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치감메타 이후 다딱이가 되어버린 라이프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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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8-07-03

[겐갤대회] [소설] 치감메타 이후 다딱이가 되어버린 라이프위버앱에서 작성

ㅇㅇ

2024.05.23 20:47:23

조회 3540 추천 135 댓글 31

"아앗, 흐응, 하아!"

앳된 남성의 신음소리가 골목길에서 울려퍼졌다. 대낮부터 퍼지는 신음소리에 사람들은 슬쩍 쳐다보기만 할 뿐 그 이상의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신음소리의 주인공은 은색빛이 도는 긴 머리카락을 보유한 남성이었다.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서 몹쓸 짓을 당하고 있었다. 말랐지만 꽤 큰 키를 보유한 남성은 어째서인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저 덩치면 도망칠 수 있었을테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의 이름은 라이프위버였다.

"아 오늘도 한 발 잘뺐다. 이따 듀오 해줄테니까 고마워하라고."

카우보이를 연상케 하는 남자가 라이프위버에게 쑤셔넣었던 것을 빼내며 말했다. 그러자 라이프위버의 구멍에서 허여멀건한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다. 얼마나 싸지른건지 끊임없이 액체가 나왔으나 라이프위버는 신경쓰지 않고 애원했다.

"감..감사해요.. 오늘은 세부티어 하나는 올려주실꺼죠..?"

"뭐..생각 해볼게."

"그치만..!! 오늘 친구분들까지 다 상대해드렸는데..저 힘들었는데.."

순간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라이프위버의 고개가 돌아갔다.

"썅년이 감사한줄도 모르고.. 치감 메타에서 너 같은거 끼워서 티어오르는게 쉬운줄 알아? 씨발. 기분 좆같아졌으니까 오늘 듀오버스는 없던걸로 한다."

"안돼요! 캐서디씨,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말대꾸 안 할게요, 제가 잘할게요.. 제발!!"

라이프위버는 눈물을 흘리며 캐서디를 붙잡았으나 캐서디는 라이프위버의 배를 걷어찬 뒤 떠나버렸다. 아마 라이프위버는 오늘도 티어를 올리지 못하고 굶은채로 길바닥에서 자게 될 것이었다.

'이러다 정말.. 브론즈에 가게 되는걸까?'

라이프위버는 한때 그랜드마스터 구간에 있었다. 안정된 힐량, 보장된 유지력으로 힐만 꾸준히 넣어도 그마를 갈 수 있었다. 라이프위버의 기계손에서 나오는 생체광은 그의 외모처럼 빛났다. 하지만 9시즌. 치감메타가 시작되며 라이프위버의 입지는 미친듯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때 누구보다 빛났던 그랜드마스터는 지금 다이아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라이프위버는 낡은 벽에 기대어 다른 힐러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가 어울리는 짝이 있었다. 메타에서 떨어진 라이프위버를 제외하고. 라이프위버와 비슷한 처지인 메르시는 이미 남성을 홀리는 뛰어난 실력으로 다인큐를 구해 그마를 유지했다. 그런 메르시는 라이프위버를 비웃었다. 성능이 구리면 구멍이라도 잘 놀렸어야지.

메르시는 그동안의 정이라며 본인이 버린 물소기사 마스터 딜러들을 라이프위버에게 소개시켜주었다. 어차피 그 상태로는 그마에게 시집가기는 글렀으니 마딱이를 서방님으로 모시며 살라는 의미였다. 메르시에게 버림 받은 물소기사들은 그 화를 애꿎은 라이프위버에게 풀었다. 그마구간에서 굳건히 지켜온 순결을 무참히 짓밟았고 순결마저 잃은 라이프위버는 먹고 살기조차 힘들어져 몸을 파는 지경까지 가버렸다. 이때다 싶어 그 동안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그마출신 라이프위버를 브론즈, 실버, 골드 등의 광물 유저들도 조롱하며 농락했다. 탱커들은 라이프위버를 보자마자 재수 없다며 돌을 던져댔다. 그 예쁜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돌을 맞던 라이프위버의 시선에 '이제 딸감 용도 외에 쓸모없지 않냐'며 탱커들과 같이 돌을 던지는 브론즈 겐지가 보였다. 8시즌에 라이프위버에게 고백한 뒤 차였던 겐지였다.

씁쓸한 회상을 하던 라이프위버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오늘 듀오버스도 타지 못해 음식조차 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배고픔을 잊기 위해 차가운 골목바닥에 누웠다. 빨리 자면 괜찮을거야.. 내일도 듀오 구하려면 조금이라도 힘을 아껴놔야해.. 플레티넘으로 떨어지면 더 험한 꼴을 당할거야.. 라이프위버가 몸을 웅크린채 중얼거렸다.

"이봐, 너 괜찮은거야?"

누군가가 막 잠에 들기 시작한 라이프위버를 흔들어 깨웠다. 비몽사몽한 라이프위버의 눈앞에 누군가가 내민 둥근 빵이 보였다.

"많이 굶은거 같은데, 이거라도 먹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라이프위버는 허겁지겁 빵을 먹어치웠다. 급하게 먹어 켁켁거리자 물까지 건네주었다. 빵을 모조리 먹어치우는걸 지켜보던 남성은 라이프위버에게 담요를 둘러주며 이 골목길은 브론즈같은 버러지 폐급들이 많으니 우선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말했다. 라이프위버는 정말 오랜만에 호의를 베푼 사람을 바라보았다. 검은 피부에, 단단한 근육에, 잘생긴 얼굴, 선해보이는 미소를 가진 남자였다.

"당신은.."

"의사가 왔습니다, 아주 잘~ 생긴 의사가!"

바티스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랜드마스터 구간에 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남성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건 얼마 후의 일이었다. 상처도, 슬픔도 없었다. 라이프위버의 기계손에서 나오는 생체광은 그의 외모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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