 발 늦게 소리친 것은 정원에 있던 남자들이다.

 

특히 안대남의 경악이 가장 커서, 그는 머리 위에 있는 프리실라를 향해 말했다.

 

기, 기다려 달라고 바리에르 부인! 저 놈은 아무리 그래도……」

 

「……바리에르 부인? 아아, 소녀 말인가. 아무리 지나도 귀에 익지 않는 칭호군. 어쨌든간에, 들어라. 소녀의 결정은 바뀌지 않는다. 이것으로 끝이다.

 

우, 웃기지 마……!」

 

재고할 생각따윈 없는 프리실라의 태도에 안대남이 절규한다.

 

그 뒤에서는 주의가 산만해진 지금이 기회라며 검은 투구가 슬쩍 돌무대에서 내려온다. 그는 그대로 포위망을 빠져나와 소란의 중심으로부터 아무도 모르게 도망치고 있었다.

 

「――! 기다리라고! 이, 이런 바보같은 일이…… 남작은, 바리에르 남작은 뭘 하나!

 

검은 투구의 도주에 뒤늦게 깨닫고 안대남이 책임의 소재를 찾아 목청을 높인다.

 

동조하는 목소리는 다른 참가자 중에서도 나왔다. 단숨에 분노의 행방은 검은 투구가 아니라 무투대회를 개최하고 그것을 단숨에 뒤집어 버린 장본인, 바리에르 남작가에로 향했다.

 

그들의 불만은 폭발해 그것은 피를 흘리는 것으로는 그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부인의 말이 들리지 않은 것이냐? 끝이다. 퇴장하도록 해라.

 

그렇게 당당히 말한 것은 그 손에 권총을 쥔 라이프였다.

 

정원에 나타난 라이프의 배후, 그곳에는 무장한 붉은 갑옷의 사병단이 정렬해있다. 호령만 있으면 즉시 공격을 이행할 태세다. 폭주 직전의 거친 용병들보다 한 수 위다.

 

그리고 무인인 그들은 그 한 수가 도저히 매울 수 없는 치명적 차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따라서 그들은 움직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항복 지시를 듣는 것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이번에는 당가의 행사에 참석해 준 것에 감사 인사를 드리도록 하지. 이쪽으로서도 아내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으로 이 이상의 불평은 없다. 신속하게 퇴장해주길 바란다.

 

「―――」

 

정중하게, 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단순한 명령에 지나지 않았다.

 

라이프바리에르의 위압적인 선고에 안대남을 포함해 남자들은 대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시간이 한동안 이어진 뒤.

 

――무투대회는 많은 이들에게 강한 불만을 품게 만들고,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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