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너무 졸려서 2번째골 먹히는 것만 보고 잤는데 용케 2대2로 잘 따라가서 무를 캤더만

원래는 볼로냐 전 쓰고 있었는데 쓸려면 경기 다시 봐야되는데 그거 ㅈ 같아서 안쓸려고 

개인적인 감상만 말하자면, 현재 로마 스쿼드 퀄리티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함. 데로시도 나름 할거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지금 데로시 전술에서 이런 식으로 밀리면 할 수 있는 게 진짜 도박수를 던지던가 아니면 전술 자체를 180도 뒤집던가를 제외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1. 전술

이번에는 나폴리 수비 전술을 먼저 얘기하고 싶은데,  되게 심플하고 웬만한 스포츠에서 기본이 되는 전술임.

완전 맨투맨, 축구는 농구랑 달라서 전방압박을 해도 10명을 싹다 상대방한테 붙여놓는 게 희귀하고, 보통 몇명 정도만 붙이던가(밀란전), 일정 공간을 정해놓고 압박을 시작하던 혹은 아이에 전방압박을 포기하고 뒤에 라인을 형성하던가(사수올로), 하는데 이번의 나폴리는 거의 모든 선수를 로마 선수한테 1대1로 붙여놓는 기행을 벌임. 맨투맨 전술 자체가 단점이 몇가지가 있음. 첫번째는 수비할 때 선수 하나하나가 상대 선수를 쫓아다녀야되서 체력이 엄청나게 많이 빠짐, 두번째로는 소위 얘기하는 비대칭전력이 상대팀에 있으면 1대1을 한번 지면서 수비가 숫자가 부족해져서 수비 자체가 성립 못함. 그러니 나폴리 입장에서는 체력소모량 감안해도 1대1 10명 걸어서 이길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였음.

양팀다 완전 비대칭전력이 하나씩 있었는데, 나폴리의 오시멘과 로마의 디발라가 있어서 양팀다 두명을 붙이면서 막아내는 그림이 가장 기초적인 그림이였음.

데로시 입장에서는 전반 후반 나뉘어서 대처가 살짝 달라지는데, 일단 원래 쓰던 433에 크리스텐센을 오른쪽 윙백으로, 스피나촐라를 왼쪽 윙백에 둔 라인업이였는 데, 아무래도 로마가 원하던 그림은 1대1 능력이 제일 좋은 스피나촐라를 기반으로 해서 상대 맨투맨을 허물고 싶어했고, 오른쪽에는 떡대를 배치해서 최대한 안 밀리는 그림을 원하던 것 같음.

문제는 전반전에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서 후반에 상당히 큰 변화를 가져오는데, 크리스텐센을 위로 올려서 쓰기 시작함. 원래 체력 소모가 심한 수비법이라서 필드를 넓게 쓰면서 상대 커버범위를 넓히는게 정석적인 대처방법이긴한데 전반전에는 수비적인 걸 조금 더 위시했다면 후반전에는 올려쓰면서 보다 더 공격적으로 쓰고, 실제로도 후반 공격이 좋아지는 결과를 얻음. 또한 디발라가 어느 순간부터는 내려와서 전개 과정에 더 많은 관여를 했는데 아무래도 계속 1대1에서 중원에서 져서 공이 안올라가니 1대1 가장 강한 디발라를 내려서 확실히 중원에서 이길 수 있게 한거라 생각함.

2. 한계점

로마가 이번 경기에서 몇가지 한계점을 보였다고 생각함.

첫번째는 이런 식의 1대1 상황에서 무력한 자원이 많다는 거임, 3미들을 구성하는 크탄, 보베, 펠레그리니 셋다 1대1에서 상당히 무력한 선수들이고, 특히 보베는 볼터치 및 발밑에서의 한계가, 펠레그리니는 피지컬적인 한계가 너무 치명적이였다고 생각함. 특히 펠주장은 후반에 너무 퍼진게 보여가지고 교체를 왜 안해주나 이해가 안될 정도로 퍼져있었는데도 교체를 안해주더라.

두번째는 비대칭전력이 부족했다는 점임. 전술 얘기할 때는 디발라와 옷시멘을 언급했지만, 사실 나폴리는 비대칭 전력을 하나 더 구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함. 앙귀사가 로마 중원 인원들을 개박살내고 계속 기회를 잡더라. 다행히도 그 좋은 기회들에도 계속 홈런을 쳐주는 자비심과 그런 상황에서 꾸역꾸역 수비해준 스빌라르 덕분에 무라도 캘 수 있었다고 생각함.

3. 은디카와 만치니

2대1을 어떻게 못이기냐 할수도 있기는 한데 경기 감상으로는 2대1로도 막아준게 신기하더라. 중간에 오시멘이 은디카가 앞에서 자리 잡고 있는데 다리 뻗어서 공을 빼가지고 패스하는 거 보고 미친놈인줄 알았다. 저런걸 어떻게 막냐. 작년에 이걸 혼자 막은 고점 스몰링은 진짜 괴물이 맞다. 은디카는 몇번 1대1에서도 막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만치니는 확실하게 느려서 오시멘 같은 애들을 1대1로는 못 막더라. 그래도 이 정도면 대단히 잘했다고밖에 못하겠다. 오히려 이해가 안되는건 오시멘인데 도대체 뭘 해야지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로마 센터백 둘을 상대로 2대1을 하면서 먼저 안퍼지냐? 펠레그리니가 퍼졌는데 오시멘이 안퍼진게 가장 이해가 안됨, 저러니 쟤가 올해 못해도 세리에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는구나 싶음.

