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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호루스의 발톱] 2부 17장: 준비

트루-카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27 13: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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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VII



준비



우리는 잠든 기함으로 돌아와 우리의 돌격을 계획하기 위해 모였다. 복수하는 영혼에서의 첫날 밤, 우리 중 몇 명은 우리가 더 이상 충성하지 않는 군단의 색을 여전히 입고 있었다. 아바돈은 여러 색이 뒤섞인 전투갑옷 차림이었다. 그는 모든 군단의 일원이면서 어디에도 충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수십 년 이내에 우리는 제국이 두려워하게 된 검은 복장으로 다함께 서서, 아바돈의 전쟁 의회에서 각자의 군대와 함대를 대표할 것이었다. 우리 수백 명은 기함의 함교에 모여 어떤 제국의 세계를 죽일지 논의하며 목소리를 낼 터였다. 이 모든 영광은 아직 오지 않았다. 먼저 우리는 우리를 단결시키거나 죽일 전투에서 싸워야 한다.

모임은 복수하는 영혼의 지휘 갑판에서 열렸다. 한때 호루스와 그의 프라이마크 형제들이 스페이스 마린 군단의 군주-중대장들과 서서 처음에는 대성전의 운명을 통솔하고 그 다음에는 반란의 운명을 결정하던 곳이었다. 열을 이뤄 걸려 있는 군기들은 옛 영광을 묘사했다. 몇몇은 태피스트리로 짜여 있었고 다른 것들은 더 원시적인 전리품을 한데 묶어 전승기로서 들어 올린 것이었다. 내걸린 군기들은 대부분 2백 년 동안의 성전에서 황제가 그들에게 호루스의 아들로서의 그들의 명예를 알아주고 그들의 이름을 바꿀 권리를 하사하기 전에 루나 울프가 이루어낸 행성 정복과 함대 교전을 기념했다. 더 조잡한 날것의 아이콘은 전장에서 얻은 전리품이었다. 정복한 세계에서 획득한 것이 아니라, 호루스가 테라로 가는 여정에서 옥좌에게 충성하는 병력과 전투해 취한 것이었다. 이것들 사이에는 XVI군단의 대열에 계몽과 불신을 동등하게 퍼트린 전사회의 의식을 나타내는 엠블럼들이 있었다.

드넓은 방을 둘러보니 이 빈 방이 수천 장교들과 입대한 선원들로 가득했던 시절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한때 모든 계급의 군단원들이 여기 모여 전투 상황 브리핑에서 보고하고 대성전의 핵심 사령관들이 내린 결정에 그들의 목소리를 더했다. 수 세기 동안 그 벽에서 볼 수 없게 된 군대를 수용하던 갤러리들은 동심원을 중심으로 초승달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모든 천장의 서까래와 벽의 받침대에서, 가느다랗고 검푸른 노란 호루스의 눈이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아마 나는 그 흉포한 시선에서 심판받는다고 느껴야 했으리라. 사실 연민밖에 느끼지 못했다. 선즈 오브 호루스는 추락할 수 있는 대로 몰락했다. 나는 경험을 바탕으로 말했다. 사우전드 선도 같은 일을 겪었으니.

우리는 중앙 홀로리스 탁자 주변에 섰다. 한 줌밖에 안 되는 전사들이 한때 군대가 서던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영광스러운 과거의 먼지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내러 온 스캐빈저가 된 것 같았다.

나는 제국 기록보관소에 이제야 기록될 이 참석자들의 이름을 열거할 것이다. 이 전사들 중 몇 명은 오래 전 기나긴 전쟁의 사상자로서 쓰러져 잃어버렸다. 다른 이들은 그들의 첫 정체성이 두려움에 빠진 제국이 수여한 도발적인 칭호들 아래에 묻혀서 잊힌 그들의 진짜 이름으로는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것들은 그 먼 옛날 그들이 지니고 있던 이름이다.

