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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내가 느낀 ADHD 특징 정리

Converge(118.37) 2021.09.09 14:45:05
조회 52218 추천 150 댓글 59

24살 남이고 군대 제대한지 얼마 안됐음.

콘서타 먹은지는 이제 3주차가 됐고 첫주부터 18,27,36으로 증량 중임. 그렇게 극적인 효과는 잘 없는 것 같은데(부작용 일절 없음) 뭔가 집중이 좀 잘되는 것 같음.

17살때 전문임상심리상담가님한테 교과서적인 ADHD라고 진단 받았고 아이큐 검사는 110으로 나왔음.

22살때까지는 우울증으로 2번 자살시도 했음. 23살에 입대 했는데 특이하게도 군대에서 어쩌다 인기 많아져서 자신감이랑 정신건강 매우 좋아진 케이스임.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ADHD로서의 특징들을 정리해본다.


1. 해야할 일을 미친듯이 미룸.

가령 9시까지 등교라고 하면 학교가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데 8시에 일어나고 최대한 뻐기다가 8시 30분에 밥 먹기 시작함.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대학 과제도 마찬가지였음. 이때 해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행동하다 피 본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2. 사람 말을 잘 못 알아들음.

군대에서 이것 때문에 고생 좀 했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누가 말했을 때 좀만 명확하지 않게 들리면 꼭 다시 물어보거나 내가 내용 정리해서 이거 맞냐고 되물음. 아마 맥락 유추를 잘 못한다는(눈치 없는) ADHD의 특징과 연결 되어있지 않나 생각해봄. 


3. 완벽주의를 가장한 강박


4. 행동이 너무 느림.

학교 끝나고 종례하지? 분명 나는 다른 애들보다 빨리 책가방을 싸기 시작했는데 다른 애들은 나보다 훨씬 빨리 끝내고 이미 교실 나가있음. 어릴 때 롯데리아 알바할 때도 행동 느리다고 쌍욕 먹었다. 매니저 씹새끼.... 그리고 집에서도 굼뜨다는 얘기 많이 들었고. 부모님 둘 다 엄청 빠릿빠릿 한 분인데 난 왜이러나 궁금함.


5. 해야할 일을 잘 잊어버림.

이건 ADHD라면 다들 동감할거다. 간부가 일 좀 하자고 해서 머릿 속으로 '생활관 가서 장갑이랑 모자 챙기고 행정반에서 4종 창고 키 챙기고 후임이랑 음료수 챙겨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보급관이 중간에 휴가증 좀 갖고와라~ 시키면 앞에 생각했던 건 거의 다 잊어버리고 휴가증만 딱 건네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고 퍼질러 쉬어있음.


6. 물건을 잘 잃어버림.

분명 난 항상 두는 데에 물건을 두거나 아님 물건 놓을 때 '책상 위에 놨다!'라고 머릿 속에 각인 시키는데 정작 나중에 보면 다른 데에 가 있음. 아님 내가 물건을 챙겨야 하는 경우에는 갑자기 내 손에서 없어지거나. 근데 이렇게라도 하니까 물건 잃어버리는게 꽤나 줄어듦.


7. 몸을 상당히 많이 움직임. 그것도 의미 없는 행동.

이거에 대해선 그렇게 병적이지 않았는데 군대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니 앉아 있을 때나 서 있을 때(평발이라 그런 것도 있고) 꽤나 많이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되었음. 평상시에도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행동을 갑자기 과장되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음. 대화 할 때 제스쳐를 크게 쓴다거나 타자를 치는데 나도 모르게 키보드 자판 배열을 유심히 본다거나(이 글 쓰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이랬다).


8. 딸을 존나 침.

일주일에 15번 넘게 하느 경우도 있는데 이건 내가 건강한 사랑을 못해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ADHD의 증상이라고 확정은 못하겠음.


9. 남의 말에 집중을 못함.

2번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마피아 게임할 때 대화가 빠르고 정보값이 많게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 근데 이걸 따라가기가 너무 힘듦. 학교나 학원이나 수업 들으면 '오늘은 꼭 집중해서 들어야지! 결심만 하는건 의미 없으니까 필기도 조금씩은 하면서 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수업 듣는데 어느 순간 멍 때리고 있음.


10. 망상을 ㅈㄴ함.

작업 들어가기에 앞서 누가 시범을 보인다거나 수업할 때, 집중 못하고 하늘 날고 전쟁 일어나는 망상을 자주 함.


11. 생각을 안함.

이건 ADHD의 특징이라기보단 내 특징인 것 같은데 사안에 대해서 생각을 안함. 생각을 해도 깊이가 없음. 누가 울고 있으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헉 쟤 왜 울어? 요즘 부모님이 집에서 많이 싸운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우나? 아니면 애인이 헤어지자고 했나? 과제 제출 기한 언제까지냐고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기분 안좋으니까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쟤가 뭘 좋아했더라? 이따가 시간 있으면 쟤가 좋아하는 간식이라도 사줘야겠다'

나의 경우:'울고 있네? 왜 울지? 모르겠다.. 기분 안좋아보이니까 건들지 말자'

이게 끝임.


