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 왕조의 군대가 인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그들의 고향인 아프가니스탄의 정교한 군사 시스템 덕분이었습니다. 정복한 인도 왕국의 농업적 부와 인구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군사 방어를 위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을 텐데도 구르 왕조가 쉽게 정복을 이룬 것은 과거 역사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20세기 초의 학자들은 종종 인도인들의 단결력 부족을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국가로서의 인도라는 개념이 아직 수세기 전이었기 때문에 무하마드 구리의 적이었던 프리트비라자 차우한과 제이찬드 가하다발Jaychand Gahadaval은 연합 전선을 구축할 동기가 없었고, 실제로 프리트비라자를 옹호하는 후대의 가요에서 숙적처럼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시 인도 전사들 사이에서 통일된 힌두교란 근대적 개념이었기 때문에 공통된 종교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전근대에는 여러 신이 아닌 하나의 신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종파가 존재했고, 그 중 다수가 오늘날 우리가 힌두교라는 이름으로 묶는 종교를 구성했습니다. 최근의 학계에서는 구르 왕조의 승리가 군사적으로 뚜렷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구체적인 이점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르 왕조는 기병 전쟁의 시대에 말과 훈련된 인력의 공급 측면에서 인도 통치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구르 왕조는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아라비아 반도의 우수한 말을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도 아대륙은 말 사육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토종 말은 열등했기 때문에 인도의 통치자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육로와 해상 경로를 통해 서쪽 지역에서 말을 수입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대륙에는 좋은 사료와 목초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수입된 말의 품질은 곧 열화되었습니다. 구르 왕조(그리고 이후 델리의 술탄들)는 전쟁에서 말을 활용하는 데 매우 능숙했습니다.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고전적인 유목민 전술을 사용하여 경기병은 사방에서 적의 측면을 공격하면서도 적의 중기병 돌격 범위 밖으로 빠르게 후퇴할 수 있었습니다. André Wink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구르 왕조 경기병의 기마 궁수들이 입힌 피해는 상당했지만, 인도 군대에는 기마 상태에서 활을 쏠 수 있을 만큼 숙련된 병사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인도 군대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정면 공격을 감행하고 전쟁 코끼리 대열을 이용해 적진을 돌파했습니다. 느리고 거추장스러운 코끼리는 패닉에 빠질 경우 아군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었습니다.

다른 요인들도 구르 왕조 군대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구르 왕조는 함께 싸우는 데 익숙한 전문 병사들로 구성된 영구적인 핵심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대가 고도로 중앙집권화되어 있었습니다. 반면에 인도 군대는 필요할 때 소집되는 개별 군주 휘하의 개별 전투군으로 구성된 연합 조직이었습니다. 그 결과 전장에서 조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구르 왕조 군대는 우수한 군사 시스템 또는 복합체를 구축하여 거의 2세기 동안 머물렀던 펀자브를 넘어 아프가니스탄, 이란 동부, 우즈베키스탄의 교차로 지역의 정치적, 문화적 경계를 훨씬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Catherine B. Asher, Cynthia Talbot, [India before Europe],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