팔쿠스 키브레, 과부제조기, 망가진 저스타이린의 마지막 우두머리이자 워밴드 드라가 칼 에스메즈학의 군주. 그와 함께 거의 30명에 달하는 그의 형제들이 그들의 잔인한 클랜의 육중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텔레마콘 라이라스, 엠퍼러스 칠드런의 검-중대장. 그는 홀로 서 있었다. 그의 형제들은 내 엘다 동료의 허기에 먹이로 던져졌다. 지휘 갑판 전체를 어둡게 하는 그림자는 그의 기뻐하는 가면의 은빛 광휘를 더럽힐 수 없었다.

아슈르-카이, 하얀 현자, 사우전드 선의 마술사이자 현자. 그는 우리 루브리카이의 방진에 서서 재가 된 우리 104명의 형제들을 세고 있었다. 그의 시체 까마귀, 토쿠그라는 그의 어깨 위 횃대에 앉아 계속 지켜보았다.

레오르빈 우크리스, ―그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불주먹, 월드 이터의 사수-중대장이자 열다섯 번째 송곳니의 사령관. 그는 우그리비안과 살아남은 형제 네 명과 함께 서 있었다. 그들은 각자 거대한 헤비 볼트를 수월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사르곤 에레게쉬, 아바돈의 현자, 워드 베어러 황동머리 챕터의 전사-사제. 그도 홀로 서 있었다. XVII군단의 신앙심에 찬 붉은색 차림이었다. 그의 갑옷에는 콜키스어 룬이 낡은 금방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나, 이스칸다르 카욘. 내 형제들이 나를 왕을 쳐부순 자라고 부르고 내 적들은 검은 카욘이라고 부르기 전의 시대였다. 내 갑옷은 사우전드 선의 코발트색과 동색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내 피부는 티즈카-태생답게 거무스름했다. 내 곁에는 네페르타리, 검은 갑옷과 창백한 살결을 지닌 내 엘다 피의 경호인이 있었다. 그녀의 잿빛 날개는 그녀의 등에 단단히 맞물려 있었다. 그녀는 눈 깊숙이 위치한 엘다 크론 월드의 무덤에서 빼앗은 화려한 창에 몸을 기댔다. 가이레는 내 반대편에 서 있었다. 검은 늑대의 악의에 찬 하얀 눈은 결코 감시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분위기는 나와 맞아떨어졌다. 내 열의가 그녀의 물리적 형태를 통해 변환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곧 흘릴 피의 악취를 풍겼다. 그녀의 털은 살인의 냄새가, 숨은 전쟁의 향기가 났다.

아바돈은 이 공통점이라곤 없는 회의를 둘러보고, 크토니아식 정직함으로 그의 심장을 두드렸다.

“가엾은 누더기 워밴드군, 그렇지 않나?”

방 전체에 낮은 킬킬거림이 들려왔다. 모인 이들 중에서 나는 목줄을 가장 단단히 쥐고 있었다. 내 생각은 배 저 멀리 있는, 호루스의 발톱을 기념관의 유물로 보관하고 있는 에제카일의 순례의 방에 계속 머물렀다. 그것은 피 묻은 칼날의 사이킥 공명이 정지장에 싸여 있는데도 내 생각을 짓눌렀다.

아바돈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다른 이들에게 발언하라고 권했다. 과거의 먼지 덮인 깃발 아래에서 형식적인 질서는 없었다. 오직 의도를 말하는 전사들만이 있었다. 누군가 다시 말하길 꺼려하면 아바돈은 발언자의 과거를 모든 청자들에게 드러내는 추가적인 질문으로 그를 격려했다. 그는 강요하지 않고 우리 사이의 틈을 이으며 우리가 가진 공통점을 인식시켰다.

인정하건대, 그런 측면에서 나는 거의 운명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각자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군단에 대해, 더 이상 숭배하지 않는 아버지에 대해, 더 이상 안식처라고 주장하지 않는 군단의 악마적 고향 세계에 대해 말했다. 이 의심들은 전혀 새롭지 않았으나 큰소리로 말한 적도 거의 없는 문제였다. 우리의 말은 고백에 가까웠다. 사면을 원하는 옛 죄인이 가장 오래된 신앙의 성직자에게 죄를 인정하던 방식이었다. 훨씬 더 실용적인 단계에서 그것은 분명 전술적 평가였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인용하는 군인으로서 어떻게 우리의 증오와 재능이 우리를 더 거대한 전체로 한데 묶는지 설명했다. 그 모든 것이 가식적이거나 음침한 허세 없이 이루어졌다. 나는 그 점에 감탄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나긴 되풀이 이상의 소개였다. 아바돈이 우리가 여기 함께 모인 이유를 말하기 전에 이루어진 의례에 불과했다. 전사들은 과거나 이야기하려고 불려온 것이 아니었다. 현재의 전투로 살아가기 위해서였다. 아바돈의 야망이 무게를 견디려면 그는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어야 했다.

