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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멸망 후 이야기 - 두 마리 늑대

꺼무트길리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22 23: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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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후 이야기 시리즈 링크


"이런 또...난방이 나갔나 보군..."


침대에서 자다 일어난 백발이 성성한 털북숭이 거인은 자신의 방이 추워져 있는 것을 느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침대 옆에 있던 기계팔이 등에 달린 하늘색의 갑옷을 입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그런 거인의 옆에서는 마찬가지로 거대한 한 마리 늑대가 옆에서 알짱거리며 그에게 달라붙었다.


"잘잤어? 콜리."


"컹컹!"


늑대는 계속해서 거인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듯 달라붙으며 졸라댔다.


"그래그래, 일단은 아침부터 먹어야지."


거인은 아침거리로 전에 사냥한 짐승의 말린 고기를 늑대에게 나눠주고나서 자신도 대충 먹었다.


"그러면 가볼까."


식사를 마치고 가방도 챙기며 채비를 마친 거인은 늑대를 데리고 자신의 방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문 밖은 실외가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요새의 내부와도 같은 실내의 끝없는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다 쓰러져가고 있었다.


여러 시설로 보이는 것들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듯 했으며, 실내를 장식하고 있던 전투의 전리품처럼 보이는 여러 것들은 낡고 바스러져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 곳에는 거인과 늑대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 오로지 적막과 추위만이 존재했다.


그들은 늘 하던 것처럼 시설의 아래 층으로 내려가는 끝도 없어보이는 계단을 따라 계속해서 내려갔다.


그리고는 요새의 난방기로 보이는 듯한 거대한 기계화로 앞에 도착하고는 그걸 점검하기 시작했다.


"에휴...간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 배관이 나갔네. 아무래도 이번에도 로카르 걸 또 빌려야겠어."


그런 중얼거리는 거인을 늑대가 빤히 바라봤다.


"...ㅁ...뭐 임마. 너도 알면서 그래. 너도 봤잖아. 그 녀석이 꽁쳐놓은 부품이 제일 많고 질이 좋았는 걸. 어차피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지금 당장 난방이 안돌아가는데, 걔도 이해해 주겠지. 나중에 술 한턱 쏴주지 뭐."


거인은 마치가 늑대가 자신에게 핀잔을 준 것처럼 대답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다.


"미안, 그래그래. 나도 알아."


기계팔로 화로의 배관을 빼면서 거인이 말했다.


"모두가 돌아오면 무지 크게 혼날테지.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라도 안하면 이 요새가 안돌아가는 걸. 이제 관리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잖아."


거인은 가방에서 자신의 형제의 방에서 미리 가져온 배관을 꺼냈다.


"누가 섭섭해한대! 나만 남은 게 아니었던거 너도 알면서!....하긴 이젠 나밖에 없지만...콜록, 콜록."


매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난방의 고장으로 인한 추위 때문이었는지, 유독 기침이 많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거인은 이번에는 새로 끼운 배관이 더는 오작동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사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년이 지났지...나와 형제들한테는 그럭저럭 지나가는 시간이었겠지만, 여기 시종들한테는 아니었으니까..."


수리를 마친 거인은 화로의 뚜껑을 닫았다.


"기억나? 그 때 모두가 여길 떠났을 때 나를 포함한 아이언 프리스트들 몇 명만 여길 남았던 거. 내 죽기 전에 정말로 늑대의 시간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니까. 모든 걸 끝낼 때가 왔다면서, 모두가 장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장과 함대를 준비하고는 성전을 치르러 여길 떠났었잖아. 부럽구만...나도 가고 싶었는데 말이지."


아까왔던 계단을 늑대와 함께 다시 걸어올라가며 거인은 이마에 난 땀을 닦으며 멋쩍게 웃음지었다.


"근데 그레이트 울프께서 우릴 말렸잖아. 우리가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더 팽과 펜리스의 최소한의 관리를 맡고 있으라면서 말이야. 진짜 너무 하지 않아? 반드시 돌아오겠다 말해놓고는..."


어느 덧 거인과 늑대는 요새의 홀까지 걸음이 닿았다.


"결국에 여기에 남은 건 여기 먼저 떠나버린 형제들과 시종들하고, 우리 둘 뿐이지..."


거인의 눈에 비추어진 홀에는 수십개의 무덤들이 유품이 놓인 채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애꾸눈 보리스, 서리혓바닥 발디르, 붉은수염 칼파르, 용숨 알딘, 그리고 공갈꾼 파툰 외 여러 명.


