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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삼국시대의 민족 의식.txt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8 15: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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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고구려 지배층의 천하관(天下觀)

5세기대를 통해 고구려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을 포괄하는 독자적인 세력권을 구축하였다. 이를 배경으로 고구려 지배층은 독자적인 천하관을 형성하였다. 이 천하관은 당시 고구려를 둘러싼 객관적인 형세가 반영된 것인 동시에, 고구려 대외정책 수립에 기본 토대로 작용하였다. 천하관은 국내외의 현실 정치질서에 대한 인식을 담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국의 성격이 어떠하고, 국제사회에서 자국과 인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며, 이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를 개진한 것이다. 5세기대의 금석문(金石文)에서 이에 관한 고구려인의 의식이 기술되어 있다.

먼저 고구려인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우월한 가치를 지녀 천하 사방에서 가장 신성하다고 주장하였다. 그 주된 논거로 만유를 주재하는 신인 천제(天帝)가 고구려 왕실의 조상신이며, 고구려왕은 천제의 신성한 핏줄을 이은 ‘천손(天孫)’임을 내세웠다. 이런 천손이 다스리는 나라는 여타 주변국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나라를 신성한 천손국으로 여김은 곧 주변의 나라나 집단들은 마땅히 고구려에 복속하여야 할 존재들로 규정하는 의식과 연결된다.

그래서 고구려 지배층은 자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상하 조공관계(朝貢關係)로 규정하였다. 고구려를 중심으로 상하 조공질서를 형성한 그러한 국제정세를 유지하는 것을 ‘수천(守天)’, 즉 천제의 뜻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하였고, 고구려왕은 ‘수천’의 주체임을 자부하였다. 또한 중원고구려비에서 신라를 동이(東夷)라 하였음에서 보듯이, 고구려와 조공국을 대비해 이를 화(華)와 이(夷)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때 ‘화’와 ‘이’는 어디까지나 정치적 관계에 의거한 구분일 뿐이었다. ‘대왕국토’ 주민의 존재 양태가 신라 · 백제 주민의 그것과 사회적 · 문화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니었다.

한편 당시 고구려인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세계 즉 동아시아는 몇 개의 천하로 구성되어 있다고 여겼다. 몽골고원의 유목민들의 천하, 중국인들의 천하, 그리고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천하 등이 그것들이다. 이들 간의 관계에서 중국적 천하의 상대적인 우위성을 인정하지만, 기본적으로 각 천하는 병존하여야 하는 존재로 보았다. 실제 이 시기 고구려는 중국의 남 · 북조 및 몽골고원의 유연과 각각 교류하면서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세력균형 상태를 유지케 하는 방향에서 대외관계를 추진하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당시 가장 강대하고 팽창적인 북위와 밀접한 교섭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남조와 유연의 연결을 도와주는 등 북위의 팽창을 견제하여,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한반도와 만주 지역에서 독자적인 세력권을 유지하려 하였다.

또한 이런 다원적 천하관(多元的 天下觀)에 의해, 고구려인들은 자신들의 천하에 속한다고 여긴 주변 나라들에 대해서는 자연 그 바깥에 있는 집단들과 구별하여 인식되었다. 그러한 측면이 객관적인 지리적 · 문화적 · 정치적 및 종족계통적 측면 등과 결부되어, 신라 · 백제 · 동부여 · 북부여 등에 대해 일정한 동류(同類)의식을 형성케 해주었다.

노태돈 집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구려 문서.






고구려인은 동아시아 세계애
1. 중국의 천하
2. 고구려의 천하
3. 유목민의 천하
등이 있다고 봤음.

여기서 고구려가 북부여와 백제, 신라 등을 '내 나와바리들'로 본 것에서 동류 의식이 형성됨.

물론 '동류 의식'이라 하면 너무 예쁜 말이고, 실제론 조폭이 구역 나눈 거에 가깝지만.

이런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게 광개토왕릉비의 신묘년조 기사임:



"백잔과 신라는 예로부터 [고구려의] 속민(屬民)이었기 때문에 조공하였는데, 왜가 신묘년에 바다를 건너와 백잔을 격파하고 동쪽으로 신라를 … 하여 신민(臣民)으로 삼았다."





다시 말해서

1. 백제와 신라는 내 구역의 내 나와바리다.
2. 그런데 구역 바깥의 외부 세력이 걔네를 두들겨패고 자기 부하로 삼았다.
3. 그래서 출병했다.


라는 내용임. 물론 백제 입장에선 헛소리 주작이지만, 아무튼 고구려가 '내 구역의 백제와 신라'를 외부와 철저히 구분한 건 분명한 사실임.

다만 이렇게 되면 고구려 세력권에 속한 말갈들은 도대체 뭐가 되냔 문제가 있는데, 이건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노태돈 교수님 설명대로면, 고구려가 북부여 백제 신라를 나와바리로 생각한 게 한민족이란 동류 의식으로 연결되긴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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