그는 칸티클 시와 어떻게 우리가 그 요새의 심장에 창끝을 꽂을지 말했다. 어떻게 복수하는 영혼이 아남네시스의 정신으로 인도받으며 저주받은 해골 선원들과 함께 항해할 수 있을 것인지 말했다.

그는 다시 태어난 호루스가 지닌 위협을 말했다. 분명 머나먼 위협이었다. 그는 엠퍼러스 칠드런이 황제의 유전적 경이의 첫 단계를 합성하기도 전에 분명 수십 년 동안 연금술적 실험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잠재력은 먼 미래의 일이었지만, 우리는 그것이 위협이 되기 전에 쳐서 엠퍼러스 칠드런이 군단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을 것이었다. 그는 XVI군단의 수치를 없애는 데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과거의 마지막 족쇄를 치우는 것만 신경 썼다. 프라이마크들은 죽었거나 과거의 필멸자 시절 이해관계에서 승천해 신들의 위대한 게임의 흐름에 뛰어들었다. 그는 죽은 제국의 프라이마크와 승천한 반역파 프라이마크들을 열거하다가 눈 내부의 우리에게도 빠르게 신화가 되고 있는 이름들로 끝을 맺었다. 앙그론, 펄그림, 로가, 마그누스, 모타리온. 필멸자 아들들의 범주 너머로 승천한 아버지들의, 이제는 우리에게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후원자들의, 카오스의 변덕스러운 바람에 스스로를 상실한 자들의 이름이었다. 우리 중 몇 명은 아버지들의 이름에 여전히 찬탄했다. 그들의 모호한 업적의 유산에 빠져 있는 것이리라.

나는 전투 전에 감동적인 연설과 열렬한 비난을 예상했다. 아바돈은 열광적인 말로 우리를 속일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이 냉혹한 평가는 우리에게 얼음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노골적인 계산을 들으며, 우리의 삶과 우리의 군단의 실패를 살피며, 같은 계시를 지나온 이들과 함께 진실을 마주하며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우리를 지지해줄 거짓말은 없었다. 진실은 우리를 무너뜨리고 이곳에서 어디로 향해야 할지 선택하게 했다.

말을 마치며, 아바돈은 원한다면 복수하는 영혼에 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우리에게 약속했다. 우리가 이 거친 돌격에서 그와 설 것이라면 말이다.

“새로운 군단이다.” 그는 끝맺었다. 몇 명이 그 제안에 놀랐다. “황제의 의지에 바쳐진 노예로서도 아니고, 그의 결함투성이 프라이마크들의 이미지로 주조되지도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벼려질 것이다. 향수나 절망이 아니라, 충성과 야망으로 단결할 것이다. 과거로 더럽혀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마침내 말했다. “더 이상 실패한 아버지의 아들들이 아닐 것이다.”

핵심을 너무 깊게 찌르지 않을 만큼 총명했던 그는 그 제안이 우리의 정신을 떠돌게 놔두었다. 그가 마지막 도박을 향해 움직이는 동안 우리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신뢰했다. 그는 공성전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우리에게 말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우리가 각자 무엇을 해야 할지 말했다. 그는 자신을 사령관으로 지명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되는 저항과 가능한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며 가뿐한 솜씨로 고삐를 잡았다. 숙련된 장군들이 늘 그렇듯, 준비되어 있었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

우리는 경고 없이 압도적인 힘으로 타격할 것이었다. 칸티클 시도, 적의 함대도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복제 시설과 그 회랑에서 불가해한 과학으로 실험하는 육체제조공들뿐이었다.

“길어지는 교전도 없다. 계속되는 전투도 없다. 우리는 치고, 죽이고, 후퇴한다.”