과거 거인의 형제들과 시종들이었던 이들의 이름이 묘비에 적혀있었다.


"설마 진짜 우리만 남을줄이야..."


거인은 홀의 무덤들을 애잔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거인의 감정을 눈치챈듯, 늑대는 거인의 옆에서 부비적댔다.


"그래그래, 네 말대로야. 우리라도 이렇게 해야 이 요새가 돌아올 형제들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을거야."


멋쩍게 웃은 거인은 이번엔 요새 밖을 나갈 준비를 했다.


"그럼 콜리, 나무하러 가자. 아까 보니까 화로의 연료로 다 떨어졌던데."


늑대는 거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쩔수 없잖아. 프로메슘이 이젠 바닥났는걸, 아무리 추워도 이젠 산 아래에서 땔감을 구할 수 밖에 없잖아...하긴 이젠 나무도 짐승도 별로 없다만."


그 말대로였다.


펜리스도 더 이상 이전같지 않았다.


형제들이 떠나고 난 이후 이 행성의 기온은 가면 갈수록 더 떨어져갔으며, 이 곳의 생명들도 더 이상을 버티질 못했다.


제일 먼저 사라진 것은 펜리스의 주민들이었다.


그 다음은 펜리스에서 악명을 떨치던 야수들이 얼어죽었고, 그 다음은 이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그 동안 뿌리내리고 살아남았던 식물들도 점차 말라가기 시작했다.


거인과 늑대가 건쉽을 타고 산 아래로 내려왔을 때 즈음에는 뗄감으로 쓸 만한 나무도, 사냥해서 고기를 얻을 짐승도 이젠 거의 없었다.


펜리스는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생명이 꽃피지 않는 이 행성에 남은 생명은 아마 거인과 늑대, 이 둘뿐일 것이다.


"...이젠 벨 나무도 없나."


건쉽을 타고 산 아래로 내려온 거인이 중얼거렸다.


늑대는 거인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굳은 거인의 얼굴은 뭔가를 결심한 듯 했다.


"...콜리. 일단은 더 팽으로 돌아가자. 할 얘기가 있어."















밤이 되었다.


건쉽에 타고 다시 더 팽으로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 갑옷을 벗었다.


늑대는 그저 거인의 옆에서 헥헥거리며 혀를 내밀 뿐이었다.


"콜록, 콜록"


거인은 계속 기침을 해댔다.


전부터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오늘따라 좀 유난히 기침이 많이 나왔다.


그런 거인을 늑대는 걱정하는듯 낑낑거리며 몸을 부볐다.


"괜찮아 임마, 그냥 목감기야, 목감기."


거인은 늑대의 걱정을 달래듯이 말했다.


"그보다도...잠깐 여기에 앉아봐."


거인은 늑대를 자기 앞에 마주보고 앉히며 침대에 앉았다.


늑대는 거인의 눈을 향해 바라보았다.


희미한 등불과 침묵만에 방을 채운 가운데, 거인이 입을 열었다.


"콜리...우리도 여길 떠나자."


늑대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전부터 생각해온거지만...이젠 더 팽도, 펜리스도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거야. 이렇게 되어서는 어차피 돌아올 형제들을 제대로 맞이할 수 없어. 그러니까...우리가 직접 그들을 찾으러 가자."


"..."


"난 형제들이 보고 싶어. 여기서 기다리기만 해봤자 이젠 가망이 없을거야. 펜리스가 이 지경이 되고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은거라면, 분명 그들에게 무슨일이 생긴 걸지도 몰라. 아마 길을 잃은 걸수도 있지.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 엉덩이를 붙이고만 있다간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거야."


"..."


"분명 안 좋은 일도 있을거고, 위험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기에만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의 펜리스 밖의 세상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보고싶고, 내 형제들이 너무 보고싶어. 콜리, 너만 좋다면 너도 나랑 같이 가자. 거기엔 아마 내 형제들과 같이 떠난 네 동족들도 함께 있을거야."


늑대는 그저 계속 거인의 눈을 보고 갸웃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니까 콜리...같이 떠나지 않을래?"


"컹컹!"


늑대는 짖으며 거인에게 안기면서 얼굴을 햝았다.


"으하하하! 역시 그럴줄 알았어! 믿고 있었다고!"


등불의 희미한 불빛이 거인의 웃음과 늑대의 짖는 소리와 함께 방 안을 채웠다.


