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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퍼라이어 - 26장 -

ㅇㅇ(112.169) 2023.07.20 08:35:11
조회 170 추천 10 댓글 1
														


나는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는 이해하지 않았다. 그것을 입 밖에 내는 순간, 그것은 나로부터 어떠한 힘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고, 그리고 내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황동의 방 반대편에 있던 낡은 제단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것은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찌그러지기 시작했고, 마치 매우 육중한 것이 내려친 것 처럼, 혹은 그 안에서 수류탄이라도 터진 것 처럼, 산산조각으로 폭발하였고, 사방으로 뒤틀린 금속 파편이 휘날맀다. 황동의 파편이 벽과, 천장과, 철장으로 잠겨진 책장들에 튕겼고, 마치 동전이 쨍그랑거리는 것 처럼 우리 주변 바닥으로 빗발치며 떨어졌다.


나는 내가 쓰러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손과 무릎으로 바닥을 짚어가면서 일어났다. 귓가가 웅웅거리고 있었다. 강연대는 나자빠져 있었다. 기도 드론은 몇 미터 떨어진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박살나고 짓이겨졌으며, 깨어진 외장에서는 스파크가 튀었고, 스크린은 금이 간 채로 꺼져 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손을 입에 가져다 댔더니 한방울의 피가 묻어있었다. 내 아랫입술이 살짝 베어져 있었다.


사제단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들 중 몇몇 역시도 쓰러져 있었고, 방패들 중에 세개 정도도 자빠져 있었다. 몇몇은 마치 충격을 받은 듯 비틀거렸다. 그들이 손에 들고 있던 측정장비들은 모두 다 합선이 되어 고장이 났다.


“이제 설명을 해 보시지” 나는 호디에게 말했다.


“그대를 구류실에 감금하도록 하겠다.” 그가 그의 침착함을 되찾으려 노력하면서 말했다.


“싫어요” 나는 답했다. “이제 나한테 설명하란 말이에요. 지금 당장.”


“그대가 그걸 요구할 입장이--” 그가 선언하기 시작했다.


“그 단어를 다시 쓰게 만들지 말아요” 내가 말했다.


사실 난 그 단어를 어떻게 말하는지 까먹었지만, 그는 그건 알지 못했다.


“그녀를 통제하라!” 그림자 중 하나가 요구했다.


“이 여성은 첫번째 에눈키아(Enuncia)의 시험을 그 이전의 실험체들 보다도 더 우수하게 수행하고도 생존하였다.” 두번째 그림자가 말했다. “그녀는 주인에 의한 개발 과정에 최우선적으로 투입될 것이다.”


“그녀는 우리의 자산이오” 호디가 그들에게 쏘아붙였다. “그대들은 우리의 주인도 아니고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소! 그대들은 이 사업에서 우리의 파트너이지만, 우리가 애써서 얻은 것을 멋대로 빼앗아가려 하지 마시오!”


“그녀를 통제하라. 아니면 우리가 통제하겠다.” 그림자가 말했다. “또한 우리의 대의에 필요하다면, 그게 무엇이든 우리가 압수하겠다.”


호디는 나를 바라보더니 그의 두건을 벗었다. 그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고 그의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뻗쳐있었다.


“옥좌시여 맙소사, 나와 협조 하거라.” 그가 말했다. “안그러면 저들이 그대를 데려가게 하겠다. 그리고 그건 원하지 않을 것이다!”


우르바 대사제가 느닷없이 날카롭게 울부짖었다. 우리가 고개를 돌려 그를 봤더니, 그는 벌벌 떨면서 그의 보좌 위에 널부러지고 있었다. 무언가 발작이 그에게 일어난 것 같았다. 그는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의 머리를 뒤로 깊숙히 밀쳐내다가 보좌의 등받이에 부딫치면서 황금 미트라가, 비록 끈으로 단단히 묶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리에서 벗겨졌다.


“무슨 일이지?” 호디가 따지듯 물었다.


“아마 잔향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제 중 한명이 제안했다. “에눈키아의 메아리일지도?”


“메디카이들을 호출하라!” 호디가 명령했다. “외과의사를 즉시 불러라! 그리고 방을 확보하라.”


가옆은 대사제는 계속해서 피를 흘리며 발버둥치며 울부짖었다. 교회의 관리자들의 일행이 허둥지둥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도 로브를 입었고, 대성당 경내를 관리하던 자들과 같이 얼굴에는 성자의 가면을 쓰고 있었으나, 그들의 로브의 색상은 파란색이었고, 로브 위에 세라마이트와 황동으로 된 갑주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포스-장대를 들고 있었고, 허리춤의 칼집에는 커트로가 장비되어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대체 언제적부터 국교회의 남자들이 무장을 들고 다녔던 거지???


“그녀를 감시해라” 호디가 나를 가리키며 그들에게 시지했다. 붉은 로브를 입은 의사 세명이 서재로 달려오더니 대사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장막이 드리운 문 뒤에 있던 그림자 중 하나가 호디에게 상황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 목소리는 마치 모루가 바윗돌을 가는 소리 같았다.