우리는 아바돈이 설명하는 계획을 들었다. 우리 중 몇 명이 듣고 있는 내용에 불편하게 몸을 움직였지만 이의는 제기되지 않았다. 우리 중 누구도 이와 같은 돌격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마침내 그는 내게로 몸을 돌렸다. 그는 첫 번째 타격의 영광은 내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했다.

내가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말했다.




내 늑대와 전쟁-처녀와 함께 틀랄록에 승선해, 내핵으로 여정을 떠났다. 아남네시스는 죽은 눈으로 내 도착을 응시하며 냉담한 시선으로 나를 반겼다. 그녀는 수조 속을 부유했다. 그녀의 피부는 영양이 풍부한 액체 속에서도 창백했다.

나는 그녀에게서 언제나 내 여동생을 보았다. 그녀가 이전의 삶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고 얼마나 더 열화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보존 용액을 떠다니며 이 모든 생명 유지 기계에 연결된 여성의 껍질은, 그녀의 두개골이 이제는 다른 정신 1천 개를 그녀에게 남은 것과 함께 수용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이차라였다.

나는 그녀에게 아바돈이 내게 요구한 것을 말했다. 아남네시스를 복수하는 영혼에 설치해 전함의 기계령으로 사용하려고 언제나 의도했지만, 아바돈은 내 계획을 경고하며 승인했다.

나는 그 경고를 아남네시스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내 말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듯했다. 대신 네페르타리와 가이레와 시선을 나누었다. 내가 설명을 멈추자 그녀는 내 가장 충성스러운 동료들에게 음이 없는 인사를 건넸다.

네페르타리는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기계령에게 호의를 표했다. 가이레는 수조 주변을 계속 맴돌며 고개를 숙였다.

설명이 끝나자 나는 그녀에게 간단한 질문이라고 믿는 것을 물었다.

“그렇게 되면, 이길 수 있겠어?”

아남네시스는 우윳빛 용액 속에서 천천히 미끄러지듯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화려한 방 전체에 설치된 복스-가고일들로부터 그녀의 목소리가 공명했다.

“당신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녀는 말했다.

“아니, 추측해보라는 거야.”

“우리는 추측만으로 답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명확하지 않은 매개변수로 상황을 정의합니다. 어떻게 우리가 가능한 결과를 판단하겠습니까?”

“이차라…”

“우리는 아남네시스입니다.”

네페르타리는 내 화가 치솟는 것을 느끼고 내 팔뚝에 손을 얹었다. 나는 아남네시스에게 계속 집중하느라 그녀가 내 감사를 느끼긴 했을지 알 수 없었다.

“우리가 너를 복수하는 영혼에 결합시키면, 그 영혼-핵의 잔재가 네 의식을 집어삼킬 거야. 넌 더 이상 너 자신일 수 없겠지. 네 정체성은 삼켜질 거야.”

“같은 상황을 다른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의 계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카욘. 우리는 당신에게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나는 격리 수조에 두 주먹을 부딪쳤다. 거기에 몸을 기대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한테 기함의 기계령에게 남은 힘에 저항할 거라고 말해줘. 네가 이길 거라고 말하란 말이야.”

“우리는 이 결말들 중 어떤 것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런 답을 예상했고 두려워했다. 더 이상 확신을 달라고 무익하게 요청하지 않고 말없이 등을 그녀의 침례 수조에 기댔다. 아무것도 저지르지 않고 이차라의 생명유지 시스템의 휘젓는 엔진소리와 그녀의 격리 액체의 거품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명상의 끝자락에서 호흡하는 것으로 잠시 만족했다.

복수하는 영혼은 테라 함대의 여왕이었다.” 아바돈은 브리핑을 끝내며 말했다. “그녀의 영혼-핵은 별들을 항해했던 그 어떤 전함보다도 더 강하고 더 공격적이야. 일어날 일에 대비해야 해, 카욘.”

따라서 우리는 아남네시스의 특별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녀의 능력이면 감각적인 정신으로 배를 조종할 수 있었다. 틀랄록의 기계령을 기함에 설치하면 그 영혼을 다시 작동시키고 수십만 명의 선원이 없어도 항해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아바돈의 전함을 다시 활성화하면 내 여동생의 영혼이 그 기계령에 잡아먹힐지도 몰랐다.