"좋아! 그럼 내일 당장 떠나자! 우리 둘이서 한번 찾으러 가보자고!"















모든 준비는 끝났다.


챙겨갈 식량, 우주의 공허에서도 항해할 수 있도록 개조한 건쉽, 수리 장비, 만일의 적에 대비한 여러 무기들에 개인 용품까지.


이 모든 것을 거인은 하룻밤 만에 전부 갖추었다.


이제 남은 것은 건쉽에 타서 더 팽과 펜리스를 떠나는 일 뿐이었다.


거인은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요새의 홀에 있는 무덤에 들렀다.


"잘 있게, 형제들이여."


먼저 가버린 형제들에게 거인은 말을 걸었다.


"나는 이제 이 곳을 떠나고자 하네. 내 앞으로의 여정에서 성전을 떠난 형제들을 찾으면, 내 반드시 그들을 데리고 이 곳으로 돌아오겠네. 편히 쉬고 있게나.."


거인은 마지막으로 짧게 애도를 표하며, 떠날 준비를 했다.


건쉽에 탑승한 거인은 지도를 펴며 늑대에게 보여주었다.


"그럼 콜리. 어디 한번 기억해보자. 그레이트 울프께서는 저기 멀리 만물의 아버지께서 계시는 홀리 테라가 있는 곳으로 직진하신다고 하셨지. 지금은 성운하고 유성 군집에 가려져서 잘 안보이지만, 가다보면 이 지도에 나타나있는 우리 형제들아 주둔한 행성이 나타날 거래."


"컹컹!"


"그래, 그 말대로야. 아마도 거기서 내 형제들은 고전을 치루고 있겠지. 그렇다면 우리라도 빨리 가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돼. 우리도 영광스러운 늑대의 시간에 참여할 수 있을거고!"


거인은 건쉽의 엔진을 가동시켰다.


"그럼, 콜리...출발하자."


건쉽은 더 팽의 이륙장에서 떠오르며, 저 멀리 하늘로 작은 점이 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날라갔다.


스페이스 울프의 비어버린 요새를 뒤로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둘 조차 여길 떠났다.


이제 펜리스에는 아무도 없다.


그저 우주의 공허를 떠다니는 하나의 거대한 둥근 얼음 덩어리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 고향을 뒤로 하고, 건쉽은 계속해서 우주의 공허를 가로질러 나갔다.















"콜록...콜록..."


우주 속을 자동 항해 중인 건쉽 내부의 침대 위에서 힘없는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끼잉..."


기력 없이 침대 위에 누워있는 거인을 걱정하는 듯, 늑대는 거인의 머리를 핥았다.


"괜찮아...콜리...나이 들면 원래 이런거야 인마...너도 나처럼 늙었으니 알거 아냐...너야말로 누워서 쉬고있어..."


침대에서 일어난 거인의 모습은 전보다도 털이 더욱 백발로 변해있었고 야위어있었다.


펜리스를 떠나 은하계를 항해하는 동안, 거인과 늑대는 그 긴 여정 속에서 여러 일을 겪었다.


우주를 떠돌면서 그들은 인류였거나 혹은 아닌 여러 종족들을 만나기도 하고, 한 때 죽도록 싸웠지만 퇴화해버린 녹색괴물들이나 거대벌레들과도 싸우기도 하고, 여러 종족이 모여서 세워진 연방의 영토에 신분을 숨긴 채 잠시 들리기도 하고, 한 때 임페리얼 피스트의 전진기지였지만 이젠 방랑자들을 위한 쉼터이자 교역을 위한 장소가 된 팔랑크스를 거쳐가기도 했다.


어느 곳이던 들를 때마다 자신의 형제들이 남긴 흔적을 찾고 뒤쫒았지만, 오랜 세월의 여파 때문이었는지 자취가 희미해졌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벌써 ■■■■년인가..."


아무리 스페이스 마린이라도 그런 세월은 감당하기엔 너무 길었다.


거인의 송곳니는 길어지고 풍성했던 털은 시들해지고 잿빛으로 변했으며, 거동조차 힘들어졌다.


늑대도 또한 거인을 따라 늙어가며 털색이 백발이 되었으며, 이빨 또한 거의 다 빠지고 후각도 전보다 나빠졌다.


"끼이잉..."


늑대는 힘없이 신음하며 침상에 누운 거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럴리가 있겠어...콜리...아직 우리가 못찾았을 뿐이야...내 형제들이 산 건지 죽은 건지 알 수 없으니까 돌아간다는 건...있어선 안돼..."


