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이 갤에서 평생 까이는 이유 중 하나가 왜 지 아빠의 운명을 플레이어한테 맡기냐는 거임.

근데 그게 윌 개인 스토리에선 어느 정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부분이 윌 스토리의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그럼.

과거 윌은 티아마트 교단으로부터 발더스 게이트를 지키기 위해 미조라의 워락이 되어야만 했음.

그렇게 목숨 걸고 발더스 게이트를 지킨 보답은 악마에게 타락한 대공의 방탕한 아들이라는 모욕적인 평가와 아버지의 냉대뿐이었지.

그렇게 발더스 게이트를 떠난 이후에도 일단 본인이 추구하는 바대로, 그리고 배운 대로 다른 사람들을 구하며 살기는 했지만

후회하는 감정은 계속 윌에게 남아있었음.

대공의 아들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노숙자로 살게 된 거니까.

이걸 위선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후회하지 않을 인간이 또 누가 있겠음.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말도 안되는 초인이지.

카를라크 살리기 역시 마찬가지임.

많은 사람들이 왜 카를라크가 무고한 걸 알면서도 죽이려고 했음? ㅁㅊ 새끼네 하겠지만

윌은 미조라의 명령을 어기면 레뮤어가 될 신세임.

그걸 알고도 카를을 살리는 선택을 한 거임.

참고로 이게 레뮤어임.

즉 생판 모르는 남이 죽기 Vs. 내가 고자되기 이상의 선택지라는 말인데

여기서 남을 살리기를 한 번의 고민이나 흔들림 없이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임.

다행히 미조라가 윌 빠순이라 뿔 달기 정도로 끝내주기는 했지만, 윌 입장에선 이 정도로 끝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선택한 게 아님.

그런데 목숨을 걸고 또 한번의 명예로운 선택지를 고른 결과 윌은 다시 한번 나만 ㅈ되는 경험을 하게 됨.

나중에 하부도시로 들어갈 때는 문지기들한테 대공에게 너 같은 악마 잡종 아들이 어디 있냐는 모욕까지 듣게 되고.

그런 점에서 미조라에 의해 아버지의 귀환이냐, 계약에서의 해방이냐를 양자택일 하게 되는 부분까지는 이런 후회들의 연장선상에 존재하게 됨.

과거의 명예로운 선택들이 여전히 마음 한켠에선 후회로 남아있기에 

명예로운 결정과(아버지를 구하기)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결정(계약에서의 해방)

중에서 뭘 고를지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계속 함께해온 믿을 수 있는 동료, 즉 주인공에게 선택을 미루는 것임.

자기 희생이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던 때에는 이야기 속 영웅처럼 미련 없이 자기 희생을 고를 수 있었지만,

세상 물정을 좀 알게 되고 자기 희생이라는 게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이 얼마나 ㅈ같은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 순간

더이상 배운 것 그대로 행동할 수 없게 된 거지.

두 번의 선택이 다 ㅈ같기만 했으니까 더더욱.

그러던 윌이 마침내 각성하는 순간이 바로 도시의 수호자인 줄 알았던 안수르를 자신의 손으로 물리치고,

자신이 새로운 수호자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임.

이때 비로소 윌은 자기희생이 뭔지를 온전히 이해한 상태에서 겸허히 자기희생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임.

그 부분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다음에 있는 아버지와의 대화임.

여기에서 갤럼들이 그토록 바라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윌이라는 선택지가 나옴.

그 전까지의 윌은 분명 강했고(모험 시작 전 최소 9레벨 이상의 워락이었음), 선행을 하고 있었지만

올바른 선택을 앞에 두고도 고뇌하는 인간이었기에 영웅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인물이었음.

하지만 이때의 윌은 드디어 명예로운 자기 희생과 스스로의 사익 중에서 후회 없이 희생을 선택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영웅이 될 준비가 됨.

그래서 윌은 어떤 희생이 따를지를 전부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대공의 아들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선택을 함.

윌 개인 스토리의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빠 구하기가 아니라, 이 부분의 어떤 미래를 선택하느냐 고

그렇기에 아빠 구하기에선 선택을 플레이어에게 미루다가, 여기선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