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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Lukas the Trickster, 그 남자가 사는 방식 -4-

리만러스(152.99) 2020.12.28 13:58:00
조회 6459 추천 59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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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루카스와 그의 블러드 클로 무리는 야를에게 장난을 친 죄로 헬윈터라고 불리는 펜리스의 혹한기에 팽 바깥으로 추방당하는 벌을 받음. 사냥하고 다니면서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와중에 루카스가 계속 인근 부족원들에게 자신들이 사냥한 엘크의 고기를 나눠 줌. 이미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던 아케라는 블로드 클로는 이게 못마땅함. 얘는 적자생존이 펜리스인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믿음. 이 내용은 3편 마지막에 루카스가 "아케가 나한테 왜 그러냐고 물은 적이 있다," 라고 한 부분의 실제 대화 내용임.







"야 꼬맹이들, 니들은 왜 우리가 인간들을 이렇게 살게 냅두는지 의문을 가진 적 없었냐? 왜 끝없는 고난과 위험에 찌들게 놔뒀는지 궁금한 적 없어?"


"강인함을 기르기 위해서죠."


아케가 곧바로 대답했다. 루카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오만하구나. 우린 늘 그렇게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지. 고난을 극복해야 강해진다고 말이야. 하지만 틀렸어. 그건 그저 울타리만 칠 뿐이다. 우리는 사람 대신 맹수를 기르고 있는 거야. 그 쓸데없는 자부심 때문에 말이지. 애송이들아, 그 사실이 바로 최고의 농담이다. 그러니 잘들 기억해둬."


루카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케가 인상을 찌푸렸다.


"별로 웃긴 농담은 아닌데요."


루카스가 팔을 쫙 벌렸다.


"아니고 말고. 그 자부심이 우리를 집어삼키는 거야. 우리 모두를. 마치 상처를 파먹는 구더기마냥 잠식하는 것이지. 러스께서는 자부심이 넘치셨고, 우리들도 그래야만 해. 그 댓가가 무엇이든 간에."


"그건 우리가 견뎌내야 하는 것입니다. 지켜야 하는 가치구요. 우리는 그 가치에 부합해야 하는 존재들이란 말이오."


아케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가 주먹의 옆면으로 나무를 한 차례 내리쳤다.


"마땅히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입니다. 트릭스터,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선택받은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합니까?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우린 가치를 증명했어요."


"생존이란 끈기를 시험하는 수단일 뿐이야. 네 말대로 생존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거라면, 난 선택받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 스페이스 마린이 되었지. 난 더럽게 운이 좋나 보구나."


루카스가 웃으며 말했다. 팽에서 추방당한 뒤로, 그들은 이 주제에 대해 여러번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 이 대화 또한 끝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지금은 자신의 말을 듣는 척이라도 했다. 무언가 배운 거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이 여태까지 펜리스가 지켜온 방식입니다."


할바르가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루카스는 웃었다. 아까보다 더 큰 웃음소리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왜 지켜온 걸까? 자부심 때문이야. 우리의 그 망할 자부심 때문에 저 밑에 사는 인간들은 고통받고 있어. 다른 챕터가 지배하는 세계에 살았다면 인생을 평화롭게 보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야. 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가 겪은 고통을 경험해본 적이 없지. 하지만 우리만큼 잘 싸우는 전사들을 육성해낸다."


그가 요란하게 박수를 쳤다. 그들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차 있는 게 느껴졌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


"나약해서 적에게 패배하는 것보단 나아요. 우리는 만물의 아버지가 선택하신 전사들입니다."


다그가 말했다. 화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그런 사실들은 별 거 아니라는 말투였다.


"오 그렇지, 우리는 언제나 야만함이 강함의 원천이라고 허세를 부리지. 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야. 너에게 그걸 말해준 자 역시 그 윗세대에게 속았던 것 뿐이다. 여기서 더 좆같은 사실은, 우리 모두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는 점이지. 그럼에도 우린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다. 왜냐고? 우리가 실수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야. 그것도 한 두가지 실수가 아니지."


말을 마친 루카스가 씩 웃었다. 아케가 이빨을 드러냈다.


"그래서 당신은 그에 대해 뭘 하고 싶은데요. 조롱이라도 하려는 겁니까?"


루카스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더 나은 반응을 기대했다면 내 욕심인가? 우리는 이 얼어붙은 행성의 가장 크고, 가장 강한 늑대무리일 뿐이야. 단지 그것 뿐이라고."


"가련하군요. 남들의 영광에 흠집이나 내는 삶이라니요."


할바르가 말했다.


"영광은 죽은 자들을 위한 거야. 산 자들은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말야."


루카스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영광이라는 헛된 것을 쫒으면 우리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생각없는 짐승 말야.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한 것이 될 수도 있지. 그래서 내가 저들을 보살피는 것이다. 이 개자식들아, 저들은 나의 가족이고, 너희의 무리야. 진정 모르겠는 거냐?"


그가 부족민들의 마을을 가리키며 말했다. 얼굴의 떠오른 표정들을 보아하니 이해한 것 같지 않았다. 뭐, 그래도 언젠가는 깨닫게 되겠지. 어깨를 한번 으쓱한 루카스는 미소를 지었다.


"아니면 어떨까, 이 모든 게 내가 만들어낸 거짓말일 수도 있지. 그럴듯 하게 보이기 위한 연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난 그 빌어먹을 쟈칼늑대 중 하나가 아닐까? 개인적인 유희를 즐기려고 자기 무리의 내장을 파내버리는 녀석들 말야."


"그게 더 말이 되는 것 같군요."


잠깐 뒤에 다그가 말했다.


루카스가 친근하게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의 얼굴에 억지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나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말한단다, 형제여."


루카스가 아케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자, 너희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이제 배가 고프기 시작했거든. 또 다른 엘크를 사냥하러 가보자. 잘만 하면 이번엔 아케에게 녀석의 숨통을 끊을 기회를 주도록 하지."








아마 루카스에 관한 번역은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음. 이젠 또 다른 번역을 찾아 떠나야겠지.


이 녀석 보기보다 생각이 깊네. 조금 더 문명화된 챕터 애들이랑 오히려 더 잘 어울릴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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