거인은 힘없이 쉰 목소리로 늑대에게 말했다.


"끼이잉..."


"우리가 돌아가면...누가 내 형제들을 도와줄 수 있겠어...내 형제들은...분명히 기다리고 있어...도움을 기다리고 있어...내가 가서 도와줘야해..."


그런 거인을 보고 더는 말하지 말고 쉬라는 듯, 늑대는 계속 얼굴을 들이밀었다.


"설령 이 목숨이 끊기더라도...최소한...내 형제들이 있는 곳에서 눈을 감고 싶...콜록, 콜록."


"끼이잉..."


"괜찮아...누가 들으면 내가 죽는 줄 알겠어 인마...일단 지금은...그냥 쉬는 거야...잠깐 눈만 붙이자...너도 좀 쉬고 있어...내일 또 일어나서...흔적을 찾아보자..."


말을 마치자 마자 거인의 눈이 감겨오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은 피곤했다.


지금은 그저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고 싶었다.


늑대도 피곤했는지 거인의 침대 위로 올라와 몸을 둥글게 말며 붙었다.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어쩌면 서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수면의 늪으로 빠지려는 순간...


[...스를 위하여! 늑대의 시간...하여! 늑대...만물의 ..지를 위하여!..격하...꿇지...!]


"!!!!!!"


건쉽의 복스캐스터에서 나오는 무전음이 둘을 수면의 늪으로부터 끌어냈다.


[...러스를..시간...위하여! 늑대와...왕과 만물의 아버.. 위하...진겨...우리는...다!..]


"!!! 콜리?!?! 너도 방금 들었지???"


"컹컹!!!"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분명이 복스캐스터에서 잡음이 섞여있지만 분명한 음성이 잡히고 있었다.


틀림없이 자신이 찾는 단어가 복스캐스터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거인과 늑대는 마치 언제 몸이 아팠냐는 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복스캐스터에 바로 다가왔다.


"주...주파수!! 주파수를 조정해야해!!"


거인이 주파수를 조정하자 더 확실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러스를 위하여! 늑대의 시간을 위하여! 늑대왕과 만물의 아버지를 위하여! 진격하라 형제들이여! 우린 절대 무릎꿇지 않는다!]


복스캐스터에서 이 목소리가 계속해서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다.


거인은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잘 알고있었다.


바로 스페이스 울프의 최연장자이자 최초의 그레이트 울프, 그리고 그들의 선조인 외팔의 비요른의 목소리였다.


드디어 그들이 있는 곳을 찾았다.


역시 내 형제들은 아직 살아있었구나, 거인은 생각했다.


"...하하, 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콜리!!! 우리가 해냈어!!! 드디어 찾았다고!!!"


"컹!!! 컹컹!!!"


"기, 기다려봐!!!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아야 해!!!"


이 반복되는 통신음의 발원지 분석 결과, 여기서 얼마되지 않는 거리의 혹한의 행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드디어...찾았어...드디어 찾았다고!!! 콜리!!! 어서 가보자!!!"


"컹!!!"


거인은 건쉽의 조종간을 잡으며 통신음의 발원지인 행성으로 향했다.


그의 마음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격한 기쁨으로 가득찼다.


드디어 형제들을 다시 볼수 있다는 생각에, 가서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늑대 또한 거인을 따라 즐거운 듯 계속 격하게 짖었다.















아무도 없어보이는 행성의 설원 위로 건쉽이 착륙했고, 거인과 늑대는 급하게 하선하며 통신음의 진원지로 향했다.


거인과 늑대는 달려나갔다.


몸이 아픈 것 따윈 이미 잊은지 오래다.


형제들은 아직 힘겨운 싸움을 치루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아이언 프리스트인 나라도 가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 어서 가서 그들과 함께 재회하야 한다 - 거인의 머릿 속에서는 오로지 그 생각 뿐이었다.


[러스를 위하여! 늑대의 시간을 위하여! 늑대왕과 만물의 아버지를 위하여! 진격하라 형제들이여! 우린 절대 무릎꿇지 않는다!]


이 계속해서 들려오는 통신음은 저 눈앞 언덕의 저편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콜리!!! 이제 저 언덕만 넘으면 모두가 있을거야!!! 조금만 힘내자!!!"


"컹컹!!!"


거인과 늑대는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저 언덕 위에 올라갈 때까지, 자신의 눈에 형제들이 들어올 때까지.


