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엘의 주방은 키즈네의 지옥과는 아주 다른 곳이었다. 하나의 뜨거운 돌 구덩이와 하나의 오븐만 존재했고 둘 다 정해진 크기가 없었다. 그곳에는 연마된 붉은 화강암으로 만든 긴 테이블들이 있었다. 어떤것은 황동으로 된 증기실이, 어떤것은 분리기가, 또 어떤것은 수많은 연금술 기구들이 올려져있었다. 다른 테이블은 정제되지 않은 재료를 처리하는것만을 위한것이었다. 키즈네의 주방에서는 증기나 주입 그리고 영혼을 사용하는것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는 주방 절반이 콘퀴나리아 스피리투알리아* 위한것이였다. 동굴같은 이 주방의 나머지 구역들은 단 하나의 일에만 전념했다. 나무에게 먹을것을 주는 일이었다.

아나이그는 움브리엘의 가장자리쪽 바위가 많은곳에 위치한 식물의 기이한 고리를 기억해냈다. 그녀는 나무에 대해서는 잘 알지못했기에 그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알고보니 식물도 - 마치 사람과 동물처럼 - 살기 위해서는 햇빛과 물보다 더 많은게 필요했다. 일종의 음식같은게 필요한것이었다. 그리고 토엘의 주방은 그 음식을 만들었다. 거대한 관이 물과 폐기물을 웅덩이 바닥에서 부터 끌어와서 통으로 옮겨 담았고, 다시 분석기로 이어져서 나무에가 가장 필요한 물질을 분리해냈다. 사용되지 않은 것들은 다시 웅덩이로 돌려보내졌다. 남은것들은 움브리엘의 가장자리 아래에 있는 고리로 보내지기 전, 특정 공식에 의해 강화되었다. 토엘은 아나이그가 주방의 모든 공정에 대해 배우기를 원했고, 아나이그는 매일 한시간 정도를 통 근처에서 보내며 표면적으로는 몇가지 공식을 실험하면서 배우고 발전하려고 했다.

사실 통은 다른것들과는 거리가 멀었고 매우 조용했다. 그리고 아주 큰 선반에는 아나이그가 본것중 가장 완벽한 재료들의 모음이 있었다.

딤플, 아나이그의 새로운 호브는 그녀가 그곳에 도착했을때 이미 그곳에 있었고 이미 아나이그가 검사할 재료 네개를 찾아둔 상태였다. 어느것도 맞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아나이그는 딤플을 돌려보내고 실험하던 나무-와인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그들이 나무에서 어떤 맛이 나는지 또 나무-와인의 “풍미”를 구별할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나이그는 플라스크에 칼프린 시약을 집어넣고 저었고 노란색으로 변하는걸 지켜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나이그는 딤플이 보관함 몇개를 더 들고 돌아오는걸 보았다.

하고있던 일에 열중한 나머지 정확히 뭘 들고왔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잠깐 휴식을 취할때 눈을 비비고 나서 딤플이 가지고온 보관함에 시선을 돌렸다.

병중 하나가 검은 액체로 반정도 채워져 있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주저했다. 쓸데없는 희망을 가지거나 또 실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나이그는 냄새만 맡아도 알수가 있었다.

“바로 이거야,” 아나이그가 속삭였다. “내가 딱 필요로 하던거야.”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게 텅빈 느낌을 받았다. 그건 진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메어-글림이 그녀의 곁에 없었다. 움브리엘을 파괴하기 위한 지식도 알고있지 못했다. 아트레부스에게 위치를 알릴 로켓도 없었다.

만약 아트레부스가 아직 살아있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대화 했을때, 그에게서 무언가를 보았다. 연약함 말이다. 그리고 아트레부스가 말하던 방식이, 마치 그가 신경을 쓰는듯이, 그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거는듯한 방식이…

아나이그는 머리를 흔들며 그 생각을 떨쳐내고 병에 써진 이름을 읽었다.

날개달린 황혼의 영액.

뭐, 말은 됐다. 아나이그는 병을 자신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보관함에 집어넣었다. 그녀가 필요로하는 재료와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재료 사이에 말이다. 그리고나선 시간을 마친뒤 저녁 준비를 돕기위해 돌아갔다.

* 라틴어임 영적인 주방 뭐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