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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36권 점포특전: 「친룡의 나라/메일리의 마수견문록 5」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24 23: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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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 얌전히 있어, 따라와봤자 놀아줄 사람도 없으니까, ?”

 

“——나는 볼카니카. 옛 맹약에 따라 정상에 오른 자의 뜻을 묻겠다.”

 

들려온 대답에 펠트는 얼굴을 찌푸렸다. 표정만으로도 신룡에 대한 그녀의 불신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친룡왕국 루그니카의 왕이 될 자를 정하는 왕선의 후보자라는 걸 고려하면, 가장 예의를 갖춰야 할 존재인 신룡을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무례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였다.

 

신룡님, 여기 육포 좀 드세요.” “용을 길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프람과 그래시스가 신룡한테 육포를 먹이려 하는 걸 본 에조는 비명을 질렀다.

 

둘 다 뭐하시는 겁니까! 지금 저희 눈 앞에 있는 것은 그 신룡님이라고요!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 용을 직접 보고 있는 거잖아요!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요!”

 

초월적인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볼카니카는 펠트를 얌전히 따르고 있었다. 반면, 에조는 방금 전까지 신룡의 압도적인 힘을 경험했던 만큼 까딱했다가 용의 격노를 사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펠트는 물론, 프램과 그래시스의 태연한 모습에 경악하고 있었다.

 

한편, 메일리는 팔꿈치를 무릎 위에 짚고 턱을 괴고 있었다.

 

어어쩌면, 빨간 머리 오빠랑 같이 있으니까 긴장을 놓은 걸수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네. 프램과 그래시스가 아기였을 때부터 친동생처럼 대해왔으니까.”

 

으음, 그러니까 오빠는 진짜 오빠처럼 대했다는 거네——"

 

그 말을 들은 메일리는 쌍둥이 쪽을 바라보며,

 

너희도 그렇게 생각해애?”

 

도련님은 도련님이에요.” “돌봐줘야 하는 건 도련님이죠.”

 

그렇다는데에?”

 

라인하르트는 이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쓴 웃음만 지었다.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에는 서투른 편이었다. 완전히 낯선 사람인 메일리조차 그 잠깐의 여정 동안에 이걸 간파할 정도였으니.

 

처음에는 검성이 같이 따라간다길래 무서웠는데, 이제는 아니야아.

 

어느샌가 긴장감이 다 사라져었어. 은발 머리의 언니랑 같이 있었을 때 같은 기분이야. 강한 사람들은 다 똑같나 봐아아.”

 

메일리의 관점에서 에밀리아와 라인하르트는 무력적인 측면에서도, 바보 같은 점에서도 비슷했다.

 

엘자도 그랬었지이——

 

에밀리아와 라인하르트의 태도는 엘자를 연상시켰다.

 

엘자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요즈음에는 안 그랬다. 에밀리아는 그게 나쁜 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모르겠어어…”

 

메일리는 늘 내킬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 그대로 동물처럼 행동해왔다. 메일리에게 있어서는 이게 삶의 진리였다. 이제는 자신이 원치 않는 의무들도 짊어져야 했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그럼에도 메일리는 불쾌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도 자라고 있는 걸까.

 

메일리가 생각 속에 잠겨 있는 동안, 펠트는 볼카니카가 얌전히 입구 밖에서 기다리고 있도록 설득하는 데 겨우 성공했다. 여전히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감과는 상반되게, 볼카니카는 날개를 접은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이제야 좀 얌전해졌네.”

 

한편, 에조는 메일리의 곁에 서서 신룡을 뚫어져라 관찰했다.

 

신룡님께서 명령을 따르시고검성 라인하르트도 이 쪽에 있는 만큼 힘만으로도 왕국을 손에 넣을 수도 있겠네요, 펠트 님.”

 

이에 펠트는 코웃음을 쳤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힘만으로 왕국 하나를 지배할 수 있으면 진작에 라인하르트가 왕이 되었겠지, 왜 나를 굳이 찾겠냐?”