그렇게 달려나간 끝에, 드디어 둘은 언덕 위에 도착했다.


매서운 바람과 고요함이 그들의 털을 휩쓸고 지나갔다.


거인과 늑대는 언덕 아래의 설원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 모두가 있었다.


"...그래. 드디어 찾았어..."


거인과 늑대는 고요함만이 존재하는 전장의 한복판을 바라보았다.


"다들 여기에 있었구나..."


거인과 늑대는 눈에 파묻혀있는 자신의 형제들과 늑대들을 바라보았다.


"겨우...만났어..."


거인과 늑대는 언덕 아래를 내려와 형제들을 덮은 눈을 털어주었다.


"울릭..."


계속해서 거인은 눈을 털어주었다.


"냘..."


계속 털어주었다.


"카니스..."


계속해서 털었다.


"라그나르..."


"루카스..."


"아르약..."


"크롬..."


"그레이트 울프 로간..."


눈을 털어주는 거인의 목소리에는 흐느낌이 서려있었다.


그렇게 계속 털어주면서 나아가는 사이, 이번엔 거대한 눈덩이 앞에 도착했다.


아니, 눈덩이가 아니었다 - 눈을 털어주자, 반쯤 박살나고 쓰러져있는 거대한 드레드노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요른..."


조종사가 침묵하고 완전히 부서졌음에도, 그 복스캐스터에서는 작은 기계음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다


[...러스를 위하여! 늑대의 시간을 위하여! 늑대왕과 만물의 아버지를 위하여! 진격하라 형제들이여! 우린 절대 무릎꿇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본 거인의 눈에는 눈물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렇군...다들...기다린 거였어..."


거인은 무릎 꿇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들...누군가 오길...기다리면서...내가...오길...기다리면서...계속...여기서..."


거인의 뺨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쿨럭, 쿨럭, 쿨럭."


아까 잊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듯, 거인은 기침을 토해댔다.


"아...아아아...형제들..."


"...끼이잉"


그런 거인의 옆에 늑대도 힘이 풀린듯 주저앉아 달라붙었다.


"...콜리..."


거인은 자기 옆에 몸을 말고 누운 늑대를 떨리는 손으로 쓰다듬었다.


"...따뜻...하구나..."


거인의 손에 늑대의 온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도 얼마 가지 않을테지.


"다행...이야...마지막은 우리 둘다...형제들과...함께 할 수...있으니까..."


늙은 거인은 힘없이 미소지으며 늑대에게 말했다.


"...그 동안...고생 많았다...내가...미안하다..."


"...끼이이잉..."


그런 거인에게 늑대는 위념치 말라는 듯,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그리고..언제나...함께...있어줘서...정말...고맙다..."


"...끼잉"


"정말...고맙다..."


......


................



















'...에고고, 내가 대체 얼마나 자고 있던거지?'


'컹!'


'어? 콜리? 너도 자다 일어난거야?'


'컹!'


'여기가...어디지?...어?'


'컹컹!'


'...형제들? 다들 여기에 있었군!!'


'그렇군! 다들 날 기다려주고 있었던 거군 그래!'


'하하,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구만. '


'다행이야...더 이상은 혼자가 아니야.'


'그르르릉...'


'그래그래, 콜리 너도 있었지. 다들 내 무용담이나 들어볼텐가? 그 동안에 많은 일이 있었어...'


'컹컹!'

















......


................


눈보라가 매섭게 치는 설원의 한가운데, 거인도 늑대도 이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눈보라가 그들의 위에 눈을 쌓아도, 둘은 떨어지지 않고 형제들의 유해 사이에서 같이 눈을 감았다.


그렇게 마지막 2마리의 늑대마저 형제들의 뒤를 따라갔다.


눈을 감은 거인의 얼굴에는 평온한 미소만이 지어져있었다.


그들이 간 곳은 또다른 영광을 위한 발할라였을까? 아니면 그저 고요하고 영원한 안식처였을까?


어느 쪽이 되었던, 그들은 마침내 그리워했던 형제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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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표절작은 불멸의 그대에게 1화를 스울 버전으로 재구성한거

펜리스에 혼자 남겨진 아이언 프리스트와 펜리시안 울프가 떠나버린 형제들을 찾는 이야기인데...

역량이 안되서 스토리 긴거 짧게 끝내려하다가 대차게 조져버렸다...이야기 흐름이 뭔 멀리뛰기 선수마냥 스킵해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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