12. 효율성이 집착함

이 특징이 ADHD의 특징이라고 확정은 못하겠는데 ADHD인 사람들이 보통 시간 낭비라고 불릴만한 행동을 자주하잖아? 그래서 남들은 멀리 앞서 있는데 나는 뭘 하고 있나-라는 불안감에 효율성이 좋은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음. 양날의 검인게 이 생각 때문에 인생낭비 안하면서 자기계발 잘하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고. 


13. 눈치 없음

근데 이건 약 안 먹어도 정신건강 좋아지고 사람들이랑 계속 부대껴있으면 좋든싫든 좀 개발되는 느낌임.


14. 책을 읽는데에 문제가 있음.

다른 ADHD 보면 글을 읽는 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던데, 나같은 경우는 개별 문장은 어느정도 이해하지만 문장 사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무척 힘들었음.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제를 파악하려면 항상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흝어보면서 파악하는 수 밖에 없었음. 근데 아마 이 특징은 생각 안하는 내 특징이랑 연관 되어있을 수도. 영어랑 국어 시험보면 글의 순서를 유추해서 맞는 순서를 고르라는 문제 있잖아? 그런 거에 쥐약이였음. 그냥 찍고 넘어가야 했음. 14살때까지는 책을 1000권 넘게 읽었는데도 이랬다.


15. 흑역사를 자주 떠올림..

일반인 중에 흑역사 안 떠올리는 사람 어딨겠냐만은, ADHD 겪는 사람들은 이게 좀 심한듯함. 어제는 설거지 하는데 갑자기 흑역사 떠올라서 접시 다 박살낼 뻔.


16. 일을 끝까지 끝내지 않음. 엄청 대충대충함.

예시로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하면 거울 닦고 바닥 얼룩 다 없애고 휴지통도 다 비워야하는데 거울이랑 휴지통은 다 비우면서 바닥 얼룩은 대충 닦고 이 정도면 됐지~ 라는 안일하게 내 맘대로 끝내다가 혼난 적인 꽤나 많음.


17. 수면 장애가 있음.

오늘 하루를 낭비했어!라는 생각에 잠에 늦게 들려고 하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아침잠도 엄청 많아서 군대에서는 항상 애들이 깨워줬어야 했음. 일찍 자면 아침잠이 조금은 줄어드는 느낌.


18. 일의 순서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갈팡질팡함(계획력 전무)

돼지우리 같은 방을 치운다고 생각해보자. 물건 하나 잡고 '이건 어따가 놓지.. 모르겠다 다른 것부터 정리해볼까?' 생각하고 다른 물건 하나 잡으면 똑같이 '이건 어따가 놓지.. 모르겠다 다른 것부터 정리해볼까?' 상태가 되면서 갈팡질팡 하다가 느릿느릿하게 해결함. 근데 데이트 동선 같은건 잘 생각하는데 아마 이것도 과몰입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고.


19. 어릴 때부터 4차원이다, 특이하다,라는 말 들음.

이것도 다들 동감할거다. 난 진짜 애기때부터 특이하다는 얘기 들었고 심지어 군대에서는 다들 입을 모아서 '세상에서 너 같은 놈 처음 보고 앞으로도 처음 볼거다'라는 얘기 들었음.






이 정도가 대강 내가 생각한 ADHD의 특징들이고 ADHD지만 내 이런 행동들은 ADHD와 그닥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라는 내용도 정리하자면


1. 컴퓨터 파일 정리와 방 정리에 꽤나 신경을 쓰고 있음.

2. 누가 어떤 일로 인신공격급으로 욕해도 일단 들어보고 괜찮다, 합리적이다, 싶으면 머리에 각인 시키면서 최대한 미안하다고 함. 근거없이 무지성으로 쌍욕해도 일단은 미안하다, 내 상각이 짧았다, 라는 식으로 사과하면서 다시 마주치는 일 최대한 없게 하고.

3. 어릴 때 잠이 많았음. 애기때는 20시간 자서 엄마가 '애가 어디 아픈가'라고 걱정했을 정도래. 근데 정보 찾아보니까 ADHD라는 사람들은 잠에서 잘 깬다고 하더라고?

4. 이야기를 잘 들어줌. 대화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애들이 얘기하는데, 아마 이건 내가 책 보고 꽤나 노력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음.


콘서타 36이 내게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느껴지는게 지금 이 글 쓰는데 90분 좀 안되게 걸린 것 같은데 중간에 핸드폰 알람 2번 확인한 것 말고 다른 짓 하나도 안함; 살면서 이런 기분 처음이군 신기하다 18,27은 별로 효과 없다고 생각했는데.


궁금한 점 질문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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