 

제가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아스트레아 가가 검성의 칭호를 받으면서도 권력을 쥐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저희 가문이 그런 야만적인 일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으니까요.”

 

그런 무거운 가족사 얘기는 갑자기 꺼내지 말라고!”

 

라인하르트도 쓴웃음을 지으면서 한 말에 펠트는 라인하르트의 등짝을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에조의 말에 일리는 있었다. 검성과 신룡이 벌인 싸움만으로 사막이 초토화되었던 걸 고려하면 이들 둘의 지원을 받는 펠트 진영은 무력의 측면에서는 사실상 무적이 된다.

 

하지마아안, 용은 우리 진영의 언니랑도 사이가 좋은 걸. 펠트의 말만 듣는다는 보장도 없잖아아.”

 

들었지, 에조 참모님? 어쩌면 신룡이 다른 셋도 빨아줄 수 있다는 거네.”

 

진지하게 꺼낸 얘기는 아니었습니다만.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평한 승부를 거쳐야 되는 게 당연하잖아요. 물리적인 완력, 그것도 우연히 손에 얻게 된 힘을 통해서 승리하는 건 명예로운 승리가 아니에요.”

 

야야, 나도 진지하게 꺼낸 말이 아니거든? 왜 이렇게 진지충처럼 굴어.”

 

에조 님은 굉장히 진지하신 분이죠.” “펠트 님이나 저희 같은 사람들을 모범으로 삼아야 돼요.”

 

주군을 끌여들인 시점에서 뭔가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장본인인 펠트는 그냥 그러게 말이야하면서 웃어넘겼다.

 

펠트를 중심으로, 이들 일행은 저 멀리 펼쳐진 사막을 내려다봤다.

 

소원 이뤘네, 라인하르트. 지난 번에 왔을 때는 결국 질질 짜면서 실패했다며, 맞지?”

 

펠트의 비아냥거림에 라인하르트는 어떤 불편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웃으며 답했다.

 

, 여기에 도착하게 되어서 정말로 기쁩니다. 펠트 님과 메일리 덕분이죠.”

 

펠트는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 탑 안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도 같이 따라 들어갔다.

 

가장 뒤에 있던 메일리의 머리카락 속에서 작은 붉은 전갈이 나와 그녀의 정수리 위에 앉았다. 탑 안 쪽에는 저 위를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층계가 있었다.

 

다시 돌아오게 되었네에.”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메일리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2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의 또 다른 이름은 플레이아데스 대도서관이다.

 

메일리는 루그니카 왕국에 상주할 권리를 얻기 위해 누구든지 아우그리아 사구를 건너는데 도울 수 있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일행이 탑에 도착한 시점에서 증명은 이미 완료됐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몇몇 이들은 펠트 일행이 모두 안전하게, 다친 데 없이 돌아와야 임무가 완료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도 있다.

 

라인하르트랑 같이 있으니 사막을 건널 수 있다고 지껄일 수도 있겠지.”

 

펠트의 말에 프램과 그라시스는 한숨을 쉬었다.

 

펠트 님.” “웃을 일이 아니에요.”

 

라인하르트가 동행했다는 점으로 인해 메일리의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을 가능성은 작지 않았다. 하지만 라인하르트가 없었다면 볼카니카의 인사만으로도 전멸했을 위험성도 있었다. 반대로 라인하르트가 애초에 없었다면 볼카니카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에 라인하르트가 동행한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확실하게 답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빨간 머리 오빠가 싫은 건 아니지마안. 솔직히, 조금 멋지긴 한걸.”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하지만 너가 마수들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도록 막은 반면, 나는 신룡을 깨우기만 했으니 부끄러운 걸.”

 

라인하르트의 자책에 에조가 위로했다.

 

대비책이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드문 것도 아니니까요. 저도 그런 경험을 겪었고요.”

 

메일리가 다른 사람에게 입발린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본인도 자신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할 일을 다 마쳐서 긴장을 놓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메일리는 기분이 좋았다. 스바루랑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해낼 수 있어서 기뻤다.