나는 앉아서 머릿속으로 아바돈의 말을 몇 번이고 되새겼다. 그때 레오르와 텔레마콘이 나를 찾았다. 마지막 문이 우르릉거리며 열려 그들 둘을 내핵의 심장부에 들여보냈다. 그들을 보자 나는 3중으로 놀랐다. 첫째는 그들이 나를 찾아 여기까지 내려왔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그들이 함께 있다는 것이었고, 셋째는 아남네시스가 그들이 그녀가 있는 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는 것이었다.

“형제들이여,” 나는 일어나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널 찾고 있었지.” 레오르는 긴장되어 있었다. 그의 왼손이 떨렸다. “네 준비를 도우러 돌아왔어.”

둘은 여전히 갑옷 차림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면갑을 돌려 아남네시스, 배의 특수한 기계령의 육체를 처음으로 바라보았다.

“레오르빈 우크리스와 텔레마콘 라이라스를 환영합니다.” 그녀는 그들 앞에서 암흑 속을 부유하며 말했다.

레오르는 그녀에게 걸어가 옅은 황산염 액체의 진창에 매장된 나체의 인물을 올려다보았다. 아이가 수조 속의 물고기를 괴롭히듯 강화 유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물론 아남네시스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그에게 그만두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 그의 행동이 순간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벌레의 묘한 장난 같다는 듯 그를 내려다보았다. 레오르는 그녀의 응시하는 얼굴에 히죽 웃었다.

“그래서 네가 얘 여동생이라고, 응?”

“우리는 아남네시스입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 이전에는 얘 여동생이었잖아.”

“우리는 한때 당신처럼 살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남네시스입니다.”

레오르는 고개를 돌렸다. “기계랑 논쟁하는 것 같은데.”

“기계랑 논쟁하는 게 맞아.” 네페르타리가 내 곁에서 말했다. 레오르는 언제나 그랬듯 그녀를 무시했다. 텔레마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우리의 중단된 대화를 깨뜨렸을 때 그는 말하려고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넌 아름답군.”

우리는 모두 고개를 돌렸다. 텔레마콘은 아남네시스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손바닥이 그녀의 격리 수조를 눌렀다. 그녀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드문 행동에 이끌린 게 분명했다.

“우리는 아남네시스입니다.”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알아. 넌 참 사랑스럽군. 믿을 수 없이 복잡한 존재가, 이 아름다운 형태 속에 존재하고 있어. 나야드가 생각나는군. 그들을 아나?”

그녀는 다시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그녀의 생각이 불가능한 명멸을 일으키고 전선 왕관과 방 전체에 설치된 수백 정신-포드 사이를 오가며 번뜩이는 것을 느꼈다. 죄수, 학자, 하인, 노예들의 뇌 전부가 게슈탈트적 군체 의식을 이뤄 그녀와 연결되어 있었다.

“내 고향 세계, 케모스에서,” 텔레마콘은 그녀에게 말했다. “그들은 전설이었어.” 그 순간 감탄스러운 평온 속에서 응시하는 은빛 가면이 참으로 적절해 보였다. 그는 천상의 사후세계의 용모와 눈빛을 지닌 남자였다. 한때 인류가 왕과 여왕들을 그런 가면을 씌워 매장했던 건 당연했다. “옛 지구에 뿌리를 두고 있을지도 모르지. 케모스의 전설에 따르면 케모스의 태양이 생명을 풍부하게 북돋울 정도로 밝게 타오르던 시절 우리의 세계는 바다와 대양을 지니고 있었어. 나야드는 대양을 감시하는 일종의 물의 정령들이었지. 그들은 더 깊은 물속의 짐승들에게 노래했어. 그들의 노래는 우리 세계의 영혼을 달랬지. 그들의 노래가 마침내 끝나자 바다는 말라버렸고 태양은 먼지투성이 천상에서 더욱 어두워졌어. 케모스는 그들의 노래를 잃어 슬퍼했지.”

아남네시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거지?” 그는 이야기꾼의 목소리로 물었다.

