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에서 잠깐 말했듯이 토성으로 가기 전에 지난 행성들 싹 돌면서 광물들을 좀 쓸어담을 계획이다.

당연히 손으로 캘 건 아니고 RF Tools의 빌더(Builder)라는 기계를 써서 자동으로 캐게 할거임

빌더는 이름만 보면 건축에 사용하는 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특정 형태로 블럭을 놔주는 기능이 있어서 건축용으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모양으로 블럭을 없애는 역건축 기능 또한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빌더를 광물 채굴기(쿼리)처럼 쓴다.

빌더에 모양 카드(Shape Card)를 넣으면 건축용이 되고 쿼리(Quarry) 모양 카드를 넣으면 채굴기가 되는 식임

기본 쿼리 카드는 블럭을 캐고 그 자리를 흙으로 메워버리는 아주 환경친화적인 방식을 사용하지만 간단한 조합을 통해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건 블럭을 캐고 공간 비우기 + 실크터치가 적용된 쿼리 카드임

현재 대부분의 멀티 서버는 흙으로 메우는 방식만 허용되거나 쿼리용 차원에서만 쿼리를 돌릴 수 있는데

여기는 어차피 나 혼자 있는 서버고 우주에 집을 지을 일도 없을 거기 때문에 그냥 이걸로 속을 뻥~ 뚫어버리기로 함

일단 가장 최근에 들렀던 목성부터 쿼리를 돌리려고 한다.

근처에 용암탕이 너무 많아서 자리 잡는데 조금 고생하는 중

용암 위를 파도 되지만 기본적으로 용암 부피만큼 손해를 보고 흘러내린 용암이 뭔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좋은 선택은 아니다.

이쯤을 파면 될거 같다.

먼저 채굴할 곳 주변에 빌더를 놓고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위에 보면 쿼리 카드에 에너지 소모량이 900RF/t라고 쓰여져있는데 블럭이 단단하면 소모량이 늘어나서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셀 카드를 사용해서 오버월드의 태양광이랑 바로 연결했다.

그리고 재수없게 운석이 여기 떨어지면 귀찮아지기 때문에 흑요석으로 임시 지붕도 만들어줬음

다음으로는 채굴을 할 범위를 지정한다.

먼저 쿼리 카드를 들고 빌더를 시프트+우클릭하면 카드랑 빌더가 서로 연결되고

그 상태에서 쿼리 카드를 들고 한쪽 끝과 반대쪽 끝을 우클릭하면 카드 내에 직육면체 범위가 저장된다.

근데 이 말대로라면 한쪽은 지상에서 찍고 반대쪽은 지하 아래까지 파내려가서 찍어야 된다는 얘기가 됨

그래서 보통은 그렇게 하기보다는 지상에서 깊이는 무시하고 일단 넓이만 설정한 다음에 따로 추가 작업을 해준다.

넓이 설정이 완료된 쿼리 카드를 허공에 우클릭하면 이런 추가 설정 창이 열린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Dim과 Offset의 2번째 칸인데, 이게 깊이를 의미한다.

지금 이 숫자들의 의미는 빌더의 한 칸 아래(Offset: -1)를 기준으로 위 아래 두 칸(Dim: 2)라는 뜻임

이 숫자를 임의로 바꿔서 지하 깊은 곳까지 파도록 설정하면 카드를 들고 직접 파내려가는 짓은 안해도 된다.

여기서 많이 하는 실수가 그러면 70칸 아래에서 한 90칸 정도로 설정하면 지상에서 지하 끝까지 다 파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건데

Dim의 숫자는 위 아래를 합쳐서 90칸이라는 뜻이라 이렇게 하면 대충 -70-45 ~ -70+45까지가 지정된다.

현재 높이가 y = 70이라고 치면 y = -45 ~ 45까지 파라는 뜻이고 y=0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y = 1~45까지만 채굴을 해준다.

그래서 지금 높이를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 지정해줘야 한다.