 

한편, 에조는 눈 앞의 책꽂이들을 보고 두 팔을 벌리면서 환희에 찬 채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 곳이 사자의 도서관이군요!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에서 격전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곳이기도 하고요!”

 

에조는 소인족이기에 키가 작은 편이지만 평상시에는 늘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외관적인 특징이 타인의 눈에 안 들어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새 장난감을 받은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지금의 모습은 해맑은 아이처럼 보였다.

 

에조 님 엄청 기쁘신가 보네요. 흐뭇해지네요.” “에조 님, 뭔가 수상한 계획을 짜는 수상한 사람처럼 웃음을 짓고 계시네요.”

 

아무런 계획도 안 짜고 있다고요, 그라시스 양! 게다가, 왜 저를 보고 흐뭇해지는 건데요, 프램 양!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이 엄청 중요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거죠!”

 

에조는 도서관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에조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다가 수많은 책들 쪽으로 시선을 돌린 펠트는 한숨을 쉬었다.

 

, , 또 책토할 것 같아.”

 

겸손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펠트 님은 최근에 책을 많이 읽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거야 그 쪽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지. 책은 여전히 싫고, 내 알 바도 아닌 책들에게 둘러싸인 것만으로도 토가 나올 것 같다고.”

 

관심이 없다, 라는 것입니까.”

 

라인하르트가 얼굴을 살짝 찌푸린 걸 본 펠트는 라인하르트를 바라봤다.

 

. 왜 그렇게 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내가 죽은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어서 이상하다는 거야? 무심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은데, 내가 그런 류의 사람이라고 너가 믿을 정도로 질질 짠 적은 없지 않았냐?”

 

아니요, 펠트 님의 말이 옳습니다. 펠트 님께서 죽은 자에게 집착하는 모습은 상상이 잘 안 가는군요. 펠트 님이 어떻게 그렇게 강한 신념을 가질 수 있는지 감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감명을 받으셨다?”

 

그 말을 들은 펠트는 한쪽 눈을 감고 잠시 얼굴을 찌푸렸다. 잠시 후, 그녀는 문득 뭔가를 깨달았는지, “아아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라인하르트, 네가 읽고 싶은 [사자의 서]가 하나 있지?”

 

라인하르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펠트의 말에 행동으로든, 말로든 어떠한 답도 하지 않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 그것만으로도, 라인하르트가 이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품은 것은 확실했다. 라인하르트는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늘 한 수 위군요, 펠트 님.”

 

네가 나보다 위인 건 육체적인 싸움 뿐일 걸. 애초에 그런 측면에서 너를 이길 놈이 이 세상에 있기는 하냐?”

 

그 뜻이 아닙니다.”

 

라인하르트의 눈은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싶은 것이었는지, 도서관 내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 도서관에 죽은 이들의 기억을 기록한 책들이 정말로 있다면——

 

펠트는 팔짱을 낀 채 라인하르트의 말을 이었다.

 

——너가 알고 싶었던 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지. 너가 읽고 싶다는 그 책, 너희 할머니에 관한 책 맞지?”

 

라인하르트는 당황한 것인지, 눈을 빠르게 깜빡이고 있었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캐롤 할머니랑 나랑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건 알고 있지? 게다가 프리스텔라에서 내가 멍하니만 있는 줄 알았어? 너랑 네 할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은 건 다들 알고 있거든? 그냥 말을 안 꺼내는 것일 뿐이지.”

 

펠트가 웃으면서 한 답에 라인하르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책을 찾으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평상시처럼 태연하게 물었지만, 마지막으로 한 말에는 배려심이 깃들어 있었다. 라인하르트도 이를 눈치챘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아니요. 그 분의 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저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겁니다. 다만…”

 

다만?”

 

아버지께서, 그 분의 책을 읽으셨으면 합니다.”

 

펠트는 라인하르트가 밝힌 이유를 듣고 잠시 머리가 멈추었다. 타인을 돕기 위해서다. 그런 단순한 이유였다. 펠트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슬슬 좀 나아지나 생각했는데, 반대로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네.”