“나야드가 노래를 멈춘 이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행위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종들에게 멸종 수준의 파멸을 일으켰습니다.”

“모든 노래가 그렇듯 그들의 노래도 그냥 끝난 거라고 하더군. 나야드는 그날 우리의 세계에서 사라졌어. 그들의 의무는 끝났고 삶도 수명이 다했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나는 멍한 침묵 속에 서 있었다. 그 순간에는 네페르타리도 검사를 유혹하지 않았다. 그녀가 한때 그녀의 죽음을 맹렬하게 갈구했던 전사를 지켜보자 나는 그녀의 날카로운 미소를 볼 수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레오르는 총성 같은 웃음소리로 고요를 끊었다. “내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바보 같은 소리야. 작은 바다의 여신들이 물고기들에게 노래나 한다고?”

레오르가 텔레마콘의 이야기를 깨뜨리자 아남네시스는 레오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녀의 시선에서 분노의 불씨를 보았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감정을 느끼는 것을 보니 고무적이었다.

“그리고 케모스에는 바다가 있었던 적이 없어.” 레오르는 덧붙였다. “그러니까 사실일 수 없지.”

텔레마콘은 손을 내렸다. 분명 약간 주저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방해받은 생각을, 어떻게 그것이 몸부림치다 실패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냉혹할 정도로 너무 차분해서 다른 감정과 연결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그에게 저지른 짓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아흐리만은 우리의 군단을 그들을 루브리카이로 존재하도록 저주함으로써 학살했다. 내 손으로 직접 저지른 바로 그 죄를 나는 여기 그의 발치에 놓았다. 군단 전체가 아니라 영혼 하나의 규모에서도 위선의 쓰라림은 달갑지 않은 맛이었다.

텔레마콘은 레오르의 방해를 무시하고 여전히 아남네시스와 대화했다.

“아바돈이 우리에게 네가 기함의 기계령과 합병되면 살아남을 것 같지 않다고 말하더군. 그것이 네 의식을 직접 삼켜버릴 거라던데.”

아남네시스는 더 낮게 부유했다. 수조 바닥에 거의 발을 디뎠다. 이제 검사는 그녀보다 더 높이 있었다. 그녀의 두개골과 연결된 전선들이 영양액 속에서 머리카락처럼 찰랑거렸다.

“카욘은 같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녀의 말이 방의 스피커에서 다시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 패턴은 이 문제에서 감성적인 압박을 겪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우리를 아남네시스 구성체가 아니라, 인간 이차라로 봅니다. 이것은 그의 추론의 결함입니다. 그의 객관성을 제한합니다.”

텔레마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기계령을 납득시켰다. “난 그렇게 믿지 않아. 너는 그와 우리를 다르게 보고 있어. 잠깐만 봐도 알 수 있지. 그를 바라보는 네 눈에서 떨리는 감정을 말이야. 네 안의 그의 여동생이 살아 있어. 파묻혔지만 죽지는 않았지. 그것을 거부하도록 네 생각이 암호화되고 프로그래밍된 건가? 그 부정이 네 기능에 필요해?”

그는 검사를 죽은 눈으로 응시하며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는 아남네시스입니다.”

“자기 오빠만큼 고집이 세군.” 그는 마침내 고개를 돌렸다. “준비됐어, 카욘?”

난 되었다. 마지막으로 아남네시스를 일별하고 내핵에서 걸어 나왔다. 네페르타리와 레오르는 즉시 어린애처럼 서로를 놀려댔다. 나는 텔레마콘의 행동의 여파 속에서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내가 당신들에게 수 년 뒤 우리의 검사이자 이야기꾼이 아바돈의 개인 전령이 되어 아홉 군단에 워마스터의 바람을 전한다고 말하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로브 입은 기술-사제들의 첫 행렬이 우리 뒤에서 방 안으로 들어가, 틀랄록의 영혼을 떼어내 아남네시스를 복수하는 영혼으로 이송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하는 찬송 의식을 시작했다.

“너에게 부당한 짓을 했네.” 나는 텔레마콘에게 털어놓았다. “지금 바로잡겠어.”




오늘 저녁에 올려서 번역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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