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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홀로 남겨진 늑대 -1-

리만러스(222.110) 2024.03.19 10:40:57
조회 341 추천 1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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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tnah+

(끔찍하군)


내 마음속에서 안니카의 욕설이 메아리쳤다.


"아니, 그는 오염되지 않았습니다."


+생존자에게 말한 것이 아니에요. 죽은 이들에게 말한 거죠+


내가 주변을 둘러보자 렌즈의 타겟 센서가 떠다니는 시체들을 조준했다. 저마다 성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잘려나간 팔다리, 뜯겨져 나간 아머, 조각난 척추 뼈들까지. 나는 아무 말 없이 자력 부츠를 켜고 땅에 착지 했다.


착지하는 충격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던 붉은 결정들이 내 갑옷이나 렌즈에 부딪치며 깨졌다. 처음엔 뭔가 했는데, 자세히 봤더니 피가 얼어서 생긴 결정들이었다. 나는 어느새 늑대들의 몸에서 흐르다 이제는 무기고를 떠다니고 있는 붉은 바다에 잠겨있었다.


죽은 늑대의 시체 하나를 살짝 건드리자 한 쪽으로 밀려났다.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청회색 세라마이트 갑옷 위에 청동으로 음각된 룬문자가 눈에 띄었다. 공중에 떠 있던 시체가 빙글 돌면서 그 얼굴이 드러났다. 무언가가 렌즈를 뚫고 두개골을 관통했다. 그의 손은 자신의 목을 감싸 쥐고 있었는데 아마도 헬멧을 벗으려고 하다가 사망한 듯 싶었다.


무기고에서 발견한 시체는 총 7구였다. 이 정도 크기의 함선이라면 통상적으로 1개 분대가 배치되므로 프로스트본 호에 타고 있었을 늑대 3분의 1이 여기서 죽었다는 말이 된다. 내 형제들이 착지하자 무기실 전체가 흔들렸다.


+인장관의 피여....+


두메니돈이 숨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나머지는 조용히 자신들의 앞을 가리는 핏방울 결정들을 치워냈다. 나는 다른 시체에게 다가가 상처를 조사하려고 했다. 시체에 손을 대자 갇혀있던 그의 사념이 비명을 질렀다. 너무도 강렬하고 갑작스러운 싸이킥 비명이었기 때문에 나와 연결된 모두는 충격을 받아 몸을 움츠렸다. 물론 이런 싸이킥 메아리를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이 시체의 비명은 폭풍과도 같이 우리를 덮쳤다.


주변 시야에 갈레오가 휘청이는 것이 보였다. 그 역시 나만큼 충격을 받았으리라. 우리만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신이 연결되어있던 안니카를 통해 싸이킥 비명소리가 카라벨라 호에 퍼져 대기 인원들도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불꽃이 내 손가락 끝에서 미끄러졌다. 공기가 없는 무중력 공간에서 타오르던 그 불꽃은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불꽃이 타올라 내 눈앞에서 번들거렸다.


+이게 대체...무슨...?+


두메니돈의 떨리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리고 조용히 터지는 싸이킥 천둥 속에서 단어 하나가 들렸다. 이름이었다.


+별들의, 포식자(Devour of Stars)!+


+별들의 포식자라니!+


두메니돈과 소티스가 동시에 고함을 질렀다. 나 역시 소리치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야 했다.


+단말마로군. 굉장히 강력한 존재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이야+


갈레오가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 감각은 죽은 이의 싸이킥 단말마로 인해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약한 싸이킥 흐름이 훼손된 시체를 한 쪽으로 밀어냈다. 한참 후에야 진정된 나는 아까 전 그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싸이커입니다. 저들이 샤먼이라고 부르는 이들이죠."


갈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그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귀가 여전히 울렸고 싸이킥 비명이 내 정신을 헤집었기 때문에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히페리온, 주의하게+


"알겠습니다."

유일한 생존자는 다른 시체들과는 달리 갑판 바닥에 엎드려 있었으므로 식별하기 수월했다. 그에게 다0가가며 갈레오가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생존할 수는 없어. 죽었어야 해+


"거의 죽기 직전이기는 합니다."


+그렇겠지+


그가 어째서 지금껏 생존할 수 있었는지는 금방 밝혀졌다. 생존자는 일반인이 아닌 늑대 중 하나였다. 스페이스 울프 챕터의 특징인 얼음색 세라마이트 갑옷을 입었고 흰 늑대 가죽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피에 잠겨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를 자신의 피에 담군 다음 얼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얼어붙은 핏방울들이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뚫린 우현의 구멍으로 들어온 카울 성운의 먼지가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솔직히 싸이킥으로 느낀 것이 아니라면 나 역시 그를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심지어 내 렌즈에 부착된 센서도 아무런 생명 활동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 자가 생존자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그의 몸에서 미약한 싸이킥 신호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복스 채널을 열어 연결을 시도하자 끊길 듯 말듯한 숨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의 몸을 돌려 금이 간 헬멧을 내려다 보았다. 의외로 손상도는 심하지 않아 서비터로도 충분히 수리가 가능할 듯 싶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인지하지 못했다. 심전도는 말 그대로 간신히 생체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아마도 가사 수면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그러면 지금까지 생존한 것이 납득이 간다. 만약 카라벨라 호까지 무사히 데려갈 수 있다면 적절한 치료 후 소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오염되지 않은 것 같군+


내 뒤에 서 있던 두메니돈이 말했다.


"동의합니다. 현재 그는 서스-안 막을 발동해 가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인퀴지터?"


+듣고 있어요+


"'몽유병자(Somnambulist)' 혼합물 사용을 요청합니다. 카라벨라 호 아포세카리온의 남쪽 창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환경방호복을 입힌 서비터에게 전달하여 우리에게 보내주십시오."


+아뇨, 내가 직접 가겠어요. 나도 곧 프로스트본 호로 넘어갈게요+


왠지 요청을 하면서도 안니카가 그렇게 대답할 줄 알고 있었다.


"아직 위험합니다. 수색이 종료되지 않았어요."


+입 다물어요+


+인퀴지터, 히페리온 말이 맞습...+


+말카디엘, 당신도 입 다물어요+


+인퀴지터, 제발...+


+난 오르도 말레우스 소속 이단심문관 안니카 야를스도티르에요. 나에게 말대답 하지 말아요. 내가 계급으로 찍어 누르면 당신들이 뭐 어쩔 건데요? 이 임무는 내가 지휘하고 당신들의 말에 따를 이유는 없어요. 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죠. 부상자를 옮길 수 있나요?+


나는 부상자를 슬쩍 돌아봤다.


"네, 서스-안 막이 발동했으니 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그를 데리고 오세요. 이건 명령이에요+






아따 성깔있네...

저런게 펜리스의 매력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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