 

임무 중에 사적인 사항들을 꺼내는 것이 기사로서 옳지 않다면 이에 대해서 사과하겠습니다.”

 

그런 걸로 화난 게 아니거든. 내가 왕선에 참여하게 된 게 사적인 이유하고는 무관하다고 생각해?”

 

그 말을 하면서 펠트는 도서관 쪽을 가리켰다.

 

, 슬슬 시작하자고.”

 

라인하르트는 이해를 못 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 들려? 네 할머니 책 찾으러 간다고. 너라면 도움이 안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펠트 님!”

 

뭘 그리 웃고 있어. 그냥 너가 계속 울적한 표정 안 지었으면 싶어서 그런 거니까. 그나저나.”

 

에조는 도서관에서 뛰어다니고 있었고, 프램과 그라시스는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활기찬 모습이었다. 반면, 메일리는 혼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도서관에 대해서는 자기도 잘 모른다고 미리 말했던 만큼, 도서관에 대한 대략적인 안내는 바라지 않았지만,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왜 이렇게 조용해? 에조가 너무 나대서 짜증나서 그래?”

 

“——펠트.”

 

하지만 메일리는 뭔가 불안하다는 듯이 펠트와 라인하르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펠트도 이를 눈치챘다.

 

왜 그래?”

 

메일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뭔가 이상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책드을, 우리가 오기 전부터 바닥에 있었지?”

 

, 그런데?”

 

마지막으로 여기를 나가기 전에 에밀리아가 정리를 다아 하고 갔거든. [엉망진창 더럽혀 놓고 그냥 가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면서어.”

 

메일리가 말을 마치자마자 펠트의 안색이 변했다.

 

라인하르트, 에조.”

 

옆에 이미 와있었던 라인하르트는 고개를 숙이고, “, 펠트 님.”하고 답했다. 에조, 프램, 그라시스도 펠트 옆으로 돌아왔다.

 

아직 상황을 모르는 에조가 고개를 갸웃하자, 펠트는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책들을 가리켰다.

 

메일리의 말에 의하면, 여기 바닥에 책이 없었어야 한대.”

 

, 저희가 오기 전에 누군가가 들어왔다는 뜻입니까?”

 

그럴 수도. 다른 가능성은…”

 

라인하르트는 말을 멈추고 바닥에 있던 책들 중 하나를 집었다.

 

어라.”

 

그 책을 본 메일리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펠트도 마찬가지었다.

 

메일리, [사자의 서]들 중 읽을 수 있는 것들과 읽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했지? 읽을 수 없는 책들은 이렇게 백지로 보이니?”

 

라인하르트가 들고 있는 책의 종이는 전부 다 백지였다. 메일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아니, 저언혀. 읽을 수 없는 책들도 이상한 글자들이 적혀 있었어어.”

 

메일리 양의 말이 맞아요.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들은 다 뭔가가 적혀 있었어요. 대부분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백지인 책은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책들 뿐이에요.”

 

바닥에 널부러진 책들 이라고는 하는데…”

 

펠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바닥에 널부러진 책들을 바라봤다. 누군가가 책꽂이 하나를 통째로 바닥에 엎어버린 것처럼 수많은 책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대충 보기만 해도 수백 권은 될 것 같았다.

 

여기서 누가 난동을 부렸다면, 신룡의 감시를 피해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겠네요.”

 

도련님처럼 머리도 이상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게 책꽂이 하나가 저절로 엎어지는 것보다 가능성이 높겠죠. 펠트 님, 침입자가 아직 여기에 있다면 그 자를 찾아내거나, 철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프람과 그라시스, 에조의 조언을 들으면서 펠트는 라인하르트가 쥐고 있던 책의 책등을 본 후, 바닥에 있는 책들을 보았다. 침입자가 누구이든 간에, 저 책들에 그 단서가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보고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은 얼마 없었다.

 

이름을 보면, 일단 다 볼라키아 쪽의 사람들인 것 같네. 에밀리아 언니네가 잠입한 시기에 일어난 일일 거고.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백지가 되어버린 [사자의 서]와 제국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는 의구심만 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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