호디는 몸을 돌려서 그림자들을 노려보았다.


“자리를 비우시오!” 그가 외쳤다. “빨리 자리를 비우시오! 아랫층으로 내려가서 필요하다면 당장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시오”


“불만을 표하는 바이다” 첫번째 그림자가 말했다. “너는 우리를 추기경회의에서 내쫓고 저 여성을 너희들이 쓰기 위해 독차지하려 하고--”


“워프로 꺼져버리시오 스카팍(Scarpac)!” 호디가 으르렁거렸다. “약조한 대로 우리와 협력하시오! 우리는 아직 정확히 파악을 못하였소. 이 곳의 안전을 확보하기 전 까지 자리를 비우시오!”


거대한 그림자는 역광이 비추는 장막 앞에서 한동안 머물더니, 그 나무로 된 칸막이 뒤에 있는 어떤 방 속으로 사라졌다.


대사제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제 그의 이빨 사이로 제법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열쇠를 보았다. 그것은 작은 황동 열쇠였고, 고대의 서적들을 보관하고 있는 책장의 철장문을 열 수 있는 열쇠였다. 한 사제가 내가 읽을 성무일도서를 가져오려고 하던 중에 그것을 자물쇠 안에 꽂아둔 채로 남겨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자물쇠 안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꿈틀거리다가 자물쇠 속에서 저절로 빠져나오더니 바닥 위로 떨어졌다. 잠시 후, 서고의 철장문들이 제 멋대로 열리기 시작했다.


“고해신부님?” 나는 그를 불렀다. 무장한 경비들이 나를 에워 쌌지만, 그들 누구도 그걸 보지 못했다. 그들은 사제들과 병들어가는 대사제를 둘러싼 의사들이 내는 고함소리와 소란스러움에 지나치게 동요되어 있었다.


나는 바닥이 살짝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고해신부님?” 나는 다시 불렀다. “호디 신부!!”

그는 바쁜데 화가 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왜?” 그가 쏘아붙였다.

“저것 좀 보세요” 나는 말했다.

바닥이 다시 흔들렸다. 내가 최대한 묘사할 수 있는 것은, 무슨 거인의 발자국이 방을 뒤흔든 것 같았다. 나는 책장을 가리켰다. 날카롭게 금속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책장 문의 자물쇠 여럿이 망가졌고, 그 철창문 들은 저절로 활짝 열렸다.

“오 신성한 빛이여...” 호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렸다. 사제들이 하나 둘씩 떠드는 것을 멈추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쳐다보았다. 방 안은 점점 조용해졌고, 오직 남은 소리라고는 대사제가 끙끙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바닥이 세번째 진동했다. 또 다른 자물쇠가 마치 권총 사격음 같은 소리와 함께 부숴졌다. 선반의 높은 곳에서 책 두권이 떨어져 황동으로 된 바닥에 부딪쳤다.

돌연 입가와 콧구멍에서 숨을 쉴 때마다 김이 나기 시작했다. 방 안의 기온이 급강하하고 있었다. 금속의 표면 위에 서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호디는 허리를 숙여서 바닥에 낀 성애를 그의 손으로 만져보았다.

“우악마적(Eudaemonic) 얼음이구나” 그는 중얼거렸다. “이 방을 비워야 한다.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다.”

그는 일어섰다.

경비병, 그녀를 가장 가까운 무음 벙커로 끌고 가도록.” 그가 말했다. “의사들은 대사제 성하를 모시고 갈--”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느닷없이 광풍이 불면서, 문이 닫혀있는 방 안에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뜨거운 돌풍이었고, 마치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 처럼 우리의 피부를 따갑게 했으나, 그것은 얼음을 녹이지도 않았고 우리가 숨을 쉴 때마다 나오는 입김을 없애지도 않았다.

더 많은 서고의 문이 열렸고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각 책장을 훝고 지나가면서 책들을 공중에 집어던지는 것 같았고, 그것들의 표지가 열리고, 페이지가 휘날리며 책등이 부러지고 있었다. 부숴진 책들과 뜯겨나간 페이지들이 바닥을 뒤덮었고, 잘게 찢겨진 종이들이 마치 눈보라 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공기 중에 떠 있던 몇몇 종이 조각들은 빛을 내더니 타오르기 시작했다.

한 빛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바닥에서 솟아올랐고, 마치 단조된 구리로 된 바닥이 황금으로 된 웅덩이로 된 듯, 빛은 바닷속 깊은 곳의 짐승이 수면 위로 떠오르듯 올라와서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그것은 끔찍하고 핏빛의 빛이었고, 악의로 가득찬 존재였다. 그것의 핏빛의 황혼과도 같은 빛이 뭉쳐서 인간 비스므리한 형상을 만들었고, 그것의 안쪽은 마치 전기를 뿜는 벌레들이나 방사능에 절어있는 구슬들로 가득 찬 것 처럼 꿈틀거리며 따닥거렸다.


그것은 미궁에서 날뛰던 그 사념체였다.


그것은 자신을 그라엘 마젠트라고 불렀던 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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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킁 이단의 냄새가 난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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