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미녀 공주'로 알려진 사람의 이야기-완안립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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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4

[정보] '청나라 미녀 공주'로 알려진 사람의 이야기-완안립동기

다락

2020.07.03 12:36:12

조회 6702 추천 34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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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청나라 미녀 공주'로 흔히 알려진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의 인생도 참 드라마틱해.

본명은 완안동기(完颜童記). '완안입동기'(完颜立童記)는 아버지 이름인 완안입현(完颜立賢)의 '立' 자를 따서 당시 불려졌던 이름 중 하나야. 완안입현은 만주 팔기 중 하나인 만주 양황기(满洲鑲黄旗) 출신이라고 해.

왕민동(王敏彤)이란 이름도 있는데, 이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새로 만든 중국어 이름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 사람은 '공주'는 아냐. 정확히는 외가 쪽이 청 황실과 닿게 돼. 완안입현의 장인, 즉 완안동기의 외할아버지인 애신각라 육랑은 건륭제의 직계 후손이거든.(번역이 좀 이상해서 어디에선 육랑이 건륭제의 '6대손'이라고 나오고, 어디에선 '6번째 아들'이라고 나오더라고. 아무래도 전자 같지만) 어차피 태어난 해도 1912년, 신해혁명 뒤이고.

그리고 선통제의 황후로 알려진 완룽(완용)과는 이종사촌 뻘이야. 완안동기의 어머니인 항혜에겐 여동생 항향이 있는데, 항향은 영원의 후처로 들어갔어. 이 영원이 바로 완룽의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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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앞줄의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앉아잇는 사람이 완룽, 앞줄의 왼쪽에서 두번째에 서있는 소녀가 완안동기.

위에 나오듯이 집안도 좋고 외모도 좋았지만, 남자 복은 없었어. 1929년, 17살 때 애신각라 집안의 남자와 혼담이 오갔는데 알고 보니 술과 여자, 경극에만 찌든 작자라서 혼담 취소. 이 직후 완안동기는 경극 배우인 맹소동(孟小冬)을 만나서 같이 어울려. 맹소동은 유명한 경극 배우 매란방의 아내인 그 사람이다. 당시 완안동기는 천진의 외가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웃집에 맹소동이 살고 있었거든. 같이 경극도 보고, 직접 화단(花旦, 경극의 젊은 여성 역할) 역할도 해보고 그랬다나.

그런데 맹소동이 매란방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매란방의 다른 부인과 시비가 붙어서 대판 싸우는 일이 터져. 결국 맹소동은 이 일로 매란방과 헤어져서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지. 이후엔 맹소동과는 다시는 만나지 못해.

이 사람의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바로 선통제 부의, 부걸 형제와의 인연이야. 만주국이 세워진 직후 부의는 부걸을 일본인이 아닌 중국인, 그것도 옛 귀족 집안의 여성과 결혼시키려 했어. 이 혼담 대상이 바로 완안동기가 된거지. 완안동기 집안에선 이 혼담을 받아들였고 부걸이 있는 장춘까지 가려 했지만, 이 일을 눈치챈 관동군 측에서 방해해서 혼담은 결국 실패. 그리고 부걸은 결국 일본인인 사가 히로와 결혼했지.

이후 완동기는 자택에서 조용히 살다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뒤 앞서 말한 왕민동(王敏彤)이란 이름으로 살게 되었어.

부의와 함께 앉은 완안동기의 모습. 1959년 이후의 사진일테니 이 때 나이는 이미 40대 후반이다.

1959년, 부의가 석방된 뒤 완안동기 집안의 초청으로 부의와 완안동기는 직접 만나게 되었어. 완안동기의 어머니와 부의의 셋째 여동생이 가까운 사이였거든. 이 때 완안동기는 부의에게 강한 애정을 보였다고 해. 하지만 정작 부의는 혼담을 거절했지. 더 이상 같은 귀족 출신의 구세대 여성과는 맺어지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어. 어린 나이에 황제 자리에 올랐다가 퇴위 당하고, 다시 만주국 황제에 오르고 쫒겨나고를 반복하면서 황실, 귀족과 같은 구체제 요소에는 정나미가 떨어졌나봐.

하지만 완안동기의 애정은 여전했는지, 이후 부의가 병으로 입원하자 매번 면회허가를 받아서 부의를 찾아갔다고 해. 부의는 이런 행동에 점점 질려서 결국 당장 나가라고 노발대발 화를 냈지. 마침 자리에 있었던 사가 히로는 이후 '부의가 그토록 화를 낸 건 생전 처음 봤다'라고 말했을 정도야.

이 일이 있은 뒤에 결국 완안동기는 혼담을 완전히 포기하고 집에서 평생을 혼자 살게 되었지.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라기만 해서 딱히 생활 능력도 없었던 지라 꽤 가난하게 살았다고 해. 그래도 귀족 집안의 딸이란 자존심은 남아 있었는지, 이런 일화도 있어. 집에 건륭제 시절의 귀한 그릇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80만 위안을 주고 사겠다고 했어. 하지만 완안동기는 '100만 위안이 아니면 팔지 않겠다'라고 고집을 부렸지. 그러다가 이후 어떤 친척에게 그냥 공짜로 줘버렸다고 해. 즉 돈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였다는 거야.

노년의 모습.

그렇게 홀로 가난하게 살다가 2003년 친척의 권유로 양로원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거기서 1달 만에 음식을 먹다가 사망.

고정닉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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