4. 스빌라르

그냥 찬양해라 이젠 할말이 없다. 내가 로마 비대칭 전력 하나 부족하다고 했는데 사실 스빌라르 정도면 비대칭전력 취급받아도 할말 없긴 함. 그냥 잘하더라.

5. 스피나촐라/앙헬리뇨

얘기했다시피 나폴리처럼 게임하면 제일 쉬운 파훼법은 비대칭전력을 구비해서 1대1을 박살내는 거라고 얘기했음. 그렇기 때문에 데로시가 앙헬리뇨 대신에 스피나촐라를 스타팅으로 넣은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후반이 되서 엘샤라위가 퍼지기 시작하니까 스피나를 올리고 앙헬을 넣는 판단을 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판단이였다고 생각함. 다른 윙자원인 잘렙은 1대1을 이겨줄 능력이 안되고 오른쪽을 높이면서 아이에 필드를 넓게 쓸 생각이였으니 스피나를 윙으로 올리고 앙헬을 넣어서 최대한 1대1을 이기면서 상대 체력을 고갈 시킬 생각이였던 것 같음. 

6. 산체스

좀 얘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선수 자체만 얘기하자면 이번 경기에서 제일 못한 선수이라고 생각함

미들에서 1대1을 이겨가지고 게임을 유리하게 이끈 것도 아니고, 수비능력이 좋아서 위험을 배제한 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PK 헌납한 건 정말... 욕하고 싶다.... 

하지만 경기 내적으로 생각을 해봤을 때 비겁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데로시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가장 안전한 수였음.

경기 내적에서 데로시가 바꿀 수 있는 건 이정도가 다인데

1. 1대1이 안되는 중원 멤버들 중 하나랑 아우아르 교체, 는 말을 들으면 가장 합리적이여 보이지만 공격시 1대1에서는 탈압박과 드리블, 볼간수 다 괜찮지만 얘가 가지고 있는 결정력 자체는 펠레그리니보다 그리 좋지도 않고, 나머지 둘보다는 진짜 체력이랑 커버 범위가 절망적이라서 진짜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수비가 깨질 가능성 높음

2. 볼란치 둘중 하나를 산체스랑 교체, 산체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드리블이랑 발밑은 보베랑 비교하면 안될 정도로 발밑이 좋고, 보베처럼 커버범위가 높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cm이기 때문에 아우아르 같이 절망적인 활동범위를 보여주지는 않음.

3. 여기서부터는 게임의 방향성을 뒤집어 엎는 거긴 한데, 하나는 윙어(발단치)를 배치해서 필드를 넓게 쓰는 방법. 누구를 빼냐에 따라서 방법론이 여러가지로 나뉘어지지만 실제로 이건 어느정도 차용해서 후반에 텐센을 전반전보다 올려서 재미를 좀 보기는 했음

4. 1대1 압박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텐백으로 누워버린 다음에 발단치나 엘샤라위 같은 윙 자원 속도로 쇼부. 가장 보편적인 텐백 전략이긴 한데, 문제는 데로시볼에서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고, 엘샤라위가 초반부터 소모되어서 해서 전술을 이렇게 뒤집었어도 성공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임.

보면 데로시가 선택한건 2,3번을 어느정도 사용하는 거였는데 경기 중에는 엄청 욕하긴 했는데 끝나고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어떻게보면 게임 판을 최소한으로 엎으면서 가장 큰 단점을 덮으려고 했던 거라고 생각함.

7. 총평

참 어려운 경기였음. 데로시 입장에서 판을 안 엎고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수는 사실상 없는 경기였고, 그렇다고 준비도 안된 방식으로 경기를 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

이런 경기를 이길려면 그냥 더 잘하는 선수를 사와야지 정도의 얘기가 가장 정론이여서 참 뭐라 말할 것도 없고 참 아쉬움.

어느정도는 이런 스쿼드를 가지고 도대체 챔스권에 못들고 있는 나폴리가 이해가 안됨. 얘들 스쿼드 개개인 능력은 로마랑 비교될게 아니라 적어도 밀란이랑은 비교되야 된다고 생각함. 오시멘의 압박은 레앙보다도 훨씬 컸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왜들 이러냐

지금 상황에서도 정말 아쉬운게, 지금 아딸이 경기 한 경기 안치룬거 생각하면 맞대결을 이겨야지만 점수를 이길 수 있고 그 뒤의 일정도 아딸보다 훨씬 빡세서 정말 힘들어 보인다. 차라리 유로파에서 레버쿠젠을 꺽고 우승하는 걸 노려야되나 싶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