이건 70-30=40으로부터 위아래로 55칸씩 파라는 뜻이고, 40-55 ~ 40+55니까 대충 y = 1 ~ 95까지 커버가 된다. 

그렇게 설정이 끝난 쿼리 카드를 빌더 안에다가 집어넣은 다음 저 도넛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파란색으로 범위 미리보기를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거 버그가 좀 있어서 미리보기를 켜놓은 채로 빌더를 깨부순다거나 쿼리를 작동시킨다거나 하면

저 미리보기가 안없어지고 그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엄청 거슬림

머리 아픈 범위 설정도 끝났으니 이제 빌더를 작동시키기만 하면 된다.

빌더가 캐는 아이템은 위에 놓은 상자로 들어가니까 엔더 상자를 위에 두고 레버로 레드스톤 신호를 주면

미친 속도로 목성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속도가 빠를 줄은 몰랐는데;

일단 급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리파인드 스토리지로 아이템이 들어가는 장치의 속도를 업그레이드했다.

원래 그냥 속도 업그레이드만 4개 박혀있었는데 아이템을 스택 단위로 옮기는 업그레이드를 하나 넣어줌

막혀있었던 상자가 뚫리니까 더 빠르게 파기 시작한다.

이거 블럭 사라지는거 멍하니 보고있으면 은근히 재밌음

지하에 뭔가 있어서 내려가봤더니 오버월드의 지하 협곡이랑 똑같이 생긴게 여기도 있다.

저 용암도 목성의 액체 마그마가 아니라 마인크래프트 기본 용암인걸 봐서는 생성되는 지형지물을 그냥 복붙해넣은듯

조금 지나고 다시 돌아오니 빌더가 작업을 끝내놓은 듯 하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쿼리가 뚫어놓은 구멍을 보면 이상하게 만족스러움

이제 다른 행성도 순회공연을 돌아야 하니까 작업이 끝난 기계들은 잘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목성을 파괴했는데도 에너지 저장량은 끄떡도 없는 모습

빌더가 팔라듐 광석을 405개 캤고 지난 번 목성 탐사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빨간 보석(Red Gem)이라는 광석도 150개정도 캤다.

생각보다 팔라듐 광석을 많이 캐지 못했는데 어쩌면 목성은 다시 한 번 뚫어야 할지도 모르겠음

일단 아크 화로에 팔라듐을 다 넣어서 괴로 뽑아주고

제련되어서 나오는 팔라듐 괴로 먼저 우주복부터 3티어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모드는 참 멍청하게도 완성된 2티어 우주복을 바로 3티어 우주복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서

원래 쓰던 우주복을 분해해서 저 가운데 있는 코어 재료만 가져온 다음에

거기에 추가 재료를 더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된다.

안그러면 처음부터 다 만들어야 하는데 개귀찮음

그리고 이 멍청한 조합 방식이 로켓에도 적용되는데 로켓은 분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5티어 로켓 만들기 = 1+2+3+4+5티어 로켓 만들기랑 큰 차이가 없다.

이전 행성들을 싹 한번씩 채굴하려는 이 특유의 조합법 때문이다.

안그러면 이렇게 5티어 로켓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핵심 재료인 팔라듐은 있지만 수성에서 캐는 수은이 부족해서 못만드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바로 수성 고

더러운 로켓 만들기 때문에 살짝 짜증나있었는데 마침 주민 마을이 보여서 화풀이 삼아 같이 갈아버리기로 했다.

잘가라

시원하게 갈려나가는 중

졸지에 홈리스가 되어버린 불쌍한 외계 주민들

마을(이었던 것)

아 시원하다!

수성은 빌더 한 번 돌려서 수은을 1157개나 캤으니 이 정도면 10티어 로켓 만들 때까지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행성들도 다 쿼리 돌리기는 했지만 진짜로 쿼리만 돌린거라 대충 생략하고, 다음 화에서 바로 로켓 타고 토성으로 가볼 계획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